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 희망의 날개를 찾아서
소재원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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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원작 소설이란다.  제목만 봤기에 『소원』이 어떤 내용인지 몰랐다.  어떤것을 바라는 내용이구나 하고 있었는데, '나영이'이야기란다.  이제 '나영이'보다는 '조두순 사건'으로 불려지는 사건이 2008년에 있었다.  부모였기에 추운 겨울녁에 방송을 통해 인터넷을 통해 들려오던 그 사건은 끔찍함을 넘어서 가슴이 아렸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을까?  사람이 어떻게 그럴수가 있을까?  누구나 그런 생각을 했었을 것이다.  그리고는 묻어두었다.  무섭고 끔찍해서 깊숙히 묻고 싶었던 이야기가 다시 수면위로 나오고 있다. 영화로 소설로 아이의 이야기를, 그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이래도 될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다시 아이와 가족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펼치기가 무서웠다.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조두순 사건'은 무거운 죄질에도 불구하고 고령의 나이와 알코올중독 등에 의한 심신 미약을 이유로 징역 12년을 선고받는 데 그쳤다. 그의 잔인한 범죄 수법과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하던 뻔뻔한 태도는 아동 성폭행에 대한 슬픔과 분노를 강하게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그 가족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아니, 그것이 궁금한것이 아니다.  나영이는 이제 조금은 마음 아픈것이 괜찮아졌을까?  함부로 이야기할 수 없는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까?  생각만으로도 미안하고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어떻게 다스려야만 할까?  <살인의 추억>, <그놈 목소리>, <추격자>등을 만든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가 '소원'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다룬 영화, 그리고 그 영화의 원작 소설『소원』. 그 속에 나영이와 나영이의 가족이 웃고 울고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윤이에게 뽀뽀도 받고 싶어. 용돈도 주고 싶고, 매일 아침 학교도 데려다주고 싶어. 목마도 태워주고 싶고 문방구에 같이 가서 뽑기도 하고 싶어." (p.89)

 

  여덟살 지윤이가 사고를 당하고 난 후, 지윤이네 가족은 보통의 가족과는 다른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남자 어른을 무서워하는 지윤이에게 아빠가 다가갈 자리는 없었고, 그런 아빠는 모든것이 적대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얼마나 사랑스러운 나이인가? 여덟살.  학교에 들어가 아이들과 병아리처럼 이야기하고 집에 들어와 모든것을 끝임없이 조잘거리는 나이. 그런 환하고 노랐게 물결치는 아이의 생활이 사라져버렸다. 아이와 함께 하고 싶은 아빠는 엄마에게 화를 내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자신을 받아줄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을 했었기에 아빠는 술과 화가 자연스럽다고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아니, 술을 마시면 기억이 사라져 버리니 악몽같은 기억을 머릿속에서 없애버리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아빠가 사고가 났다. 사랑하는 아이의 사고로 모든것이 바뀌어버린것은 엄마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지금 사랑하는 남편마저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삶은 왜이리도 버겁게 다가올까?

 

"가족과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만들어낸 또 다른 지윤이. 선배는 지윤이와 함께하고픈 마음으로 지능을 퇴화시킨 거예요. 부정이란 힘으로 불가능한 의학적 상식을 뛰어넘은 거죠." (p.157)

 

