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과학자 프래니 1 - 도시락 괴물이 나타났다 도시락 1
짐 벤튼 지음, 박수현 옮김 / 사파리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수선화길 끝에 자리한 예쁜 분홍집엔 조그마고 둥근 창이 나 있는 위층 침실이 하나 있어요.  이곳엔 언제나 박쥐들이 날라다니죠.  어떤곳이냐고요?  그 방은 엽기과학자, 프래니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이랍니다.  프레니는 익룡날개를 단 생쥐처럼 생긴 박쥐를 아주 좋아하지요.  어디서 박쥐가 나타난건지는 알수 없어요.  그뿐인 줄 아세요?  프레니는 줄넘기도 다른 친구들과 달라요.  뱀으로 줄넘기를 하거든요.  친구들이 샌드위치 도시락을 가지고 올때는 꼬치요리를 가지고 와서 요리를 하기도 하지요.  숨바꼭질도 굉장히 잘해요.  아무도 찾을 숙 없거든요.  왜냐하면, 땅을 파고 들어가서 숨어버리니까요.   이렇게 멋진 프레니에게 고민이 생겼어요.

 

  

"저는 반 애들 마음을 잘 모르겠어요.  애들이랑 친구가 되는 방법도 모르겠고요." " 네 스스로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셀리 선생님이 상냥하게 말했어요. "과학 실험이라고 생각해 보렴." p.28~29

 

 옷과 머리모양만 조금 바꾸면 완전 멋질것 같은 셀리 선생님이 친구들과 친해지는 방법을 과학실험이라고 생각해 보라고 하시는 거예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제 프레니느 친구와 친해지기 위해서 여러가지 방법을 찾기로 했어요.  그런데, 친구들은 참 이상하지요.  프레니가 아이들을 관찰한 결과예요.  첫째, 여자아이들은 예쁜 인형, 남의 머리를 물어뜯지 않는 인형, 뭔가를 줄줄 쏟아내지 않는 인형을 좋아한다.  둘째, 아이들은 말랑말랑한 샌드위치를 좋아한다  셋째, 야구는 박쥐가 아닌 커다랗고 딱딱한 방망이로도 공을 날릴수 있다   

 

 프레니에게는 정말 힘든일이 아닐 수가 없어요.  인형머리를 먹는 우적우적이나 흐물흐물 이상한 것이 튀어나오는 줄줄이를 아이들은 좋아하지 않더라구요.  거기에 공은 박쥐가 가지고 날라야 더 재미있는데, 딱딱한 방망이로 치네요.  그래도 친구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프레니는 엽기과학자의 과학으로 사랑스런 소녀로 변신을 했답니다.   모두들 어찌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그런데 큰일이 났어요.  친구들을 보고 이틀 전에 호박 소스를 바른 게살 만두 도시락을 쑤셔넣은 쓰레기통이 움직이는 거예요.  아무일도 없어야 하는데. 다른 친구들이 말을 하네요.  씹던 껌, 헌 운동화, 쓰레기, 공업용 쓰레기를 버렸다잖아요.   아... 어떻게하면 좋아요. 무시무시한 괴물을 만드는 레시피예요.  호박머리에 몸통은 게처럼 생긴 데다, 발에는 헌 운동화를 신고, 온몸에서 공업용 쓰레기 찌꺼기를 뚝뚝 떨어뜨리는 게호박 괴물이 나타났어요.  이 괴물이 셀리 선생님을 데리고 도망을 가볐어요. 

 

 이렇게 있을수는 없어요. 진짜 프레니로 변신해야겠어요.  해독약을 먹고 다시 프레니로. "지금부터 모두 내가 시키는 대로 한다!  냉큼 가서 각자 도시락을 가져와!"(p.87)  샌드위치속 온갖 종류의 맛좋은 소시지와 햄 따위를 이어 붙여 만들어서 반들반들 빛이 나는 햄괴물에 콧구멍속에 건전지 두개를 밀어 넣고 "깨어나라!"(p,93)라고 외쳤지요.  짜짠~  햄괴물과 게호박 괴물의 한판승.  물론 프레니가 만든 햄괴물이 이겼지요.  하지만, 애써서 친구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는데, 물거품이 되어버렸어요.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요.   프레니는 프레니다와야 가장 멋지니까요.  친구들도 선생님도 이런 프레니를 사랑하니까요.

