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조각사 6
남희성 지음 / 로크미디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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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절망의 평원에서 진행하게 된 프레야 교단의 의뢰. 조각 변실술로 오크들과 합류하고, 다크 엘프의 성을 공략하면서 네크로맨서를 살려준것이 난이도 A급의 퀘스트로 연결되었다.  불사의 군다. 리치 샤이어가 이끄는 언데드 군단과의 전쟁 퀘스트는 아직 위드에겐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수락을 거부하는데, 무슨 이런 퀘스트가 다 있는지...  수락할때까지 계속 퀘스트 요청을 한다.  게다가 프레야 교단의 성자들도 수락하지 않으면 위드를 무시할 태세다.  이거 어쩌란 말인가?  무조건 수락해야지. 위드의 명성이 너무 높아졌나 보다.  어째 이리 여리저기서 오는 퀘스트마다 쉬운게 하나도 없으니 가상현실 세계에서조차도 힘이든다.
 
열광 / 면접 / 처음 가 본 영화관 / 믿을 놈 하나 없다 / 카리취의 질주! / 탈로크의 갑옷 / 과거의 인연 / 기묘한 동행 / 그녀의 조각상

  현실세계에서 이현은 어떨까?  동생이 한국대학교에 간다는 줄 알고 동생따라 갔다가 면접까지 봤다. 다른곳에서는 뛰어난데 동생앞에서는 앞뒤 가리지 않는 이현.  동생 면접 망칠까봐 자신에 어린시절 이야기부터 '로얄 로드'의 이야기까지. 어쨌든 면접 완료.  자신의 면접인지 알지도 못하는 둔탱이지만 말이다.  '로얄 로드'의 '전설의 조각사' 위브.  현실세계에서도 조각이 가능할까?  동생과 함께 처음가본 호텔 레스토랑에서 조각을 하게 될줄 누가 알았겠는가?  V호텔의 VIP 강회장의 결혼기념일 파티에 준비된 얼음 조각이 망가졌다.  30분안에 어디서 조각가를 구하겠는가?  이 대책없는 '전설의 조각가'가 나섰다. 어라... 조각을 한다.  그것도 눈물나게 마음을 조각품에 담았다. 이게 가능하다니. 가상현실 속 조각 기술이 그냥 되는게 아닌가 보다.  그리고 그렇게 얻게된 현실에서의 인연들.
 
  구닥다리 컴퓨터로 할 수 있는건 오로지 게임. 천만원짜리 캡슐을 연결해야만 하는 게임에 오래된 컴이 기능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게임은 하면서 플레이 영상은 올리지 못하는 묘한 이현. 어쨌든 명예의 전당에 만들어진 자신의 자리에 19시간짜리 플레이를 몽창 올려버렸다.  파일 편집을 하지 못해서 그렇게 올렸다는데, 이 말도안되는 영상이 대박을 쳤다.  40만 마리의 오크들이 윻로키나 산맥에서 다크 엘프와의 공성전을 개시하고, 다크 엘프들은 정령술과 마법을 이용해서 대적하는 영상.  게다가 오크라 생각했던 몬스터가 유저라니. '로얄 로드'게시판이 이현이 올린 플레이 하나로 인해서 난리가 났다. 그리고 차츰 위드의 존재를 파헤치기 시작하는 누리꾼들. '마법의 대륙'의 '위드'가 '로얄 로드'에 떴다.  
 
  프레야 교단에서 준 퀘스트를 완료하면서 위드는 '탈로크의 갑옷'이라는 성기사들의 갑옷을 받게된다. 막강 파워를 자랑하는 갑옷. 돈이 될것 같으니 이 아니 좋을 수가 없다.  이제 남은 퀘스트인를 해결해야 하는데, 너무 어렵다. 준비해야할 것도 많은데, 준비를 하려니 모왔던 돈을 다 써야 한단다.  가상 현실속 돈에도 벌벌 떠는 위드. 자신의 몸으로 무조건 부딛친다.  '과로하셨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지나침 체력을 소진하였으므로 온몸에 힘이 빠집니다.  체력이 저하되고, 힘과 민첩이 하락합니다.  충분한 휴식을 권해 드립니다.  만약 휴식을 취하지 않을 때에는 과로사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런 메세지가 뜨니 어지간한 위드다. 
 
