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여인천하
양이 지음, 이지은 옮김 / 비즈니스맵 / 2012년 8월
절판



중국문학을 처음으로 접했던 책이 <삼국지>였지만, 나관중의 삼국지는 아니었다. 이문열 평역의 삼국지라 저자의 생각이 많이 가미된 작품이었었고, 어린 시절 읽었던 책 덕분에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였었다. 어렸었으니까. 그 나이엔 10권에 책을 읽는 것 만으로도 굉장히 멋있게 느껴졌던 그런 나이였으니까 말이다. 조금씩 더 많은 책을 접하면서 그와 다른 관점에서 쓰여진 삼국지를 만나기 시작했었다. 결론은, <삼국지>에 나온 인물들을 좋아한다. 어떤이들은 짧고 드라마틱한 <초한지>가 중국문학의 으뜸이라고 하지만, 항우와 유방을 축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 초한의 싸움보다는 억지로 쑤셔 놓은듯하게 보일지라도 위,촉,오 세 나라를 조각보 맞추 듯 맞추어 가는 <삼국지>를 더 좋아한다. 게다가 내 아들 이름이 관우다. 명장 관우를 꿈꾸면서 아이 이름을 지었다. 그 만큼 <삼국지>는 내게 영향을 준 책이었다.



<삼국지>를 떠올리면 씩하고 웃게 되는 장면들이 있다. 뜨거운 술이 식기도 전에 적진으로 달려나가 싸움을 하고 이겨서 들어오는 장면들. 중국소설 특유의 과장이 전편에 흘러 넘치는 장면들이다. 얼마나 술을 팔팔 끓이면 그렇게 싸움을 하고도 따뜻한 기운이 남아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이야기가 , 그 재미로 삼국지를 읽는다. 분명 <삼국연의>는 남성적인 매력이 철철 흘러 넘치는 책이다. 위.촉.오의 우두머리 뿐만 아니라, 그들과 함께 지략을 펼쳐내는 모사들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하지만 여인들의 이야기는 많지 않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여인이라면 여포에 여인 초선, 손책과 주유의 부인들인 대교, 소교 와 유비의 부인들이지만, 이들에 이야기는 그저 곁가지일 뿐이었다. 슬쩍 슬쩍 이야기를 끼어 넣어서 남자들만에 이야기 속에 사랑이라는 양념을 곁들여서 보기 좋은 음식으로 보이게 할 뿐이었다.



<삼국지 여인천하>는 곁가지 처럼 여겨졌던 <삼국연의>속 여인들을 세상으로 끌어내고 있다. 문학작품이 진실을 넘어서서 사실로 여겨지는 이야기들, 삼국 시대속에 여인들이 살기 위해서 할 수 있는 행동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흔히 삼국시대는 AD184년 황건이 난을 일으킨 때부터 서진이 오를 멸망시키는 AD280년까지의 100여 년의 시간을 이야기 한다. 아무리 개방적이었다 하나 중국 여성의 지위는 남성에 비할 것이 못 되었다.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다 하여도 창검이 화려하게 춤추는 전란 속에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공간은 여성들에게 거의 전무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여인들이 양이의 글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자신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허구와 진실에 사이에서 절묘하게 세상을 바라다 보고 있다.



<삼국연의>관련 인물 중에 중국 4대미인으로 뽑히는 여인이 있다. 서시, 왕소군, 양귀비와 함께 여포에 여인, 초선. 초선이 허구로 만들어진 인물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초선은 누구였을까? '침어낙안(沈漁落雁), 폐월수화(閉月羞花)'라 해서 중국 4대 미인 중 아리따운 모습에 달이 구름 뒤로 숨도록 만들었다는 초선. 때로는 애절한 눈물로, 때로는 요염한 웃음으로 여포와 동탁 사이를 오고가면서 '연환계'를 펼치는 초선의 모습은 양부사이인 부자를 이간질하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이런 초선은 원나라의 잡극 <관우 대왕이 달 아래서 초선을 베다>라는 작품을 통해서 대의를 좇고 미색에 흔들리지 않는 관우가 청룡도로 요녀, 초선의 목을 베는 것으로 종결을 맺았단다. 허구의 인물조차도 나관중은 미녀는 불행의 싹이니 깨끗하게 제거해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훗날 여포에게 시집을 간 초선이라는 인물을 '연환계'의 산물로만 그려내고 있다.



