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의 건강 도시락
김주리 지음 / 비타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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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입맛 사로잡는 1등 아내의 비밀 레시피가 생겼다.

도시락이야 내가 싸갖고 다니니, 남편보다는 나를 위한 책이다.

매일 도시락싸는것이 얼마나 일인지 모른다.

벌써 결혼 12주년차니, 음식을 못한다고 할수는 없다. 내 음식으로 울 아이들과 남편이 매일매일 포동포동 소리나게 살이 찌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도시락은 일이다.

내 도시락을 싸면서도 도시락을 싸는게 왜이리 귀찮은지...

그래서 다른사람의 비밀 레시피가 필요했다.

음식만드는 법을 알기 위함이 아니라, 어떤 음식을 싸갈까하는 고민을 덜수 있기 때문이다.

 

요 책은 딱 신혼을 위한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것도 책에 나오네하고 미소지으면서 읽고 있으니 말이다.

나만의 요리 레시피는 주부경력 5년만 넘으면 하나둘씩은 가지고 있으니, 김주리씨의 레시피가 내게 그렇게 많은 도움이 되진

않았다. 그런데, 결혼 4년차라는 김주리씨의 알뜰함과 살뜰함, 그리고 그 사랑이 계속해서 들여다 보게 만든다. 

이런게 필요한가 싶었는데, 회사동료들중 새댁들이 환호를 한다.

이책 너무 맘에 든다고 말이다.

1작은술과 1큰술을 밥숟가락으로 계량하는 법, 종이컵으로 액체 계량하는법처럼 정말 단순하다고 느끼는 계량법부터 시작해서

튀김온도 알아보는법과 지단부치는 법까지 나와있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나와있는 책이 없단다.

그래서 너무 좋다고, 책 다 읽으면 꼭 빌려달라고 예약을 한 동료가 몇이나 된다.





그뿐 아니라, 이책은 색감이 다양하다.

별것 아닌것 같은 재료들로 눈을 즐겁게 만든다.

칠색 주먹밥이라고 나와있는 이 요리만해도 주먹밥을 만드는 방법이 특이한것은 없다.

하지만, 주먹밥 그릇이 눈을 사로잡는다. 10개들이 달걀판이 그릇으로 변했다.

요렇게 도시락을 만들 수도 있구나.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숨어있다.

 

화려한 색감으로 눈을 즐겁게 하는 도시락.

그 흔한 밀전병이나 매밀전병조차도 남편을 사랑하는 김주리씨의 맘은 색으로 이야기를 한다.

오밀조밀 알록달록.

남편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도시락으로도 손색이 없는 예쁜 도시락.

 

이전에 나였으면 절대하지 않을 두부조림에 모양을 내봤다. 책을 보고 동기유발이 되었다고 해야할까?

두부를 자리고, 쿠키모양틀로 하트모양을 내고, 기름에 지진후 두부조림을 했다.

그렇게 하니, 남는 두부가 너무많아, 참치랑 야채를 넣고 동그랑땡도 만들고, 일은 두배가 되는데,

아이들의 반응이 너무 좋다.

하트모양의 두부덕에 식탁이 더 풍요로워진다.

조금의 수고가 아이들의 웃음으로 날아갈듯 기분이 좋아진다.

별것 아니네하고 봤던 간단하고 작은 책이 주부경력 12년차인 주부도 으쓱하게 만드는 걸 보니,

신혼부부한테는 딱인 책인듯 하다.

남편의 사랑과 아이들의 급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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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정도전 1 - 하늘을 버리고 백성을 택하다 정도전 1
이수광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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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때문에...?"

"조선 경국전... 비록 요동 정벌은 중지하더라도 조선을 다스리는 요체는 경국전이 되어야 합니다."

정도전이 눈을 감았다. 이방원의 손이 표 나게 딸렸다.

"봉화백, 이제 그대의 이름은 조선에서 영원히 역적의 대명사로 불리게 될 것이오."