  현실과 가상현실의 세계. 어떤것이 진짜일까?  『1Q84』를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다. 정말 내가 있는 현실이 진짜일까라는 생각. 판타지는 현실의 세계가 아닌것을 현실로 바꾸어 놓는다.  요즘 빠져 있는 『왕좌의 게임』시리즈. 처음엔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치부했던 세븐킹덤의 세상이 현실보다 더욱 현실처럼 느껴지고 있으니, '로얄 로드'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분리하는 것이 말도 안되는 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한두명이 아닌 대다수의 인원이 동일한 게임을 한다면 그 게임은 주류가 되고 문화가 된다.  『달빛 조각사』속 '로얄 로드'는 그들에겐 하나의 문화이고 또 다른 세상으로 다가 온다.
 
  지금까지 위드의 이야기만 나왔었는데, 이제 언어를 잃은 소녀, 서윤의 이야기가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한다.  타인과 소통이 되지 않는 절색의 서윤. 이 아이가 오크로 변한 위드를 만났다. 눈물을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위드가 만든 조각품에 눈물이 나는 서윤.  이제 본격적으로 로맨스가 펼쳐질라나?  천공의 도시에서 만났던 다인이 무사히 수술을 받고 '로얄 로드'로 재 입성했고, 소통불가능이라고 여겼던 서윤에게 변화가 시작되고, 댄서 화령 역시 위드를 주시하고 있으니 뭔가 일이 날 것 같다.  그리고 점점 밝혀지는 위드의 존재. 영원히 깨어지지 않을 관물들이 모두 위드에 의해서 한때의 전설로 남게 된걸 알고 있는 '마법의 대륙'의 유저들.  그들이 다시 '로얄 로드'의 유저가 되면서 각 스킬의 조합, 운영, 끊이지 않는 전투, 지형지물의 이용과 타협하지 않는 정신까지 모든것이 전설로만 남아있는 위드에게 모이기 시작한다.  그가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는 모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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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조각사 5
남희성 지음 / 로크미디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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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이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라고 스스로 노가다를 정당화하는 위드에게 왕의 무덤도 노가다를 예술로 승화하려 한다. 이걸 어떻게 하면 될까?  돈이라면 잔머리 한번 휙휙 돌아가는 위드가 황제의 의뢰를 단돈 1골드를 받고 공유하겠단다.  노가다엔 사람이 필요하니까.  모르는 사람들은 위드에 꾐에 넘어가고 1골드씩 내고 바위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위드가 아는 무덤이라곤 피라미드뿐이니까.  피라미드에 필요한 암석이 필요하다.  돈도 받고 돌도 구하고,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위대한 왕의 무덤 / 피라미드와 왕의 위엄 / 술의 위력 / 성적표 / 유배자의 마을 / 조각 변신술 / 단순 무식 오크 카리취! / 오크들의 전쟁 / 명예의 전당 / 선택의 길
 
  동생의 권유로 검정고시를 보게 된 이현. 총점 365점, 최하점 45점으로 합격이란다. 그렇게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혜연은 오빠를 대학에 보내기 위한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이점수로 가능할까 하지만, 어떤 것이든 한가지만 잘하면 가능한것도 현실이다.  게임이 이미 하나의 문화산업이 된 현실속에서 혜연이 고른것은 한국대학교 '가상현실과'.  게임과 관련된 각종 지식과 가상현실에 대한 적문적인 지식을 배우는 그곳이 이현에게 딱일텐데, 돈앞에서 벌벌 떠는 오빠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자신의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게임을 하는 오빠지만, 동생 역시 오빠를 위해 뭔가를 해주고 싶다.
 
  페일과 이리엔, 로뮤나, 수르카, 메이런 뿐 아니라 리트바르 마굴에서 함께 사냥을 하며 친밀도를 높연던 병사들인 베커, 호스람, 데일, 부란이 위드에 주변에서 보이기 시작한다.  그뿐인가?  잊을 수 없는 화령과 제피. 이들의 현실세계속 모습이 드문드문 『달빛 조각사 5』에 보여지기 시작한다.  잘 나가는 중소기업의 회장 아들 최추훈과 타임 스퀘어 광장에서 <눈빛 대화>라는 노래로 데뷔를 한 정효린. 현실세계보다 더 즐거운 장소로 가고 싶어 몸부림을 치는 이들이 제피 최추훈이고 화령 정효린이란다.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곳. 모험이 살아 숨 쉬는 곳.  이곳에 빠지면 현실이 재미가 없게 느껴지나 보다.  그래도 현실을 제대로 살아야 할텐데 걱정이다. 
 