전쟁은 '수염'달린 사내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삼국연의>를 통틀어 등장하는 여인의 비중은 남성의 10%에 불과했고 그 역할 역시 대부분 전쟁터에서 멀리 떨어진 안락한 규방에서 남자 주인공을 떠받치는 조연이었다. 용맹하기가 열사내 못지않다는 유비의 처 손부인조차도 전투에 참가해 공적을 쌓을 기회는 단 한번도 없었다. 삼국시대가 개방적이었기에 재가가 가능했다고는 하지만, 조조는 자신의 눈에 띄는 미녀들은 상하를 막론하고 후궁으로 받아들이거나 하룻밤 상대로 만들었고, 여포에게 공격을 받은 유비의 시장함를 채우게하기 위해 자신의 부인을 죽인 유안도 있었다. 이럴찌니 사내들의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여인들은 일방적으로 인내하고 희생하며, 심지어 생명이나 육체를 바쳐야 한다고 강요를 받았다.



저자 양이는 4파트로 나누어서 <삼국연의>속 숨겨진 여인들에 이야기들 풀어내주고 있다. 1. 난세에 이슬처럼 사라져 간 여인들 2. 누가 여자가 남자보다 약하다고 하던가? 3. 구름에 달 가듯 서로에게 끌리는 영웅과 미녀 4. 불행의 씨앗으로 전락한 여인들의 사랑과 전쟁. 굉장히 많은 여인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고, 야사와 문학작품들, 판타지로 태어난 게임속의 인물들까지 곁들여져서 재미면으로는 손색이 없다. 어느 부분부터 읽던지 <삼국연의>속 시간에 맥을 따르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하나 하나의 에피소드로 만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읽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은 이유는 봉건시대 문인들이 피 비린내 가득한 비극을 충의라는 미명 아래 높이 평가했던 것과 달리, 여인들은 단순한 전유물 이상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형제는 수족과 다름없지만, 처자식은 의복과 같다'(p.66)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삼국연의>에서 강조하는 여성관이 었으니,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권력자에서 의지하고 미를 상품으로 만들어 연환계를 썼던 그녀들의 이야기가 1800여년 전 수많은 여인의 '서글픈 팔자'탓만으로 돌리기엔 가슴 아픈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숨겨져 있었음에도 누구보다 강했던 그네들로 인해서 여전히 <삼국연의>는 중국문학을 접하는 첫번째 책이 되어 삶에 의미를 되새기게 만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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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 쉽다! 1 : 왕, 총리, 대통령 중 누가 가장 높을까? - 우리나라와 세계의 민주 정치 사회는 쉽다! 1
김서윤 지음, 이고은 그림 / 비룡소 / 2012년 8월
구판절판




궁금하다. 왕, 총리, 대통령 중 누가 가장 높을까? 몇일 전에 작은 아이가 영국은 여왕하고 총리중에 누가 더 높냐고 묻는게 아닌가?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있는데, 영국은 대통령은 없고 여왕과 총리가 있다고 하니 궁금할 법도 하다. 게다가, 왕이 누구인가? TV를 보면 자기 맘데로 하는 사람이 왕인데, 왕보다 높은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아이 입장에서는 궁금한게 당연했을 것이다. 그러다 큰 아이이와 이야기를 하더니 몇달전에 했던 드라마 이야기를 한다. <더킹 투 하츠>라는 드라마였는데, 왕이 나왔단다. 거긴 왕이 나왔는데, 지금은 왜 왕이 없을까? 왕은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




반장 선거 이야기부터 해보자. 새 학년이 시작되어 아람이와 희동이가 후보로 나섰단다. 대표로서 항상 모법적이고 깨끗한 반을 만들기 위해 앞장서겠다는 아람이와 매주 피자와 통닭을 쏘고 맛있는 걸 나눠 먹겠다는 희동이. 누굴 뽑을까? 이제 20여년 전에 유행했던 '그래 결심했어!'를 통해서 양쪽의 모습을 다 볼 수 있다. 함께 하자는 아람이는 환경미화를 위해서 매일 남아 청소를 하고 모두 애쓴 덕분에 환경미황에서 1등을 차지했다. 희동이네는? 열심히 먹고 먹고 또 먹고. 자꾸 간식 파티를 여니 교실 바닥은 지저분해지고 환경미화에서 꼴등. 조금 더 지났을때는 어땠을까? 반장이 하는 일 중 하나가 떠드는 아이들의 이름적기란다. 아이들과 약속을 지키면서 누구에게나 공정한 아람이. 그와 반대로 자기랑 친한 친구들은 아루리 떠들어도 이름을 안 적는 희동이. 누구를 반장으로 뽑았느냐가 한학기를 결정한다. 우리반을 대표하는 사람이 반장이라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은 누굴까? 맞다. 대통령이다.