"무덤 속에서 걸어 나올 때도 있겠지요."                    정도전 하 p.225

 

그가 생생하게 걸어나왔다.

천민출신의 어머니를 두고 작달막한 키에 볼록나온 배를 가지고 있었던 그가 걸어나왔다. 무덤속에서.

그리고 이야기를 한다.

요순의 태평성대를 꿈꾸고자 한다고.

신민정책을 쓰고자 한다고 말이다.

 

성인들께서 말씀하시기를, '아침에는 정사를 처리하고, 낮에는 어진 이를 방문하고, 저녁에는 조령을 만들고, 밤에는 몸을 편히쉰다.'고

했는데 이것이 인군의 부지런함을 일컫는 것입니다. 또 이르기를 '어진 이를 구하는 데는 부지런하고, 어진 이를 임명하는 데는 빨라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신이 근정전(勤政殿)으로 지었으면 합니다.        -정도전 하 p.171

 

고려를 거쳐, 조선을 세운 인물.

이성계만을 떠올렸는데, 그속에 정도전이 있었다.

한 고조가 장자방을 쓴 것이 아니라, 장자방이 한 고조를 쓴것이라고 이야기한것처럼, 정도전은 그렇게 천하를 군림할 제목으로

이성계를 발탁했다. 자신의 꿈을 위해서.

그러기에 그는 역성혁명을 논할수 있었을 것이고, 임금이 신성한 존재가 아니라 일개 경영자라고 주장했을것이다.

1300년대에 태어나, 왕권을 거부하고, 백성의 태평성대를 바라보던 인물.

그러기에 그의 삶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백성을 태평성대를 정치인들은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때뿐이다.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거짓이 판을 치는지 모른다.

그래서 2010년의 정도전이 더 빛을 발하는 지도 모르겠다.

대의멸친(大義滅親) 나라와 민족을 위한 일에 사사로운 정은 끊어야한다는 이 단어가 무섭도록 차갑게 돌아온다.

그 논의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갔는가?

 

정도전은 이야기한다.

나의 꿈은 왕조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위민 정치네. 백성들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신권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일세.

백성을 따르는 정치를 해야하네.

 

책 곳곳에 정도전의 사상이 나와있다.

그가 바라는 세상이. 그리고 왜 그가 그런 세상을 바라는지 말이다.

지금도 이 세상이 가능하다고는 말 할 수가 없다.

원하는 세상이지만, 자칫잘못하는 사회주의화 되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정치가를 원한다.

위정자들이 이런 맘으로 나라일을 한다면, 그가 말하는 요순의 태평성대가 도래할수도 있지 않을까?

한사람의 힘만으로는 불가능 하지만, 그를 죽음으로까지 몰고갔음에도 굽히지 않았던 그의 의지에 머리 숙여진다.

 

역사서는 우리에게 과거를 보게하고, 그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보게한다.

내가 알면서도 넘어갔던 과거사, 모르면서 안다 여겼던 과거사들을 말이다.

역사소설은 허구와 진실의 중간정도임을 알기에 인쇄되어진 글자들을 다 받아들일수는 없을지라도,

고려의 마지막와의 시대를 거쳐, 태조와 정조, 태종, 그리고 신민정치를 주장하는 세종까지 한획을 볼수 있어서 행복하다.

단편적으로 충의와 절개의 대표주자라 여기는 정몽주를 다른시각으로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니 말이다.

원에서 명으로 내려가는 시기. 그 시기의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가면서 왜 호불정책이 유교정책으로 넘어갔는지를 알수있는

지문들도 흥미롭기 이를데 없으니 말이다.

 

돌고 도는 역사가 나쁜것은 툭툭 털어내고,

새로운것으로 거듭나길.

우리 아이들의 세상은 좀더 살기좋은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이 책속에 담겨져있다.