 

 KAIST 정재승 교수는 세상의 모든 어린이는 '타고난 과학자'라는 말로 추천사를 써주셨어요.  직접 만져 보거나 먹어 보지 않으면 안달하고, 마음대로 부수고, 해부해 봐야 직성이 풀리는 엽기적인 실험 과학자 말이예요.  프레니는 엉뚱해요.  보통의 아이들은 불가능 할 것 같은 일들을 하지요.  그런데, 원래 아이들이 못하는 거였을까요?  못하게 막아서 그런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변신을 해서 예쁜 프레니보다 엉뚱한 엽기 과학자 프래니가 너무나 사랑스러운 이유는 그게 프래니이기 때문이예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커피 향기 - 어떤 기이한 음모 이야기, 개정판
게르하르트 J. 레켈 지음, 김라합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오늘 나는 몇잔의 커피를 마셨던가?  낮에 한잔을 마시고, 저녁 식사후에 남편과 한잔을 더 마셨다.  커피를 하루 한잔도 마시지 않았던 때도 많았었는데, 요즘은 두잔은 마시는 듯 하다.  아메리카노라는 이름의 커피도 마시지만, 보통은 믹스 커피를 마신다. 브리오니가 봤다면 상종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내게 커피는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는 기호식품은 아니었다.  학부시절, 다량으로 마신 커피덕분에 심장의 떨림을 운명의 순간이라고 믿었던 적도 있었고, 그 커피의 영향으로 남편을 만난후로는 커피는 자제하는 편이었다.  언제 또 카페인의 영향으로 사랑에 빠질지 모르니 말이다.  그런데, <커피 향기-어떤 기이한 음모 이야기>를 읽던 사나흘간은 너무 많은 커피를 마셨다.  그래도 다행이라 해야할까?  또 다른 운명은 만나지 않았으니 말이다.

 

 

'크레마의 기름기가 혀의 맛 봉오리를 자극해 입 안에 향이 아른거리게 했다.  커피가 한방울 한 방울 그의 혀로 흘러들자 더 마시고 싶은 욕구가 생겼고, 그래서 한 모금을 마셨다.  그 한 모금의 커피가 위를 따뜻하게 대우고 잘 달래서 힘을 내게 하는 게 느껴졌다.' p.21

 

 독자평중에 읽기 전에 반드시 커피 한 잔을 앞에 두라고 간곡하게 부탁을 하는 평을 읽었었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에게 딱맞는 평이었다.  이 기이한 음모를 제외하더라도 브리오니가 이야기하는 커피는 마시지 않고도 금단현상을 일으키니 말이다.  그가 이야기하는 커피는 책을 통해서 향을 느끼고, 그 향에 빠지게 만드는 힘이 있다.  웃기지 않는가?  그렇다고 브리오니가 말하는 최고급의 커피를 마시는 것도 아니면서, 책을 읽으면서 회사를 가는 날엔 아침부터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는 블랙커피를 들게 된다.  정말 싫어하는데도, 그 향도 한번 맡아보게 되고 책의 힘이, 브리오니의 커피 강연의 힘이 대단하다.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둔 토요일, 대도시의 유명 커피숍에서 몇백 명의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쓰러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커피를 숭배하는 광적인 커피로스터 브리오니는 누군가 세상에서 커피를 없애려 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배후세력을 찾아나선다.  그와 함께 수습기자인 아가테는 브리오니를 인터뷰하기 위해 그에 곁에 있다가, 브리오니가  범인으로 의심받게 되면서 배후세력을 쫒기 시작한다.  어떻게 알아냈는지, 브리오니는 커피협회와 요상한 논문을 쓴 교수들을 찾아내고, 중심인물로 크리스티네 사보이를 떠올리게 된다.  커피협회로 찾아간 순간부터 브리오니는 빨간 머리 남자로부터 미행을 당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정신없이 빨라져간다.

