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영업 실수를 안 하면 누구나 성공한다
이상훈 지음 / 써네스트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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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일을 하던지 처음 시작은 어렵다.  스무살 갓 넘어서 들어간 첫 직장은 어찌나 생소한 것이 많았었던지, 선임을 따라하면서도 이게 제대로 하고 있는지 어리숙함의 끝을 달리던 기억이 난다.  몇해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신입때 느꼈던 당혹스러움은 사라졌지만, 뒤에 들어온 친구들이 신입시절에 저질렀던 실수를 똑같이 하는 것을 보면서 슬며시 웃곤 했었다.  그나마 그 어린시절 내가 맡은 업무는 내근직이었고, 그 나이에 맡은 보조업무였기에 다행이었는지도 모른다.  직책이 높아지면서 하는 업무들의 경중은 높아갔고, 이젠 실수가 작은 미소로 끝날 일이 아니게 변해갔었다.  첫 직장이 국제 운송을 하는 곳이었는데, KAL(대한항공) B/L을 가지고 오라는 소리를 듣고는 칼을 가져도 준 적도 있었고, 일본항공에 송금해야하는 돈을 비슷한 항공사에 송금한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한 순간이었는데, 모르니 용감하다고 아무렇지도 않았었고, 선임들만 쳐다봤었다.

 

 내근을 하고, 보조업무를 맡았을 당시도 이럴진데,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일을 하는 분들은 한번의 실수가 얼마나 큰 쓰라림으로 다가올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남편이 몇해전 사업을 시작하면서 한 동안은 온갖 실수를 다했었다.  들어오는 수입보다 나가는 지출이 훨씬 많았고, 한번의 실수는 웃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짐으로 어깨를 눌렀었다.  그리고 그 짐은 곧바로 금전적인 문제로 연결이 되었었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없었으니 누구에게 물을 수도 없는 일이었지만, 어린시절 내가 만났던, 나를 대신해서 방패가 되어주던 선임들 같은 사람들이 옆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어리버리한 신입들에게 다 알것같은 내용들도 조근조근 들려주고, 실수를 하지 않도록 처음부터 잡아주는 선임이 있었다면, 사람을 만나는 법부터, 어떤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것이라는 말을 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지금 나는 거기에 딱 맞는 작은 핸드 북을 읽고 있다.  보험영업을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 어미새가 아기새에게 씹어 먹어주는 것처럼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이야기들이 들어 있는 책.  이상훈 Life Planner의 <보험영업 실수를 안하면 누구나 성공한다>는 그런 이유식 같은 책이다.  딱딱해서 씹어 먹을수 없는 아기를 위해서 뭐 이런것까지 라고 할 정도로 조곤조곤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처음 보험영업을 하는 신입들은 보험회사 측에서는 신입이지만, 고객입장에서는 절대 신입이 아닌다. 아니, 신입을 원하지 않는다.  보통의 사람들은 FC나 LP들에게서 자신들보다는 전문적인 지식을 원한다.  요즘처럼 토탈솔루션을 원하는 떄에는 더하다.  그들을 만나면 내 재산과 내 미래가 밝아지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런 기대로 만나 FC나 LP가 스스로 확신도 하지 않고, 어버버한다면 그런 사람에게 내 미래를 맡길 수 있을까?

 

 산본 촌놈이라고 본인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상훈 LP는 그런 사람들의 기대심리를 알고 있는 똑똑하면서 진솔한 사람이다. 그러기에 보험영업인이 아닌, 고객의 입장에서 신입FC들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굉장히 간략하게 쓰여진 것처럼 보이지만, 신입편(99), 고객관리편(52), 손해보험편(8), 자동차영업편(13), 4년차 이상편(58), 10년차 이상을 위한 조언(13)으로 이루어진 내용들은 그가 이야기 하듯이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고객심리 가이드이고, 300만 영업인을 위한 고객관리 기법의 공개이다.  어느 영업인도 자신의 고객관리 기법을 이렇게 쉽고 자세하게 알려주지는 않는다.  자신이 얼마나 잘나서 얼마나 많은 고객이 있다고 외치는 사람들의 책들은 많이 읽었지만, 영업인이 후배들을 위해서 이런 글을 쓴 사람은 본적이 없다.

