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종말 - 개정판
제레미 리프킨 지음, 이영호 옮김 / 민음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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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었던 책은 구판이었다.

이 신판은 구판에 비해 30여 페이지가 늘어났고 값도 더 비싸졌다. 구판의 역자 후기에 역자는 필자가 새로운 기술에 대해 다소 근시안적으로만 쓴 것에 대해 약간의 비판을 가하고 있는데 이 신판에는 그런 부분에 대한 보충이 들어가 있지는 않나 기대된다.

이 책의 초판은 96년에 나왔다. 거의 10년 전에 쓰여진 것이다. 10년 전의 미국을 포함한 세계 정세가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현재의 상황을 볼 때, 이 책의 내용은 대부분 사실로 판명되고 있다. 노동은 유연화되고 청년 실업자는 넘쳐나지만 이를 타개할 마땅한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 고용은 갈수록 치열해 지고 직장인들은 직장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위한 스트레스로 몸살을 앓는다. 세계는 뭔가 발전을 하고 있는 것 같긴 같은데 행복은 요원해 보이기만 하다. 말 그대로 노동 종말의 시대가 온 것 같다.

사람이 할 일은 점점 사라진다. 사람의 자리를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은 기계가 메꾸고 있기 때문이다.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은 대폭적인 해고를 단행하게 되고 이런 상황속에 과연 사람은 무슨 일을 해야만 하는 걸까.

이에 대해 필자는 책의 후반부에 두 가지의 대안을 제시하지만(궁금하신 분은 한 번 읽어보시라.) 이 것 또한 그다지 유효할 것 같진 않다. 혹 선진국이라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겠지만 아직 정치나 사회 복지 차원에서 후진성을 면하지 못 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언급된 이런 대안이 어떤 힘을 발휘 할 지는 미지수이다.

수많은 젊은 이들이 고용 불안정에 대한 염려로 다른 고려는 접어둔 채 그나마 안정적인 공무원으로만 몰리는 상황을 볼 때 착잡하기만 하다. 일부는 이들의 겁없음을 비난하기도 하고 불안정한 지금의 시대는 오히려 풍부한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비판하지만 글쎄, 이와 같은 상황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다수의 소시민은 그저 하루의 일용할 양식을 걱정할 뿐이다.

위기의 시대엔 이에 못지 않는 혁신이 필요하다. 현 상황은 시대의 대세로서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따라서 자신이 변하는 수 밖에 없다. 자신을 제외한 어느 누구도 빵 한 조각 주지 않을 것이다. 빈부의 격차는 벌어지고 사회의 잠재적인 갈등은 높아가며 우리는 이미 서로 무관심한 타인이 되었다. 딴 것 필요없다. 들이대자. 최선을 다하자. 이 땅의 청년들이여 다시 한 번 기운을 내보자.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 다라는 격언을 새기며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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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 자서전 - 나의 진리 실험 이야기
간디 지음, 함석헌 옮김 / 한길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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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간디의 자서전이다.  2001년 한길사의 책을 봤는데 읽기가 쉽지 않았다. 번역은 간명하지 않았고, 오타와 오역에 부실한 주석으로 여러모로 읽는 데 어려움을 주었다.

기본적으로 인도의 지명 인명은 5섯자 이상이다. 그것도 말 자체가 이게 무슨 말인가 할 정도로 괴이하다. 몇 번을 반복해서 봐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무수히 반복한 낱말들이 많은데 머릿속에 남은 말은 없다. 게다가 간디는 매우 많은 사람들과 교류했고 수 많은 지역들을 방문해서 자신의 뜻을 펼쳤다. 몇 줄에 한 단어 씩 쏟아져 나오는 친밀하지 않은 단어들을 마주 하느라 번번히 읽는 흐름이 끊어지기 일쑤였고 이 사람이 어디 나왔더라 하며 전 장을 살피느라 시간이 더 걸렸다.

자서전이다 보니 사건 보다는 자신의 사상 위주로 기술 되 있는데 이 것 때문에 정확히 어떤 사건이 발생하였고 어떤 방향으로 흘러 갔는지를 보여주는데 초점을 마추기 보다는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데 집중한다. 따라서 단편적인 인상만 기술되고 넘어가 버리거나 다소 추상적으로 쓰여진 부분이 많았다. 이 또한 이해를 방해했다.

읽는데 어려움을 느낀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인도의 사회체계나 종교에 대한 상식이 없다보니 복잡한 종교적 설명이나 사회 민중들의 행동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사회 운동에 관한 서적이다 보니 이 사회는 어떤 논리로 돌아가는 지를 알아야 책을 이해할 수 있는데 지식이 얕은 나로서는 참 소화하기 어려웠다.

또한 양은 580 페이지에 달하며 활자의 크기는 보통의 책보다 작다. 상하좌우 여백도 적다. 분량에서 주는 압박도 크다.

