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자수 레시피 SEASONS
아오키 카즈코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아트북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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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시절 본 역사 드라마에선 항상 높은 담장 안에 있는 아가씨들의 모습이 있었다.  촘촘하게 땋은 머리와 고운 한복이 눈에 들어왔지만 그보다는 수틀을 앞에 놓고 한땀 한땀 수를 놓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서책을 읽는 모습보다는 수를 놓는것을 결혼 적령기에 도리라고 생각을 했었던지, 예전 드라마에선 이런 내용들이 참 많았었다.  몇십년전에 본 드라마의 내용들은 기억도 나지 않는데, 고운 한복을 입고 수를 놓는 모습들은 각인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수를 놓을 줄 안다는것은 교양있는 아가씨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손으로 하는것은 잘 하지 못한다.  종이 접기 빼고는 진득하게 않아서 뜨개질을 하거나 십자수를 두거나 자수를 놓는다는 것을 생각해 본적도 없다.  가끔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경우는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였다.  중학교에 올라가서 가사 시간에 수틀에 수를 놓는 것이 있었던 걸로 기억이 난다.  수틀에 천을 넣고 조인후에 수를 놓는 친구들의 모습이 너무 예뻐서 따라 해보려고 무단히 노력했는데, 역시 잘 하지 못했다.  그래도 보는건 좋아한다.

 

 

  몇해전인가 코엑스에서 자수 전시회를 한적이 있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간 전시회는 환상의 나라 였다.  실만 가지고 어쩜 그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작품들이 나오는지, 감탄을 하고 자리를 뜨지 못했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은 기계 자수라고 해서 대량으로 생산되는 옷에 자수가 놓여진것들도 꽤 있지만, 역시 자수는 손으로 한땀 한땀 놓는 것이 가장 곱다.  어느 누구도 똑같은 것을 만들어 내지 않으니 말이다.  『귀여운 자수 레시피 SEASONS』는 이런 욕심에 읽기 시작한 책이다.  이 예쁘고 앙증맞은 자수를 흔하디 흔한 옷 한자락에 놓고도 싶었지만, 보면서 대리 만족을 하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   SEASONS이다.  왜 계절일까 했는데, 출판사에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계절의 바람은 어김없이 불어옵니다.  따뜻한 남풍과 함꼐 순식간에 시작되는 봄, 푸른 하늘에 흰 구름, 바다와 산의 계절 여름, 쌀쌀한 공기에 따뜻한 금목서 향기가 감돌며 빨간색 노란색 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 한 해를 마무리하며 따뜻한 방에서 느긋하게 자수를 시작하는 겨울. 이 책에 실린 작품을 생활용품에 포인트로 쓰거나 그대로 수놓아 액자에 넣어보세요.' 라고 말이다.  계절마다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자수 모티프를 전하고자 SEASONS이란다. 그래서 Spring, Summer, Autumn, Winter로 챕터를 구분해서 저자, 아오키 카즈코는 자수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어김없이 불어오는 계절의 바람에 자수를 생각하는 아오키 카즈코. 참 근사하다.

 

 

  아기자기한 소품에 있는 자수 아이템들은 참 단순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귀엽고 사랑스럽다.  개구리 옆에 헤험쳐 다니는 올챙이, 토끼풀로 만든 팔찌와 세잎 클로버, 탐스러운 딸기로 만든 조각케이크와 파르페, 결혼식에 사용될것 같은 티아라와 웨딩케이크, 그리고 천사같은 신부가 들 부케도 있고, 잠자리, 개미, 매미, 나비와 장수하늘소도 보인다.  어쩜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을정도로 귀여운 이야기들이 자수를 통해서 만들어 져서 생끗 웃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속 주인공들은 도안으로 실려있다.  몇번 실이 필요한지, 어떤 천을 사용하고 접착심은 어느정도 사용하는지까지도 작가는 상세하게 알려준다.  도안을 알려주기전에는 '자수 스티치'방법을 표기를 해주고 있어서, 초보도 쉽게 따라할수 있게 해주고 있다.