 

 이 얇은 책속엔 이상훈 LP의 고객 철학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 얇은 이 책은 가벼워야 함에도 무겁다.  사실, 책을 처음 봤을때는 '보험약관'인가 하는 생각을 들었는데, 그가 이야기 하는 것처럼 그는 참 진국인 사람인 듯 하다.  해약을 하면서 그동안 잘 해 주어서 고맙단 말을 들을 수 있고, 자식들의 멘토로 모셔가기를 원하며,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맨 처음으로 떠오르는 사람. 인생의 동반자로, 애매한 문제로 고민할 때 전화할 수 있는 그런사람으로, 그리고 우리가족을 부탁해 하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친구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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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소설 40 -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개정증보판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
김동인 외 지음, 박찬영 외 엮음 / 리베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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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꺄악~하고 소리를 지르고 싶을 정도로 가슴이 쿵쾅거리는 책을 만났다.  어린시절 한편씩 읽었던 이 추억의 글들이 한권에 전문이 들어있는 책을 만났으니 말이다.  무려 40편이다.  한국문학사의 획을 그었던 작품들이 이 얇디 얇은것 같은 한권속에 다 들어있다.  그것도 작가별로 말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그뿐이 아니다.  그냥 읽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설명까지 해주고 있다.  어떻게 이런책이 가능하단 말인가?  저작권 문제도 상당할텐데 말이다.  글의 일부가 아닌 처음부터 끝까지 말이다.  한편 한편 읽으면서 이글들이 이렇게 단편이었던가 싶었다.  내 기억속 글들은 굉장히 거대한 나무처럼 서 있는데, 글보다 작가와 작품이 가졌던 아우라 때문이었던 것 같다.

 

 

김동인-배따라기, 감자, 붉은산 / 현진건 - 술 권하는 사회, 운수 좋은 날, B사감과 러브레터 / 나도향 - 벙어리 삼룡이, 물레방아 / 전영택 - 화수분 / 이태준 - 달밤, 꽃나무는 심어 놓고 돌다리 / 계용묵 - 백치 아다다 / 주요섭 - 사랑손님과 어머니 / 유진오 - 김 강사와 T교수 / 김유정 - 만무방, 금 따는 콩밭, 봄봄, 동백꽃 / 이상 - 날개 / 이효석 - 메밀꽃 필 무렵, 산 / 김동리 - 무녀도 / 박태원 - 천변풍경(이발소의 소년) / 채만식 - 치숙, 이상한 선생님 / 현덕 - 하늘은 맑건만, 고구마, 나비를 잡는 아버지 / 염상섭 - 두 파산 / 황순원 - 별, 독 짓는 늙은이, 소나기, 학 / 김성한 - 바비도 / 하근찬 - 수난이대 / 김승옥 - 서울, 1964년 겨울 / 조세희 - 뫼비우스의 띠,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이청준 - 눈길

 

 작품의 제목만 쓰는 것 만으로 이렇게 떨릴 수가 있을까?  표본실에 청개구리가 들어있지 않는게 조금 아쉽지만, 그보다 더 많은 작품들이 읽는 내내 행복하게 만드는 마법을 펼친다. 단편들이라 초등학교 저학년인 작은 아이에게 엄마 목소리로 읽어주기에도 편하다.  알아듣는지 못 알아듣는지는 모르겠지만, 엄마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좋아하는 우리집 작은 녀석은 그렇게 '달밤'을 '붉은 산'을 '무녀도'를 듣고는 좋아라 한다.  아이가 이 작품들을 인지할때 쯤 되어서도 지금처럼 즐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엄마가 이리 행복해 하니, 이 작품들을 읽을땐 행복한 기운이 넘쳐나는구나를 느꼈으면 좋겠다.

 

 

 '한 권으로 읽는 2013년 16종 국어 교과서'로 되어있다. 수능.논술. 내신을 위한 필독서로 되어 있는 이 단편들은 청소년 문학 분야 베스트셀러인 <한국단편소설 35>의 개정 증보판으로, 중고등학교 교과서 개정과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꼭 포함돼야 할 작품을 추가하고 내신, 수능, 논술을 위해 내용을 보완하였단다.  아이가 아직 초등학교라 <한국 단편소설 35>도 몰랐었는데, 이렇게 40으로 만나니 너무 좋다.  이 속에 포함되어 있는 작품들은 문학 교과서 수록 빈도, 문학사적 의의, 예술성을 기준으로 선정하였다고 한다.  게다가 한편 한편을 감상하기 전에 줄거리를 구성 단계에 따라 구분해 작품의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작품해설은 당연하고, 어려운 어휘까지 주석을 달아 줘서 작품을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으니 놀랄 수 밖에 없다.