  의학적 상식으로는 불가능한 일.  여덟살이 되어 버린 남편.  지윤이의 친구인 도라에몽이 되어버린 아빠. 아빠는 지윤이와 그렇게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한다. 도라에몽이 되어 지윤이의 친구가 되어 아빠는 이제야 행복해졌다.  망각으로 기억이 사라졌으니 처음부터 행복이었는지도 모른다.  각시가 있고 사랑하는 딸이 있으니.  왜 지윤이를 만날 수 없는지, 왜 지윤이가 소변주머니를 달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도라에몽이 지윤이에게 100번만 편지를 쓰면 각시가 지윤이를 만날 수 있다고 했고, 지윤이는 도라에몽을 좋아한다.  아빠는 도라미보다 지윤이를 더 사랑하는 도라에몽이라서 행복했다.  지윤이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100번의 편지를 다 쓰지 않아도 지윤이를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소설이기에 가능한 이야기. 아빠가 도라에몽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기에 택시기사 아저씨가 도라에몽 탈을 쓴 아빠에게 음료수를 건네주고 놀이동산에서 지윤이와 아빠를 위한 도라에몽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모두가 아빠와 지윤이의 일을 알아서 다행이었다.  소설이라도 여덟살이 된 아빠와 여덟살 지윤이가 활짝 웃어서 다행이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도 소설이기에 그렇겠지 하고 읽어 내렸지만, 지윤이를 향한 아빠의 마음에 가슴이 아려왔다.  지윤이가 무서워하는것이 두려워 도라에몽 탈을 벗지 못하는 아빠를 보면서, 도라에몽을 보면서 활짝 웃는 지윤이를 보면서 가슴이 아려왔고, 학교에서 마주친 학부모들의 반응에 답답함이 밀려왔다.  그리고 지윤이의 한마디에 눈물을 쏟을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사랑을 하고 있다.  나는 사랑을 받고 있다. 나는 사랑을 주고 있다. 나는, 사랑을 간직하고 그것을 지켜나가고 있다.  사랑을 지켜내는 힘겨움, 그것은 행복이다.  이 복된 힘겨움마저, 소중하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족이라는....' (p.188) 힘겨움 마저도 복되다고 사랑을 지켜내는 힘겨움이 행복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가족에 대한 사랑은, 아이에 대한 사랑은 부모를 강하게 만든다. 이 이야기는 책으로 영화로 끝나버리면 안되는 이야기다.  두렵고 무서워서 묻어버리고 싶은 나같은 이들에게 다시 들으라고 잊지말라고 하고 있다. 미지의 12년 후가 두려운 아이에게 힘이 되길 바란다.  나영이 아빠의  이야기처럼 결국 우리의 일인 이야기.  결코 가족의 행복을 빼앗을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되기를 바란다.  기적은, 희망은 결국 가족이, 사회가 만들어 내는 것이니까 말이다.  

 

'내 일이다. 내 가족의 일이다. 내 딸의 일이다. 내 친구의 일이 될 수도 있고, 내 친구의 친구의 일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우리의 일인 것이다. 우리의 관심.  그것으로 우리는 기적을 이루어낼 수 있다 굳게 믿으며 싸워나갈 것이다.  그리고 보여줄 것이다.  그놈은 결코 우리 가족의 행복을 빼앗을 수 없었다는 것을.' (p.19 / 나영이 아빠의 추천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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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지우고 남은 것들 - 몽골에서 보낸 어제
김형수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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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초에 가장 많이 읽힌책은『조드-가난한 성자들』이었을 것이다. 연말에 이웃님들이 뽑은 2012를 대표하는 책 속에서도 『조드』는 끊임없이 화자되는 책이었다.  김형수 작가의 장편소설 『조드』.  칭기스칸에 대한 이야기임을 알고 있었는데, 처음엔 조드가 칭기스칸에 이름인가 했었다.  조드는 대초원 몽골제국의 겨울을 대표하는 기후현상 중 하나란다.  세기의 정복자 칭기스칸과 몽골 제국의 대서사는 <몽골비사>가 발견되기 전까지 유럽 문명에 의해 야만적이라 폄하된 기록으로 남아 있었지만, 로마제국이 400년 동안 확장한 만큼의 영토를 25년 만에 차지한 칭기스칸의 역사는 유라시아 대륙의 팍스 몽골리카를 이룩함으로써 동서양 문화, 종교, 경제의 시공간적 한계를 뛰어넘는 '세계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몽골인이 아닌 한국인에 의해 이 잃어버린 기록을 복원해 장엄한 서사로 만들어 진 것이다.