  현실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도통 관심없는 이현은 '위드'일때가 더 편할지도 모르겠다.  왕의 무덤을 완성하고 높은 공적치와 명성을 얻은 위드는 또 다른 퀘스트로 유배자의 마을로 들어가 오크들과의 전쟁에 돌입한다.  적의 적은 아군이라고 했던가?  오크와 다크 엘프들을 점멸해야하는 싸움.  우선 오크가 되어보자.  어떻게?  조각 변신술은 이럴때 사용하라고 있는 거란다.  무지막지 못생긴 오크 조각상을 어디에 쓸려고 하나 보니, 위드 오크로 변신했다. 못생길수록 인기 있는 오크의 세계. 욕심많고 끈질긴 종족. 집착이 강해서 누구를 상대하더라도 복수심에 불타오르고, 바퀴벌레처럼 빠르게 번식하며 전투를 하는 종족.  그들의 우리머리가 된 단순 무식 오크, 카리취의 탄생이다.  중국의 인해전술이 대수냐, 오크는 최소한 수천, 수만이 된다.  
 
  최강 단순 무식 오크들의 전쟁은 끝이 날것 같지 않게 벌어졌다.  19시간의 싸움. 다프 엘프와의 싸움에서 승리 후 위드에게 난이도 A의 숨겨진 비사를 찾아내라는 퀘스트가 도착한다. 샤이어가 이끄는 불사의 군단.  바르칸 데모프를 배후에서 조종하고, 그를 어둠의 길로 빠뜨렸던 자는 제자인 샤이어였다.  오크들과 다크 엘프들은 불사의 기사단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전쟁을 그치고 서로 협력할 것이다.  모든 힘을 다 모아서 불사의 군단의 진격을 막고, 샤이어를 처단하라.  보상이 바르칸의 마법서라고 하지만 너무 높다. 피하고 싶은 위드. 피할 수 있을까? 하나를 해결하면 또 다른 퀘스트들이 끊임없이 위드에게 쏟아지는데, 특수 직업 퀘스트까지 발생한 이번 퀘스트가 만만치가 않다. 위드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는 다음권을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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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5구의 여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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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에 자정까기 도착하세요. 방에 들어오면 일단 안에서 자물쇠를 잠가요.  그 다음에는 책상에서 뭘 해도 상관없어요  그 대신 모니터에서 눈만 떼지 말아요. (p.99)

 

  제자와의 스캔들로 하루아침에 영화학과 교수에서 빈털터리로 쫓겨난 해리 릭스. 고향인 미국에서 발을 붙일 수 없어 도망치듯이 떠나 온 파리는 그에게 그리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다.  친구의 추천으로 묵게된 호텔의 낮근무자 부터 그를 열받게 하는것은 하나 둘이 아니었고,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파리였으니 그를 따뜻하게 환대해주는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미국에서 시작된 위기는 파리에서도 계속되어서수중에 남은 돈으로는 겨우 빈민가인 파라디스 가에 단칸방을 얻을 수 있을 뿐이었다. 최대한 절약하며 산다고 해도 겨우 두서너 달을 버틸 수 있는 돈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런 그에게 일자리가 찾아들었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면 안되는 일. 그저 그에게 유일한 희망인 소설쓰기가 가능한 곳. 하루에 500단어씩 써 나가면 일 년이 가기 전에 책 한 권을 끝낼 수 있을 것이고, 소설이 성공하면 다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절망에 내몰린 그를 달래주는 유일한 위안이되어가고 있었다.  자정에서 새벽까지.  소설을 쓰고 돈을 받을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직장이 또 있겠는가?  그냥 못들은 척, 아무것도 모르기만 하면 만사 OK일것 같았다.  그리고 그는 파리 6구에 있는 허버트 부인의 살롱을 찾는다.  이제 외로우니까.  