대통령은 아무나 될 수 있을까? 우리나라 대통령은 만 40세 이상, 선거 날까지 우리나라에서 5년 이상 살아야 후보가 될 수 있다. 후보들은 국민에게 하는 약속인 공약을 하고 선거 운동을 한다. 그리고 선거날이 되면 만 19세 이상인 국민들이 투표를 한다. 대통령 선거 날은 국민들이 일하느라 바빠서 소중한 한표를 포기하지 않도록 공휴일이다. 투표는 투표소에 신분증을 가지고 간 후,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소 안에 들어가서 한 명의 후보에게 투표를 한후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으면 된다. 그렇게 대통령이 당선되면 끝일까? 대통령 당선인은 먼저 나라의 살림살이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아보고 나라를 꾸려 갈 계획을 세운후 취임식을 거쳐 5년 동안 나라를 이끌어 간다.






선거의 4원칙은 알고 있겠지? 보통선거, 평등선거, 직접 선거, 비밀선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이 4원칙은 지켜지고 있다. 그런데, 제목에서 이야기 했던 왕, 총리,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 나오는 걸까? 처음부터 왕이나 대통령이 있었던 걸까? 물론 처음엔 부족 사회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나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이 최초의 지도자가 되었단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족 사회는 점점 복잡해 지고, 부족의 지도자는 왕이라는 이름으로 강력한 권력과 엄청난 재산을 지녔단다. 이때부터 왕의 신권이 강해졌던것 같다. 어떤 것이든 도가 지나치면 문제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왕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백성들, 왕으로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은 살기 피곤했을테니, 국민이 주인인 나라가 필요했다. 그리고 이것이 민주주의에 시작이다. 그렇다면 세계 최초의 대통령은 누구였을까? 대통령이 처음 생겨난 나라는 미국이다. 그러니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위싱턴이 세계 최초의 대통령이다. 1732년 영국의 식민지에서 태어나 미국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1789년 미국의 제 1대 대통령이 된후 대통령이 왕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을 염려해서 임기 후 주저 없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대통령. 참 멋지다. 그래서 조지 워싱턴은 미국에서 쓰는 25센트 동전과 1달러 지폐를 통해서 여전히 만나 볼 수 있다. 역사에 영원히 남았다고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의 수도 워싱턴조 조지 워싱턴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라고 하니 국민들이 얼마나 그를 자랑스러워 했는지를 알 수 있다.

대통령이 없는 나라, 총리가 있는 나라는 어떨까? 대통령이 행정부의 우두머리인 정부형태를 대통령제라고 한다. 총리가 행정부의 우두머리인 정부 형태는 의원 내각제라고 한다. 대통령제에서도 국무 총리를 뽑지만 의원내각제의 총리와는 다르다. 우리나라의 총리는 대통령이 뽑지만, 일본이나 영국의 총리는 국민의 지지를 받아서 국회의원 수가 가장 많은 정당, 즉 다수당의 우두머리가 총리가 된다. 그래서 대통령제에서는 행정부와 입법부가 완전히 분리되어있지만, 의원 내각제에서는 행정부와 입법부가 아주 가깝다. 행정부와 입법부의 우두머리가 같으니까 당연하지만 말이다.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자 가장 높은 사람을 국가 원수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대통령은 행정부의 우두머리면서 국가원수다. 하지만, 영국의 총리는 행정부의 우두머리이긴 해도 국가원수는 아니다. 영국이나 일본의 국가원수는 대대로 내려오는 왕이다. 그러기 때문에 이런 나라들은 정상회의에 왕이나 대통령이 아닌 실제로 나랏일을 책임지는 총리가 참석을 한다. 일본과 영국은 의원내각제이고 국가 원수는 왕이다. 하지만 독일과 아이슬란드는 의원내각제지만 국가 원수는 대통령이다. 대통령제이든 의원내각제이든 장 단점은 있지만, 이런 나라들은 대부분 민주주의 국가이다.