 

 부인과 이혼후 아들, 야콥과 사는 브리오니.  중국 출장길에 갔다가 상사 모리스의 병간호를 하다 사랑에 빠져버린 아가테.  이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중심에는 언제나 커피가 함께 하고 있다.  "커피를 손수 볶는 사람은 세 가지 선물을 받는 셈입니다.  볶을 때의 향기와 갈 때의 향기, 그리고 마실 때의 풍미, 이렇게 말입니다"(p.56). 브리오니는 도망 중에도 끊임없이 아가테에게 커피 이야기를 하고 아가테는 의심을 버리지 못하면서 그의 말을 듣는다.   그런데, 왜 그의 말을 들을까?  "독일은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커피 원두를 많이 수입하는 나랍니다. 커피를 빼앗는 것은 석유를 빼앗는 것이나 마찬가지지요.  정신의 연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빠지는 셈이니까요."(p.141)  광적으로 커피를 좋아하는 이 남자의 말에 아가테도 넘어간 것일까?

 

 이야기는 참 뜬금 없이 끝나버린다. 크리스마스의 선물인 양 끝나버린 이야기는 브리오니와 아가테의 사랑으로 모든것은 축복이니라를 외치는 것 같지만, 브리오니가 말하는 '커피 음모론'은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워낙에 음모가 많은 세상이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그가 말하는 음모론. 카페인 가득한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혁명도 없다와 비슷하지만, 어쩌면 그럴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진 못한다면?  커피가 없는 세상을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이라는 가설하에 게르하르트 J.레겔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고, 그 중심에 커피에 대해선 모든것을 알고 있는 듯한 브리오니가 있다.

 

 커피에 대한 역사와 착한커피에 이르기까지 커피에 대한 모든것이 들어있다.  그리 커피를 좋아하지 않음에도 커피 한잔을 생각하게 만드는 힘은, 커피 속에 들어있는 카페인 때문인지, 브리오니의 쌉싸름한 말솜씨 때문인진 헛갈리지만, 누군가의 말처럼, 이 책을 읽기를 원한다면, 커피 한잔을 마시고 읽기 바란다.  읽으면서도 또 마시고 싶은 생각이 나겠지만 말이다.  책읽는 몇일동안 커피 몇잔 더 마신다고 혁명이 일어나지는 않을테니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 - 제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난 책읽기가 좋아
김소민 지음, 소윤경 그림 / 비룡소 / 201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혼을 바꾸는 캡슐 한알 드릴까요?"  영혼을 바꾼다는 소재는 어느 연령대나 매혹적인 소재인 듯 하다.  작년에 현빈앓이를 일으켰던 '시크릿 가든'을 비롯해서, 아이들 만화영화속에서도 그런 소재는 많다.  우리 아이들이 즐겨보는 '아따맘마'에서는 아리와 엄마의 영혼이 바꼈었고, '안녕! 자두야' 라는 만화에서도 자두의 영혼이 바뀐단다.  이것만 있을까?  어린시절을 떠올려보면, '체인지'라는 영화 속 남녀 주인공도 영혼이 바뀌었었다.  내가 아닌 남이 되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을 바라보는 것은 아슬아슬하기도 하면서 짜릿함이 있다.   여전히 히트를  치고 있는 일드 중 '아빠와 딸의 10일간'도 그렇고 말이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활짝 열어놓을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은 어떤 이야기를 펼쳐낼지 궁금하다면 책을 펼쳐야 한다.  어마어마한 책이다.  제 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이니 말이다.  사실, 다른 곳에서는 벌써 어린이 문학상이 나왔는데, 비룡소에서는 감감무소식일까 했었다.  문학상을 받은 책들은 다르다.   청소년 문학상을 받은 책들을 기다리는 이유도, 어린이 문학상을 기다리는 이유도 그 책속에선 신선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드디어 비룡소에서도 문학상이라는 이름하에 책이 나왔고, 제 1회의 영광을 얻은 책이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이다.

 

'동동, 넌 동생보다 태권도 실력이 형편없구나." p.7

 