 


 

 리베르의 책을 찾아보니 <한국단편소설 40>을 넘어선 <한국단편소설 65>와 <세계단편집>도 있는게 아닌가?  <한국단편소설 65>에는 이 책에 실려있는 작품외에 고문학 작품까지 포함되고 있어서, 조금은 어려운 감이 있는데, 처음 단편소설을 만나기에는 이만한 책이 없을 듯 싶다.  중.고등학교때는 책을 읽기 보다는 작가와 작품만 외우고 소설의 종류와 배경, 시점을 중점으로 외웠던 기억들이 나는데, 그런 작품세계와 작품정리를 후에 보더라도, 이 책을 통해 작품을 한편씩 읽어 내리면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경험을 할 수 있다니 참 행복하다.  기억속에 거대한 아우라로 남아있던 작품들을 나만의 글로 만날 수 있다는 건... 이제야 만나는 행복일테니 말이다.  여전히 중고생들은 학습과 함께 읽어야 할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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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가 돌아왔다 한림 고학년문고 23
홍종의 지음, 양상용 그림 / 한림출판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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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2월 7일 충청남도 태안군 앞바다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인천대교 공사를 마친 삼성물산 소속 크레인 부선 ‘삼성 1호’를 예인선이 경상남도 거제로 끌고 가다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정박해 있던 홍콩 선적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와 충돌하여 유조선 탱크에 있던 7만 8,918배럴의 원유가 태안 인근해역으로 유출되어서, 서해 앞바다가 기름바다가 되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서해앞바다로 달려갔고, 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입지 않은 면옷을 추수려서 그곳으로 보냈었다.  발을 동동구르면서 안타까워했지만, 그 당시에는 서해에서 잡히는 어류들은 피하게 되었었다.  그리고 5년이 흘렀다.  지금 그곳은 어떨까?  이젠 무던해지기도 했고, 태안 앞바다가 깨끗해졌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있을까?  한림에서 나온 <낙지가 돌아왔다>는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햇살을 받아 알록달록 빛을 내는 기름 흔적들은 낙지만 쫓아낸 것이 아니었다. 바지락, 소라, 농게, 칠게, 갯지렁이,개불,망둥이, 짱뚱어... 그리고 만평이도 갯벌에서 쫓아냈다. (p.15)

 

 낙지 귀신이라고 불릴 정도로 낙지를 잘 잡는 만평이의 눈에 기름이 쫓아낸 것들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낙지를 돈으로 바꿔주던 물빛식당도, 그곳에 있던 혜림이도 조개를 캐던 동네 아줌마들도 도시로 쫓아내어 버렸고, 이제 하나남은 친구,광태마저 도시로 간단다. 할머니는 광태네 배를 아빠를 위해 사셨지만, 이곳은 희망이 없다면서 아빠도 도시로 가기를 원하고 있다.  갯벌이 백만평이나 되는 이 너른 땅이 이제 쓸모가 없어졌다고 하고, 매일 낙지를 잡기위해 뻘로 나가는 만평이는 어떤것이 옳은지 알수가 없다. 광태가 몇해전에 자원봉사로 왔던 아이들을 초대하고 싶단다.  그것도 만평이에 이름으로.  깨끗해진 서해바다를 보여주고 싶다고 이야기 하지만, 광태의 관심이 서울에서 왔던 슬비에게 있는 듯 하다.

 

 광태와 만평이가 외우고 있던 서울 아이들의 e-mail.  아이들은 만평이에 초대를 받아들일까?  찬우에게 '놀러 와'라는 제목으로 온 메일은 스팸처리가 될 뻔했다.  백만평이라는 이름이 없었다면 말이다.  이런 이름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서해 바다가 온통 검은 기름으로 뒤덮였을때, 친구들과 함께 기름을 닦으러 내려갔던 곳. 그곳에서 만난 만평이의 메일.  마을 앞 갯벌이 백만 평이서 이름이 '백만평'이라는 아이.  슬비를 꼭 데리고 와야만 한단다. 바다가 깨끗해지면 꼭 초대하겠다던 만평이의 메일이 드디어 온것이다. 함께 했었던 정빈, 상기, 태연, 슬비와 함께 서해바다로 가기위해 아이들은 부모님을 설득하고, 만평이는 기다리지 않았던 승낙의 메일을 받게된다.