담뱃불이 밝게 타오르더니 발코니 아래로 맴을 돌며 떨어졌다.  담배를 던진 여자가 어둠 속에서 나왔다.  달빛을 받은 여자의 자취가 드러났다.  나이는 중년쯤 돼 보였지만 아직 젊음을 유지하고 있었다....  달빛이 여자의 얼굴을 비추자 목에 난 긴 흉터가 보였다. 수술 자국 같았다. 20년 점난 해도 남자깨나 따랐을 미모였다. (p.128) 

 

  파리 6구의 살롱에서 낯선 여인을 만나면서 그의 생활이 바뀌기 시작한다. 마지트.  일주일에 두 번 그녀를 만나는 것이 그에겐 새로운 삶의 희망이 되어 버렸다. 헝가리 태생으로 일곱살에 파리에 와 시민권을 획득한 번역가로 나이가 쉰을 넘겼음에도 여전히 관능적이면서도 지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마지트. 마지트를 만나면서 해리는 차츰 고독감에서 벗어나고, 만남의 횟수가 늘어나면서 두 사람은 상대방에게 각자 비밀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와 함께 해리를 괴롭혔던 인물들이 하나씩 사고를 당하기 시작한다.  터키이민자들이 대부분인 파라디스 가에서 기거하고 있는 해리는 형사들에 눈에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당연했다.  게다가 그와의 사이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으니, 그가 용의자로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처음엔 해리가 구한 직장이 이야기의 중심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스릴러를 이야기하고 있었으니까.  '파리 5구의 여인'이라고 제목을 읽고 나서도 마지트가 아닌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책표지에 모든것이 나와 있는데도 말이다.  매력적인 여자의 머릿속에 글을 쓰고 있는 남자가 보인다.  그 뒤로 창문이 있고 쇼파가 있는 조금은 올드한 느낌의 방이 보인다.  이게 다 였다.  더글라스 케네디가 말하고자 하는 <파리 5구의 여인>의 모든것이 일러스트 하나로 모두 설명이 되어지고 있는데, 다른 것을 떠올려볼려고 하고 있었다.  형사, 쿠타프에겐 모든 심증이 해리를 향하고 있는데, 물증이 없다. 그리고 이상하다 싶으면 뭔가 다시 나타난다.  끊임없이 해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  데뷔하지 않은 작가라는 사람이 미친건 아닐까?  그가 이야기 하는 알리바이. 파리 5구의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마지트 카다르.


부다페스트에서 온 사망증명서 입니다.  카다르 부인의 부검을 마쳤다는 담당의사의 소견서와 서명도 있습니다.  그런데 카다르 부인이 살아있다고요? (p.305 

 

  이제야 왜 제목이 <파리 5구의 여인>인지, 더글라스 케네디가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지기 시작한다.  죽은 여자와의 로맨스라니.  그것도 복수심에 똘똘 뭉쳐서 살인을 했던 여인, 무섭고 떨려야하는데, 그녀를 떠날 수가 없다.  이 미지의 존재가 만들어 내는 해리 주변의 상황들.  해리가 마지트에게 들려주던 이야기 뿐 아니라,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모든 것들을 그녀는 알고 있다. 내 모든것을 알고 있는 여인. 이걸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이젠 그녀를 벗어날 수 조차 없다.  해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건드려서 그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어 버리고, 그가 고민하는 모든 것을 해결을 해주기 시작한다.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마지트와 케네디만 알 뿐.  시작은 분명 로맨스 였는데, 어느 순간 그녀가 해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미저리>를 연상시키면서 이 남자의 인생이 불쌍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나는 지금 여기에 분명 존재해. 당신이 존재하는 만큼 나도 존재해. 이 방, 이 순간, 이 시간, 이게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지만, 그 아무것도 아닌게 우리에게는 전부일 수도 있어. 누가 뭐래도 우리는 지금 함께하고 있으니까. 해리. 당신에게는 이게 사랑이니까."(p.356) 누가 뭐라고 하는가?  그냥 귀신이면 귀신이나 사랑하지, 살아있는 사람을 귀신도 아니고 산 사람도 아니게 만들어 버렸으니, 마지트의 정신세계가 이상하긴 하다.  어쨌든, 파리를 가더라도 '파리 5구'와 "파리 6구의 살롱'은 피해야 할 것 같다.  해리에게 질린 마지트가 또 어디서 튀어나올지 알 수 없으니 말이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글 솜씨와 읽던 관성으로 다 읽어 버리긴 했지만, 왠지 케네디의 글 같지 않고, 약간 찝찝한 기분이 드는 건 나만의 느낌일까?  읽고 나서 산뜻하진 않은데, 난 지금 또 다시 케네디의 다른 글을 손에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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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테이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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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글라스 케네디를 이야기하면 항상 '<빅 픽처>의 작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 만큼 <빅 픽처>는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나도 그런 이들 중 한명이다.  <빅 픽처>를 읽고 한 동안 띵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다시 만난 더글라스 케네디의 또 다른 이야기 『템테이션』은 『빅 픽처』를 잊을 만큼 매혹 적인 이야기다.  『빅 픽처』만큼 스릴이 있고 반전이 강한 작품은 아니었지만, 『템테이션』은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장을 넘기는 손을 놓을 수가 없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너무나 통속적이지만 그러기에 빠져드는 이야기라고 해야할까?