대통령제도 의원 내각제도 아닌 나라들도 있을까? 물론 있다. 바티칸시국이나 이란처럼 종교지도자가 큰 힘을 가진 나라도 있고, 사우디아라비아, 브루나이처럼 여전히 왕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나라도 있고, 공산당이라는 이름을 가진 하나의 정당이 독재로 다스리는 중국, 북한같은 사회주의 국가도 있다. 정부형태만으로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대통령제이지만 한 사람이 수 십년씩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왕처럼 행동하는 나라, 제멋대로 대통령에게 반대한다고 억압하는 나라도 있고, 의원 내각제인데 실제로는 총리위에 있는 왕이 큰 힘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도 있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다. 위에 두 가지예는 얼마전까지의 우리 나라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러니 민주주의가 쉬운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몇 십년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언론의 억압이 아닌 것처럼 억압이 일어 났었고, 민주주의를 위해서 목숨을 바친 사람들도 많았다. 사회는 쉽다 1편은 <왕, 총리, 대통령 중 누가 가장 높을까?>를 다루고 있다. 정말 누가 가장 높을까?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사회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누가 높은가를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지도 모른다. 이 사회를 이끌어 가는 가장 큰 원동력, 가장 높은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위해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 이 나라들은 국민이 주인이다. 그러기에 주인인 국민이 가장 높다. 이제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 우리를 대표하는 대표를 뽑기위해 후보자들의 공약을 제대로 관찰하고 뽑아야 할 것이다. 교과 과목 중 사회는 아이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과목은 아니다. 하지만 사회는 꼭 알아야 한다. 아이들 역시 대한민국의 국민이니까. 우리를 둘러싼 세상 속에 감추어진 지식들. 먼저 읽고 추천해 준 친구들 글을 읽다보니 초등학교 3학년 친구의 글이 있었다. 글이 짧고 간단하고 그림이 잘 어울려서 마음에 든단다. 게다가 중간 중간 만화와 단어풀이까지 있으니 꽤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6학년 딸아이가 지금 배우는 과목과 딱 맞고, 재밌다고 하니 그 하나만으로도 박수를 치겠지만, 내가 읽어도 참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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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가 들려주는 행복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2
서정욱 지음 / 자음과모음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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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이 들려주는 이데아 이야기>에서 나왔던 주인공들이 있다. 아이들이 만들었던 '철학 수사대' 그 중 한명이 류팽이었다. 어린아이였던 류팽이 이번 편에서는 대학생으로 나온다. 교환학생으로 프랑스로 공부하러 온 철학대생이다. 류팽이 만난 인물은 어려서부터 땅을 파고 노는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고고학자 고만파 교수다. 이름하나는 고고학자에게 딱 어울리는 그런 분이다. 고교수님 역시 교환교수로 프랑스에 오셨단다. 고교수가 요즘 연구하는 분야는 '황금의 도시 바빌론'이다. 바빌론을 생각하면 바벨탑부터 떠오르게 되는데, 고교수도 바벨탑과 바빌론의 관계를 연구하다, 알렉산더 대왕이 바빌론에서 의문에 죽음을 당한것과 알렉사더 대왕의 스승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에 죽음에 의구심을 갖게 된다. 멀쩡한 이들이 1년의 간격을 두고 왜 죽었을까? 풍문으로 떠돌던 '바빌론의 보물'때문은 아니었을까?








프랑스에 왔으니 프랑스에 능통한 인물이 한명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 하고 있을때 함께 하는 인물은 철학과에 아주 유명한 교수, 아리숑 또틀려쑤 교수다. 뭐가 그리 아리숑하고 자꾸 틀리는 지는 모르겠지만, 류팽이 잠꼬대처럼 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보물'때문에 한팀을 이루게 된다. 아리숑 또틀려쑤 교수가 가지고 있는 양피지 두루마리 한장. 아리스토텔레스가 알렉산더 대왕에게 보내준 양피지로 추정되어 지고 있는 것으로 독일의 고고학자 콜데바이 박사가 1913년에 발견한 문서란다. 년도가 나오면 신빙성이 높아지긴 하지만, 사실 여부는 모르겠다. 어쨌든, 그 문서엔 어떤 이야기가 담겨져 있을까?



행복의 바다에 4개의 보름달이 뜨면, 4개의 문이 열리고, 형상은 질료 속에 있다. p.83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폴리스적 동물이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폴리스적 은 정치적인 동물이라는 뜻도 되는데, 폴리스는 도시국가라는 뜻으로 고대 그리스의 정치 형태를 말하고 있다. 그는 가장 이상적인 정치 형태를 '폴리스'라고 생각을 했었고, 이 폴리스의 정치에 참여할 때 비로소 인간이 된다고 했다. (정치에 참여하는 인간은 오로지 시민, 여자와 노예는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행복하고 싶으면 중용의 덕을 가지라고 했다. 중용의 덕은 무엇인가? 마음을 잘 다스려 행복을 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 중용의 덕이다. 중용이란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고 이성에 따라 자신의 능력을 조화롭게 발휘하는 것으로, 너무 지차쳐도 안 되고 너무 모자라서도 안 되고, 중간이 딱 좋다는 뜻이다. 예를 들자면 비겁과 만용의 중용은 용기이고 인색과 낭비의 중용은 절약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의 바다는 중간의 바다 지중해를 이야기 하는 것일 것이다.



