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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조각사 12
남희성 지음 / 로크미디어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300페이지가 넘는데, 언제 넘어가는지 모르게 넘어가버린다. 분명 재미있는데, 책 한권을 읽으면서 감동이 물밀듯 밀려온다는 느낌은 절대 받을 수 없음에도 또 읽고 있다. 누군가의 말처럼 재미있지만 이젠 그만을 외치고 싶어진다. 완결이 되면 더이상 읽지 않을텐데, 완결이 되지 않으니 궁금증때문에 또 읽는다. 내가 결코 알수 없는 새로운 세계를 알게된것도 무시를 못할 것이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잡템이나 퀘스트같은 이야기는 전혀 몰랐을 것이다. 레벨이 오른다거나 스텟이 오른다는 어휘 역시 알길이 없었을 텐데, 덕분에 아이와의 대화가 가능해졌다. 내가 모르는 세상을 진짜인듯 경험하는 것이 게임 판타지 소설의 장점이다. 어떤 종류의 책이든 말이다. 어찌되었던 내겐 책이 '三人行 必有我師' 가 되니 이 또한 기쁨일 것이다.
결전의 날 / 토둠 정벌 / 지옥의 실미도 / 야생과 지옥 훈련 / 발각된 이현의 정체 / 잡템의 그림자 / 하늘과 땅에서 건 승부 / 군기 잡힌 콜드림 / 생명 정령 조각술 / 영웅의 탑
거의 매일 책을 한권씩 읽고 있다. 쌓여있는 책들이 훨씬 많은데, 『달빛 조각사』덕분에 다른 책들, 그것도 읽고 싶어 안달했던 책들이 뒤에가서 쌓이고 있다. 리뷰는 더 말할필요 없이 밀려서 27권을 다 읽고 28권에 들어가고 있는데, 이제야 12권의 리뷰를 쓰려고 한다. 읽으면서 조금씩 갈무리를 해놓긴 했는데, 새삼스럽다. 위드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구나 싶으니 노란 병아리를 만나는 것 처럼 새롭다. 프로그램명에 <위드>를 떡하니 붙힌 방송이 시작되었다니 위드의 역량이 대단하긴 대단하다. 뱀파이어들의 땅에 들어간 위드와 검치들. 그리고 페일을 ㄹ비롯한 동료들. 어떻게 되었을까?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맵집을 가지고 있는 검치들이 토둠땅에서 353명만 살아 남았다. 중간부분까지 말이다. 어마어마한 싸움이라는 이야기다.
뱀파이어의 의뢰를 받아 신수들을 퇴치하는 위드 일행. 이건 뭐 선과 악의 구분이 없다. 위드라는 케릭터 자체가 선악 구분없이 레벨과 보상만 높으면 무조건 OK를 외치는 인물이니, 함께하는 동료들까지 묘하게 닮아가고 있다. 신수들을 퇴치한 댓가는? 위드와 동료들, 검치들의 명성을 바닥을 기게 만들어 버린다. '비열하고 옹졸한 궁수 페일, 어린아이도 등쳐 먹을 줄 아는 야비한 상인 마판, 말보다 주먹이 먼저인 수르카' 뱀파이어의 퀘스트를 하다 보니 칭호들도 안 좋은 것들만 붙었을 뿐 아니라, 명성들도 하락했다. 신수를 퇴치하면서 획득한 아이템도 어마어마했지만 토리도의 성에 잠들어 있던 뱀파이어들이 깨어나고, 유니콘과 페가수스를 사냥함으로써 위드의 이마에 붉은색으로 이름이 새겨진다. 살인자의 표시!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한 붉은색 이름. 이 붉은색의 이름을 위드가 서윤을 처음 봤을때 서윤에 이름에도 새겨져 있었으니 '로얄로드'에선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것 같긴하다.