 

 

  무려 10년동안 무명 작가 생활을 했던 데이비드 아미티지. 아내 루시와 딸 케이틀린과 함께 힘들지만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데이비드는 여전히 작가로의 꿈을 잊지 않고 있다.  어느날 그 앞에 찾아온 도약의 말판. FRT방송국에 보낸 시나리오가 채택되면서 그의 작품이 시트콤으로 제작한다는 것이다.  낮에는 서점에서 점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글을 썼던 그에게 행운의 여신이 손짓하기 시작하고, 갑자기 이룬 성공은 데이비드에게 쉴세없이 유혹의 눈길과 손길을 보내기 시작한다. 가난하게 살다가 복권 1등에 당첨된 사람은 행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던가?  눈덩이처럼 굴러들어오는 명성과 돈은 자신의 모든것이라 여겼던 가족마저도 등한시 하게 만들고, 아내보다 매력적인 방송사의 여인 샐리 버밍엄의 유혹은 떨쳐낼 수가 없다.

 

  10년을 이렇게 힘들게 살았으면 맘껏 살아도 될 것 같았다.  자신만 그렇게 산것이 아닌데, 데이비드의 능력이 발휘될때까지 기다려 준 이들이 보이지 않기 시작한것은 눈을 가려버린 허상과 욕심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의 시나리오가 <셀링유>라는 공전의 히트작으로 만들어 지고, 샐리 버밍엄과 함께 헐리웃의 셀러브리티로 명성을 높이면서 그에 곁엔 투자가 바비 바라가 다가오고, 수백만장자라는 필립 플렉이 자신의 글을 손 봐달라는 요청을 하기 시작한다.  손가락에 가시처럼 케이틀린이 걱정되긴 하지만, 돈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일이 어디있을까?  돈의 맛을 본 데이비드에게 모든 것은 돈으로 해결될 것만 같았다.  그러기에 돈으로 자신을 부르는 플렉에게 끌렸는지도 모른다.

 

  행운이 한순간에 찾아 오듯이 몰락의 순간도 너무나 쉽게 찾아왔다. 분명 자신이 쓴 글인데, 그가 쓴 <셀링유>의 시나리오가 표절시비에 말려들면서 그를 점점 나락으로 몰아놓기 시작한다.  누구나 쓸 수 있는 고전이 표절로 둔갑하고 하나를 해결하면 더 큰 산이 데이비드의 앞을 가로막는다.  FRT에서 계약 해지를 선언하면서 그와 함께 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사람들이 순식간에 등을 돌리기 시작한다.  계약이 오가던 워너 브라더스와 FRT는 위약금을 이야기하고 표절을 이야기했던 테오 맥콜은 어디서 찾아냈는지 그의 모든 작품에 표절의 올가미를 씌우기 시작한다.  한순간의 놓쳐버린 이성은 설상가상으로 루시에게서 케이틀린의 면접권까지 박탈당하게 되어 버리고, 이제 그는 어디에도 기댈곳 조차 없어져 버렸다.