필자의 사상은 매우 훌륭하다. 이웃들에게 보여준 헌신이나 스스로의 마음의 소리를 지키려는 강한 신념은 깊은 인상을 주었다.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투쟁을 전개해 나갔는데 그 지혜가 훌륭하다. 공익을 위해 온전히 자기를 사용할 뿐 그 어떤 이익도 바라지 않았다.  간단한 성의의 표시조차 양심에 꺼려져 이를 물리쳤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발견하면 이 곳에서 민중들과 함께 하며 감옥에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사람의 성자와 같은 태도는 이루 말 할 수 없다. 말 그대로 성자에 근접한 사람이다. 한 나라를 사랑한 온전한 지도자이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엔 이런 분이 큰 영향력을 떨치진 못 했다. 오히려 정반대되는,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사는 인물들이 우리나라의 지도자의 자리에 올라와 있었다.

한편 필자의 사상 중에 나를 답답하게 한 것도 적진 않다. 채식주의에 대한 답답할 정도의 완고함이라던지 건강에 대한 그의 가치관에 관한 부분 등이다. 종교적 신념에 기초한 그의 가치관은 나의 관점에선 수용하기 어려웠다. 간간히 인도의 다른 종교적 견해로는 콩과 우유를 먹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필자는 거의 죽을 때 까지 안 먹는다. 자기 나름의 치료 방법도 참 답답해 보였다. 그렇다고 의학적 견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다만 자신의 경험에 기초해서 이런 저런 치료 방법을 고집하는데 솔직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타인들게는 관대하지만 아내에게는 그렇지 못 한 것이 나에게는 불만이었다. 필자 스스로도 밝히고 있듯 자신은 아내에게 관대하지 못 한데, 이상하게도 아내에게만 못 되게 구는 장면이 가끔 나온다. 사실 간디 같은 인물을 둔 아내의 심정은 까맣게 타들어갈 것이다. 위인은 남에게서나 위인이지 대개는 가족에겐 커다란 부담이다.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지닌 사람이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 지는 가를 살피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그가 가진 막대한 인맥, 어느 장소에서나 서슴지 않고 마음을 열고 타인을 받아 들이는 그의 태도는 무수한 친구를 만들게 했다. 당시 통치자였던 영국인들은 인도인 보기를 동물같이 하지만 그에 대해선 그의 마음의 그릇에 포섭되고 만다. 함부로 대하지 못 했다. 이 인맥은 그가 일을 해 나가는 데 있어 막대한 추진력이 된다.

책에서 받은 인상이 워낙 많아 잘 정리가 되지 않는다. 내용도 많고 어려움도 많고 답답한 부분도 많았고.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다만 쉽진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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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피터 드러커 지음, 이재규 옮김 / 한국경제신문 / 199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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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본주의 이 후엔 무엇이 중요한 자원으로 대두하게 될 지를 설명한 책이다.

솔직히 어려웠다.

학문적이라 마음에 와 닿지 않는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그냥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는 선에서 그치고 말았다.

내용은 그다지 특별함이 엿보이지는 않는다.

이미 10년도 더 된 책이라서 그런 느낌이 드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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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요일
마렉 플라스코 지음, 박지영 옮김 / 세시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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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쟁 전후 폴란드의 암울한 상황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상과 내적 모습을 그린 책이다.

솔직히 거의 정서를 이해할 수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낼 작은 방을 애타게 찾던 여주인공. 유부녀를 좋아하다 채이고(무슨 이유인지는 나타나있지 않다.)맨날 술만 퍼대면서 그녀를 기다리는 여주인공 오빠. 집에서 누워만 있는 환자이며 히스테리만 부리는 엄마. 무능하며 약간 불쌍한 아빠. 이 가정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것이 주된 내용인데 사실 내용이랄 것도 없다.

후반부에가서는 여주인공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데(스포일러가 될까봐 밝히지는 못 하겠다)그만큼 암울한 사회상을 나타내고자 함일런지 아니면 작가의 다른 의도가 있어서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작품 그 자체로만 평가를 하자니 한국적 정서로 이해 안가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이해 안 가는 것을 넘어서 너무나 무력하고 희망없고 게다가 비도덕적이기까지 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오르는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자세하진 않지만 간간히 등장하는 당시 폴란드의 암울한 상황의 묘사에서 상처받은 인간들의 행동에 대한 이해의 실마리를 찾기도 하지만(이념적 갈등이 대립하고 서로 밀고하고 많은 사람들이 군 감옥에 다녀와서 끔찍한 일을 겪고 사회는 아무 희망도 찾을 수 없고...) 솔직히 그걸로 덮기엔 나의 도량이 부족함을 느낀다.

따라서 나는 결론을 제목처럼 내 버렸다. 작품 그 자체로만 이해하기엔 한계가 있으니 폴란드의 역사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유럽에 있지만 주변 강대국들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였다는 폴란드의 단편적 이미지 밖에 갖고 있지 못 한 나로서는 작품을 이해하기가 어려웠고 읽는 내내 괜한 선택을 했다는 후회가 밀려왔다.

 작품의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으니 중학교 이상이면 완독할 수 있을 듯 한데 너무 감정이입하지는 말기를 바란다. 공감이 안되어 답답하거나 화가 날 위험이 있다. 폴란드 역사에 관해 지식이 있거나 폴란드 문학에 관심있는 독자에게 권한다.