 이야기의 발단은 동동의 생각이었다.   동동이보다 두살이나 어리지만 몸무게는 7kg이나 더 나가고, 팔뚝과 종아리가 어마어마한 동생, 묘묘와 태권도 대련을 하게된 것이 문제였다.  묘묘보다 튼튼해지려고 열심히 밥도 먹고, 줄넘기, 달리기, 쑥쑥 체조도 정말 열심히 하는데, 왜 묘묘보다 작은 걸까?   이런 생각으로 아빠의 '동동묘묘 약국'을 찾아간 동동에 눈앞에는 아빠의 약국이 아닌, 하얀가운을 입은, 곱슬곱슬 은빛 머리칼을 가지고 있는 할머니 한분이 자신의 약국이라면서 영혼을 바꾸는 캡슐약을 보여준다.   영혼을 바꿀수 있다니... 그럼, 묘묘와 영혼이 바뀌면 태권도 대련에서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캡슐 마녀는 동동이의 게임 아이디, 비밀번호를 영혼을 바꾸는 캡슐과 바꾼다.  마녀 할머니는 주민번호가 없어서 게임을 할수 없다고 하고, 동동이는 게임이 재미없으니 얼마나 좋은 제안이었겠는가?  묘묘가 좋아하는 크림빵속에 캡슐한알 넣고, 동동이도 캡슐 한알 먹고, 영혼이 바뀌면 한 영혼이 갑자기 커져야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하지만, 상관없다.  묘묘와 영혼이 바껴서 태권도 대련을 이길 수만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에는 난관이 있다.  분명 크림빵은 먹보대장 묘묘가 먹어야 하는데, 아빠가 먹어버린 것이다.   빙글빙글... 갑자기 머리는 어질어질, 얼굴은 화끈화끈, 아빠와 영혼이 바껴버렸다.

 

 아빠랑 바뀌니 여간 힘든게 아니다.  오줌을 누다가도 놀라고, 아빠의 방귀소리에 놀라고, 그보다 더 문제는 아빠가 데이트를 한다는 것이다.  동동이도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으니, 아빠의 데이트의 적극 동참을 하리라 마음을 먹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는 않을것 같다.  "여자 마음을 사로 잡으려면 멋진 데이트를 해야 하잖아... 여자들은 보통 자동차 타고 드라이브하는 것 좋아하던데, 예쁜 목걸이도 사주고 머리핀도 막 사주고."(p.50)  그렇지.  동동이가 뭘좀 아는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민숙자 아줌마는 매운걸 좋아한단다.  동동이가 알고있는 매운건?  '불타는 떡볶이집'.  시장에서 가장 맵다는 떡볶이집에서 떡볶이도 먹고, 아줌마 원피스에 떡볶이 국물이 튀어서 닦으라고도 하고, 택시도 타고 만원어치 드라이브도 했다.  동동이 생각에 민숙자 아줌마와의 첫 데이트는 정말 완벽한 것 같았다.  거기에 아줌마는 촌스럽지도 않고 수다쟁이도 아니라 너무 좋다.  그런데, 소개를 해준 보리밥 아줌마는 이제부터 친구도 아니란다. 완전 완벽한 데이트 였는데 말이다...

 

 아이들은 난리가 났다.  깔깔거리고 킥킥거리고, 아줌마 원피스에 떡볶이 국물 닦아주는 장면에서는 데굴데굴 구른다.  처음엔 '아따맘마'와 '안녕, 자두야'도 이런이야기 많다고 하더니, 여긴 번개가 안치네 하고는 책속으로 빠져들어가 버린다.  그렇지.  다른 이야기들은 영혼이 바낄때면 번개가 치는데, 캡슐약은 번개가 치지 않는다.  언제 바꼈는지도 모르게 슬쩍 바뀌어 버린다.  바뀐 주인공들만 바뀐걸 알게 된다.  영혼이 바뀌고 난 후에 상황은 생각도 하지 않은 동동이는 아이답다.  보통의 아이들이 다 이러니 말이다.  장기판을 보듯 몇수 앞을 바라본다면 너무 어른답지 않은가?  묘묘와의 영혼바꾸기 프로젝트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캡슐마녀는 또다시 동동이에게 유혹을 해온다.  유통기한은 일주일이라면서 말이다.

 

