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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조각사 4
남희성 지음 / 로크미디어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가상현실을 이야기한다. 캡슐안에서 자신과 똑닮은 아바타가 현실이 아닌 또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 이런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다. 이야기로 말이다. 게임을 직접적으로 해 본적이 없어서 게임에 빠져드는 이들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다. 내가 아닌 또 다른 내가 살아가는 곳. 사회적 규범이 존재하지만, 그곳에서의 규범은 힘을 이야기하고 막강한 아이템 소지를 의미한다. 그리고 그 모든것이 현실세계에서 돈으로 연결되는 곳. 아이템을 사고 파는 곳이 있다는 것을 듣긴 했지만, 실제로 『달빛 조각사』의 위드처럼 큰 돈이 오가는 지는 모르겠다.
절망의 평원 / 만물 기술자 / 무지개 옷 경매 / 다론의 조각술 / 조각 변신술 / 오데인 성 공방전 / 던전 사냥 / 위드의 사냥 / 다크 게이머 연합 / 지상의 거대한 무덤
헤레인의 잔에 이어서 파고의 왕관까지 프레아 교단에 찾아준 위드의 명성은 끝이 없이 올라가고 그의 레벨 역시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한다. 난이도가 높은 퀘스트를 수행하면 레벨이 한번에 9단계까지도 오르니 높은 난이도에 혹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만큼 죽음이 가까이 있는 것이 A나 B등급의 퀘스트이니 말이다. 가상현실의 목적이 돈을 만들기 위함이니 이현이 죽음을 무릅쓰고 아이템들을 모으는 것은 역시나 아이템 경매 사이트에 물건을 내놓기 위함이었다. '트리플 다이아몬드 등급'. '마법의 대륙'의 아이템이 워낙에 고가에 팔려 단 한번 거래에 최고 경매 사이트에서도 최고 레벨이 되어버린 이현. 이러니 그가 내놓는 물건이 다른 이들에 눈에 들어오는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아가사의 거룩한검! 장미 무늬 장갑! 대신관의 반지! 이건 프레야 교단이다. 프레야 교단의 성기사들이 쓰는 장비야." 장미 무늬가 새겨진 장갑이야, 그 정도 되는 물건이 흔한편이라 그리 시세가 높지 않다. 하지만 프레야 교단의 성기사단이 쓰는 아가사의 검은 최고의 인기 품목이다. 게다가 착용 제한이 낮고 공격력이 높은 이 성스로운 물건. 이 물건을 위드가 올렸다. 위드의 직업을 모르는 이들에게 위드가 프레야의 성기사 장비들을 거래 사이트에 올리고 있으니 그의 직업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도대체 '마법의 대륙'의 위드는 '로열 로드'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닥치는대로 돈되는 건 모든지 하고 있다고 누가 생각이나 할까? 대장장이 길드, 낚시 길드, 재봉사 길드까지 돈주고 물건 사기 싫다는 단순한 이유로 자급자족을 하고 있는 위드. 그에 주변에 새로운 동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상인 마판과 함께 온 댄서 화령, 낚시 길드에서 만난 제피. 거기다 위드를 대장님이라고 따르는 병사들과 처음에 만난 친구들. 위드를 만나면 떨어지는 것이 있다. 무조건 레벨이 오르고 아이템을 얻고, 잘 먹을 수 있으니 누가 그를 거부하겠는가? 하지만, 그와의 만남은 어렵다. 괴물. 완전 노가다가 몸에 익은 위드와 함께 하기위해서는 노가다는 필수. 생산 스킬만 다섯 가지를 중급으로 올려놓은 이 괴물과 함께 하면서 가장 기분 좋은 것은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라고 울리는 메세지.
"조각사는 다양한 삶을 경험해 봐야 하지. 자네에게는 관록과 함께 여러 부류의 매우 뛰어난 인생 경험이 느껴지는군. 혹시 조각술 마스터 다론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위드, 자네에게는 조각사로서의 자질이 있어. 본래는 알려 주지 않지만, 내 자네라면 믿을 수 있겠네. 바로 그 다론이 이 레가스 성에서 살고 있다네." 또 한번의 퀘스트. 그렇게 만난 다론이 위드에게 내린 퀘스트는 다섯가지 동물의 행동양식을 100% 익혀라. 이게 가능해? 가능한 곳이게 '로얄 로드'다. 토끼, 사슴, 고블린, 여우, 말의 행동을 몇일씩 따라하면서 익히자, 위드의 조각술이 변하기 시작한다. 보이지 않은 것이 보이기 시작하고 이렇게 위드는 조각 변신술을 익히게 된다. 조각을 하면 그 조각상으로 변신할 수 있다니 '요술공주 밍키'의 변신만큼 재미있다. 조각술도 늘고, 변신도 하고.
온갖 퀘스트를 맡은 위드에게 '로얄 로드'의 현왕 시오데른이 국왕의 위엄에 걸맞는 무덤을 만들어 달란다. 작업 비용 10만 골드에 난이도 B, 성공할 경우 왕실 공적치 최소 2,000이상, 완성품의 수준에 따라 추가 공적치까지 획득 가능한 어마어마한 퀘스트. 그러나 저러나 국왕을 만족 시켜 줄 수 있는 장엄하고 거대한 누구라도 압도당할 수 있는 무덤을 어떻게 만들까? 퀘스트는 수락을 했지만 도대체 알 수 없는 위드. 아무리 가상현실이라고 해도 노가다는 똑같이 현실세계처럼 힘드니 이 거대한 노가다를 어떻게 해결해낼지 그가 조금은 걱정되긴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곳은 가상현실의 세계, '로얄 로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