 

 

 『바람이 지우고 남은 것들』은  김형수 작가가『조드-가난한 성자들』을 쓰기까지 10년 넘게 몽골 고원 구석구석을 직접 답사했던 여정과 기록을 담은 에세이다. 『조드-가난한 성자들』을 역대 칭기스칸 소설 중 가장 살아 숨 쉬는 작품이라는 평에 버금가게 10년이 넘는 몽골 고원 구석 구석과 대륙의 토테미즘과 몽골인의 이야기들이 에세이 곳곳에 녹아있다.  광활하게 탁 틔인 초원으로 그들의 시력이 5.0이라고 했던가?  그런곳에 김형수 작가는 10년 넘게 답사를 하고, 우리가 알지 못하던 몽골을 들려주고 있다. 고요와 적막 속에서 귀는 언제나 비어 있고 눈은 항시 지평선으로 열려 있는 몽골인의 생태. 막막무제의 초원에서 각자 자신을 엄격하게 규율하고 다스리는 그들의 정신을 함께 느끼고 겪으면서 순간 순간을 들려주고 보여주고 있다.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내가 몽골에 다녀온 것은 열한 번이다. 1999년 나담축제를 필두로 열세 해 동안 3월, 5월은 빼고 9월 10월에는 두번씩, 나머지 달은 한번씩 같다.' (p.60)

 

  작가가 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고증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편하게 왔다갔다할 수 있는 우리 나라가 아닌 외국, 그것도 그곳의 전설을 이야기로 담아 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것이다.  그 노력을 위해 1999년부터 13년을 몽골로 날아갔단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이니 작가의 말처럼 달리는 말은 눈빛으로 달리고, 말의 눈에 보여지는 잔상으로 명마를 구별하는 법을 알아냈을 것이다. 인간을 외롭게 만드는 곳으로 달려갔던 작가는 지독한 고독의 냄새를 풍기는 이유를 여행이 아닌 그들의 삶을 통해서 들려주고 있다. 광활한 초원 주변에 사막이 있고 그 반대편에 삼림이 우거져 크게 세 개의 지대로 구성되어진 몽골. 하나가 초원, 하나가 사막, 하나가 삼림이라는 그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말이다.

 

  세계사의 한축을 이루고 있는 칭기스칸이지만, 은연중에 몽골이라는 나라를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작가를 통해 드문드문 만나게 되는 게르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후진국이니 타민족에게 잘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김형수 작가가 만나는 석학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면서도 그들이 몽골인들이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고개를 숙이고 석학들의 지식에 감탄을 하는 작가를 보면서도 그러니 이 편협함은 좁은 땅덩이에 갇혀있는 나의 무지일 것이다.  김형수 작가가 보내온 '몽골에서의 보낸 어제'는 읽을수록 나의 생각을 바꾸어 놓는다. 옛 돌궐제국의 명장 톤유쿠크의 비문에 쓰여진 '성을 쌓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요. 이동하는 자만이 흥할 것이다'(p.174)를 처음엔 유목민이니 그렇게 생각했겠지 하고 넘겼었다.  군사기지인 만리장성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초원을 누비는 그들이 왜 그런말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정착민들의 최대 발명품은 국가인지도 모른다. 국경은 벽돌을 쌓지 않은 성이다. 이 성벽은 21세기식 유목 족속, 현대적 의미의 양치기들, 상인들, 예술가들, 디아스포라에게 셀 수 없이 함락되다 마침내는 소멸할지 모른다.  그러나 노마드적인 윤리와 문화의 콘테츠를 가지고 있는 최종 저작권자는 몽골이다.'(p.81)

 