 딸아기가 나를 보면서 씽끗.  '엄마랑 영혼이 바뀌면 어떨까?'  뭐 나야 좋지.  회사도 안 가고, 집안일도 안 하고, 학교에서 신나게 놀고 공부만 하면 되잖아 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딸 왈, "엄마, 피아노는 체르니 40이야".  아...  피아노때문에 영혼이 바뀌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처음 해봤다.  내돈 내고 다니게 한 피아노가 영혼도 못바꾸게 만들어 버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아빠는 내 친구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7
노경실 지음, 심은숙 그림 / 시공주니어 / 200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별로 읽고 싶은 맘이 없었다.  작은 녀석이 자기책도 읽고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는 통에 책을 집어 들었는데, 삽화보다 먼저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노경실 글.  작년 말에 노경실 작가의 <북유럽 신화>에 푹 빠졌었다.  재미있게 쓴 책은 아니었는데, 자음과 모음에서 나온 <북유럽 신화> 다섯권을 어떻게 읽었는지 모르게 읽은 기억이 났고, 그 책 날개에 있던 노경실 작가의 사진이 2002년에 나온 <우리 아빠는 내 친구>속 날개 사진과 똑같은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읽었다.  <북유럽 신화>를 넘나들던 노작가가 아동책은 어떻게 풀어냈을까 하고 말이다.   한번 읽어보자.  노작가의 글이니 말이다.

 

 

 책 읽기의 즐거움에 빠지기 시작하는 초등 1,2,3학년을 위한 문고라고 되어있다.  글밥이 적은 편은 아니다.  꽤 한다.  1,2학년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이제 우리집 작은녀석이 3학년이 되었으니 읽을수 있을 듯 하다.  하기사, 공룡이나 곤충에 관한 책은 몇백페이지도 그냥 읽는걸 보면, 책의 두께나 글밥과는 무관한 듯 하지만 말이다.  <우리 아빠는 내 친구>. 아빠는 어떤 존재일까?  내게 아빠는 참 큰 산이셨다.  지금은 연세가 드셔서, 어린시절의 아빠만큼 커다랗게 보이시지는 않지만, 여전히 아빠는 큰 산이시다.  난, 아빠를 생각하면 아카시아 향이 떠오른다.  이유는 생각이 나지 않지만, 어린시절 아빠와 아카시아꽃이 만발하던 길을 걸었던것 같다.  아빠도 기억하지 못하시는데, 여전히 내게 아빠는 아카시아 향과 함께 떠오르신다.

 

 아이들에게 아빠는 어떤 모습일까?  남편은 지금 잠을 자고 있다.  내 어린시절 아빠와 같은 면은 없다.  다정하긴 하지만, 시아버님이 그리 살갑고 다정한 분이 아니시라 그러신지, 남편 역시 그렇다.  요즘 흔하게 보는 그런 아빠의 모습은 아니다.  요즘의 아빠들.  아이들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고, 아이와 함께 땀흘리고 노는 아빠.  그런 아빠의 모습이 <우리 아빠는 내 친구>속에 들어있다.

 

 얼굴은 넓적, 콧구멍은 뻥 뚫렸고, 엉덩이는 오리 엉덩이에 학교 다닐땐 늘 일이등만 했다고 하고, 군대 이야기하면서 씩씩한 척만 하는 현호네 아빠.  현호 아빠는 정말 현호와 닮은 점이 없다.  현호생각에는 말이다.  그런데 현호가 아빠와의 닮은 점을 찾아냈다.  목욕탕에서 잠만 자는 아빠의 배꼽이 현호와 똑같은 거다.  아빠 아들이 맞긴 맞나보다.  아침 달리기를 한다면서, 현호를 깨워서는 한번 신나게 달리고는 다음 날 회사도 못가고, 벌레도 못 잡는데도 큰소리만 치는 아빠.  2학년짜리 아들하고 라면 빨리 먹기를 하는 아빠.

 

"당신이 겨우 초등학교 2학년짜리 친구밖에 안 돼요? 아예 현호랑 같이 학교를 다니지 그래요? p.86

 

 마흔이 다 되어도 아들과 친구가 되는 아빠가 부럽다. 친구 안 한다는 아들에게 뽀뽀를 퍼붇고, 끝까지 친구할거라는 아빠가 부럽다.  분명, 현호는 아빠랑 친구 하지 않는다고 한다.  시종 아빠는 겁쟁이에 지저분하고 운동도 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글은 현호가 쓰는 일기형식의 글과, 제3자가 바라보는 시점으로 쓰여져 있는데, 읽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음은, 현호네 아빠가 권위적인 아빠가 아닌, 너무나 친구같은 아빠의 모습이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정말 아빠는 그렇지 않은가?  이런 아빠들이 반듯하게 존경만 해야 할것 같은 아빠보다는 많으니까 말이다.  현호는 아빠와 친구를 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현호에게 아빠는 벌써 친구가 된 듯 하다.  그것도 아주 아주 소중한 친구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고쳐 선생과 이빨투성이 괴물 시공주니어 문고 1단계 1
롭 루이스 지음, 김영진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고쳐 선생님은 뭘 하시는 분일까?  이를 고치시는 분이다.  그렇담, 치과의사?  빙고~!  치과의사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치과의사는 어떤 사람일까?  내가 어렸을때는 너무 너무 무서운 사람이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치과를 다녀서인지, 주치의 쯤으로 생각을 하는 듯하다.  여전히 난 치과의사가 무서운데 말이다.   어쨌든, 이 고쳐 선생은 치과의사다.  그것도 사람만 고치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의 치료도 하는 치과 의사로 명성이 자자한 분이다.

