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왕이면 예쁘고 행복하게 - 스물아홉에 세 아이 엄마가 된 황규림의 다이어트 에세이
황규림 지음 / 이지북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몸짱 같은 거 개나 줘라. 아이를 낳고도 어느새 환상 몸매를 자랑하는 슈퍼모델들처럼 되고 싶은 게 아니다. 나는 그저 보통 55나 66 사이즈를 유지하는 평범한 대한민국 표준 사이즈가 되고 싶을 뿐이다.” - p.22

큰 아이와 함께 사우나에 갔다. 이제 큰아이가 내 키를 넘어섰다. 아이의 몸은 요즘 아이들임을 확인해 주듯 긴 다리에 갸냘픈 몸을 가지고 있다. 보기에 심히 좋았더라라는 말은 이런때 쓰는 말일까? 아이를 보면서 흐믓해 하는 것도 잠시. 거울에 비친 내 두꺼운 팔은 허걱하고 놀라기에 0.1초도 걸리지 않았다. 아이와 내 키는 비슷하건만, 무게의 차이는 15kg나 차이가 나니, 거울을 보고 싶지가 않다. 아니, 언제부턴가 전신을 거울로 보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 지고 있는걸 깨달았다. 출근길에 얼굴 화장은 하면서도 전체적인 몸치장은 잊은지가 오래다.
누구나 겪는 일이라 치부해 버리지만, 첫 아이를 낳고 아이를 갖기 전 40kg대의 몸무게로 돌아가기 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3개월이었다. 모유수유를 했고, 팔팔한 20대였으니까. 둘째 아이는 '넌 누구니?'를 외치고 싶을 정도로 몸이 불더니, 아이가 태어나고도 그 몸무게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아닌가? 분명 아이는 내 곁에 있는데, 내 몸은 여전히 맘삭의 몸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10년이 흘러 버렸다. 만삭이었을때도 10kg이상 몸무게가 늘었던 적이 없으니, 지금은 만삭보다도 더 늘은 모습으로 거울을 외면하고 있다.
생각해 보니, 다이어트를 해본적이 없다. 그렇게 주변에서 다이어트를 이야기를 하는데, 무슨 똥배짱인지 그냥 괜찮아를 위안삼고 있었다. 황규림씨의 말처럼 어느 누구도 내게 살이 쪘다는 말을 하지 않고 있어서 그냥 살만한가하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주변이 다 적이네~. 어쨌든, 그런 내가 이 책을 읽었다. 다이트 책이라고? 황규림씨의 <이왕이면 예쁘고 행복하게>는 다이어트 책이 아니다. 가족 사랑을 담은 책이다. 내가 읽은 느낌은 그렇다. 어쩜 이렇게 예쁘게 살 수 있을까하는 생각만 끊임없이 들었으니 말이다.

100일간의 다이어트 일지. 100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다이어트를 하든 안하든,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아이가 셋이나 있는 주부가 그렇게 한다는 것은 왠만한 독종이 아니면 엄두도 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2006년 4월에 결혼을 해서 소꿉장난 같은 살림만을 꿈꾸던 20대 초반에 대학을 갓 졸업한 예쁜 아가씨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셋을 둔 억척 엄마가 되었단다. 남편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아는, '옥동자'라는 애칭이 더 잘어울리는 정종철씨다. 이 남자가 2년전에 다이어트 하면서 식스팩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사실, 개그맨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이나 저나 다 다이어트를 하는군 하고 넘겼었다. 그리고 지금 그의 아내가 다이어트 책을 펴냈다.
TV프로로 몇번인가 정종철씨의 부인이 나왔었고, 참 예쁘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요즘은 본 기억이 나지 않는데, 그녀가 세 아이를 낳으면서 20대에 70kg를 넘어섰단다. 여기까지는 그냥 가십이다. 그렇터라하는 카더라 통신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이 부부가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다른이에 눈에 어떻게 보이느냐는 큰 의미가 없다. 어쩜 이렇게 남편을 존경하고 자랑스러워 할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글 곳곳에 남편에 대한 애정이 넘쳐난다.
종띠를리. 그녀가 남편을 부르는 애칭이다. 그녀가 은근히 남편을 자랑하는 모습은 이렇다. 아빠를 닮아서 시후는 한 가지밖에 생각을 못한다(p.59), 종띠를리야 외계인이라 자기가 세운 규칙을 칼같이 지켜가며 금방 몸을 만들었지만 나 같은 아줌마야 식스팩을 만들 이유도 없고, 일단 살만 좀 빼면 되는 거지(p.110), 맨날 종띠를리한테 맛있는 것만 먹이고 싶다고 하면서 엄하게 돈 아낀답시고 난리치다가 이렇게 된 것 같아서 미안해 죽겠다. 고기가 이렇게 맛이 없는데도 아무 소리 없이 먹는 남편... 그동안 내색 한 번 안 하다니, 더 미안하잖아(p.123), 내가 아는 종띠를리는 자신의 단점에 크게 개의치 않고 정말 노력하면서 사는 사람이다. 뭘하나 해도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하는 사람, 다양한 일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부류의 사람과 대화가 통하는 사람, 그리고 자기가 하는 일에 관한 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사람이다(p.162)

남편에 대한 사랑이 이렇게 넘쳐나니, 남편이 기를 쓰고 일을 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이 부부 정말 부럽다. 다이어트 책을 읽으면서 황규림씨의 예뻐진 모습도 보기 좋았지만, 이렇게 예쁘게 살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책 제목처럼 <이왕이면 예쁘고 행복하게>는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주부가 할수 있는 방법으로 100일만에 50kg대로 살을 뺀것도 대단하지만, 이 예쁜 부부, 이 가족이 이렇게 예쁘고 사랑스럽게 서로 존경하고 사랑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정종철씨. 종띠를리. 봉잡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