 

"야, 이 새끼야. 나는 투명하게 했어. 까놓고 따져 볼까?  네놈이 다른 작가 대사를 훔쳐다 쓰는 바람에 여기저기서 쫓겨났잖아. 안 그랬으면...  내가 왜 전화해? 나도 낙오자는 상대 안 해." (p.331) 

"데이비드, 다시 말할게. '잊고 있던 일만 달러가 있었어.' 알아들었어?" (p.435)

 

  자신에게 투자를 해달라고 그렇게 아양을 떨던 바비 바라가 그에게 한 행동만으로도 세상사는 알 수가 있다.  오직 자신의 에이전시인 앨리슨밖에 믿을 곳이 없다.  1993년에 쓴 <세 불평꾼>이 플렉의 이름으로 <영화 텔레비전 작가 협회>에 등록이 되었단다. 아니 그뿐이 아니다. 그가 쓴 모든 작품이 필립 플렉의 이름으로 등록이 되었다.  어디에도 그가 쓴 작품은 보이지 않았다.  무엇때문에 플렉이 자신을 이렇게 힘들게 하는 것일까?  플렉의 아내 마사. 사랑은 외롭고 힘들때 찾아오는지 에밀리 디킨스를 논할 수 있는 마사는 그에게 천군만마보다도 듬직하게 다가오고, 그녀를 통해 플렉이 데이비드의 재능을 시기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야기가 이쯤 진행되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지 책을 읽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아니, 그전에도 알수 있었다.  처음엔 가족을 등진 데이비드의 몰락을 바라지만, 위기와 몰락이 쓰나미처럼 덮쳐버린 데이비드에게 일말의 동정심이 가해지면서 책을 읽는 독자는 어느새 데이비드 편에 서게 된다.  그렇게 억만장자인 필립 플렉에게 맞서게 된다. 어느 누구도 데이비드에게 강요하지는 않았다.  가정을 버리라고, 플렉의 섬에 가라고, 글을 쓰라고 강요한 사람은 없다. 모든것은 데이비드 스스로가 초래한 일이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은 잊혀져 버린다.  단순하게 플렉에게 데이비드가 조롱당하고 말도 안되는 시험을 겪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세상의 모든 것은 원인이 없는 결과는 없다.  "지금 요점은 그게 아니잖아요? 당신이 모든 일을 꾸며서 나를...." " 아니죠. 댁이 스스로 초래한 일이죠." (p.426)  필립 플렉과 데이비드 아미티지의 대화처럼 말이다.  8백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영화,텔레비전 작가 협회를 매수할수 있는 능력이 있는 필립 플렉. 이야기는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리고 또 다시 그에게 등을 돌렸던 이들이 손길을 뻗치기 시작한다.  알 수 없다.  그가 다시 그들과 손을 잡고 아무렇지도 않게 살 수 있을지.  자신이 가졌던 모든것을 잃은 후 그의 삶은 가족 조차도 없이 최저생활을 했지만, 그걸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시 그는 헐리우드에 별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잊지 않기 위해 노력은 하지 않을까?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말이다.  

 

'불가능한 질문들은 아예 생각하지도 말자.  모든 게 헛되다는 생각도 잊자.  그때 이렇게 했더라면, 하고 상상하지도 말자. 과거를 짊어지자. 달리 어쩌겠는가? 치료약은 하나뿐이다. 다시 일에 열중하자.' (p.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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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조각사 4
남희성 지음 / 로크미디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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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현실을 이야기한다.  캡슐안에서 자신과 똑닮은 아바타가 현실이 아닌 또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  이런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다.  이야기로 말이다.  게임을 직접적으로 해 본적이 없어서 게임에 빠져드는 이들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다.  내가 아닌 또 다른 내가 살아가는 곳.  사회적 규범이 존재하지만, 그곳에서의 규범은 힘을 이야기하고 막강한 아이템 소지를 의미한다.  그리고 그 모든것이 현실세계에서 돈으로 연결되는 곳.  아이템을 사고 파는 곳이 있다는 것을 듣긴 했지만, 실제로 『달빛 조각사』의 위드처럼 큰 돈이 오가는 지는 모르겠다.