 



 

  러닝 스티치, 백 스티치, 아우트라인 스티치, 카우칭 스티치, 스트레이트 스티치, 스플릿 스티치, 새턴 스티치, 롱 앤드 쇼트 스티치, 플라이 스티치, 리프 스티치, 프렌치너트 스티치, 블랭킷 스티치, 체인 스티치, 레이지데이지 스티치, 크로스 스티치, 버튼홀 스티치로 만드는 고리와 스파이더웹 스티치까지 모든 스티치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간간히 생각나는 스티치는 중학교 가사실습으로 했던 스티치들이다.  오랜만에 보는 스티치들이 손을 꿈틀거리게 만든다. 해보고 싶다.  책에서 알려주는 각양각색의 실들은 없지만, 집에 있는 몇가지 실들로 만들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주로 앵커 자수 실을 사용했고, 자수 실에 따라 적당한 바늘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그러기엔 나의 실력이 딸리니 우선 시작해보자. 아이의 옷 귀퉁이에 작은 꽃 한송이 수놓아 주고 싶은 맘이 절로 들게 만드는 이 멋진 책은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지는『귀여운 자수 레시피 SEASON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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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등생 해법 수학 5-1 - 2014년 초등 우등생 해법 시리즈 2014년
최용준.해법수학연구회 지음 / 천재교육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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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학기다.  봄방학이 접어든지 몇일전 같은데, 다음주면 아이들이 다시 학교에 가는 시기가 되었다.  방학동안 뭘 했을까 보면 딱히 한게 없는것 같다.  우리집 작은 아이는 인터넷강의인 <와이즈캠프>를 하루에 30분씩 하고 영어학원은 매일 다닌다.  그리고 일주일에 두번 수영.  방과후로 컴퓨터와 우크렐레를 하기는 하지만 방학중에는 하지 않아서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남은 편이었다.  그러던 차에 『우등생 해법 수학』을 만났다.  <와이즈캠프>선생님도 인터넷 강의만으로 수학을 제대로 할 수 없기때문에 문제집 한권 있는걸 권하셨고, 4학년때 담임 선생님께서도 수학 문제집 한권은 꼭 풀어야 한다고 하셔서 좋은 기회다 싶어 문제집을 아이에게 내 주었다.  물론, 아이는 이 생소한 문제집이 싫단다.  문제를 풀어야 하는것이 쉬운일이 아니니 이해는 하지만 반응이 너무 매섭다.  이걸 잡아준 이가 큰아이다.

 

 

  초등 5학년에 처음 만나는 문제는 약수와 배수다. 곱하기 나누기만 하다가 생소한 단어처럼 다가오는 약수와 배수는 아이들을 얼음으로 만들기 딱 좋은 단어이야.  아이뿐 아니라 수학이라면 질색을 하던 나또한 그렇지만, 이걸 그냥 넘기수 없는게 현실의 문턱인데, 중학생인 큰 아이가 하는말이 작은 아이를 자극하게 될 줄 몰랐다.  5학년에 배우는 약수와 배수가 중학교 1학년때 똑같이 나온다는 것이다.  맞다.  5학년때 약수와 배수를 배우고 중학생이 되면 1학년 1학기 내내 약수, 배수 문제를 다루게 된다.  문제의 깊이는 다르지만 분명 약수와 배수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없으면 풀 수 없는 문제들이 나온다.  이러지 풀지 않을 수가 없다.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들보다는 수리적으로는 강하다.  두아이의 성향이 다르기도 하겠지만, 우리집 두아이는 상반된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나를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큰아이는 수학으로 힘이 들었는데, 작은아이는 큰아이만큼 힘이 들지 않을걸 보면 말이다.  공약수와 공배수로 정신이 없다고 하긴 하지만, 이해 면에서는 훨씬 빠르게 다가오는것 같다.  어린시절부터 가지고 놀던 장난감도 큰아이는 책이 많았고 작은 아이는 블록과 보드게임이 많았으니 이 녀석들에게 수학이 다가오는 면이 다른것 같다. 

 



 

