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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찌지 않는 스모선수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가 누구지? 작가 소개글을 보니 1960년 출생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프랑스 작가 중 한명으로 나온다. 그 많은 이야기중에 내가 읽은 책은 없는 것 같다. 파리 고등사범학교 출신으로 수년간 철학을 가르쳐왔다고 하는걸 보면, 파리 고등사범학교가 꽤나 유명한 곳인가 보다. 어쨌든, 이 작가가 아하가르 사막 여행을 한뒤에 내면의 깨달음으로 작가로서 새로운 출발을 했단다. 굉장히 많은 작품들이 있는데, 읽어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읽고도 기억을 못하는건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책 표지에 잘짜인 한 편의 철학 콩트처럼 읽어도 좋을, 짧지만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말에 읽기 시작했다. 책가격에 비하면 정말 짧다. 책값이 워낙에 비싸니, 싸다 말다 말하기는 어렵지만, 양장본이라고 해도 100페이지 조금 더 되는 책값치고는 헉~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러니, 열심히 읽어야지. 비싼돈 주고 샀는데 읽으면서 가격 대비 형편없으면 땅을 치게 생겼으니 말이다. 결론은? 땅을 칠 정도는 아니지만, 아쉽다. 철학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가? 그 유명한 열림원에서 이 책을 왜 출간했을까? 개인적인 생각이다. 열림원같은 출판사에서 책을 만들었으니, 이상한 책은 아닐 텐데도 말이다.
작년에 읽은 책중 <나가사키>라는 책이 있었는데, 그 책의 작가는 프랑스인이었던걸로 기억이 난다. 프랑스 사람들은 은근 일본을 좋아하나 보다. 프랑스인이 바라본 일본. 아니, 프랑스인이 쓴 일본인의 모습. 독특하긴 하다. 작가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가 풀어내는 출판사에서 말하는 철학 콩트는 어떤지 들어가 보자.
이야기는, 거칠고 반항적인 도교에서 장물을 파는15세 소년 준 앞에 이상한 노인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따로 하는 말은 없다. "네 안에 떡대가 보인다."(p.5). 뭐 어쩌라는 건가? 미친 노인네라고 생각하는 준앞에, 이 이상한 노인,쇼민주는 끊임없이 준앞에 나타나서는 떡대를 이야기한다. 보잘것도 없고 먹은것이 없어 말라깽이인 소년에게 말이다. 그런데, 누가 알았겠는가? 이 노인이 스모의 위대한 스승 이란다. 보려고 본것은 아니지만, 스모를 접하면서 준은 자신안에 떡대를 찾기 위해서 쇼민주 도장에 합류를 하면서 자아를 찾기 시작한다.
준에 말처럼 의료적 처방이 절실한 과체중 비만환자들이 퉁퉁한 살집 속에 도사린 운동선수, 교활한 임기응변을 감추고 있고, 날랜 순발력을 엄청난 몽통에 감추고 있는 괴물에 가려진 전사의 모습으로 보여지기 시작한다. 여전히 스모를 알지 못하지만, 준은 그렇게 그들을 바라본다. 아마도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역시 그렇게 보았을 것이다. 200kg가 넘는 거구의 몸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하면서 준은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 천사라 불리는 엄마, 아무것도 할수 없었던 아빠. 그리고 결론은...? 여기서 이야기해버리면 너무 아쉬우니 패스.
옮긴이의 말이 없었다면, 머리 싸메고 읽을 정도로 어려운 책이었을듯 한 <살찌지 않는 스모 선수>. 성귀수님의 말처럼 메울 수 없어 보이는 그 간극은 도장에 들어가 단순히 운동을 한다든가 몸을 불림으로써 극복되는 것이 아니고, 현실을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일이라면 훈련과 시간을 동원한 물리적 해결이 답이 될 수 있겠으나,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읽어내고 그 하나됨을 이해하는 문제는 그것과 전혀 다른 차원의 해결책, 닫힌 마음의 눈을 여는 깨달음을 요하기 때문인듯 하다. 그리고, 여전히 내겐 이 작은 책은 너무 비싸게 느껴지고, 어렵다. 철학은 콩트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