  최종 저작권자의 눈에 디아스포라들이 펼치는 행위는 어떤 모습으로 보여질까?  태양이 달을 낳았기 때문에 태양을 모성의 상징이라 보는 사람들.  달과 태양을 우리의 시선과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몽골인들의 이야기를 『바람이 지우고 남은 것들』이 아니면 도대체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낯선 몽골땅을 구석구석 누비면서 보여주는 에세이 임에도 『조드』의 영향 때문인지 낯설지 않게 느껴지고, 어떤때는 책을 통해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들의 의미를 알게 해준다.  작년에 읽은 책 내용이 선명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테무진의 모든 이야기가 풀어진것이 아니라 다음권을 기대하게 만드는 『조드』는 김형수 작가의 에세이를 통해서 또 한번 부활되어 지고 역사가 기록으로부터 배제한 잃어버린 제국의 발자국을 따라 걸었던 김형수 작가의 길은 테무진의 남겨진 이야기를 통한 강한 후폭풍을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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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문정 왕후는 수렴청정을 했을까? - 임꺽정 vs 문정 왕후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32
임혜련 지음, 박준우 그림 / 자음과모음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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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당시 미군 병사가 몰래 가져가 미국 박물관에 소장 중인 문정왕후 어보가 60여 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반가운 뉴스가 들린다.  어보는 왕과 왕비, 세자와 세자빈 등 존호를 올릴 때 사용하던, 왕가의 권위를 상징하는 도장을 말하는데, 중종의 둘째 비인 문정왕후의 어보는 거북 모양 손잡이가 달린 금장 도장이다.  어보 소식으로 들썩여서 문정왕후에 급 관심이 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게 문정왕후는 <여인천하>라는 드라마 속 주요 인물로 기억된다.  윤원형의 첩인 정난정이 주인공이 었던것으로 기억되는데, 그 중심에 가장 큰 권력은 문정왕후였다.  얼마전에도 문정왕후에 관한 드라마가 있었던것 같은데,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만큼 문정왕후는 이야기 거리가 많은 인물이다.  조선 역사에서 최초의 수렴청정을 한 인물이니 그럴만도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와 그 시대를 함께 한 인물들의 이야기들은 여러시각으로 그려져왔다.

 

 

  나이 어린 왕 뒤에 발을 치고 앉은 대왕대비의 모습은 드라마에서 흔하게 보던 장면이다.  역사 속 '수렴청정'에 대해서 여자가 나라를 다스려서 왕을 허수아비로 만들었다는 부정적인 견해들도 많았지만, 그것은 우리의 역사관에 남성 중심의 사관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수렴청정'은 왕조 국가를 지속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으니 말이다. 어린 왕을 성인이 될때까지 옆에서 도와주고 이를 통해 왕은 훌륭한 군주로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것이 '수렴청정'의 본 목적이었다. '수렴청정'은 왕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왕을 도와서 정치를 함께 하는 것을 의미했고, 제대로만 시행된다면 왕이 스스로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걱정 없이 운영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었다. 물론, 어떤 제도이든 장단점은 있게 마련이지만, 문정왕후의 '수렴청정'은 어떠했을까?

 

  병든 어머니가 잣죽이 먹고 싶다고 했는데 실업자인 아들이 돈 몇천 원이 없어 잣을 훔쳤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법에서는 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도둑질을 하게 된 사람도 벌을 받아야한다.  하지만 이 도둑질이 효심때문이란다.  과거 역사속에서는 권력을 가진자의 말이 법으로 통할때도 있어서 효를 우위로 볼때는 죄를 탕감해주고 상을 내리기도 했었다.  이번 법정의 원고 임꺽정은 조선 중기 명종때 살았던 인물이다.  조선시대에 가장 천한 직업인 백정이었던 인물이 곡식과 재물을 훔쳐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눠 주면서 의적이라 불리던 인물이었는데, 그가 그럴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문정 왕후가 수렴청정을 하면서 윤원형과 왕의 친척들이 권력을 쥐고 백성들을 괴롭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도둑질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의적일까 아니면 왕조의 기강을 흔든 역적이었을까?