  초등 베스트셀러라고 되어있다.  큰아이에게 문제집을 풀어 본 경험이 초등학교 시절에 없어서 잘 몰랐는데, 너무 유명하다. 모르는 부모들이 없는것을 보면 말이다.  우선 요즘 수학의 트렌드이기도 한 '스토리텔링 개념 학습'이 잘 되어 있다.  모든 학문이 그렇긴 하지만, 이젠 국어 실력이 없으면 어떤것도 제대로 풀어 낼 수가 없게 되어 버리고 있다.  이게 맞는 것이라고 이해를 하고는 있지만, 지금까지 이어오던 수학이 확 달라지니 어렵긴 하다.  문제를 수리적으로 푸는 것이 아니라 글로 풀어주고 풀라고 하고 있다.   『우등생 해법수학』은 크게 3가지의 교재로 이루어져 있다.  '교과서 마스터', '평가 마스터', '풀이 마스터'.  교과서데 다루고 있는 기본 문제들을 조금 심도 깊게 다루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교과서 마스터'는 일차로 구부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풀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문제만 있는것이 아니라 가장 기초적인 이해를 높이기 위한 설명들이 되어있어서, 아이들이 문제를 풀기전에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스토리텔링 개념서, 스토리텔링 문제서로 구성. 단원을 배우기 전에 배경 지식을 쌓을 수 있고 학습 주제에 따라 스토리텔링 생각열기로 교과서 개념을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되어져서 교과서와 익힘책에 있는 다양한 유형의 문제 풀이를 담았고 시험에 꼭 나오는 문제로 단원 평가가 수록되어져 있다. 시험에 꼭 나오는 서술형 문제를 연습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이야기 마당, 놀이 마당, 교과서 문제 해결등 교과서의 통합교과 문제까지 완벽하게 끝낼 수 있도록 되어있다.  '평가 마스터'는 '교과서 마스터'와 함께 가는 문제처럼 보이지만, 문제만으로 이루어져 있어 단원평가와 수시평가에 대비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학교에서 보는 모든 시험에 완벽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기본 문제에서부터 적용 문제, 수준별 단원 평가, 심화 문제까지 학교 시험에 대비하도록 하였다. 풀이 마스터는 초등수학 학습 연계표를 제공하고 참고, 주의, 다른풀이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꼼꼼한 해설을 제공되어져 있다.

 

 

  방학동안에 많은 문제를 접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이들이 다 안다고 자신하고 있는 문제들이 다 아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터넷 강의'를 통해서 다루는 문제들은 기본 개념을 제외하고 한 단원에 30~45문제가 전부다.  분명 아이가 문제를 풀었을때 다 아는 문제구나 하고 넘어가면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  하루에 30분. 문제를 풀어보자.  아이와 함께 풀다보면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천재교육 홈페이지(www.chunjae.co.kr)로 문의를 하면 된단다.  아직까지 초등 수학은 엄마가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지만,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 우리아이들이 만나는 문제들이니 꼭 알아두길 바란다.  문제들을 보면서 깜짝 깜짝 놀라게 된다.  초등 5학년이 다루는 문제들의 유형도 그렇지만 깊이가 너무 깊다.  초등학교 부터 이러니, 중학교 문제를 엄마가 이해하기 힘든게 사실이다.  지금이 아닌 나중을 위해서 아이들과 함께 차근히 문제를 풀어보자.  탄탄한 기초는 중고등학교 때 빛을 발하게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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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조각사 12
남희성 지음 / 로크미디어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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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페이지가 넘는데, 언제 넘어가는지 모르게 넘어가버린다.  분명 재미있는데, 책 한권을 읽으면서 감동이 물밀듯 밀려온다는 느낌은 절대 받을 수 없음에도 또 읽고 있다.  누군가의 말처럼 재미있지만 이젠 그만을 외치고 싶어진다.  완결이 되면 더이상 읽지 않을텐데, 완결이 되지 않으니 궁금증때문에 또 읽는다.  내가 결코 알수 없는 새로운 세계를 알게된것도 무시를 못할 것이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잡템이나 퀘스트같은 이야기는 전혀 몰랐을 것이다.   레벨이 오른다거나 스텟이 오른다는 어휘 역시 알길이 없었을 텐데, 덕분에 아이와의 대화가 가능해졌다.  내가 모르는 세상을 진짜인듯 경험하는 것이 게임 판타지 소설의 장점이다.  어떤 종류의 책이든 말이다.  어찌되었던 내겐 책이 '三人行 必有我師' 가 되니 이 또한 기쁨일 것이다.     

