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자수 레시피 SEASONS
아오키 카즈코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아트북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어린시절 본 역사 드라마에선 항상 높은 담장 안에 있는 아가씨들의 모습이 있었다.  촘촘하게 땋은 머리와 고운 한복이 눈에 들어왔지만 그보다는 수틀을 앞에 놓고 한땀 한땀 수를 놓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서책을 읽는 모습보다는 수를 놓는것을 결혼 적령기에 도리라고 생각을 했었던지, 예전 드라마에선 이런 내용들이 참 많았었다.  몇십년전에 본 드라마의 내용들은 기억도 나지 않는데, 고운 한복을 입고 수를 놓는 모습들은 각인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수를 놓을 줄 안다는것은 교양있는 아가씨가 되는 길이라고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손으로 하는것은 잘 하지 못한다.  종이 접기 빼고는 진득하게 않아서 뜨개질을 하거나 십자수를 두거나 자수를 놓는다는 것을 생각해 본적도 없다.  가끔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긴 하지만, 그런 경우는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였다.  중학교에 올라가서 가사 시간에 수틀에 수를 놓는 것이 있었던 걸로 기억이 난다.  수틀에 천을 넣고 조인후에 수를 놓는 친구들의 모습이 너무 예뻐서 따라 해보려고 무단히 노력했는데, 역시 잘 하지 못했다.  그래도 보는건 좋아한다.

 

 

  몇해전인가 코엑스에서 자수 전시회를 한적이 있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간 전시회는 환상의 나라 였다.  실만 가지고 어쩜 그렇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작품들이 나오는지, 감탄을 하고 자리를 뜨지 못했었던 기억이 난다.  요즘은 기계 자수라고 해서 대량으로 생산되는 옷에 자수가 놓여진것들도 꽤 있지만, 역시 자수는 손으로 한땀 한땀 놓는 것이 가장 곱다.  어느 누구도 똑같은 것을 만들어 내지 않으니 말이다.  『귀여운 자수 레시피 SEASONS』는 이런 욕심에 읽기 시작한 책이다.  이 예쁘고 앙증맞은 자수를 흔하디 흔한 옷 한자락에 놓고도 싶었지만, 보면서 대리 만족을 하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   SEASONS이다.  왜 계절일까 했는데, 출판사에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계절의 바람은 어김없이 불어옵니다.  따뜻한 남풍과 함꼐 순식간에 시작되는 봄, 푸른 하늘에 흰 구름, 바다와 산의 계절 여름, 쌀쌀한 공기에 따뜻한 금목서 향기가 감돌며 빨간색 노란색 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 한 해를 마무리하며 따뜻한 방에서 느긋하게 자수를 시작하는 겨울. 이 책에 실린 작품을 생활용품에 포인트로 쓰거나 그대로 수놓아 액자에 넣어보세요.' 라고 말이다.  계절마다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자수 모티프를 전하고자 SEASONS이란다. 그래서 Spring, Summer, Autumn, Winter로 챕터를 구분해서 저자, 아오키 카즈코는 자수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어김없이 불어오는 계절의 바람에 자수를 생각하는 아오키 카즈코. 참 근사하다.

 

 

  아기자기한 소품에 있는 자수 아이템들은 참 단순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귀엽고 사랑스럽다.  개구리 옆에 헤험쳐 다니는 올챙이, 토끼풀로 만든 팔찌와 세잎 클로버, 탐스러운 딸기로 만든 조각케이크와 파르페, 결혼식에 사용될것 같은 티아라와 웨딩케이크, 그리고 천사같은 신부가 들 부케도 있고, 잠자리, 개미, 매미, 나비와 장수하늘소도 보인다.  어쩜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을정도로 귀여운 이야기들이 자수를 통해서 만들어 져서 생끗 웃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속 주인공들은 도안으로 실려있다.  몇번 실이 필요한지, 어떤 천을 사용하고 접착심은 어느정도 사용하는지까지도 작가는 상세하게 알려준다.  도안을 알려주기전에는 '자수 스티치'방법을 표기를 해주고 있어서, 초보도 쉽게 따라할수 있게 해주고 있다.

 



 

  러닝 스티치, 백 스티치, 아우트라인 스티치, 카우칭 스티치, 스트레이트 스티치, 스플릿 스티치, 새턴 스티치, 롱 앤드 쇼트 스티치, 플라이 스티치, 리프 스티치, 프렌치너트 스티치, 블랭킷 스티치, 체인 스티치, 레이지데이지 스티치, 크로스 스티치, 버튼홀 스티치로 만드는 고리와 스파이더웹 스티치까지 모든 스티치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간간히 생각나는 스티치는 중학교 가사실습으로 했던 스티치들이다.  오랜만에 보는 스티치들이 손을 꿈틀거리게 만든다. 해보고 싶다.  책에서 알려주는 각양각색의 실들은 없지만, 집에 있는 몇가지 실들로 만들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주로 앵커 자수 실을 사용했고, 자수 실에 따라 적당한 바늘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그러기엔 나의 실력이 딸리니 우선 시작해보자. 아이의 옷 귀퉁이에 작은 꽃 한송이 수놓아 주고 싶은 맘이 절로 들게 만드는 이 멋진 책은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지는『귀여운 자수 레시피 SEASON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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