  

  원고를 알아보았으니 피고인 문정왕후를(1501년~1565년) 만나보자.  조선의 제 13대 왕인 명종의 어머니인 문정왕후는 1517년(중종12)에 왕비가 되었고, 1545년 35세에 낳은 아들 명종이 12세의 나이로 왕위에 오르자 수렴청정을 하였다. 수렴청정 기간은 1545년 부터 1553년까지 였으며, 조선 역사상 가장 힘 있는 왕비였다.  물론 가장 힘있는 악녀라고도 불리기도 한 인물이다. 조선의 왕비는 왕위 계승권자인 세자를 낳은 일, 내명부를 관리하고 감독을 하는 것이 임무였고, 마지막으로 수렴청정을 할 수 있었는데, 이는 왕비가 왕과 함께 정치를 하는 것으로 조선의 왕비 중에서 수렴청정을 시행했던 사람으로는 정희 왕후, 문정왕후, 인순 왕후, 순원 왕후 등이 있었고, 여성이면서 왕권과 같은 권한을 가지고 실제 정국을 주도했다고 할수 있다.

 

 

 

 

 

 

 

 

 

 

 

 

 

 

 

 

 

 

 

 

 

 

 

  조선 시대는 신분제도가 분명했는데, 문정왕후의 동생, 윤원형의 첩인 정난정은 어머니가 관비였음에도 문정왕후와 윤원형의 권력을 바탕으로 첩에서 정실부인이 되었고, 정난정의 자녀들이 다른 집 적자와 결혼도 하고, 벼슬길에 오를 수 있도록 '서얼허통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또한 왕실의 재산을 관리하던 내수사는 국가 재정이 부족해지자 갈대밭을 쓸모없는 땅이라는 이유로 빼앗아 그 땅에 있는 갈대를 백성에게 팔기도 했다.  천민이나 양인들은 갈대를 꺾어다가 빗자루, 삿갓, 그릇등을 만들어 생계를 꾸려 나갔는데, 공짜로 얻었던 갈대를 돈을 주고 사서 생필품을 만들어 팔게 되니 먹고살 길이 더욱 막막해지기도 했다. 내수사에서는 갈대밭을 빼앗아서 그렇지 않아도 살기 힘든 백성들을 상대로 갈대 장사를 한것이다. 이 뿐아니라 문정왕후의 수렴청정기간에는 을사사화와 같은 사화와 함께 배고품으로 고통받는 백성들이 많았다.  

 

 

  수렴첨정은 제도이면서 정치를 운영하는 하나의 방식이었다. 비록 제도적인 면에서는 합법적이었다 해도 정치를 운영하는 방법에서 불법이 자행되었기 때문에 결국 피고의 수렴청정은 잘못됐다고 할 수 있다. 문정왕후는 철렴 이후에도 정치 권력을 행사했고, 수렴청정을 하는 동안 일어난 온갖 부정부패, 그로 인한 백성의 깊은 고통이 치유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정치에서 손을 떼겠다는 시눙만 했다.  권력을 맛본 자들은 그 자리를 지키려는 속성이 있다.  권력을 맛본 자들에게 그 권력의 달콤함은 치명적인 독이 되기도 했는데, 문정왕후의 경우에는 명종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가능성이 있던 왕을 무능한 왕이었다고 역사에 기록되게끔 만들었다.  정당했다는 이유로 묵음할 수 만은 없는 이유는 그로 인한 백성의 피해때문이다.  권력을 악용해 그것을 바탕으로 국가 체제를 위협하고, 가난한 백성들을 더 고통스럽게 만들었다면 그것이 어떤것이든 생각해봐야 할 문제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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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교과형 수리.과학 논술노트 01 - 물리학의 기초, 과학공화국 물리법정 1
정완상 지음 / 자음과모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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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공화국은 지구법정으로 처음 만났었다. 화석과 공룡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작은 아이가 그쪽으로 관심이 많아서 함께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터라 아무런 고민없이 책을 골랐었다.  처음 과학 공화국을 만나곤 그 유치함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너무 유치한게 아닌가?  등장인물의 이름만 보고도 킥킥 거리고, 이야기는 또 어찌나 어이없는지 책을 읽다 웃고 또 웃게 만든다.  그런데, 이 유치함이 끊임없이 나오네 싶다가, 머릿속에 <지구법정>에서 다뤘던 화석과 공룡에 대한 기초 지식들이 차곡 차곡 쌓여서 하나씩 꺼내볼 수 있게 만들고 있는것이 아닌가?  신기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그래서 처음부터 읽고 싶어졌다.  제 1권이 <물리법정>으로 '물리의 기초'를 다루고 있다. 