 
결전의 날 / 토둠 정벌 / 지옥의 실미도 / 야생과 지옥 훈련 / 발각된 이현의 정체 / 잡템의 그림자 / 하늘과 땅에서 건 승부 / 군기 잡힌 콜드림 / 생명 정령 조각술  / 영웅의 탑
 
  거의 매일 책을 한권씩 읽고 있다.  쌓여있는 책들이 훨씬 많은데, 『달빛 조각사』덕분에 다른 책들, 그것도 읽고 싶어 안달했던 책들이 뒤에가서 쌓이고 있다.  리뷰는 더 말할필요 없이 밀려서 27권을 다 읽고 28권에 들어가고 있는데, 이제야 12권의 리뷰를 쓰려고 한다.  읽으면서 조금씩 갈무리를 해놓긴 했는데, 새삼스럽다.  위드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구나 싶으니 노란 병아리를 만나는 것 처럼 새롭다.  프로그램명에 <위드>를 떡하니 붙힌 방송이 시작되었다니 위드의 역량이 대단하긴 대단하다.  뱀파이어들의 땅에 들어간 위드와 검치들. 그리고 페일을 ㄹ비롯한 동료들.  어떻게 되었을까?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맵집을 가지고 있는 검치들이 토둠땅에서 353명만 살아 남았다.  중간부분까지 말이다.   어마어마한 싸움이라는 이야기다.
 
  뱀파이어의 의뢰를 받아 신수들을 퇴치하는 위드 일행. 이건 뭐 선과 악의 구분이 없다.  위드라는 케릭터 자체가 선악 구분없이 레벨과 보상만 높으면 무조건 OK를 외치는 인물이니, 함께하는 동료들까지 묘하게 닮아가고 있다.  신수들을 퇴치한 댓가는?  위드와 동료들, 검치들의 명성을 바닥을 기게 만들어 버린다.  '비열하고 옹졸한 궁수 페일,  어린아이도 등쳐 먹을 줄 아는 야비한 상인 마판, 말보다 주먹이 먼저인 수르카' 뱀파이어의 퀘스트를 하다 보니 칭호들도 안 좋은 것들만 붙었을 뿐 아니라, 명성들도 하락했다.  신수를 퇴치하면서 획득한 아이템도 어마어마했지만 토리도의 성에 잠들어 있던 뱀파이어들이 깨어나고, 유니콘과 페가수스를 사냥함으로써 위드의 이마에 붉은색으로 이름이 새겨진다. 살인자의 표시!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한 붉은색 이름.  이 붉은색의 이름을 위드가 서윤을 처음 봤을때 서윤에 이름에도 새겨져 있었으니 '로얄로드'에선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것 같긴하다.  
 
  현실세계에서 이현은 이현의 모습을 새롭게 알려주는 계기가 되는 MT에 참여하게 된다.  서윤이 동행하는 MT.  12권에서는 여전히 서윤을 무서운 광전사로 인식하고 있지만, 모든것을 몸으로 부딪쳐서 해결하는 이현에게 무인도에서의 MT는 너무 편하다.  덕분에 이현과 같은 팀원들도 편하다.  MT에서 집을 짓고, 돼지고기를 삶아 보쌈을 하고, 족발을 삶아 먹는 팀이 가능하기나 한걸까?  그걸  가능하게 하는 인물이 이현이다.  『달빛 조각사』를 읽으면서 말도 안된다고 생각을 하다가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현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를 생각하고 있는 걸 발견하니 참 어이가 없으면서도 재미있다.  영화속 케릭터를 잡는다면 『용의자』의 공유쯤 되지 않을까?  가치관을 제외한 몸쓰는 일만 본다면 말이다.  
 
  가상현실세계로 다시 돌아가자.  조각사의 신분에 맞게 어느곳에서나 위드는 조각품을 만들어 낸다.  이젠 빛이 아닌 그림자까지.  뱀파이어들이 사는 전설의 왕국에 만들어낸 그림자 탑  이젠 대작, 걸작이 우습다. 너무 많이 만든다.  심심하면 만들고 훌륭한 조각 장인의 호칭을 얻어내니 이럴수만 있다면 게임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그뿐인가?  무시무시한 콜드림을 깨어나게 했는데, 콜드림이 데스나이트가 나온 기사 아카데미 후배란다.  빵터졌다.  164기인 데스나이트에게 694기 콜드림이 어쩌겠는가?  군대는 군대다.  현실에서건 가상현실에서건 말이다.  덕분에 콜드림이 위드에게 꼼짝못하게 생겼다.  어쩌겠는가?  선배의 주인을.  
 