 

 아이들은 아이들 답게 놀때가 가장 행복하고 사랑스럽다.  갯벌을 뛰어다니고, 그곳에서 조개를 잡는 아이들.  '물고기 귀신'처럼 맨 손으로 고기를 잡는 만평이는 아이들의 눈에 영웅처럼 보였을 것이다. 한때는 '낙지 귀신'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아이가 '물고기 귀신'이라니. 만평이는 듣기 싫은 소리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니 행복하다.  뒤로 빼던 아이도 아이들이 잡아온 조개며 물고기를 맛보고는 아쉬워하기 시작하고, 아이들은 광태와 만평이 아빠와 함께 낚시를 떠난다.  바다는 언제 검은 기름으로 뒤덮였냐는 듯이 아이들을 맞이하고, 아이들은 바다의 품으로 들어간다.

 

 하림 고학년 문고로 나온 <낙지가 돌아왔다>는 만평이의 성장통을 그린 이야기다.  만평이가 커가는 과정에서 서해바다의 기름 유출 사건을 이야기한다.  한순간의 실수로 한 마을이 변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고, 또 다시 살기 위해서 일어서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바다는 깨끗해 진것 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기름의 흔적들은 여기저기 남아있다.  마을에서 횟집을 하는 주인의 입에서 '횟감도 멀리 동해에서 가지고 옵니다. 절대 여기서 잡은 고기 안 씁니다'(p.76)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전히 그 여파는 바닷가 마을에 남아있다.  모두 떠나버리고, 고기도 잡을 수 없는 이곳에서도 희망은 있다. 다시 돌아온 고기들과 깨끗한 갯벌이 아니면 살지 않는 낙지의 모습을 보면서, 바다를 버리겠다던 아빠가 바다위에서만 바다를 통째로 가슴에 담는 모습을 보면서 말이다.

 

낚시줄을 풀어내는 아빠 모습을 본 것이 얼마만인지 모른다.  만평이는 일부러 아빠 뒤에 서 봤다. 아빠의 넓은 등에 바다가 다 가려졌다.  비로소 아빠가 바다를 통째로 가슴에 담았다.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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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카니발 율리아 뒤랑 시리즈
안드레아스 프란츠 & 다니엘 홀베 지음, 이지혜 옮김 / 예문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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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단서는 현장에 있다.'라는 말은 범죄 드라마를 볼 때마다 나오는 말이다.  축제를 뜻하는 카니발이 신데렐라를 위해서 열렸단다.  『신데렐라 카니발』.  표지만 보고는 어떤 내용인지 알수가 없다.  12시 종이 울리면 변하는 마차와 신데렐라를 생각했는데, 책 표지는 여간 음산한게 아니다. 눈을 가리고 있는 전라의 아가씨에 손끝에 가느다란 빨간 줄이 메어져 있다. 줄을 따라가다 보면 누군가가 나올까? 줄을 따라가고 싶지만 이 줄이 걸쳐있지 않은 곳이 없다. 나뭇가지에도 고양이와 시계에도, 어디로 따라가야 하는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어울리지 않은 저 축음기는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저리도 고혹적으로 놓여있는 것일까?  

 

 

 '이 작가가 없었다면 넬레 노이하우스는 없었다!'라고 출판사에서 단언하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작가가 안드레아스 프란츠다. 처음 알았다.  이 작가가 독일 미스터리 스릴러계의 국민작가라는 사실을 말이다.  독일 미스터리 작가를 넬레 노이하우스부터 만나서 그녀가 다라고 생각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에게 영향을 준 작가의 글이 궁금하지 않을수 없다.  게다가 이 작품이 안드레아스 프란츠의 유작이란다. 그것도 반만 완성된.  매력적인 작가들은 왜 이리 허무하게 우리곁을 떠나는지 모르겠다.  <밀레니엄>의 스티크 라그손에게 느꼈던 그 감정을 『신데렐라 카니발』을 읽고 안드레아스 프란츠에게도 느낄 수 있을까?  기대반 의심반으로 읽어 내리기 시작했다.