이제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4 원소설'로 들어가 보자. 고대 철학자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4원소설'을 믿었다. 불, 공기, 물, 흙이 모든 원소에 기본이라는 것인데, 이들의 순서는 중요하게 여겨졌다. 아리스토텔레스는 4원소에 가장 높은 것부터 낮은 것까지 등급이 있다고 주장을 했다. 불이 가장 고귀하고 가장 비천한 것이 흙이라는 것이다. 이쯤되면, 뤽 베송 감독의 <제 5원소>가 생각날 법도 한데, 영화 속에서는 불, 공기, 물, 흙과 사랑을 이야기 했었다. 그렇다면 고대에도 5원소가 있었을까? 물론 있었다. 우주를 채우고 있는 '에테르'가 제 5원소설을 이루는 한가지 이다. 현대에는 물이나 공기가 원소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과학은 끊임없이 발견되고 발전되는 것이니까 이렇게 하나씩 알아간다. 4원소설까지 알아냈으니, 형상과 질료를 알아봐야겠다.




형상을 떠올리면, 플라톤에 '이데아'가 생각난다. 이데아는 이성으로 보이는 것, 눈에 보이지 않는 알고 깨닫는 것을 뜻하는데,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야기하고 있는 형사은 눈에 보이는 현실셰게를 이야기 하고 있다. 현실의 세계는 눈으로 볼 수 있는 반명, 이데아의 세계는 이성으로 알 수 있다고 한다. 형상은 이데아와 비슷하지만, 현실 속에 있는 것이고, 그것은 질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예를 들면 탑이라고 했을 때, 탑을 만들어 놓지 않았어도, 그 모양과 기능, 구조가 어떠한지 우리는 머릿속으로 알수가 있다. 그러한 탑의 형상에 따라 나무나 돌, 철 같은 질료를 가지고 탑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쯤 되었으니 아리스토텔레스의 보물은 찾아낼 수 있을까? '철학수사대'의 류팽과 고박사 그리고 아리숑교수까지 참여했으니 보물은 찾아낸다. 하지만 그 보물은 책을 통해서 만나 보시길...



중요한 것은 중용의 덕! 인간은 혼자 사는 동물이 아니라는 것이 아닐까? 인간은 여럿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동물이다. 사회 속에서 중용의 덕을 잊지 말고 매일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것. 이것이 인간을 행복하게 하고, 가정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국가 전체를 행복하게 하는 길이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야기 한다. 사람 안에 중용이 있는 한 인간은 언제까지나 행복할 것이다. '자신의 욕망을 극복하는 사람이 강한 적을 물리친 사람보다 훨씬 위대하다'라는 그의 명언이 중용과 딱 어울리는 말인 듯 싶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과 폴리스적 인물 뿐만 아니라 형상과 질료까지 이렇게 재미있게 만날 수 있다니 참 감사하다. 이제 서정욱 교수의 또 다른 재미난 철학 이야기를 만나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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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가 들려주는 지혜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11
서정욱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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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도 작고, 몸에 털도 많고, 들창코에 짱구 머리. 게다가 팔다리도 가늘도 누더기를 입고 다니는 그런 사람에게 신이 말했단다. 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모르는게 너무 많은 사람에게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니. 그런데 이상하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록 다른 사람들은 자신들이 뭘 모르는지도 모르고 있는게 아닌가? 정말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 이 이상한 남자, 소크라테스일까? 이번에 만난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는 소크라테스의 지혜 이야기다. 물론, 저자는 서정욱 교수다. 한동안 푹 빠져 있는 배제대학교 심리철학과 교수님이 이번엔 어떤 형식으로 지혜에 대해서 알려주실까?