 

 

 이 고쳐 선생님에게 어느날, 동물원 사육사, 우리씨에게서 동물을 치료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진료 예약을 받게된다. 그런데, 이 고쳐 선생님과 같이 일하는 안달복달하는 할머니 달달부인이 틀니가 달달 떨리는 소리를 내면서 이야기를 한다 "세상에 세상에. 선생님!  우리 씨가 선생님께 말씀을 안 드린 게 있어요. 이번에 치료 받으러 오는 동물은 이빨이 만 개나 된대요!"(p.14) 이가 만개라니... 분명 괴물이다.  화요일에 예약을 했는데, 어떻게 해야할까?

 

 이고쳐 선생의 출동준비가 시작된다.  의상실에서 갑옷을 빌리고, 고철 판매점에서 자동차 문짝과 보닛을 잔뜩 사고, 공구 판매점에서 너트와 볼트와 용접기를, 등산용품점에서 특대형 텐트를, 종합 병원에 마취제를 큰 통으로 주문하고 정육점에 암소고기 반마리를 주문한 뒤,  차문짝과 보닛을 병원 바닥, 천장, 벽에 붙이고, 값비싼 의료 기구를 나사로 고정시키고, 천장에 텐트를 걸은후 갑옷을 입은 후 진료 준비를 완료했다.  이고쳐 선생님의 준비 완료와 함께 소문났네, 소문났어!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라고 누가 소문을 냈을까?  아니, 이가 만개나 되는 괴물 소물은 슬금슬금 달달 부인에게서 흘러나가고, 흘러흘러 퍼져 나가는 소문은 '잡담 일보'의 예리한 기자, 찐득이 기자의 귀에 까지 흘러 들어간다.   이빨투성이 괴물이 마을에 오다니...  사람들이 난리가 났다.  까탈스러운 까탈부인은 자신을 두려워하는 이웃사람들을 선동해서 이 고쳐 선생님 병원 앞에서 데모도 하지만, 동물 사육사의 트럭 뒤쪽에서 시커먼 연기가 커다랗게 덩어리로 뿜어져 나오고, 무시무시한 울부짖음을 듣는 순간 까탈 부인을 무서워하던 사람들은 안전한 자기 집으로 재빨리 달아나버렸다.

 

 동물원 사육사가 데리고온 이가 만개나 되는 괴물은?  작은 상사 한가운데에 앉아있는 몰라몰라 섬에서 온 희귀한 열대 달팽이.  달팽이는 원래 미세한 이빨이 만 개나 있고, 보통 그 이빨을 큐티쿨라라고 한단다.  아... 이런 허무함.  마취 주사를 맞자마자 가볍게 코를 고는 달팽이와 작은 핀셋으로 충치를 뽑아내는 이 고쳐 선생님.  그럼, 그 무시무시한 울음소리는 뭐였을까?  동물원 사육사 우리씨 트럭은 너무 낡았다.

 

 이 책은 초등 저 학년 책이다.  굉장히 재미있다.  읽을때는 말이다.  그런데, 어른들은 알고 있다.  이 씁쓸함.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이런것이 아닐까?  인터넷이라는 세상을 통해서 말도 안되게 부풀어져 버린 이야기들.  그 소문들로 좌지우지 되고, 실상은 만나는 것 조차도 무서워하지는 않는지?   이 세상 이야기만은 아닐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보지않고 부딪치지 않고 무서워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시공 주니어의 저학년 문고, <이 고쳐 선생과 이빨투성이 괴물>은 나를, 이 사회를 생각 하게 만드는 굉장히 얇으면서 어려운 책이다.    이빨이 만개라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