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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쳐 선생과 이빨투성이 괴물 ㅣ 시공주니어 문고 1단계 1
롭 루이스 지음, 김영진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고쳐 선생님은 뭘 하시는 분일까? 이를 고치시는 분이다. 그렇담, 치과의사? 빙고~! 치과의사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치과의사는 어떤 사람일까? 내가 어렸을때는 너무 너무 무서운 사람이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치과를 다녀서인지, 주치의 쯤으로 생각을 하는 듯하다. 여전히 난 치과의사가 무서운데 말이다. 어쨌든, 이 고쳐 선생은 치과의사다. 그것도 사람만 고치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의 치료도 하는 치과 의사로 명성이 자자한 분이다.

이 고쳐 선생님에게 어느날, 동물원 사육사, 우리씨에게서 동물을 치료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진료 예약을 받게된다. 그런데, 이 고쳐 선생님과 같이 일하는 안달복달하는 할머니 달달부인이 틀니가 달달 떨리는 소리를 내면서 이야기를 한다 "세상에 세상에. 선생님! 우리 씨가 선생님께 말씀을 안 드린 게 있어요. 이번에 치료 받으러 오는 동물은 이빨이 만 개나 된대요!"(p.14) 이가 만개라니... 분명 괴물이다. 화요일에 예약을 했는데, 어떻게 해야할까?
이고쳐 선생의 출동준비가 시작된다. 의상실에서 갑옷을 빌리고, 고철 판매점에서 자동차 문짝과 보닛을 잔뜩 사고, 공구 판매점에서 너트와 볼트와 용접기를, 등산용품점에서 특대형 텐트를, 종합 병원에 마취제를 큰 통으로 주문하고 정육점에 암소고기 반마리를 주문한 뒤, 차문짝과 보닛을 병원 바닥, 천장, 벽에 붙이고, 값비싼 의료 기구를 나사로 고정시키고, 천장에 텐트를 걸은후 갑옷을 입은 후 진료 준비를 완료했다. 이고쳐 선생님의 준비 완료와 함께 소문났네, 소문났어!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라고 누가 소문을 냈을까? 아니, 이가 만개나 되는 괴물 소물은 슬금슬금 달달 부인에게서 흘러나가고, 흘러흘러 퍼져 나가는 소문은 '잡담 일보'의 예리한 기자, 찐득이 기자의 귀에 까지 흘러 들어간다. 이빨투성이 괴물이 마을에 오다니... 사람들이 난리가 났다. 까탈스러운 까탈부인은 자신을 두려워하는 이웃사람들을 선동해서 이 고쳐 선생님 병원 앞에서 데모도 하지만, 동물 사육사의 트럭 뒤쪽에서 시커먼 연기가 커다랗게 덩어리로 뿜어져 나오고, 무시무시한 울부짖음을 듣는 순간 까탈 부인을 무서워하던 사람들은 안전한 자기 집으로 재빨리 달아나버렸다.
동물원 사육사가 데리고온 이가 만개나 되는 괴물은? 작은 상사 한가운데에 앉아있는 몰라몰라 섬에서 온 희귀한 열대 달팽이. 달팽이는 원래 미세한 이빨이 만 개나 있고, 보통 그 이빨을 큐티쿨라라고 한단다. 아... 이런 허무함. 마취 주사를 맞자마자 가볍게 코를 고는 달팽이와 작은 핀셋으로 충치를 뽑아내는 이 고쳐 선생님. 그럼, 그 무시무시한 울음소리는 뭐였을까? 동물원 사육사 우리씨 트럭은 너무 낡았다.
이 책은 초등 저 학년 책이다. 굉장히 재미있다. 읽을때는 말이다. 그런데, 어른들은 알고 있다. 이 씁쓸함.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이런것이 아닐까? 인터넷이라는 세상을 통해서 말도 안되게 부풀어져 버린 이야기들. 그 소문들로 좌지우지 되고, 실상은 만나는 것 조차도 무서워하지는 않는지? 이 세상 이야기만은 아닐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보지않고 부딪치지 않고 무서워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시공 주니어의 저학년 문고, <이 고쳐 선생과 이빨투성이 괴물>은 나를, 이 사회를 생각 하게 만드는 굉장히 얇으면서 어려운 책이다. 이빨이 만개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