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트레커 -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커피 순례자
딘 사이컨 지음, 최성애 옮김 / 황소걸음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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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 맛을 잘 모른다. 알고 있는 커피라고는 오로지 인스턴트 커피.  커피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나를 위해서 따로 인스턴트 커피를 준비하지 않으면 함께 커피를 못 마실 정도다.  게다가 두 잔 이상만 마시면 사랑에 빠져버린다. 심장이 어찌나 쿵쾅거리는지. 아마도, 남편을 만난것도 커피를 세 잔이나 마시고 두근거리는 가슴이 연을 만들어 줬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커피와는 인연이 있는 편인데도, 여전히 하루 두 잔 이상의 커피는 마실 수가 없다.  그래도 아침은 커피가 열어준다.  출근하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그 다음 하는 일이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이다 

 
 요즘은 점심식사후에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금 큰 컵에 담긴 커피잔을 들고 있다.  별다방이나 콩다방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나오는 커피들.  커피를 그리 즐기지 않아서 이기도 하지만, 난 커피값이 이렇게 비싼지 몰랐다.  연애시절 남편이 첫 월급을 타고 사준 커피한잔 값이 2,500원 이었는데, 그 커피값이 어찌나 아까웠는지 모른다.  학창시절 마시던 커피는 100원짜리 도서관표 자판기 커피였는데, 요즘은 커피 한잔에 4000원을 훌쩍 뛰어 넘어 5000원이 넘는것도 부지기 수이다.  이 커피값들을 보면서 커피원가가 비싼 줄 알았다.  원가가 얼마나 비싸면 커피 한 잔이 저렇게 비싼가 하는 의문을 가졌다.  사무실의 아가씨들은 밥은 안먹어도, 커피는 마신다고 하니 그 맛도 궁금하기도 했지만, 내 입에는 여전히 맞지가 않는다.
 
 그러던 차에,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커피 순례자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자바 트레커>라는 책을 만났다.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상식이다.  인도네시아 자바 섬에서 생산된 커피가 미국에 처음 소개된 이후 미국 사람들을 커피를 자바라고도 부른단다.  그리고 길고 고된 여행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트레커는 지은이 딕 사이컨이 붙인 말로, 이 책에서 지은이는 커피를 통해 좀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아름다운 여행자를 '자바트레커(javatrekker)'라고 말하고 있다.  딕 사이컨은 소비자에게는 유기농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대안무역을 하는 소수의 커피 업자들, 그들을 바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커피 순례자 자바트레커라고 말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커피나무를 찾아봤다.  커피나무의 열매가 이렇게 붉은 색인지 처음 알았다. 그리고 그 분포지역이 이렇게도 널리 퍼져있는지도 처음 알았다.  커피하면 TV선전 때문일수도 있지만, 에디오피아의 옷을 멋지게 입은 검은 성녀들이 고르는 황금의 커피알갱이를 떠오르던 나의 무지에 고개가 숙여졌다. <자바 트레커>는 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며, 커피 로스터이기도 지은이 딘 사이컨이 커피 생산지를 돌면서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싸운 10여년에 걸친 길고 고된 커피 세계의 여정을 담고 있다.  대안무역사업이 주지만, 그보다 갖가지 모험여행과 생산지 원주민들의 문화들이 곳곳에 나와있다. 거기에 딘 사이커의 유머가 한몫을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 졸이고, 어찌될까 손에 땀이 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어떻게 좀 했으면 좋으련만, 그 와중에 친구의 죽음도 보게 되고, 생산지의 여러 주술적인 경험들도 같이 소유 하게 된다.   딘 사이커는 참 솔직한 사람이다. 책을 읽으면서 숨 죽이다가 미소를 짓게 하고, 깔깔거리게 하기도 하고, 그러다 너무나 속상해서 가슴이 아파오게도 하는 솔직한 글솜씨에 놀라게 되니 말이다.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글을 잘쓴다고 하면 우습겠지만, 내게 그렇게 느껴지니 그렇다.  딘 사이컨은 커피 한 모금 한 모금마다 담겨져있는 21세기의 중요한 사회.정치, 경제적 이슈들을 이야기 해주고 있다.  그 속에서 참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세계화, 이주, 여성, 환경, 원주민 인권 및 자결권까지.  콜롬비아에서의 무지에서 오는 상품의 가치하락과 커피에 기생하는 박테리아, 로요. 그리고 너무나 무서웠던 죽음의 열차까지 말이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값의 99%가 코요테(커피중계상)와 대기업의 몫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책을 읽은 후에 마시는 커피의 맛이 사뭇 다르다. 커피를 따는 아이들과 여인들이 생각이 나고, 몇 센트의 커피값을 올리기 위해 애쓰는 조합원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가슴이 아려온다.  내가 마시는 이 한잔의 커피에 얼마나 많은 땀과 피가 섞여 있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름다운 커피순례자, 그 가운데 있는 대안무역의 착한 커피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이 틀림이 없다.  그리고 커피를 마실때마다, 같이 마시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다.  커피값의 99%에 대해서, 커피를 따는 아이들과 여인들, 죽음의 열차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에스프레소 한 잔하게 적선해달라는 에디오피아 거지들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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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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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악마의 시나몬 쿠키 2개 1입 9,000원 - 반드시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에게 먹이세요. 평균 2시간 동안 뇌신경세포를 교란시켜 그가 무슨 일을 해도 실수를 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중요한 발언을 할 때도 주어 서술어가 하나도 맞지 않고 주제에도 벗어나 누가 보아도 맛이 간 사람처럼 보일 것이며, 포만 상태라면 괄약근을 조절하지 못하고 옷에 실례할 수도 있답니다.  p.57.
  