바다 속 외땀 섬, 아고라는 굉장히 작은 섬이다. 하지만, 아고라 밑에 세상엔 온갖 바다 속 동물들이 모여 살고 있다. 바다 속 동물들은 바다 밑을 땅이라 부르고, 높은 바다를 하늘이라 부른단다. 하늘엔 귀여운 멸치 떼가 만드는 구름도 고등어 떼가 만드는 먹구름도 있을 뿐 아니라, 미역과 다시마가 이루는 숲은 장관을 이루고 있다. 계절이 바뀔 때 마다 넓은 바다를 가로 지르며 여행을 하는 철새 도요는 아고라는 끝이자 시작인 곳이라고 한다. 아고라를 뒤덮은 거대한 구름이 나타났다. 큰고래가 이끄는 고래 떼. 큰 고래 탈래스는 로고스를 찾아 가는 중이란다. 고래들이 사는 세상은 아고라 밑에 동물들이 사는 세상과 다른 곳, 철학이라는 세상이란다. 그들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아고라에 여행자 날치 선생, 프로타고라스가 들어왔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새롭다. 모든 궁금중은 프로타고라스 선생이 해결해 준단다. 프로타고라스 선생은 '세상의 중심은 바로 너희들 자신이란다.' 세상의 중심이 나라니. 그리고 아고라라니 이보다 멋진 것이 있을까? 프로타고라스 선생으로 부터 아고라의 동물들은 멋지게 말하는 법도 배우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지식도 배웠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이제 아고라의 어린 물고기들은 집을 나가고, 작은 소라개들은 다른 소라개들의 집을 빼앗기도 한단다. 또 다른 하늘을 보려고 나갔다가 갈매기에게 잡혀먹히기도 했단다. 세상의 중심이 자신이니 맘데로 해도 된다고 믿게 된 아고라의 물고기들. 대장 상어, 카이레폰이 델피 언덕을 찾은 이유는 아고라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 였다. 모두가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과시하고 싶은 모양이 되어 버린 아고라. 어떻게 해야할까?






"가장 지혜로운 자를 찾아야 하네. 아는 것은 모르는 것이고 모르는 것은 아는 것이니, 모르는 자를 찾도록 하게나. 지금 세상에서 지혜가 감춰졌듯이 드러나지 않은 모습으로 드러날 걸세."(p.49)



작은 소라게 플라톤은 궁금했다. 세상에 모든것이. 항상 물음표를 그리고 있는 못생긴 달팽이 소크라테스에게 큰고래 탈래스가 찾는 로고스를 물어보면 알 수 있을까? 정말 못생긴 아저씨를 찾아갔는데, 로고스를 물어볼 수가 없다. 아저씨가 자꾸만 질문을 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먹으라고 하니 배부르고 졸립다. 로고스를 알아야 하는데.. 아저씨가 알긴 아는걸까? 거기에 아저씨만 볼 수있는 다이몬. 신기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대장 카이레폰이 뜬금없이 소크라테스 아저씨가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것이 아닌가?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 맞을까? 아저씨와 함께 '지혜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이렇게 시작이 된다.



프로타고라스, 델피신전, 탈래스, 카이레폰, 소크라테스, 다이몬 그리고 플라톤까지. 철학개론에서 열심히 외웠던 인물들과 용어들이 물고기들에 이름을 빌려서 나오고 있다. 이렇게 재미있게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을 이야기 해도 되는 걸까? 조각술, 산파술이라고 불리우던 소크라테스의 독특한 대화법은 그의 부모의 직업에서 따온 말이란다. 산파가 아기를 낳도록 도와주거나 조각가가 조각을 하면서 도구가 필요한 것처럼 소크라테스 역시 제자들과 대화를 하면서 질문과 대답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카이레폰이 델피신전에서 받아온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 소크라테스'라는 것을 알아보기 위해서 소크라테스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대화를 하게 된다.




달팽이 소크라테스와 소라게 플라톤은 여행을 통해서, 소크라테스가 이야기하는 지덕합일설, '안다는 것'은 바로 '덕'이라는 것과 함께 악덕이나 죄를 무지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 나간다. 그러기 때문에 덕은 행복과 연결된다. 참된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의 무지한 행동이 불행하게 하고 죄의 나락으로 이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험이라는 것은 어떨까? 경험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낀 것에 의해서 형성된다. 여러 가지 경험을 하게 되면 여러 가지 지식도 갖게 된다. 하지만 이 경험이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 의해서 우리 자신이 속지 않으려면 변하지 않는 참된 자신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참된것이 진리이다. 소크라테스가 살던 세상은 여전히 소피스트들이 설치는 곳이었다. 자신들의 이야기만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속에서 남에 이야기를 듣는 소크라테스는 젊은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았고, 소크라테스에겐 사형이 선고된다.