한 가지 신기한 것은 위의 전문가 평론을 언뜻 보았는데 그들은 이 작품에서 여러 내면적 의미를 읽고 있더라는 것이다. 역시 전문가는 다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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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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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작가의 개미를 보고 충격을 먹고 이 작가의 대부분의 책들을 보았다. 앞으로는 더 이상 이 작가의 작품을 찾지 않을 수도 있다. 개미만한 작품이 없는 것 같다. 물론 타 작가에 비해 깊은 역량은 인정하지만 뭐, 이미 볼 만큼 본 터라 흥미를 잃게 된 것도 사실이다. 시드니 셀던 소설도 이와 비슷했던 것 같다. 몇 몇 소설 짜릿한 쾌감을 맛 보고 닥치는 대로 보았는데 어느 순간 흥미를 잃었다. 요새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몇 년 전엔 새로 출간된 소설에서 더 이상의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

이제 나무 이야기를 짧게 해 봐야겠다.

나는 한 동안 책을 멀리 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다시금 책과 함께 생활하기로 결심했고 도서관엘 갔는데 무림을 떠나다보니 과연 무었으로 나의 내공을 연마해야 할 지를 알 수 없었다. 그나마 이 작가의 기묘한 상상력이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던 터라 이 작가의 작품으로 물꼬를 트기로 해서 작품들을 살폈는데 대부분 본 책이었고 그나마 이것이 최근작이어서 많은 기대를 가지고 빌렸다.

처음에는 제목에서 밝혔듯 장편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첫 에피소드를 읽을 때 까지도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에 감탄하며 다음엔 이것이 어떻게 연결될지 궁금했다. 다음 에피소드에서 새로운 주인공이 출연하였을때, 또 그다음 에피소드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 되었을때, 그렇게 그렇게 중반에 이르기까지 언젠가 베르베르 선생이 이 도무지 연결되지 않을 것 같은 인연의 끈을 멋지게 반전이라는 결정타와 함께 충격으로 날려 줄 걸 기대했다. 전혀 단편소설 모음이라는 생각은 꿈에도 않은 채 말이다.

그러나 나의 기대는 물건너 갔고 중반을 넘도록 전혀 연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에피소드의 질도 전반부가 더 흥미로웠다. 그때부턴 짧은 이야기의 토막들에 아쉬움을 느끼며 완독했다.

머리말에서 밝혔듯 필자는 상상력의 끝을 맛 보고자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상을 거듭함으로서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 봤을 법한 길을 따라 가지만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새로운 결말로 작가의 깊은 포스를 느끼게 해준다.

이 작품에서는 배경이 미래이다.(미래가 아닌 것 같은 작품도 몇 개 있었던 같다.) 상당수의 에피소드는 현재의 과학기술을 볼 때 실현 가능성도 꽤 높아 보인다. 노인 문제도 나왔고, 꼭 인간 중심에서만 사고한 것이 아니라 사물 중심에서, 미래의 가상의 물건에서, 누군가의 착각에서, 자연에서, 신의 관점에서......등 등 다양한 각도에서 상상하려 했고 나름대로 재밌고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았다.

솔직히 단편이지만 꽤 재밌었다.

그렇지만 나는 별점을 두개 준다. 첫번째 이유는, 물론 나의 착오지만 단편소설이라는점.(개인적으로 단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다보니) 두번째 이유는 교육적이지 않다는 점 이다. 개인적인 기준이긴 한데 언제부터인가 그냥 흥미만을 주는 책에 대해선 엄격해져 버렸다.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어쨌든 내 느낌이 그러했다는 것이다.

지루하여 시간을 빨리 보내고 싶으신분, 상상력의 고갈로 이를 원기회복 시키시고 싶으신분들에게 권한다. 책은 평이하여 중학교 이상이면 어려움없이 읽을 수 있다.

중간에 한국 이라는 단어가 나와 약간 놀랬다. 외국 작가의 책 중에서 한국 전쟁' 이런 것 말고 직접적으로 한국 이라고 언급된 것은 별로 보지 못 했던 듯 싶다.

추신.개인적으로 베르베르 작품중에선 개미와 타나토노트가 뛰어난 것 같다. 개미야 더 말할 것도 없고,타나토노트는 죽음이후의 사후 세계의 탐험자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매우 흥미롭다. 끝이 약간 허무하다는 느낌만 빼면 말이다. 상대적이며 어쩌구 백과사전은 독특하고 잡학상식을 길러 준다는 점은 좋으나 이미 책속의 책이라는 강력한 상식백과사전을 먼저 본 터라 큰 감흥은 없었다. 잡학 좋아 하시는 분은 이것도 좋을 듯 하다. 최근에 개정판이 나왔다고 한다. 앞으로 본 저자의 작품을 보지 않을 듯 해 아쉬움에 주저리 주저리 많이 써놓고 간다. 지금 1시 반인데 도대체 뭐하는 짓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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