 

  

 '물리 법정'의 탄생부터 알아보자.  물리학은 정직한 학문이다.  사과나무의 사과는 땅으로 떨어지지 하늘로 올라가지는 않고, 양의 전기를 띤 물체와 음의 전기를 띤 물체 사이에는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작용한다는 것.  이것은 지위와 나라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물리적인 법칙은 우리 주변에 언제나 있으므로 과학을 좋아하는 '과학 공화국- 물리공화국'에서 '물리법'을 만들려 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물리공화국에서 물리법정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꽤나 많은 판사와 변호사가 모일것이라고 예측했는데 3명의 물리법조인을 선발하는 시험에 달랑 3명이 지원을 했단다.  그래서 1등을 한 물리짱이 판사를 2등을 한 피즈와 점수는 형편없지만 어쨌든 3등을 한 물치가 원고와 피고측 변론을 맡게 되었단다. 이제 이들을 통해서 물리법정의 판결들이 나오게 될 것이다. 처음부터 걱정이긴 하다.

 

 과학공화국의 특징은 끊임없이 과학의 법칙들을 리마인드 시켜준다.  1. 소리와 열은 어떻게 달라질까  2. 공기의 저항은 어떻게 달라질까  3. 마찰과 탄성의 힘은 왜 필요할까  4. 달리는 차 안에서 던지면 더 빠르게 날아갈까  5. 타이타닉호는 왜 빙산을 피하지 못했을까  6. 우리 몸에도 전기가 흐를까  7. 질량과 무게는 어떻게 구별해야 하나  8. 방귀를 물리학적으로 정의하면 무엇일까  9.원심력과 구심력은 어떻게 구별할까  10.  장소에 따라 옷 색깔이 달라 보일까로 큰 단락속에 작은 이야기 몇개씩 넣어서 하나씩 중심 원리를 익힐 수 있게 해주고 있다.

 

 과학공학국에서 다루는 지식들은 분명 과학시간에 배웠던 내용들이다.  그런데, 정말 알고 있을까?  예를 들어 보자.  파동의 에너지는 파장이 짧을 수록 커진다.  그러므로 파동의 진동수가 크면 파장이 짧아지고, 파장과 진동수는 서로 반비례한다.  분명 배운 내용이다.  그런데 파장은 뭐고 파동은 뭐지?  물어보면 싶게 답할수가 없다.  이런 이야기들은 이야기를 통해서 들려주고 있다.  고무줄에 한쪽 끝에 묶어놓고 다른 쪽에서 흔들면 가장 높이 올라간 지점이 '마루', 가장 낮은 지점을 '골'이라고 할수 있다. 마루에서 마루까지의 거리를 '파장'이라고 한다. 줄을 세게 흔들면 파장이 짧아지고 파동의 에너지는 커진다. 1초동안의 진동을 한 횟수를 '진동수'라고 하는데, 파동의 진동수가 크면 파장이 짧아지는 것이 이런 이유때문이다. 즉 파장과 진동수는 반비례하게 된다.

 

  

 

 공기에 저항에 대해서 어떻게 풀었을까?  홈그라운드가 산위에 있는 '한홈런'선수를 만년 홈런왕 2위인 '나두처'선수가 고소를 했단다. 항상 '한홈런'선수만 홈런왕을 받으니까.  결론은 어떻게 되었을까?  한홈론 선수가 있는 헤이트 구장은 다른 구장에 비해 높은 곳에 있어서 공기가 희박하단다.  그래서 공기의 저항이 다른 구장에 비해 덜해서 홈런이 많이 나온단다.  오호..?  몰랐지?  결론은 헤이트 구장의 펜츠 길이을 길게 만들라는 판결이 나온다.  물체의 상대 속도로 들어가보자 . '물체의 상대 속도=물체의 실제속도-관찰자의 속도'다.  그건 그렇고 세상에서 제일 빠른 여자는 누구일까?  정답은 스튜어디스.  '비행기 속도+스튜어디스 보행속도'가 합해져서 비행기보다 빠르단다. 물리학으로 풀어 본다면 말이다.

