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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 자서전 - 나의 진리 실험 이야기
간디 지음, 함석헌 옮김 / 한길사 / 2002년 3월
평점 :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간디의 자서전이다. 2001년 한길사의 책을 봤는데 읽기가 쉽지 않았다. 번역은 간명하지 않았고, 오타와 오역에 부실한 주석으로 여러모로 읽는 데 어려움을 주었다.
기본적으로 인도의 지명 인명은 5섯자 이상이다. 그것도 말 자체가 이게 무슨 말인가 할 정도로 괴이하다. 몇 번을 반복해서 봐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무수히 반복한 낱말들이 많은데 머릿속에 남은 말은 없다. 게다가 간디는 매우 많은 사람들과 교류했고 수 많은 지역들을 방문해서 자신의 뜻을 펼쳤다. 몇 줄에 한 단어 씩 쏟아져 나오는 친밀하지 않은 단어들을 마주 하느라 번번히 읽는 흐름이 끊어지기 일쑤였고 이 사람이 어디 나왔더라 하며 전 장을 살피느라 시간이 더 걸렸다.
자서전이다 보니 사건 보다는 자신의 사상 위주로 기술 되 있는데 이 것 때문에 정확히 어떤 사건이 발생하였고 어떤 방향으로 흘러 갔는지를 보여주는데 초점을 마추기 보다는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데 집중한다. 따라서 단편적인 인상만 기술되고 넘어가 버리거나 다소 추상적으로 쓰여진 부분이 많았다. 이 또한 이해를 방해했다.
읽는데 어려움을 느낀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인도의 사회체계나 종교에 대한 상식이 없다보니 복잡한 종교적 설명이나 사회 민중들의 행동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사회 운동에 관한 서적이다 보니 이 사회는 어떤 논리로 돌아가는 지를 알아야 책을 이해할 수 있는데 지식이 얕은 나로서는 참 소화하기 어려웠다.
또한 양은 580 페이지에 달하며 활자의 크기는 보통의 책보다 작다. 상하좌우 여백도 적다. 분량에서 주는 압박도 크다.
필자의 사상은 매우 훌륭하다. 이웃들에게 보여준 헌신이나 스스로의 마음의 소리를 지키려는 강한 신념은 깊은 인상을 주었다.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투쟁을 전개해 나갔는데 그 지혜가 훌륭하다. 공익을 위해 온전히 자기를 사용할 뿐 그 어떤 이익도 바라지 않았다. 간단한 성의의 표시조차 양심에 꺼려져 이를 물리쳤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발견하면 이 곳에서 민중들과 함께 하며 감옥에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사람의 성자와 같은 태도는 이루 말 할 수 없다. 말 그대로 성자에 근접한 사람이다. 한 나라를 사랑한 온전한 지도자이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엔 이런 분이 큰 영향력을 떨치진 못 했다. 오히려 정반대되는,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사는 인물들이 우리나라의 지도자의 자리에 올라와 있었다.
한편 필자의 사상 중에 나를 답답하게 한 것도 적진 않다. 채식주의에 대한 답답할 정도의 완고함이라던지 건강에 대한 그의 가치관에 관한 부분 등이다. 종교적 신념에 기초한 그의 가치관은 나의 관점에선 수용하기 어려웠다. 간간히 인도의 다른 종교적 견해로는 콩과 우유를 먹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필자는 거의 죽을 때 까지 안 먹는다. 자기 나름의 치료 방법도 참 답답해 보였다. 그렇다고 의학적 견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다만 자신의 경험에 기초해서 이런 저런 치료 방법을 고집하는데 솔직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타인들게는 관대하지만 아내에게는 그렇지 못 한 것이 나에게는 불만이었다. 필자 스스로도 밝히고 있듯 자신은 아내에게 관대하지 못 한데, 이상하게도 아내에게만 못 되게 구는 장면이 가끔 나온다. 사실 간디 같은 인물을 둔 아내의 심정은 까맣게 타들어갈 것이다. 위인은 남에게서나 위인이지 대개는 가족에겐 커다란 부담이다.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지닌 사람이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 지는 가를 살피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그가 가진 막대한 인맥, 어느 장소에서나 서슴지 않고 마음을 열고 타인을 받아 들이는 그의 태도는 무수한 친구를 만들게 했다. 당시 통치자였던 영국인들은 인도인 보기를 동물같이 하지만 그에 대해선 그의 마음의 그릇에 포섭되고 만다. 함부로 대하지 못 했다. 이 인맥은 그가 일을 해 나가는 데 있어 막대한 추진력이 된다.
책에서 받은 인상이 워낙 많아 잘 정리가 되지 않는다. 내용도 많고 어려움도 많고 답답한 부분도 많았고.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다만 쉽진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