 

 가독성은 상당하다. 첫장을 펼치고 마지막 장을 덮을때까지 어떻게 시간이 지나가 버렸는지 모를정도로 빠른 속도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져 간다.  세명의 여학생이 광란의 파티를 마친후, 캐나다에서 유학온 공부 벌레, 제니퍼 메이슨이 끔찍하게 살해된 채 발견된다.  그녀를 누가 죽였는지는 알아내지 못한채, 그녀와 함께 했던 학생들은 구형을 받게 된다. 그렇게 2년이 지난 후, 유사한 사건들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제니퍼에 사건에서 아무런 주목도 받지 않았던 학생의 흔적이 여기저기에서 보이기 시작하고, 그를 따라가는 형사들의 이야기가 숨가쁘게 진행되어 진다.  이야기는 제니퍼 메이슨의 사건이지만, 그보다는 율리아 뒤랑이라는 매력적인 형사의 이야기가 눈을 끈다. 

 

 거친 싸움터에 임하던 그녀가 보여주는 트라우마는 처음부터 그녀의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임을 알려주고 있다.  곳곳에 나오지만 조금씩 보여지는 그녀의 이야기. 어떤 일이 그녀에게 있었던 것일까?  율리아 뒤랑은 안드레아스 프란츠의 중요 시리즈 속 주인공이란다.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인 그녀가 어떻게 그랬는지는 알수 없지만, 갇히고 성폭행을 당하고, 죽음에 위기에서 가까스로 살아 났단다.  그래서 이런 끔찍한 죽음의 사투가 있었을 현장을 보면서 아파하고, 그녀와 같은 아픔이 있는 정신과 의사, 알리나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신데렐라 카니발』의 초반은 어떤 이야기로 끌고 갈지, 율리아 뒤랑이 어떤 활약을 하게 될지 끊임없이 궁금하게 만들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두명의 작가가 쓴 『신데렐라 카니발』. 안드레아스 프란츠가 절반가까이 완성된 작품을 그의 열렬한 팬이기도 한 다니엘 홀배가 완성을 했단다.  이야기는 부드럽게 이어져 나간다. 분명 그렇게 진행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이어져 나간다. 그런데 그게 문제다. 절반 가량이 넘어가면서 이게 어떻게 흘러나가겠구나가 보이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안드레아스 프란츠가 의도했던 내용이었는지, 이야기를 맞추어 나가기 위한 다니엘 홀배의 장치인지를 알수가 없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율리아 뒤랑보다는 영특한 자비네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어쩌면, 작가가 율리아의 이야기를 넘어서 자비네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야기의 긴장감은 상당히 느슨해져 버린다.  이야기가 맥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강한 이야기가 후반부를 강타하고, 읽으면서 눈살을 찡그리게 되는 경우가 앞부분보다 훨씬 많은데도, 긴장감이 없다.

 

 정상의 자리에 오른 작가의 미완성 유작을 그의 팬이 완성한 드문 케이스로 출간 당시 독일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 2012년 3월 출간 즉시 슈피겔과 아마존 1위에 올랐으며 50만 부가 판매되는 기염을 토하며 율리아 뒤랑 시리즈에 관한 전 독일의 지대한 사랑과 지지를 재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니 탄탄하지 않은 글은 아닐텐데 내겐 조금 허무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니엘 홀배가 율리아 뒤랑의 13번째 시리즈를 지필 중에 있단다.  율리아 뒤랑보다 자비네를 사랑하는 것같은 다니엘 홀배가 어떤 이야기를 들고 나올지 궁금해지긴 한다.  스너프, 똑같이 닮은 남매, 성폭행을 당했던 형사반장. 강한것은 다 나왔는데, 왜 이렇게 씁쓸한걸까?  안드레아스 프란츠가 처음 율리아 뒤랑을 만들어 냈던 그 작품을 읽어봐야 제대로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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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파이어 유혹 1 크로스파이어 1
실비아 데이 지음, 정미나 옮김 / 19.0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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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수백만 독자를 매료시킨 역대 최고의 로맨스 - 그는 나를 가졌고 나는 그에게 갇혀버렸다.