 

 놀이동산에 있는 범퍼카는 왜 어른용과 아이용이 구분되어 있을까?  눈썰매장 역시 성인용과 어린이 용을 구분한 이유가 있을까?  충돌에 영향을 미치는 물체의 속력과 질량을 통해서 알아 볼 수가 있다.  움직이는 두 물체가 충돌할 경우에는 물체의 속력과 질량이 충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무거운 골프공과 가벼운 탁구공을 똑같은 경사에서 내려오다 충돌하게 되면 골프공은 자신의 길을 그대로 유지하지만 가벼운 탁구공은 원래 내려오던 길을 이탈하게 되는 이치와 같다.  어린과 아이가 부딪치면 상대적으로 가벼운 아이는 튕겨 나갈 위험이 크기 때문에 성인용과 아동용이 구분되어 진 것이다.  놀이기구에도 과학원리 중 '물리'가 숨어져 있다.

 

  

 

 만유인력에서 말하는 물체와 물체 사이의 거리는 무엇일까?  두개의 물체가 붙어 있으면 물체 사이의 거리가 '0'이 될까?  정답은 아니다.  물체와 물체 사이의 거리는 한 물체의 표면에서 다른 물체의 표면까지의 거리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두 물체의 무게 중심 사이의 거리가 두 물체 사이의 거리이다.  사람으로 보자면 배꼽아랫부분이 무게 중심이니까, 아무리 붙어있어도 '0'이 될 수는 없다.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보자.  고장난 배를 끌어내는 예인선은 배를 그냥 끌어 올릴까?  두대의 예인선의 합력은 끼인각이 작아질수록 커진단다.  서로 부딛치지 않을 정도로 떨어진 상태에서 고장난 배를 끌어내야 더 잘 끌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과학 상식, 그중에서 물리가 이렇게 많이 쓰이는지 몰랐다.

 

 에필로그를 읽다보니, 정완상 교수가 이 책을 쓰기까지 많은 고민을 한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우선 이 책의 대상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 부터가 문제였단다.  성인대상으로 쓰려다 물리와 관련된 생활 속의 사건이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도 흥미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셨단다.  과학을 공식이 아닌 실생활로  만날 수 있다면 그것 보다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처음에 이야기 한것 처럼 책속 등장인물들과 사건들은 굉장히 유치하다.  그런데 재밌다.  초등학교 3학년인 우리 집 작은 아이한테는 딱이다.  킥킥 거리고 웃으면서 읽다보면 어느새 소리와 열에 흡수에 대해서, 탄성에 대해서, 관성과 질량에 대해서 알아 버리니 말이다.  <과학 공화국>은 초등 저학년에게도 적극 권하고 싶은 과학 상식 책이다.  책은 재밌어야 읽는다. 특히 아이들은 말이다. 물론 그 속에 나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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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치열한 무력을 - 본디 철학이란 무엇입니까?
사사키 아타루 지음, 안천 옮김 / 자음과모음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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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치열한 무력을』이 어떤 글인지 몰랐다.  자음과 모음에서 나왔기 때문에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작가의 전작인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을 읽은 적이 없으니 작가에 대해 몰랐던 것이 사실이다. 작가의 나이도 그리 많지 않았기에 일본의 신예 작가쯤으로 생각을 했었다.  책장을 펼치고 대담집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소설이 끌리고 있을때 잡은 책이라 더 그랬을 것이다.  자모에서 출간한 다른 소설책을 한권 더 가지고 있었기에 계속해서 그 책이 끌렸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읽기 시작한 책은 읽혀진다. 속도가 느리고 힘이들지라도 말이다.  어느때는 철학이 굉장히 가깝게 느껴질때도 있는데, 이번엔 왜이렇게 힘들게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2011년] 말이 태어나는 곳 / 클라이스트 『칠레의 지진』을 추천한다 / 몰라도 괜찮아 / 연애의 시작 본디 철학이란 무엇입니까? / 소설을 쓰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누군가가 되는 모험이다