 


 무슨 이런 쿠키가 다있을까?  이런 쿠키를 만드는 사람도 이상하지만, 이걸 사는 사람이 있단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이것외에도 꽤나 여러 종류의 베이커리가 있다.  마인드 컨트롤을 해주는 마인드 커스터드 푸딩, 사과하고 싶은 사람에게 메이킹 피스 건포도 스콘, 실연의 상처를 잊게 해주는 브로큰 하트 파인애플 마들렌,  정말 사귀고 싶지 않은 사람에겐 노땡큐 사브레 쇼꼴라, 먹고 살만큼만 장사하라는 비즈니스 에그 머핀 및 하루종일 땡땡이 치고 싶다면 도플갱어 피낭씨에까지.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 베이커리들이 어디서 만들어 질까?  헨젤과 그레텔속 과자의 집을 만든 마녀, witch라도 있는 것일까? witch는 모르겠지만, wizard가 있단다.  이름도 위저도 베이커리.  대놓고 마법사 빵집이라고 말을 하고 있다.  그리고 슬금슬금 억눌려있는 무엇인가를 얻기위해서 하나둘씩 주문서를 날린다.  이 이상한곳.  어떤 마법사과 마법을 펼쳐놓고 있을까?

 

 이곳에 열여섯살 소년이 뛰어들어온다.  "나 좀 숨겨줘"(p.20)  전후 맥락 아무것도 묻지않고 거대한 오븐의 문이 열리면서 소년은 위저드 베이커리의 일원이 되어버린다.   어린소녀와 함께 배선생은 아빠의 새부인이 되어버렸다.  어린딸이 있으니 걱정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너무나 대놓고, 열여섯 소년을 무시하기 시작하는 배선생.  그녀의 직업은 선생이다.  그러니 배선생이라는 말이 틀린것은 아니다.  무엇이 어그러졌는지는 알수 없지만, 소녀는 어린 여동생 무희의 성폭행범이라는 누명과 함께 위저드베이커리로 숨어들어와서 그들과 함께한다.  이 이상한곳.  낮에는 분명 소녀였는데, 밤이되면 파란새가 되어 뻐꾹이 시계위에서 잠이드는 소녀가 있고, 한달에 단 하루, 보름만 잠이 드는 마법사가 있는곳.  그곳에서 소년은 욕망에 따라 선택하고 나서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인간들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친구에게 악마의 시나몬 쿠키를 먹이고는 책임을 지라는 소녀도 있었고, 사랑을 이루어주는 체인 월넛 프레첼을 먹인 사람에게 4개월만에 부두인형을 만들어 달라고 떼를 쓰는 사람까지. 소년은 그들을 통해서 인간을 보게된다.