왜 소크라테스는 그 법을 그대로 따랐을까?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 때문에 그랬을까? 사람에게는 영혼이 있다. 사람이 죽으면 영혼은 어떻게 될까? 이 영혼에 대해 가장 먼저 이야기한 사람이 소크라테스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에게 영혼이 있으며, 영혼은 절대로 죽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다. 게다가 소크라테스는 죽음은 꿈꾸지 않고 자는 것이고 사람의 영혼이 이 세상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 가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소크라테스의 영혼 불멸에 대한 '영혼론'. 그의 '영혼론'의 진위는 알 수가 없다. 철학자들의 모든 생각이 진리는 아니니까. 하지만, 그가 이야기하는 지혜. 지혜를 이끌어 내는 대화법은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도움을 주는 것임에는 확실하다. 그리고, 이 어려운 철학을 동화읽어내리듯 알 수 있다는 것.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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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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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노사이드가 뭐야?  그저 초록색을 띤 아이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표지가 섬뜩할 뿐이었다.  무서운 책이구나에서 끝났었는데, 이웃 리뷰어들의 반응이 난리가 아니었다.  꽤나 묵직한 느낌을 주는 이 책에 광분을 하는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내 이웃들은 거의 책에 미친 사람들이니까.  그래서 궁금했다.  어떤 내용이길래 이렇게 흥분을 하는지.  그리고 지금 내가 제노사이드에 미쳐서 내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한다. 물론 내 친구들은 이야기만 듣는다.  700페이지 가량 되는 책을 읽는 것은 미친짓이라면서 말이다.   700페이지 정도 되어야 읽을 맛이 난다는 나와 미쳤다고 외치는 친구들.   서로 이해 못하는 사람들.  제노사이드의 시작은 이런것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제노사이드 - 특정 집단을 말살할 목적으로 대량 학살하는 행위 (p.55)

 

 작가의 글을 따라가 보자. 현재 콩고에서는 '제1차 아프리카 대전'이라 불리는 전쟁이 진행중이고, 사망자 수는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많은 400만 명에 이르고 있고 정전 협정이 여러 차례 무너진 지금도 전투가 끝날 기미는 없단다.  2차 세계 대전 당시의 유대인 학살은 기억하는가?  너무 먼 이야기라면 우리 폐부에 와 닿는 사건을 찾아보자.  일본의 관동대지진 이후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고 방화를 일으켰다는 유언비어로 인해 수천 명의 조선반도 출신의 사람들이 말살당한 사건.  특정 집단을 말살하는 행위. 이 행위가 가능한 일일까 싶은데, 이런일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작가는 전면에 '제노사이드'를 내새우면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동일한 분량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 진다.  조너선'호그'예거 주변 이야기와 고카 겐토의 이야기가. 이야기가 끊겨버려서 화를 낼 법도 한데, 그 전에 끊어졌던 이야기가 궁금해서 신경질이 나기도 전에 이야기속에 빠져들어 버린다.   용병인 예거에게 또 다른 사건의뢰가 전해진다.  '폐포 상피 세포 경화증'에 걸려 얼마 남지 않은 아들을 위해 돈이 필요한 예거. 당연히 사건을 맡아야만 했다. 예거와 함께 만난 용병들. 스콧'블랭킷' 마이어스, 가시와바라 미키히코 그리고 전력을 알 수 없는 위런 개럿.  그들에게 내려진 명령.  '아프리카 내륙에 퍼져있는 바이러스를 없애라.'' 처음 본 생물은 발견하자마자 즉시 죽여라.'  분명 무슨 일인가 벌어지고 있다.  미국과 아프리카를 잇고 있는 곳의 반대편에 있는 고카 겐도.  아버지의 죽음이후 겐토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다마 이과 대학 고가 세이지, 아버지로 부터 온 메일 '아이스바로 더러워진 책을 펴라'(p.43).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지각 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데, 아버지의 10인치 컴퓨터를 노리는 무리들이 사방에서 겐토에 목을 조여오기 시작한다.  피해야한다.  그리고 아버지가 말한 곳에 숨어야 한다. 

 

 콩고 민주공화국 내에 피그미 종족. 음부티족 내부에 미국에 반기를 들고 있는 나이젤 피어스 박사가 숨어있단다.  처음엔 아이들을 죽이라는 줄 알았다.  아이들 키만한 사람들과 함께 서양의 문명 혜택이 전부한 그곳에 피어스 박사가 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있는 처음 본 생물. 발견하자 마자 즉시 죽이라는, 이 생물이 뭐냐는 의문 따위를 가져서는 안된다는 것이 이것이었을까?   '체모가 없는 살갗, 짧은 손발, 자세는 인간의 어린이와 흡사했다. 아직 두개골이 고정되지 않은 신생아의 오밀조밀한 얼굴은 그대로이고 목부터 아래만 성장한 것 같았다.  좌우 관자놀이 쪽으로 올라간 큰 눈.'(p.241) 인간과 비슷하지만 인간이 아닌 생물.  이해 불가능한 존재 앞에서 공포를 느끼기 시작하는 예거.  모두 속고 있다고 말하는 피어스 박사.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하는 것일까?  어떻게 이런일이 벌어졌을까?  누구도 의도하지 않은 사이에 예거와 겐토는 이어지기 시작한다.  아버지의 실험을 따라가다 나타난 '하이즈먼 리포트'. 무엇이 숨겨져 있기에 철저하게 막어놓은 것일까?  현대 사회에서 숨겨진 사실을 찾아내지 못할 방법은 없다. 