현실세계에서 이현은 이현의 모습을 새롭게 알려주는 계기가 되는 MT에 참여하게 된다. 서윤이 동행하는 MT. 12권에서는 여전히 서윤을 무서운 광전사로 인식하고 있지만, 모든것을 몸으로 부딪쳐서 해결하는 이현에게 무인도에서의 MT는 너무 편하다. 덕분에 이현과 같은 팀원들도 편하다. MT에서 집을 짓고, 돼지고기를 삶아 보쌈을 하고, 족발을 삶아 먹는 팀이 가능하기나 한걸까? 그걸 가능하게 하는 인물이 이현이다. 『달빛 조각사』를 읽으면서 말도 안된다고 생각을 하다가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현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를 생각하고 있는 걸 발견하니 참 어이가 없으면서도 재미있다. 영화속 케릭터를 잡는다면 『용의자』의 공유쯤 되지 않을까? 가치관을 제외한 몸쓰는 일만 본다면 말이다.
가상현실세계로 다시 돌아가자. 조각사의 신분에 맞게 어느곳에서나 위드는 조각품을 만들어 낸다. 이젠 빛이 아닌 그림자까지. 뱀파이어들이 사는 전설의 왕국에 만들어낸 그림자 탑 이젠 대작, 걸작이 우습다. 너무 많이 만든다. 심심하면 만들고 훌륭한 조각 장인의 호칭을 얻어내니 이럴수만 있다면 게임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그뿐인가? 무시무시한 콜드림을 깨어나게 했는데, 콜드림이 데스나이트가 나온 기사 아카데미 후배란다. 빵터졌다. 164기인 데스나이트에게 694기 콜드림이 어쩌겠는가? 군대는 군대다. 현실에서건 가상현실에서건 말이다. 덕분에 콜드림이 위드에게 꼼짝못하게 생겼다. 어쩌겠는가? 선배의 주인을.
"어서 날 조각해! 다 죽여 버리겠다. 모두 죽여 버리겠어.", "힘을 갖고 싶나? 그러면 나를 조각해라. 크크크큭. 조각술로 이 세상을 지옥으로 만드는 거야.", " 분노하라. 화를 내라. 너를 괴롭히는 모든 것들에 복수를 해." 이런 이상한 말들이 위드의 귓전을 끊임없이 울리니 도대체 뭘까? 조각술이 고급 4레벨 중반을 넘을 때부터 귓가에 들리는 신비로운 소리. 대체 뭘 조각해달라는지 정체를 알수 없는 음성이 어린아이처럼 조각을 해 달라고 떼를 쓰기만 하니 이건 뭘까? '나를 조각해 주세요.' , '세상에 보이고 싶어요.', '당신이라면 할 수 있어요.'. 아무것도 못하게 만드니 뭔가 해주긴 해줘야 하는데 어렵다 어려워. 어쨌든, 이 모든것이 가능한 것은 '로얄로드'이기 때문이다. 현실이라면 미쳤다는 소리 듣기 딱이지 않는가? 자신에 대해서는 조금도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어린아이처럼 조각을 해 달라고 떼 쓰기만 하는 이 존재들을 조각할 수 있을까?
뱀파이어들이 사는 곳에 중급 수련관이 있을줄 누가 알았겠는가? 천공의 도시 라비아스에서 다인과 헤어진 이후에 올랐던 초급 수련관. 그곳에서 부터 중급수련관을 찾기위해 애썼는데, 고대인이 지었다는 '영웅의 탑'에 중급수련관이 존재하고 있다니. 역시나 쉬운것은 하나도 없다. 초듭 수련관에서도 몇번의 죽음을 맞이하고 수련관을 통과했는데, 중급 수련관은 ㄷ할 것이다. 원혼의 기사의 검에 목숨을 잃은 위드. 어떻게 되었냐고? 뼈다귀로 다시 테어나다. 보기 흉한 뼈칼을 들고 있는 새하얀 ! 네크로맨서 바라볼이 주었던 권능, 죽음을 거부할 수 있는 힘 때문에 스켈레톤 나이트가 되어서 되살아났단다. 정말 별의별일들이 다 일어나는 곳이 이곳 '로얄 로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