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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악마의 시나몬 쿠키 2개 1입 9,000원 - 반드시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에게 먹이세요. 평균 2시간 동안 뇌신경세포를 교란시켜 그가 무슨 일을 해도 실수를 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중요한 발언을 할 때도 주어 서술어가 하나도 맞지 않고 주제에도 벗어나 누가 보아도 맛이 간 사람처럼 보일 것이며, 포만 상태라면 괄약근을 조절하지 못하고 옷에 실례할 수도 있답니다. p.57.
무슨 이런 쿠키가 다있을까? 이런 쿠키를 만드는 사람도 이상하지만, 이걸 사는 사람이 있단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이것외에도 꽤나 여러 종류의 베이커리가 있다. 마인드 컨트롤을 해주는 마인드 커스터드 푸딩, 사과하고 싶은 사람에게 메이킹 피스 건포도 스콘, 실연의 상처를 잊게 해주는 브로큰 하트 파인애플 마들렌, 정말 사귀고 싶지 않은 사람에겐 노땡큐 사브레 쇼꼴라, 먹고 살만큼만 장사하라는 비즈니스 에그 머핀 및 하루종일 땡땡이 치고 싶다면 도플갱어 피낭씨에까지.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 베이커리들이 어디서 만들어 질까? 헨젤과 그레텔속 과자의 집을 만든 마녀, witch라도 있는 것일까? witch는 모르겠지만, wizard가 있단다. 이름도 위저도 베이커리. 대놓고 마법사 빵집이라고 말을 하고 있다. 그리고 슬금슬금 억눌려있는 무엇인가를 얻기위해서 하나둘씩 주문서를 날린다. 이 이상한곳. 어떤 마법사과 마법을 펼쳐놓고 있을까?
이곳에 열여섯살 소년이 뛰어들어온다. "나 좀 숨겨줘"(p.20) 전후 맥락 아무것도 묻지않고 거대한 오븐의 문이 열리면서 소년은 위저드 베이커리의 일원이 되어버린다. 어린소녀와 함께 배선생은 아빠의 새부인이 되어버렸다. 어린딸이 있으니 걱정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너무나 대놓고, 열여섯 소년을 무시하기 시작하는 배선생. 그녀의 직업은 선생이다. 그러니 배선생이라는 말이 틀린것은 아니다. 무엇이 어그러졌는지는 알수 없지만, 소녀는 어린 여동생 무희의 성폭행범이라는 누명과 함께 위저드베이커리로 숨어들어와서 그들과 함께한다. 이 이상한곳. 낮에는 분명 소녀였는데, 밤이되면 파란새가 되어 뻐꾹이 시계위에서 잠이드는 소녀가 있고, 한달에 단 하루, 보름만 잠이 드는 마법사가 있는곳. 그곳에서 소년은 욕망에 따라 선택하고 나서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인간들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친구에게 악마의 시나몬 쿠키를 먹이고는 책임을 지라는 소녀도 있었고, 사랑을 이루어주는 체인 월넛 프레첼을 먹인 사람에게 4개월만에 부두인형을 만들어 달라고 떼를 쓰는 사람까지. 소년은 그들을 통해서 인간을 보게된다.
위저드베이커리의 빵들은 사용시 유의사항들이 있다. 하지만, 아무도 그 무서운 유의사항을 읽으려 하지 않는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베이커리의 문을 두드리고는, 모른체 한다. 왜 내게 그랬냐면서 마법사에게 떼를 쓴다. 하지만, 그들의 가장 귀한 것을 내놓으라면, 아니 신체의 작은것 하나라도 내 놓으라면 슬금슬금 뒷걸음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소년이 있는 이곳에 또다시 부두 인형의 주문이 들어있다. 15세~20세정도의 소년의 크기. 주문인, 배선생. 사람을 얼마나 미워하면 이렇게 아픔을 주기위한 주문을 할 수 있을까? 소년의 이름은 모른다. 그렇다고 다른이들의 이름을 아는것도 아니다. 그저 파란새이고, 점장일뿐이다. 그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 점장을 대신해서 몽마를 받아들이는 소년. 그 소년을 앉아서 푹신한 침대에 넣어주고는 고맙다는 말을 할수 없는 점장. 시간을 돌리는 상투 과자를 손에 쥐어주는 사람들. 이들의 관계는 묘하다. 잡지도 않고, 잡힐려고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너무나 현실적인 마법사는 모든것을 계산한다. 시간의 흐름을 계산하고, 그 속에서 아파하는 사람들을 생각해야만 한다. 어린시절 읽었던 마법사와는 다른 마법사. 죽은것을 살려낸후에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낮과 밤이 다른 파란새.
어떤것도 댓가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다. 인생이 다 그렇다. 가끔 깜빡깜빡 잊거나, 잊기위해 노력을 하기는 하지만, 댓가를 치르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 Y인 경우와 N인 경우로 나뉘어진 소년의 인생도 무엇인가 댓가를 치뤄야만 한다. 그리고 그속엔 가슴 뭉클한 무언가가 있다. 인생을 어떻게 알겠는가? 그래도 이 아이가 웃음을 날릴수 있어서 좋다. 완득이를 시작으로 내이름은 망고까지 창비 청소년 문학상을 받은 작품들은 그 속에 아이들이 웃을수 있어서 좋다. 이번엔 또 어떤 작품이 우리 앞에 다가올지 기대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