 

 위저드베이커리의 빵들은 사용시 유의사항들이 있다.  하지만, 아무도 그 무서운 유의사항을 읽으려 하지 않는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베이커리의 문을 두드리고는, 모른체 한다.  왜 내게 그랬냐면서 마법사에게 떼를 쓴다.  하지만, 그들의 가장 귀한 것을 내놓으라면, 아니 신체의 작은것 하나라도 내 놓으라면 슬금슬금 뒷걸음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소년이 있는 이곳에 또다시 부두 인형의 주문이 들어있다. 15세~20세정도의 소년의 크기. 주문인, 배선생.  사람을 얼마나 미워하면 이렇게 아픔을 주기위한 주문을 할 수 있을까?  소년의 이름은 모른다. 그렇다고 다른이들의 이름을 아는것도 아니다. 그저 파란새이고, 점장일뿐이다.  그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  점장을 대신해서 몽마를 받아들이는 소년.  그 소년을 앉아서 푹신한 침대에 넣어주고는 고맙다는 말을 할수 없는 점장.  시간을 돌리는 상투 과자를 손에 쥐어주는 사람들.  이들의 관계는 묘하다.  잡지도 않고, 잡힐려고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너무나 현실적인 마법사는 모든것을 계산한다.  시간의 흐름을 계산하고, 그 속에서 아파하는 사람들을 생각해야만 한다.  어린시절 읽었던 마법사와는 다른 마법사.  죽은것을 살려낸후에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낮과 밤이 다른 파란새. 

 

 어떤것도 댓가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다.  인생이 다 그렇다.  가끔 깜빡깜빡 잊거나, 잊기위해 노력을 하기는 하지만, 댓가를 치르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  Y인 경우와 N인 경우로 나뉘어진 소년의 인생도 무엇인가 댓가를 치뤄야만 한다.  그리고 그속엔 가슴 뭉클한 무언가가 있다.  인생을 어떻게 알겠는가? 그래도 이 아이가 웃음을 날릴수 있어서 좋다.   완득이를 시작으로 내이름은 망고까지 창비 청소년 문학상을 받은 작품들은 그 속에 아이들이 웃을수 있어서 좋다.  이번엔 또 어떤 작품이 우리 앞에 다가올지 기대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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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을 보면 알 수 있어 과학의 씨앗 5
박정선 지음, 장경혜 그림 / 비룡소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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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확실히 그 나이에 맞는 연령대가 있다.  <비룡소>라는 말에 혹했는데, 이 책은...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를 모르겠다.  유아동 책을 좋아한다라고는 말하지만, 어느새 난 유아책 보다는 아동책과 청소년 책을 좋아하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 나역시 성장해 버린 듯 하다.    처음엔 <색깔을 보면 알수 있어>라는 말이 뭘 이야기 하나 했다가, 책장을 펼쳐보고는 이걸 어쩌나 하는 고민부터 생기니 말이다.   정말, 이걸 어쩌나?

 

엄마가 글을 읽어주어야 하는 아가들에게 딱인 책이다.  그러니, 주일학교 유아부 아이들에게 읽어줘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3-4살,  알 수 없는 말들을 하지만, 의사소통은 고녀석들끼리만 되는 녀석들이다.  그래도 또래 친구가 있고, 선생님 말이라면 고개도 끄덕일줄 안다.  아이들의 반응은...?  한녀석이 깔깔 거리면 함께 웃고, 놀라면 또 함께 놀란다.  이유가 없다.  한두번 읽어주는 책으로는 책의 진가를 알순 없다.  아이들은 무한 반복을 해줘야 한다.  읽어주는 사람은 재생기능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게 뭘까?  하얀애, 검은애.  리본도 똑같다.  뭐가 틀리지? 이빨이 틀리다고?  맞나? 이 갯수를 세보자. 똑같은데.. 그럼, 뭐가 틀릴까?  그래, 하얀애, 검은애가 틀리네. 그런데, 이건 검은걸까?  이 아이는 왜 이렇게 얼굴 무서울까? 화가난건 아닐까?  아하.. 화가났구나.  얼굴색만 보고 아이가 화가 난걸 알아버렸네.