 

 지구 멸망 보고서라는 '하이즈먼 리포트'.  30년 전 하이즈먼 박사가 이야기했던 내용을 찾기 시작하는 겐토.  하이즈먼이 이야기하고 있는 지구 멸망의 원인.  1. 우주적인 규모의 화재  2. 지구적인 규모의 환경변동  3. 핵전쟁  4. 역병 바이러스 위협 및 생물병기  5. 인류의 진화.(p.248)  인류의 진화?  어느 시기에 급속하게 진화해 버린 인류.  그런 일이 가능한 걸까?  하이즈먼의 이론에 따르면 북경원인이나 네안데르탈인처럼 인류도 초인류에 의해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단다.   겐토에 손에 있는 아버지의 컴퓨터와 신비한 프로그램, 기프트. 기계화된 음성으로 다가오고 있는 숨겨진 인물 파피.   '폐포 상피 세포 경화증'이라는 듣도 보도 못했던 병을 치료하기 위한 프로그램. 성공만 하면 10만의 아이를 살릴 수 있단다.  그리고 그 아이중의 한명에 아빠가 조너선 예거다.  정상적인 것이 없기에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오히려 정상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콩고내륙안에서 도주하고 있는 피어스 박사 일행에게 위치를 알려주는 것도, 기프트 프로그램을 아무런 댓가없이 정훈이 도와주는 것도, 아버지의 정인이라 의심했던 사카이 유리의 존재도 마저도 말이다.

 

이것은 그냥 암살이 아니라, '제노사이드'라고 생각했다.  목표는 이 세상에 한 개체밖에 없는 인류종, 단 한 사람을 '제노사이드'하는 것이다. (p.277)

 

 명석한 의식과 지성을 가진 아이.  일반적인 유아의 나이로 보면 세살밖에 되지 않는 아이가 미국의 최고수준에 암호를 풀어버렸다.  그것만으로도 아이를 죽여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 누스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네메시스 작전이 펼쳐져야만 했던 이유는 누스를 그냥 놔두기에는 너무나도 위험한 지적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루벤스의 말처럼 '누스는 우리보다 도덕적일까, 아니면 더 잔혹할까?  지적으로 열등한 다른 종류의 인류와 공존하는 것을 용납할까?  공존이 용납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지배당할 것이 뻔했다.  현재 살고 있는 인류가 멸종위기 동물을 보호하는 것처럼, 초인류도 우리를 일정 수를 유지시키며 관리하려 할 터였다.' (p. 317).  이 아이 혼자 뿐이었을까?   그들이 이야기하는 이 세상에 한 개체밖에 없는 유일한 인류종이 누스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는 이 아이, 아키리 뿐일까?

 

 부계의 유전자 변이로 태어난 아이. 신인류, 초인류라고 불리우는 이 아이의 신비한 능력이 전혀 불가능한 일이라고 보이지 않는 까닭으 무엇일까?  '폐포 상피 세포 경화증'이라는 가공의 병 역시, 너무나 자연스럽게 짜여져서 겐토와 정훈이 염려를 하고 있는 10만의 아이들의 모든 질병을 해결해 주는것 처럼 보이기 까지 한다.   '제노사이드'로 명해졌기에 '아키리'를 지킬 수 있냐가 가장 큰 이야기 인 것 처럼 보이지만 그것만이 아니다.  한 사람에 판단으로 전쟁이 일어나고 묻어 버릴 수 있는 정계를 대표 하는 번즈를 막기 위해서 움직였던 인물들,  자신의 앞길을 막을 것 같은 거추장스러움을 없애기 위해 '제노사이드'를 명하는 사람.  자신의 뜻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적이 되는 사람들.   정치와 경제, 과학 분야에 신약 개발까지 모든 것을 건드리면서도 몰입도를 방해하지 않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을 마지 않으면서도 그가 이야기 하는 것들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섬뜻해 진다.  며칠 전, 인터넷에 아프리카 괴생물체, 고블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70cm 정도에 인간과 비슷한 생물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왔었다.  '제노사이드'를 생각했던 이는 나 뿐이었을까?  나와 다르고 나보다 훨씬 우월하다는 이유로 등을 돌릴 수 있는 권한이 인간에게 있는 것일까를 강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제노사이드'.  이 더운 여름의 끝을 확실하게 책임져 준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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