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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외동딸 2 ㅣ 블랙 라벨 클럽 4
윤슬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1월
평점 :
'아, 인간이라니. 드디어 인간이 되었어. 난 인간이야! 아, 왜 갑자기 눈에서 습기가 차는 기분이지. 그동안의 서러웠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개 취급, 벌레 취급, 별별 취급을 다 당했는데! 한이 풀리는 구나. 이제 나도 드디어 인간이다.' (p.56)
스스로 아무것도 못하는 시기를 지나 18개월 정도 되면 분명 아이는 작은 사람의 형태를 띤다. 아니, 작은 사람보다는 여전히 인형의 모습이라고 해야 맞을 지도 모르겠다. 3등신의 몸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니 말이다. 예쁜 아이를 부모가 똥강아지라고 하는 경우가 참 많다. 사랑과 애정을 가지고 하는 말임에 틀림 없지만, 아그리젠트 제국 황제 인'카이텔 르슈 바이비즐 루안 아그리텐트'은 리아에게 진심으로 이야기했을 것 같은 기분은 나만 느끼는 걸까? 리아 역시 똑같이 느꼈기에 저렇게 1권을 지나 2권에 이르러 환호를 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속으로 만. 18개월 아이임에도 25살 아니 이젠 27의 정신 연령에 접어든 아가씨이니 말이다. 책 속 리아의 정신 연령은 분명 차원이동 전 나이와 함께 현명해질것을 기대하게 되지만, 작은 몸에 적응하다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영악하긴 영악한것 같은데, 영...
"넌 안 인간!" (p.56) 이라는 말을 카이텔에게 남기고는 아주 순진한 18개월 아가의 얼굴로 "파파!", "이따 봐!"와 같은 '심쿵'한 대사를 아무 꺼리낌없이 하고 있는 주인공 리아. 우리나라 나이로는 거의 3살이 되어 가는 아이의 일상은 밥먹고 씻고 공놀이하는게 다다. 그리고 리아 주변 인물들 탐색하기 정도. 다들 무서워하는 인물들이 리아 앞에만 서면 완전히 바끼니 그걸 보는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여전히 아비란 작자의 속을 알 수 없으니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지만 말이다. 사람이 사는 건 과거나 현재나 어렵다. 18개월 인생에선 더 하면 더하지 쉽지가 않다. 철혈재상이란 놈은 사실 팔불출 허당이고, 검은 기사라는 놈은 사실 순둥이라니.. 이런 사실을 누가 믿겠는가?
<황제의 외동딸>2권 역시 리아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시르비아와 검은 기사, 아시시가 그려지고 있다. 리아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되게 아름다운 시르비아가 바보같은 페르텔의 아내가 된다는 것은 믿을 수 없지만, 결혼해서 궁으로 신혼여행을 오고 "발토르타는 페르텔, 산세바스티안은 시르비아를 닮았어." (p.310) 쌍둥이까지 낳았으니 의심할려고 해도 할수가 없다. 그리고 찬바람 몰아치는 검은기사. 리아만 보면 도망다니던 아시시가 리아의 수호 기사로 임명된다. 별것도 아닌것 같은데, 나이도 있으신 분이 리아라면 환장을 한다. 물론, 리아도 잘생긴 아시시에 푹 빠져 있긴 하지만 말이다.
소소한 리아의 주변 일상들이 그려지면서 카이텔, 아시시, 페르델, 시르비아의 관계가 나오고, 군식구라 표현되어 있는 드란스테가 가끔씩 등장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 그리고 1권부터 리아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페이스트릴 선대 백자부인인 세르이라 이빌라스트 페이스트릴과 르테로스턴 자작가의 둘째딸인 일린 A. 르테로스턴. 공주의 유모와 시녀의 신분이 이렇게 높을 줄 누가 알았을까? 5권까지 읽다보면 아주 중요한 아그리젠트 제국의 사료로 나오는 『어느 황궁 시녀의 일기』를 쓴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그냥 육아 일기일 뿐인데도, 이 육아일기가 인물들 성격을 확실히 보여주니, 사료가 될법도 하긴 하다.
'아시시도 사촌이고, 카이텔도 사촌이라니. 게다가 남편은 페르델.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시르비아야말로 진정한 승리자가 아닐까. 무려 피의 반왕과 검은 기사가 사촌오빠고, 철혈재상이 남편이다. 거기에 엄마는 공주였고, 아빠는 백작. 친정은 건국 시절부터 이어져 내려온 유서 깊은 명문가. 거기에 본인도 예쁘잖아? 와. 이 언니 봐라. 이기적이네 완전.' (p.312)
"널 아리아드나 공주의 수호기사로 임명하마." (p.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