 





 

다른것도 알수 있을까?  이건 뭘까?  아... 이건 못먹겠다.  다 타버렸다. 아휴~ 냄새.  색깔만 보고도 냄새가 나는것 같네. 이 집은 뭐지? 너무 지지하다. 청소를 안했구나.   와 파란 하늘일때 놀러가자.  검은 하늘일때는 너무 어두워.  색깔만 보고도 이렇게 알수 있는게 많구나.  우리 친구들은 색깔로 뭘 알 수 있을까?

 

맞아. 선생님이 마시는 커피는 검은색.  친구들이 마시는 물은 투명한 색.  하준이랑 주영이는 열심히 뛰어놀아서 얼굴이 붉어 졌네.  화가나지 않고, 열심히 놀아도 얼굴색이 달라지는구나.  색깔만 보고 알수있는 거.  맞다.  과일도 색깔만 보고 알수 있네.  사과인지, 배인지. 감인지. 토마토 인지, 색깔만 보고도 알수 있구나.  야. 알수 있는게 정말 많다.

 

내게는 무지하게 어려운 책이었지만, 아그들하고 한바탕 신나게 놀수 있는 책임엔 틀림이 없는 <색깔을 보면 알 수 있어> 색깔로 알수 있는게 정말 많다.  오늘 날씨는 어떤가? 하늘 한번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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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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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령은 근방에서 가장 유명한 소녀였다.  상수원지가 있는 이 마을 어디를 가나 그 이름을 들을 수 있었다.  세령휴게소, 세령초등학교, 세령진료소, 세령파출소, 세령수목원.... p.60

 

 입소문이 읽는 속도를 앞지르는 책이었다.  그리고 그 입소문을 귀로 듣고도 무심히 지나치다가, 이제 손을 뻗어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다음장이 넘어가는것이 무서운 경험을 오랜만에 가졌다.  무엇이 무서웠을까?   혹시 내가 생각했던 일이 벌어 질까봐 무서웠는지도 모른다.  결론적으로는 내가 생각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읽는 내내 소름이 돋았고, 책장을 덮은 순간이 안심이 된것도 아니었다.   해피엔딩도 세드엔딩도 아닌 이야기. 그렇다고 열린결말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그런 이야기들을 정유정 작가는 풀어내고 있었다.

 

 서원.  열두 살 어린 소년에게 남겨진 이름은 '살인마의 아들'이었다.  '세령호의 재앙'이라고 불리던 사건은 끊임없이 서원 주위를 짙은안개처럼 퍼져있었고, 세령호의 재앙속에서 엄마를 잃고, 아빠는 살인마가 된 지금, 의지할 곳은 친적도 가족도 아닌, 세령마을에서의 룸메이트 승환이었다.  승환은 왜 서원과 함께 세간의 눈을 피해 사는걸까?  세령호의 재앙이 있은 7년 후, 또 다시 서원에게 스포트 라이트가 따라붙기 시작한다.   그리고 서원은 7년전 잃어버린 자신의 운동화와 함께 한편의 소설을 배달 받게 된다.  7년전 그날 밤 무슨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현수.  2군이었지만, 거대한 그는 조만간 1군이 될수 있을것 같았다.  그녀, 은주를 만나 결혼하고 신혼여행을 간 그날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연상의 그녀를 만나고, 야구를 그만 둔 그 순간부터 그에겐 용팔이도, 최상사도 나타나지 않은듯 했다.  하지만, 술은 그를 다시 나락으로 빠치게 만들었다.  왜 술만 마시면 운전을 하고 싶은걸까?  술로인해 무면허가 되었음에도 아내에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냥 버티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날 그 짙은 안개속에서 만난 세령은 그의 손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세령호속으로 빠져들어갔다.