 

절망의 평원 / 만물 기술자 / 무지개 옷 경매 / 다론의 조각술 / 조각 변신술 / 오데인 성 공방전 / 던전 사냥 / 위드의 사냥 / 다크 게이머 연합 / 지상의 거대한 무덤

 

  헤레인의 잔에 이어서 파고의 왕관까지 프레아 교단에 찾아준 위드의 명성은 끝이 없이 올라가고 그의 레벨 역시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한다. 난이도가 높은 퀘스트를 수행하면 레벨이 한번에 9단계까지도 오르니 높은 난이도에 혹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만큼 죽음이 가까이 있는 것이 A나 B등급의 퀘스트이니 말이다. 가상현실의 목적이 돈을 만들기 위함이니 이현이 죽음을 무릅쓰고 아이템들을 모으는 것은 역시나 아이템 경매 사이트에 물건을 내놓기 위함이었다.  '트리플 다이아몬드 등급'. '마법의 대륙'의 아이템이 워낙에 고가에 팔려 단 한번 거래에 최고 경매 사이트에서도 최고 레벨이 되어버린 이현. 이러니 그가 내놓는 물건이 다른 이들에 눈에 들어오는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아가사의 거룩한검! 장미 무늬 장갑! 대신관의 반지! 이건 프레야 교단이다. 프레야 교단의 성기사들이 쓰는 장비야."  장미 무늬가 새겨진 장갑이야, 그 정도 되는 물건이 흔한편이라 그리 시세가 높지 않다. 하지만 프레야 교단의 성기사단이 쓰는 아가사의 검은 최고의 인기 품목이다. 게다가 착용 제한이 낮고 공격력이 높은 이 성스로운 물건.  이 물건을 위드가 올렸다.  위드의 직업을 모르는 이들에게 위드가 프레야의 성기사 장비들을 거래 사이트에 올리고 있으니 그의 직업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도대체 '마법의 대륙'의 위드는 '로열 로드'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닥치는대로 돈되는 건 모든지 하고 있다고 누가 생각이나 할까?  대장장이 길드, 낚시 길드, 재봉사 길드까지 돈주고 물건 사기 싫다는 단순한 이유로 자급자족을 하고 있는 위드.  그에 주변에 새로운 동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상인 마판과 함께 온 댄서 화령, 낚시 길드에서 만난 제피. 거기다 위드를 대장님이라고 따르는 병사들과 처음에 만난 친구들.  위드를 만나면 떨어지는 것이 있다.  무조건 레벨이 오르고 아이템을 얻고, 잘 먹을 수 있으니 누가 그를 거부하겠는가?  하지만, 그와의 만남은 어렵다. 괴물. 완전 노가다가 몸에 익은 위드와 함께 하기위해서는 노가다는 필수.  생산 스킬만 다섯 가지를 중급으로 올려놓은 이 괴물과 함께 하면서 가장 기분 좋은 것은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라고 울리는 메세지.  

 

  "조각사는 다양한 삶을 경험해 봐야 하지. 자네에게는 관록과 함께 여러 부류의 매우 뛰어난 인생 경험이 느껴지는군. 혹시 조각술 마스터 다론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위드, 자네에게는 조각사로서의 자질이 있어. 본래는 알려 주지 않지만, 내 자네라면 믿을 수 있겠네. 바로 그 다론이 이 레가스 성에서 살고 있다네."  또 한번의 퀘스트.  그렇게 만난 다론이 위드에게 내린 퀘스트는 다섯가지 동물의 행동양식을 100% 익혀라.  이게 가능해?  가능한 곳이게 '로얄 로드'다.  토끼, 사슴, 고블린, 여우, 말의 행동을 몇일씩 따라하면서 익히자, 위드의 조각술이 변하기 시작한다. 보이지 않은 것이 보이기 시작하고 이렇게 위드는 조각 변신술을 익히게 된다.  조각을 하면 그 조각상으로 변신할 수 있다니 '요술공주 밍키'의 변신만큼 재미있다.  조각술도 늘고, 변신도 하고.

 

  온갖 퀘스트를 맡은 위드에게 '로얄 로드'의 현왕 시오데른이 국왕의 위엄에 걸맞는 무덤을 만들어 달란다.  작업 비용 10만 골드에 난이도 B, 성공할 경우 왕실 공적치 최소 2,000이상, 완성품의 수준에 따라 추가 공적치까지 획득 가능한 어마어마한 퀘스트. 그러나 저러나 국왕을 만족 시켜 줄 수 있는 장엄하고 거대한 누구라도 압도당할 수 있는 무덤을 어떻게 만들까?  퀘스트는 수락을 했지만 도대체 알 수 없는 위드.  아무리 가상현실이라고 해도 노가다는 똑같이 현실세계처럼 힘드니 이 거대한 노가다를 어떻게 해결해낼지 그가 조금은 걱정되긴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곳은 가상현실의 세계, '로얄 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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