  "어서 날 조각해! 다 죽여 버리겠다. 모두 죽여 버리겠어.", "힘을 갖고 싶나? 그러면 나를 조각해라. 크크크큭. 조각술로 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드는 거야.", " 분노하라. 화를 내라. 너를 괴롭히는 모든 것들에 복수를 해."  이런 이상한 말들이 위드의 귓전을 끊임없이 울리니 도대체 뭘까?  조각술이 고급 4레벨 중반을 넘을 때부터 귓가에 들리는 신비로운 소리.  대체 뭘 조각해달라는지 정체를 알수 없는 음성이 어린아이처럼 조각을 해 달라고 떼를 쓰기만 하니 이건 뭘까?  '나를 조각해 주세요.' , '세상에 보이고 싶어요.', '당신이라면 할 수 있어요.'.   아무것도 못하게 만드니 뭔가 해주긴 해줘야 하는데 어렵다 어려워.  어쨌든, 이 모든것이 가능한 것은 '로얄로드'이기 때문이다.  현실이라면 미쳤다는 소리 듣기 딱이지 않는가? 자신에 대해서는 조금도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어린아이처럼 조각을 해 달라고 떼 쓰기만 하는 이 존재들을 조각할 수 있을까?  
 
  뱀파이어들이 사는 곳에 중급 수련관이 있을줄 누가 알았겠는가?  천공의 도시 라비아스에서 다인과 헤어진 이후에 올랐던 초급 수련관.  그곳에서 부터 중급수련관을 찾기위해 애썼는데, 고대인이 지었다는 '영웅의 탑'에 중급수련관이 존재하고 있다니.  역시나 쉬운것은 하나도 없다.  초듭 수련관에서도 몇번의 죽음을 맞이하고 수련관을 통과했는데, 중급 수련관은 ㄷ할 것이다.  원혼의 기사의 검에 목숨을 잃은 위드. 어떻게 되었냐고?  뼈다귀로 다시 테어나다. 보기 흉한 뼈칼을 들고 있는 새하얀 네크로맨서 바라볼이 주었던 권능, 죽음을 거부할 수 있는 힘 때문에 스켈레톤 나이트가 되어서 되살아났단다.  정말 별의별일들이 다 일어나는 곳이 이곳 '로얄 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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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마모코 마모코 이야기 1
알렉산드라 미지엘린스카.다니엘 미지엘린스키 글.그림, 최성은 옮김 / 두레아이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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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소리가 절로 나오는 사랑스런 책을 만났다.  개그 프로중에서 '대박 대박 대박사건!'이라고 외치던 쌍둥이가 있던데, 내가 지금 그렇게 외치고 있다.  어쩜 이런 책을 만들어 냈을까?  '좋다. 좋다. 너무~~~좋다'.  처음 책을 접했을때는 이 책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몰랐다. 책을 만난지 몇일이 지난 지금, 무슨 마법의 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매일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환상적으로 풀어내고 있는 이야기가 『옛날 옛적 마모코』다.   글 한줄 없는 보드북을 유아책 이후에 오랜만에 봐서 그랬을수도 있었겠지만 처음엔 뭐가 뭔지 알수도 없었다.  아이랑 함께 읽고는 있는데 이게 뭔지, 그래도 책을 한장 한장 넘기다 보니 떨어져 있는 금화가 보이는 것이 아닌가?  아... 숨은 그림을 찾으라는 것이 이런 금화를 찾으라는 건가 하고는 아이와 함께 열심히 금화를 찾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얼마나 금화가 많이 떨어져 있는지, 떨어져 있는 금화만 모아도 부자가 될 것 같다.  금화가 눈에 들어오니, 다른 보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버섯, 빗, 도끼까지 어마어마게 많다.

 

 

  이야기 책 표지에 등장인물들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처음엔 등장인물이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다. 정신없이 많이 그려놓았구나하고 생각했었다.  아쿠쿠 대왕, 아드비가 공주, 용감한 미코, 길쭉 귀 가족, 악사 비예츠, 배달부 쿠벡, 여자 마법사 바시아, 대장장이 루드빅, 여전사 발키리아, 말발굽 자매, 기사 카직, 도둑 스크라스크, 마법사 발타자르와 심술쟁이 스와프가 앞표지를 장식하고 있고, 책을 휙하고 뒤로 넘기면 또 다른 주인공들이 나온다.  붉은 머리 실비아, 마당발 지오브, 외계인 지그문트, 수호새 테레사, 수도사 치호미스, 궁사 로빈후드, 재치꾼 할레나, 까웅깡충 헤니오, 고스트 치치, 유랑자 미오드, 원숭이 돈키호테, 무쇠팔 이고르, 재단사 얀, 목동 하사, 방아꾼 바르텍, 날쌘돌이 히치, 어릿광대 형제들과 콧수염 유제프까지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모든 등장인물들은 주인공이다.