변혁을 향해, 이 치열한 무력을 / 파울 첼란을 읽어보자 / 「우리의 제정신을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가르쳐달라」를 요약한 기본 주기 21개 / 아무것도 끝나지 않아, 왜냐면 열받았거든

[2012년] 후루이 요시키치, 재난 이후의 영원 / 40년의 시행과 사고 / “모르겠다”는 말을 이처럼 정면에서 듣기는 처음입니다 / 희망 없는 희망으로서의 소설을 위해 

 

  처음 시작이 '말이 태어난 곳'이다.  '말이 태어난 곳'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생뚱맞게도 어린시절 머리 뽀개지게 공부했던 '언어학 개론'과 '언어통사론'이 생각이 났었다.  그래서 였을 것이다. 이 대담집이 이토록 어렵게 다가온 이유가 말이다.  어렵다고 생각을 하고 읽으니 끝없이 어렵게 다가올 수가 없었다.  원래 이렇게 어렵나 하고 있었는데, 다음 소제목으로 넘어가니 처음 내용보다는 훨씬 유하고 재미있게 넘어간다.  누구와 이야기를 하느냐에 따라서 사사키 아타루는 태도를 달리한다. 굉장히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자신보다 어른에게는 공손함이 느껴진다.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선배님의 조견을 듣기를 원합니다라는 느낌을 전하면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사사키 아타루가 대단하긴 대단한가보다.  그의 대담집을 이렇게 문집으로 낼 정도이니 말이다.  그는 973년 아오모리에서 태어났단다.  도쿄대학 문학부 사상문화학과를 졸업했으며, 도쿄대학 대학원 인문사회연구계 기초문화연구를 전공해 종교학 종교사학 전문분야 박사 과정을 수료했고, 박사(문학). 현재 호세이대학 비상근 강사이며, 전공은 현대사상과 이론종교학이다. 지은 책으로 『야전과 영원 - 푸코・라캉・르장드르』(以文社, 2008년, 정본문고판 상, 하 / 河出書房新社, 2011년)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河出書房新社, 2010년) 『구하 전야』(河出書房新社, 2011년) 『발걸음을 멈추고 – 아날렉타 1』(河出書房新社, 2011년) 『이 나날들을 서로 노래한다 – 아날렉타 2』(河出書房新社, 2011년) 『행복했을 적에 그랬던 것처럼』(河出書房新社, 2011년) 『바스러진 대지에 하나의 장소를 – 아날렉타 3』(河出書房新社, 2011년) 『BACK 2 BACK』(공저, 河出書房新社, 2012년) 『아키코 그대의 제 문제』(河出書房新社, 2012년)가 있단다.

 

  그에 대해서 출판사 작가 소개란을 보고 조금은 알 수 있을까 했지만 어렵다.  어쨌든, '지은이의 말'을 보니 "어떤 종류의 잡다함이 즐거움의 원천일 수 있다."라고 그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담하고 좌담한 글을 엮어 낸 『이 치열한 무력을』은 2011년과 2012년의 대담을 엮은 책이다.  한명과 대담을 할 이는 없기에 소 제목으로 넘어갈때 마다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준다. 사실, 그와 대담을 하는 이들이 하는 이야기가 내겐 가볍게 다가오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어렵다. 게다가 '철학'이라고 이름 지어지는 순간 얼음이 되어버리기 일 수 이기에 이걸 어쩌나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기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것도 있고, 아.. 하고 공감하는 부분도 상당히 많다. 게다가 차례를 보고 골라 읽는 재미도 솔솔히 다가온다. 어떤 것부터 읽더라도 한명은 사사키 아타루고,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될테니, 그를 더 알기 원한다면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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