 

 분명 소설은 현수를 살인마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세령을 죽인것도 현수였고, 수문을 열어 수많은 사람을 죽인것도 현수였다.  살인마이기에 그의 아들은 살인마의 아들이 되었다.  그런데 이 개운치 않은 뒷맛은 무엇일까?  세령이 죽기 전 가학적인 그녀의 아빠, 영제.  오영제. 세령마을의 대 부호, 치과의사, 어느것 하나 빠질것 없는 오영제.  그와 함께 그 마을에 있는것 부터가 잘못이었다.  그가 몰고오는 짙은 안개.  교정이라는 이름의 그 안개속 검은 그림자.   누구를 향해 다가가는 것일까?  

 

 슬금슬금, 하지만 터벅 터벅 발자욱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그런 소설이었다. 공포가 스물스물 올라오는 소설은 분명 아닌데, 읽는 내내 공포를 느끼는 소설이었다.  은주의 행동을 이해하면서도 분노하게 되고, 현수에게 울화가 터지다가도 서원을 향한 그의 부정으로 가슴 아련한 그런 소설이었다.   자신만의 성을 쌓고 사는 영제를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모르다가도, 그의 삶이 불쌍한 그런 이야기 였다.  그리고 그 곳에 서원과 승환이 있었다.  승환...?   그는 누구일까?  7년.  짧다고 하면 짧지만, 서른의 그가 마흔이 되어버린 7년.  그동안 승환은 서원과 함께 한다.  이 소년이 무엇이길래, 자신의 인생을 이 어린 소년과 함께 하고 있을까?

 

 선데이서울은 서원과 승환을 떠돌이로 만들어 버리는 마법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뒤의 그림자.  7년이 지난 지금 그 그림자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숨통을 조이듯, 서원과 승환을 조금씩 조금씩 조여오기 시작한다.  자신만의 것이라고 여겼던 가족이 사라진 뒤, 영제가 보여주는 분노는 발작이었다.  미치광이의 서곡같았다.  그리고 그 서곡은 7년동안 잔잔히 흐르고 있었다. 자신이 생각한 시나리오를 완성시키기 위해서 말이다.  소설가 조용호는 이야기 한다. '운명이 난데없이 변화구를 던진 밤.' 당신이라면 그 저주 받은 생을 어떤 타구로 받아칠 것인가라고 말이다.

 

 한 남자는 딸의 복수를 꿈꾸고, 한  남자는 아들의 목숨을 지키려 한다.는 카피 문구는 책속의 모든 내용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리고 이 한문장이 사실과 진실사이에 있는 '그러나'를 생각하게 만든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모두 '그러나'를 피해 갈 수 없는 존재이니 말이다.

 

야구는 단순한 거야.  공을 던지고, 공을 치고, 공을 받고, 타자가 타석에 들어오면 투수는 공을 던져야 하는 걸세.  포수는 승부구를 요구해야 하고. 7년전, 그 아이는 내가 지켜야 할 공이었지만 이제 아냐. 내 배터리야.  내가 사인을 보내고 서원이가 던지는 거야. 내 사인을 거부하든.  받아 들이든 그건 그 아이의 선택이지.  하지만 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네야.  그 아이에게 선택할 기회를 주게. p.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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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 던 - 나의 뱀파이어 연인 완결 트와일라잇 4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윤정숙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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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은 트와일라잇이 돌풍을 불러일으켰던 시기였다. 트와일라잇 속 벨라와 에드워드에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하나둘이 아니었고, 그 돌풍은 영화라는 또다른 광풍을 불러일으켰었다.  트와일라잇 시르즈의 출판과 함께 매년 영화가 제작되었고, 2011년 11월, 드디어 트와일라잇 시르즈의 마지막 편 브레이킹 던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뉴문을 끝으로 읽지 않았던 터라, 벨라과 에드워드, 제이콥의 마지막 이야기가 궁금하던 차에 영화 개봉과 함께 책을 읽어 내려갔다. 