그리고 그건, 책을 읽고 숙고하는 사람들의 몫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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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네 기생 - 구슬픈 거문고소리에 살구꽃송이가 무심히 흐드러진다
장혜영 지음 / 어문학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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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나'는 독도는 일본 영토라는 친일 발언으로 세상으로부터 공격받은 아버지를 따라 그의 고향인 회령이 마주보이는 삼합진으로 여행을 오게 되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내 할머니가 기생이었다고 말한다. 아울러 할아버지는 일본 군인이었다는 것이다.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살아온 나는 정신적 충격을 받게되고, 아버지의 행적을 찾게된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이 된다.

 

한국인이라 생각하고 당연히 그렇게 살아온 '나'라는 인물에게 가치관을 바꿔야하는 일생일대의 위기가 찾아온것이다.

처음 몇장은 이렇게 이야기가 '나'에게 초점을 맞추는 듯 하다가, 카이네 기생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이야기의 배경이 함경북도에 있는 회령지방이라 카이네라는 단어가 회령을 이야기하는 줄 았았다.

사전을 찾아보니, 카이네라는 일본단어의 뜻이 "매값, 산값, 매입가"라는 뜻을 가진걸 보니, 팔려온 기생정도의 뜻인것 같다.

팔리다는 것은 자신의 의지와의 상관이 없다. 누군가 물건의 값을 매겨 팔고, 파는 사람이 있으면 팔리는 것이 상도다.

그런데, 그 물건이 사람이라면 그때부터 이야기는 달라진다.

하지만, 지금 시대의 인신매매를 그냥 읽어내릴수 있는 이유는, 이 글의 시대배경이 일제 강정기이다.

 

살구꽃같이 예쁜 아이, 행화.

때를 타면 돈을 번다고 회령으로 갔다가 꽃같은 월아에게 빠져서 가족을 모두 데리고 회령으로 이주한 아버지.

그리고 서낭당과 모든 신들이 자신의 가족을 지켜주리라 믿는 어머니, 서낭. 

그들의 이야기. 11살의 나이에 오라버니 구한다고 예기가 된 아이.

그 아이들 데리고 기생집으로 향한 어머니. 

아니, 그보다 더 어린 나이에 아편을 사야한다면서 손녀딸을 기생집에 팔아버린 할아버지. 

윤리적으로는 절대 말도 되지 않는 이야기이다. 

그것만 말이 안되는것이 아니다. 

일본대장의 아이를 갖고, 오라버니를 구해주지 않았다고 칼을 갈고, 자신의 여자가 죽이겠다는 그 말한마디에 자진을 하는 

일본대장. 그의 아이가 3대 독자라는 이유로 행화와 아이를 극진하게 대하는 일본인 부모. 

한발 뒤로가서 보면 이건 아니야 하면서도, 읽혀내려간다. 

그 시대가 그런 시대였으니까.  그 시대에는 더한 일도 일어날수 있는 시대였으니까.

여자라는 이유로 사람취급 안하고, 조선사람이라는 이유로 땅을 기었던 시대였으니까. 

그 아픔이 오죽했을까? 

 

소설속 '나'의 정체성의 문제를 논의하다가, 나오는 '행화'의 삶은 모든것을 잊게 만든다. 

누구의 잘못이란 말인가? 

근본적인 잘못은 아무도 아니다. 백성을 지켜주지 못한 나라의 잘못이 아닌가?

어느 누가 통치를 하던 아무 상관없는 민심. 그저 배부르기만 하면 문제 없을것 같은 사람들. 

그리고 그 속에 하나씩 둘씩 피어나기 시작하는 독립의 열망. 

책은 이야기한다. 

어찌, 행화가 몸을 파는 여자만 될수 있냐고? 

행화는 일본군인을 죽인 독립군이라고. 

그것으로 '나'의 정체성이 해결될수 있지는 않다. 독립군 할머니를 두었다한들, 여전히 그의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죽임을 당한

일본대장이니 말이다. 

 

나는 누군가라는 물음은 언제나 숙고를 하게 만든다. 

