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끝을 알게 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어머니는 돌아가시기 전에 얼마간 중환자실에 계셨다. 깨어 있을 땐 사람을 알아보긴 해도 내내 의식이 명확하지 않으신 편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의식이 또렷한 상태가 유지되었다. 그렇다곤 해도 말씀을 정확하게 전달할 상황은 아니라서 어머니의 의사 표현을 알아듣는 건 어려웠다. 소통이 힘들다는 걸 깨닫자, 어머니는 손으로 당신의 감정을 갈무리하셨다. 내 얼굴과 목걸이를 어루만지던 손은 내 옷의 앞섶을 한참이나 잡고 계셨더랬다. 그 손길이 의미하는 바를 어머니와 나, 두 사람 다 모를 리 없겠으나, 나는 이별로만 받아들였고, 어머니는 거기에 존재의 마무리까지 더하셨음이 분명하다. 그 심정은 어떤 설명을 듣는다 해도 지금의 나로선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때가 되고 여건이 된다면, 나 또한 알게 되겠지. 지금은...


그러니까 지금 내게 끝이 보일락 말락 하는 건 바로 이 글쓰기다. 생각과 글자를 무척이나 아끼지만 내 두 손은 어루만짐보단 멱살잡이에 가깝다. 이리 나와서 이 하얀 페이지 위에 까맣게 의미 있는 글자들을 배열해 보라고! 멱살잡이에 이은 패대기까지. 반백 년을 산 아저씨는 아직 삶의 끝을 알기엔 너무 미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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