 

  책 소개글을 보니 책의 제목인 '마모코(Mamoko)'는 폴란드 어로 '나는 눈이 있어요(Mam oko)'라는 뜻이 숨어 있는 마을이란다.  텍스트 한 줄 없는 이 신비한 이야기 책 '마모코'는 눈이 있는 아이, 책 소개에서 말하듯 관찰력이 있는 아이들이 주인공 한명 한명을 따라가면서 이야기를 발견해 나가게 만들고 있다.  어린 유아와 함께 책을 펼치다보면, '우리집 아이가 천재가 아닐까?'하는 확신을 갖게 만들 것 같다.  엄마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이야기들을 찾아서 들려주고 있는 아이를 만난다는건 환상적인 일이 아닌가?  처음엔 그림이 굉장히 복잡해 보였는데, 아이가 책을 읽는 걸 따라가다보니 마지막엔 여러가지 이야기가 강줄기를 따라 흘러 바다로 모여드는 것처럼 거대한 이야기 하나를 완성하고 있다.  표지 앞뒤에 나와있는 캐릭터들은 어느 하나 그냥 넘어가는 인물이 없다.  고양이 콧수염 유제프와 강이지 심술쟁이 스와프도 하나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책을 몇번을 보고 나서야 내 눈에 들어온 고스트 치치까지 책은 이야기를 끊임없이 펼쳐낸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이야기는 아쿠쿠 대왕의 납치 사건이다.  아쿠쿠 대왕과 야드비가 공주의 수행길에는 따르는 이들도 많다. 악사 비예츠가 음악으로 문을 열고  말발굽 자매와 기사 카직이 따른다.  요 그림에서 벌써 이야기가 시작된다.  야드비가 공주에게 반한 용감한 미코.  그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책 왼쪽상단에 붉은 용이 한마리 있고, 용이 왕을 납치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난리가 났다.  그 사이에 용감한 미코는 왕 일행을 따라다니고 주변엔 새로운 인물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정신없는 사건속에서 왕을 구하기 위해 궁사 로빈후드가 활을 쏘기 시작하는데, 이름만 로빈후드다.  영 활쏘는 재주가 없다.  용은 맞추지도 못하고 대자장이 루드빅과 날쌘돌이 히지에게 화살을 쏘았으니 이걸 어쩌랴... 그러나 저러나 붉은 용은 왜 왕을 납치한 걸까?  그것뿐일까?  이야기는 땅속에서도 계속된다.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은 아이들의 몫이다.  납치된 왕의 이야기, 공주를 사랑한 미코의 이야기, 고양이 유제프와 강아지 스와프의 이야기, 마법사와 도둑의 이야기, 여자 마법사 바시아가 구한 물건들이 어디에 쓰여졌는지,  고스트 치치가 누구를 찾게되는지 이야기는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텍스트가 없어서 더 많이 보이는『옛날 옛적 마모코』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책이다.  아이와 함께 숨은 그림 찾기처럼 그림을 찾다가 귀를 쫑끗 세우고 아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을 준비만 되어 있다면 이 책은 우주까지도 이야기를 펼칠 준비가 되어 있는 무궁무진한 책이다.  외계인 지그문트는 그냥 있는게 아니니 말이다.  책 한권이 아이를 너무나 사랑스럽게 만들고, 아이의 이야기에 흐믓하게 미소짓고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신비한 마법책,『옛날 옛적 마모코』.  강력 추천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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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어웨이 - 도피할 수 밖에 없었던 여자의 가장 황홀했던 그날
앨리스 먼로 지음, 황금진 옮김 / 곰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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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단편보다는 장편이 좋은 글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작가의 머리속에 들어있는 이야기들 풀어내기에 단편은 짧은 감이 있으리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고, 단편은 머리아플 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읽을 거리의 하나라고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분명 박완서 작가의 단편을 읽으면서 장편에서 느낄 수 없었던 깊이를 느꼈으면서도 그렇게 생각을 했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이지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너무나 유명한 작가, 앨리스 먼로.  그녀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음에도 그녀를 알고 있다. 2013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니 그녀의 이름이 모든 온.오프라인 서점과 북카페를 뒤덮었었다.  내 책장에도 읽어야지 하고 꽂아 둔 그녀의 책이 있을 정도로 그녀는 유명하다.