다른 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소설속 '나'에 대한 결론을 내려줄 수 없음은,

이 글 속에 역사가 들어있고, 그 역사속에 우리의 삶이 녹아져 흐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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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인공존재!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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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훈작가만이 쓸 수 있는글.

배명훈작가이기에 가능한 글.

『타워』의 배명훈이 돌아왔다.

다른듯 이어지는 『타워』를 읽으면서 배작가의 연출력에 놀랐었다.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그런 그가 『안녕, 인공존재』라는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다. 배명훈작가이기에 가능한 이야기군.

이책 정말.

마구 마구 빨려들어간다. 결론은 이게 뭐지..?

여덟편의 단편이 하나같이 읽는이를 폭풍속으로 빨아들이듯이 빨아들인다.

그리곤 어...?

그렇게 여덟번을 휘청거리게 만든다. 어지럽다.

 

크레인 크레인 / 누군가를 만났어 / 안녕, 인공존재! / 매뉴얼 / 얼굴이 커졌다 / 엄마의 설명력 /

변신합체 리바이어던 / 마리오의 침대

 

여덟편의 단편중 단 하나도 일상적이고 누구에게나 있을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은 없다.

중국 오지에 버티고 있는 크레인신의 선물, 거대한 기중기, 스토커인듯 하다가 귀신인지 외계인인지 알수없는 누군가를 만나는

사람, 보기엔 단지 돌맹이일 뿐임에도 열심히 전원을 연결하는 사람들, 외계언어일수도 있는 핸드폰 매뉴얼을 읽는 조카와 조카가

들려주는 이야기, 킬러생활을 그만둬야할것같은 얼굴이 커졌다, 거짓으로 일관되어온 엄마와 그 거짓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아이,

얼마만큼 더 합체할수 있을까? 그리고 그 로봇속 풍경을 그려낸 리바이어던과 메비우스의 띠처럼 계속 돌고 도는 마리오의 침대.

 

크레인 크레인과 누군가를 만났어를 읽으면서 배작가가 이번엔 SF적 신화를 만들어내나 싶었다.

하지만, 얼굴이 커졌다에서 그 생각은 여지없이 무너져 버린다. 뭘 이야기하는거지?

그렇게 읽으면서 익숙해질무렵, 마리오의 침대가 나온다.

어떻게 이런일이 있을까? 마리오의 침대를 읽으면서 주인공이 애잔하고 그의 사랑이 따뜻함을 느낀다. 다행이다고 느낀다.

나도 모르게 배명훈작가에 인물들에게 동질화되어가고 있었다.

그냥 이야기해버리면 될것을, 끝까지 이야기하지 않고, 부인의 잠버릇을 이기기위해 더크고 큰 침대를 원하는 남편.

유머스럽다.

모든 이야기가 유머스럽다.  여덟편의 이야기가 모두 존재를 이야기함에도 그 존재가 거북하거나 어렵지가 않다.

그저 고개를 갸우뚱할 뿐이다. 어떤 이야기가 나온다고 해도 그냥 웃어넘길 수 있는 이유는 배명훈이라는 이름때문일 것이다.

 

이 짧은 단편들이 다른 책에 실려있었던 글이라고 하니, 

한권으로 엮어서 읽지않고, 다른곳에서 읽었다면 어떤 느낌으로 받아들여졌을지 궁금하다. 

배명훈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상태에서 이글들을 읽었다면 어땠을까? 

확실히 배명훈작가는 기발한 상상력의 소유자이다. 

책뒤표지에 나와있는 말처럼, 그는 우주에서 떨어진 상상력의 소유자임에 틀림이없다. 

그 우주적 상상력을 시원한 차한잔 마시면서 만끽할 수 있는 독자라는 나의 신분이 참 행복하다. 

머리쓰지 않고, 읽기만 하면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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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소리가 큰 아이들
윤병훈 지음 / 다밋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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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었다.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복도를 다니는 법을 배웠단다.