  



 

 820페이지의 달하는 양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이 책 꽤나 요상하다.  클라이멕스가 세군데나 있다.  읽다가 지루해질 무렵이면, 하나의 클라이멕스로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또 한번 지루하다 싶으면 그렇게 세번을 반복한다.  심장의 박동을 뛸수 있는 만큼 뛰게 하다가는, 조금 허무하다시피 꺼지게 만들긴 하지만, 8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 속도감있게 넘어가면서,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드디어 에드워드와 벨라가 결혼을 하게 된다.  아빠의 반대를 예감하지만, 찰리의 반대는 그리 심하지 않고, 리즈는 더더욱 찬성을 하고 있다. 열여덟 딸아이가 결혼을 하겠다는데, 너무 순순히 허락을 한다.  하지만, 무조건 OK하면 재미가 없지않는가?  벨라를 힘들게 하는 존재는 따로 있다.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제이콥.  벨라의 또 하나의 사랑.  제이콥이 결혼식장에 나타났다.  너무나 아름다운 벨라.  이제 그녀가 어떻게 변할 줄 알기 때문에 제이콥은 괴롭다.  어떻게 넘겨야 한단 말인가?  하지만 제이콥이 누구인가?  벨라를 위해서라면 무조건 오케이인 예스맨.  벨라. 잘살아라~

 

제이콥이 이를 악물었다. 그는 지금 스스로와 싸우고 있었다.  자신이 이 자리에 온 것은 심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선물을 주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수 있었다. "아네. 어쨌든 머릿속에 이 모습을 기억해둘게.   핑크빛 뺨, 네 심장박동, 형편없는 춤 실력... 그 모두를..."(p.80)

 

 너무나 행복한 두 사람(?). 벨라와 에드워드.  그들이 신혼여행을 보내는 그곳.  벨라가 이상하다.  결혼한지 몇일이나 지났지. 이게 말이 되나.  벨라가 임신을 했다.  그것도 너무 빠르다.  하르게 다르게 아이가 자란다. 어떻게... 어떻게 이런일이... 열여덟살이라도 엄마는 엄마다.  아이를 살려야 한다.  다른 가족들이 불멸의 아이라고 부를지라도 그녀는 아이를 지키고 싶다.  에드워드는... 아이보다는 벨라를 지켜야하는데, 벨라가 아이를 원한다.  또 한명의 예스맨. 무조건 벨라의 말이라면 오케이. 어쨌든, 아이를 낳아야한다.  한달만에 출산이라...  불멸의 뱀파이어를 상상한다면 조금은 아이러니하지만, 한달만에 아이를 낳는다. 끔찍한 고통과 함께.  또 한번의 심장의 박동소리... 벨라는 아이를 어떻게 낳는 것일까? 그리고 벨라를 지키는 제이콥. 제이콥은 계속해서 벨라곁에 있을수 있을까?

 

 굉장히 빠른 이야기 전개를 거쳐서 드디어 아이가 나온다.  400페이지를 넘어가면서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제부터 breaking dawn의 시작이라고 해야할까?  모든것이 새로운 벨라. 그리고 르네즈미. 제이콥은 왜 여전히 벨라와 르네즈미곁에 멤돌고 있지?  각인이 되었단다.  판타지와 신화는 그 상태로 받아들여야 한다.  늑대인간도, 뱀파이어도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음은, 이 자체가 판타지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유때문에, 에드워드에 열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과 함께 공존하고 있는 존재들.  버젓이 늑대인간이 인간을 돕기위해 살고 있고, 조약으로 맺어진 관계로 그려진 늑대인간족인 샘 무리와, 에드워드가 속한 칼라일 무리.  이제 그들은 네시, 아니 르네즈미를 위해서 모이기 시작한다. 불멸의 아이를 그냥 두고 볼수 없다는 볼투리. 그들 역시 칼라일을 향해 다가온다. 그들의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늑대인간들, 아니 쉐이프시프터와 무수한 뱀파이어들.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서운 볼투리에게 맞설수 있을까? 읽어보시길..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읽어봐야 한다.  스테프니 메이어가 벨라와 르네즈미에게 어떤 능력을 주었는지, 그리고 왜 그들이 맞서고 있는지 말이다.  

 

에드워드가 내 손을 잡았다.  그는 내 운명에 자신도 속해 있는 걸 알고 있었다.  내가 내 운명이라고 하면 말할 것도 없이 그건 우리 둘의 운명을 의미한다.  우리는 원래 하나였던 존재가 둘로 나위어진 것이니까. (p.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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