 

 

  모두가 알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앨리스 먼로가 단편작가인 줄 몰랐다.  그저 노벨 문학상 수상자려니 하고 넘어갔었고, 노벨 문학사 수상자 이기에 장편 작가라고 생각을 했었다. 내 오해의 소산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단편 작가"라는 칭송을 받고 있는 그녀를 어쩜 이렇게 몰랐을까?  책표지에 있는 '앨리스 먼로 문학 세계의 결정판!'이라고 되어있는 것을 읽고서야 단편임을 인지했고, 책장을 넘기고 목차를 보면서「런어웨이」로 되어있는 이 작품이 「런어웨이」,「우연」,「머지않아」,「침묵」,「열정」,「허물」,「반전」,「힘」까지 여덟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작품임을 알았다.

 

 '도피할 수 밖에 없었던 여자의 가장 황홀했던 그날'이라는 부재를 가지고 있는「런어웨이」.  여자의 이야기다.  촘촘하게 짜아놓은 니트같은데 따뜻함속에 가벼움이 들어가 있다.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처음엔 칼라도 실비아도 이상한 여자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이런 사람들이 다 있을까 싶었다. 멋진 외모에 반해 모든것을 버리고 클라크를 따라온 칼라.  클라크의 관심을 갖기 위해서 말도 안되는 거짓을 늘어놓고, 그 속에 실비아 부부가 걸려든것처럼 보였다.  무슨 일을 낼것만 같았는데, 느닷없이 그녀는 실비아에게 힘든 결혼생활을 이야기하고, 칼라의 젊음에 끌리던 실비아는 그녀의 '도주(?)'를 돕기로 한다.  '도피할 수 밖에 없었던 여자의 가장 황홀했던 그날'.  누구의 이야기일까?  처음엔 당연하게 칼라라고 생각을 했는데, 정말 칼라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덟편의 단편을 대표하고 있는 작품이「런어웨이」다.  분명 다른 이야기들을 펼쳐주고 있다. 그 속에 여자들만이 알수 있는 심리 묘사가 탁월할 정도로 펼쳐진다.  비단위에 뿌려지는 물방울들처럼 영롱한 어휘들이 펼쳐진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을 펼치고 있는데, 이야기보다 말도 안되게 아름다운 글들이 읽는 이들을 휘청거리게 만든다.  물론, 이런 감정들이 그녀에 글에서 처음 느낀 경험은 아니다.  박완서 작가의 『노란집』을 통해서 더 많은 아름다움을 경험했고, 글에 아름다움에 어쩔 줄 몰라했었다.  만약 박완서 작가의 글이 영어로 쓰여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먼로의 책을 읽으면서 뜬금없이 해본다. 

 

  모두 읽고 나서야 이 이야기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분명 연작은 아니지만 이어져 있는 이야기였다.  읽으면서 같은 이름을 쓰고 있네라고만 생각을 했으니 참 무디다. 모든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는것은 아니지만 줄리엣과 퍼넬러피의 이야기를 다룬「우연」,「머지않아」,「침묵」은 시간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  글들은 아름답다 못해 숨이 막힌다.  내 표현의 한계다.  이런 표현을 쓰고자 함이 아닌데, 이렇게 쓰고 있다. 시간의 흐름을 따르고 있음에도 「우연」에서는 뒤죽박죽이 되어버려 어떤것이 과거고 어떤것이 현실인지 알 수가 없다.  도대체 이 사람들이 뭘 하고 있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때 먼로가 만들어낸 칼라, 줄리엣, 그레이스, 로렌, 로빈, 낸시는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이웃들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겉모습만 봤을때는 단순한 삶에 숨이 막힐것 같이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데, 이들은 먼로를 만나는 순간 그들의 삶을 조각조각 펼쳐보여주고 있다.  그녀들도 알지 못했고, 나 역시 일상에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나왔던 순간의 감정들을 먼로는 하나씩 꺼내어 펼쳐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나도 몰랐던 나의 감정들이 그녀가 만들어 불러낸 인물들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행복하고 싶은 사람들. 아니, 희망을 찾기위해 무단히도 애쓰는 이들이 희망을 찾기위해서 놓아야만 하는 것들.  인생이 원래 그런것이 아닐까?  매일 해피엔딩을 꿈꾸지만 그러기 위해서 참아야하고 애써야 한다. 먼 훗날의 노후를 위해서 현재의 즐거움을 잠시 접어두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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