소리내지 말고 한줄로 조용히.

그렇게 다녀야 선생님이 칭찬스티커를 주신단다.

아이들 책 중에 <나쁜어린이표>라는 책이 있다.  요렇게 발소리를 크게 내는 녀석들에게 주는 표다.

그런 점에서 윤병훈 신부님이 이끌어가는 양업고등학교는 나쁜어린이표 일색일듯 하다.

 

양업고등학교는 대안학교다.

내가 알고 있는 대안학교...

서구 교육계의 얼터너티브 스쿨(alternative school)'에서 나온 말로, 우리나라에서는 억압적인 입시교육에서 벗어나 좀더 다양하고

자유로우며 자연친화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가르치는 학교를 말한다.

국내에서는 80년대부터 입시지옥과 청소년 범죄, 폭력이 판치는 비인간적 학교에 대한 반발을 계기로 대안학교 운동이 본격화되었다.


대안학교하면 인성교육을 중시하는 자유분방한 학교도 생각나지만, 그와 함께 문제아들의 학교도 떠오르는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양업고등학교는 그런 '문제아들의 학교'같은 곳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곳곳에 나와있는 아이들과 선생님과의 문제들, 아이들 자신의 문제들을 보면서 그런생각을 더 하게 된다.

오죽했으면, 학교가 들어서려는 부지마다 결사반대하는 주민들이 있을까?

하지만, 윤병훈 신부님은 이야기한다.

이 모든 청소년들의 문제는 결국 어른들에 의해 만들어진 희생물이라고. 어른들이 이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마땅히 지녀야한다고 말이다.

 

양업고등학교 13년동안, 이 학교를 거쳐간 많은 아이들의 이야기가 입학을 시작으로 10년의 졸업까지 이어지면서 윤병훈 신부님은

자신의 제자들 이야기를, 제자들의 부모와 선생님의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이야기들은 상당히 짧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그 호흡과 함께 윤병훈 신부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가슴이 먹먹해 지기도 하고,

화가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에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중.고등학교때를 흔히들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한다.

그만큼 완성되지 않은 시기이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완두콩과 같은 시기이다.

하지만, 그때만큼 아름다운때가 또 있을까 싶다. 겪는 입장에서는 그렇다. 

또한 동전의 양면처럼 무서운 시기이다.  중.고등학생만큼 무서운 존재들이 또 없으니 말이다.

주관이 완성된 시기도, 존재의 확신이 있는 시기도 아닌, 물인지 불인지 모르고 뛰어들수 있는 시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스럽지만 그 사랑을 표현할줄 모르는 아이들.

그 아이들을 어떻게 감싸고 안아줄수 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하는것이 윤병훈 신부님의 최대 과제였을것이다.

그리고 그 문제는 결국 서로간의 신뢰의 문제라는 것을 윤병훈 신부님은 몸과 맘으로 체험을 하신다.

 

신부님과 교장선생님중에서 어떤게 더 어울리는 분일까?

신부가 사역을 하는 분이니, 학교의 장과 신부는 같은 맥락일 것이다.

제자들을 사역하여 하나님 나라로 이끄는 일꾼들을 만드는 예수님처럼, 윤병훈 신부님은 그렇게 아이들을 일꾼으로 만들어가고

계신다. 10년이 훌쩍넘어 버린 지금, 그 아이들은 대한민국의 일꾼으로 성장을 해서, 또 다른 아이들을 이끌고 있다.

편견과 아둔으로 '문제아'로 낙인찍혀졌던 아이들을, 그 아이들의 행동의 문제를 끊임없이 지켜보고, 인내하면서 아이들을 아이로

바라보는 스승.

그 스승의 가르침에 고개가 숙여진다.

내 속으로 낳은 자식조차도 내 뜻대로 안되지만, 예수님의 가르침처럼 예수님의 귀한 어린양을 어린양으로 바라보는 스승의

맘을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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