여자의 영혼은 뇌에서 길들여진다 - 여자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지혜로운 뇌
모나 리자 슐츠 지음, 유혜경 옮김 / 애플트리태일즈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처음 책 표지에 그려진 모나리자를 보고 왜 이 그림이 있을까 의아했다. 저자 이름이 모나리자슐츠여서 그런가. 아니면 모나리자 얼굴에 가득한 미소인지 슬픔인지 모를 그윽함을 '여자의 영혼'과 관련지으려 그러나. 어쨌건 "인간의 영혼"도 아닌 "여자의 영혼"이 뇌에서 길들여 진다는 - 어찌보면 당연하고 어찌보면 터무니없는 - 제목에 이끌려 책에 빠져들었다.

크리스티안 노스럽 박사의 제자이기도 한 저자는 스승처럼 여성의 직관능력을 잘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여성의 직관이라고? 그럼 남자는 직관이 없나? 흔히들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예감"이 좋다고들 한다. 이 책은 그 신비한 능력이 남자와는 다른 여성 고유의 뇌에서 비롯된다고 하며, 점점 남성화되는 사회에서 제대로 쓰이지 못하는 여성의 뇌를 발달시키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저자는 신경정신과 의사이자 직관치료사이다. 직관이란 말은 심하게 말하면 점쟁이 비슷한 분위기를 지어내 과학적 엄밀함과 냉철함으로 무장되어야 할 의사와는 어울리지 않는듯한 단어지만 슐츠 박사는 인정받는 정신과 의사로서 직관을 치료에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녀가 말하는 직관이란 멀리서 일어날 일을 예측하는 "신기"로서 보다는 몸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스스로 느끼고 적절히 판단하는 능력쪽에 가깝다. (물론 책에 나온 사례중에는 직관을 따라 행동하다보니 큰 행운이 뒤따르는 경우도 있지만!)저자는 직관이란 타로카드나 심령술같은 주술적인 세계에서 오는것이 아니라 뇌와 몸의 자연스런 산물이라며 뇌와 몸을 가지고 밤에 잠을 자는 사람이라면 직관적인 사람이 되기에 충분하다며 독자들을 직관의 세계로 안내한다.

좌뇌와 우뇌의 기능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여성과 남성의 뇌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선 이미 많은 책들이 자세히 말해주고 있다. - 여성은 좌뇌/우뇌 연결이 긴밀하고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처리할 수 있고 등등 - 그러나 현대에는 소위 여성적/남성적이라는 특성은 생물학적으로 결정되기 보다 생활환경이나 방식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는것이 타당하다. 저자는 이것을 확장시켜 환자가 '전통적 여성의 뇌', '비전통적 여성의 뇌', '전통적 남성의 뇌', '비전통적 남성의 뇌' 중에서 어떤 스타일인지 판단하여 한쪽으로 치우쳐 진 사고패턴을 바꿈으로서 치료의 길로 접어들고자 한다. 어느쪽 뇌를 가졌느냐에 따라 호르몬수치, 감정표현, 통증역치 등 신체의 모든 반응 양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당연히 치료도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몸과 마음을 완전히 떨어뜨려 설명하는 이분법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의 많은 부분이 허황되게 보일것이다. 그러나 마음과 몸의 긴밀한 상관성을 아는 사람이라면 - 더 나아가 내면의 자기치유력을 믿는 사람이라면 - 저자의 말에 많은 영감을 받을 수도 있다. 저자가 정신과의사이다 보니 감정적인 면이 어떻게 신체증상으로 표출되는지, 특히 우울증이나 신경과민 등 정신적 요소에 기반한 질병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책이 코드에 맞는 독자라면 읽고 난 후 숨죽여왔던 자신의 직관능력에 대한 새로운 기대와 신뢰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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