 

 얼마전에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읽었었다.  이런 내용이 책으로 나올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었지만, 읽은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출퇴근 길에 그레이를 읽는 이들도 상당수 보면서, '엄포 월드'라는 말이 실감이 났었다.  버젓이 읽기엔 쉽지 않은 그런 책이 메이저급 출판사에서 나온 것 자체가 이슈였는데, 그보다 더한 책이 나왔단다.  개인적으로는 그레이를 만나면서 아니 이런 이상한 사람이 다 있을까 싶었는데, 그보다 강하다는 말에 또 읽고 있다.  딱히 더 강한 걸 바라지는 않았다. 워낙에 그레이가 강했으니까 말이다. 

 

 

 역시나 매력적인 남자와 사랑스런 여인이 만났다.  그레이 만큼이나 치명적인 성적 매력에 세계적인 거부인 기데온 크로스.  그뿐인가? 스물여덟에 힘이 넘치는 남자란다.  그에 파트너가 될 여인은 기데온이 소유한 크로스파이어 빌딩에 입주한 광고 에이전시에 갓 입사한 금발의 에바 트라멜. 전세계가 눈독 들이고 있는 매력적인 양성애자, 캐리와 함께 살고 있는 이 아가씨가 입사 첫날에 마주친 기데온에게 빠져버렸다. 아니, 누가 빠져버린건지 알수가 없다. 제목이 유혹이니 은밀한 유혹을 기대하려 했는데, 이들의 유혹은 당황스럽다. 대놓고 함께 자고 싶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 답으로 에바는 B.O.B와 데이트를 즐겨야 한다고 거절을 하고,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 싶다.

 

 어렸을 적 읽었던 하이틴 로매스 속 남자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매력적이었다. 그레이도 기데온도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함 그 자체다. 그들만 그런가?  그들의 파트너 역시 남자 주인공들이 푹 빠져 들만큼 매력적이다. 다만 아나와 에바의 차이라면 순진한 아나가 서브미시브였지만, 에바는 주도권을 가지고 있을만큼 성에서 자유로운 아가씨라는 점이다.  <크로스 파이어>는 두사람의 성관계만 놓고 본다면 <그레이의 50가지 비밀>에 비해서 지극히 정상적이다.  에바는 기데온에게 특별한 운명을 느끼고, 진정한 사랑을 해본 적 없는 기데온도 에바에게서 느낀 강렬한 끌림을 거부할 수가 없다.  그렇게 그들은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끊임없이 사랑을 확인한다.

 

 '이렇게 해서 잘먹고 잘 살았어요~'하면 어린시절 읽었던 하이틴 로맨스다.  뭔가가 있어야 이야기가 된다. 어두운 이면을 가지고 있는 기데온. 그의 잠버릇으로 약간의 단서는 비추고 있지만, 아직 어떠한 이야기도 꺼내놓지 않고 있다.  유혹 1은 기데온이 아닌 에바의 과거를 들려준다.  어린시절 아픈 상처를 들려주면서 '내게 이런 상처가 있어요? 그래도 사랑할 수 있나요?'를 툭툭 건드려 준다.  비상식적이리 만치 에바처럼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에바의 엄마에 남편들과, 그들을 통한 부의 축척.  딸에 대한 병적인 집착을 보여주는데도, 책속 인물들은 감싸주고 당연한것 처럼 받아들인다.

 

 <크로스 파이어>역시 <그레이>시리즈 처럼 3부작으로 나올 예정이다. 유혹 1,2를 시작으로 중독과 구원이 나올 예정이니, 그레이 시리즈의 심연, 해방과 거의 비슷한 구조를 이룰 것 처럼 보인다. 어떤 이야기가 더 독자들을 매료시키고, 역대 최고의 로맨스가 될지는 아직은 알 수가 없다. 그들의 사랑이 모든 이에게 같게 느껴질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동일한 것을 보더라도 밝은 빛으로 느낄수도 어둡고 위험한 빛으로 느낄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내가 어떻게 느꼈던 다른 이의 취향에 가타부타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건 그냥 취향 문제이니까 말이다.  그러니, 실비아 데이가 기데온과 에바를 통해서 어떤 사랑을 그리고, 그 사랑을 읽는 독자가 <그레이>시리즈와는 다른 느낌을 받더라도 그건 취향 문제일 뿐이다.  실비아가 이 책을 통해서 일반적인 사랑, 아픈 사랑, 양성애자의 사랑, 동성애자의 사랑과 같은 모든 사랑을 보여주는 것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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