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정도전 1 - 하늘을 버리고 백성을 택하다 정도전 1
이수광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무엇 때문에...?"

"조선 경국전... 비록 요동 정벌은 중지하더라도 조선을 다스리는 요체는 경국전이 되어야 합니다."

정도전이 눈을 감았다. 이방원의 손이 표 나게 딸렸다.

"봉화백, 이제 그대의 이름은 조선에서 영원히 역적의 대명사로 불리게 될 것이오."

"무덤 속에서 걸어 나올 때도 있겠지요."                    정도전 하 p.225

 

그가 생생하게 걸어나왔다.

천민출신의 어머니를 두고 작달막한 키에 볼록나온 배를 가지고 있었던 그가 걸어나왔다. 무덤속에서.

그리고 이야기를 한다.

요순의 태평성대를 꿈꾸고자 한다고.

신민정책을 쓰고자 한다고 말이다.

 

성인들께서 말씀하시기를, '아침에는 정사를 처리하고, 낮에는 어진 이를 방문하고, 저녁에는 조령을 만들고, 밤에는 몸을 편히쉰다.'고

했는데 이것이 인군의 부지런함을 일컫는 것입니다. 또 이르기를 '어진 이를 구하는 데는 부지런하고, 어진 이를 임명하는 데는 빨라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신이 근정전(勤政殿)으로 지었으면 합니다.        -정도전 하 p.171

 

고려를 거쳐, 조선을 세운 인물.

이성계만을 떠올렸는데, 그속에 정도전이 있었다.

한 고조가 장자방을 쓴 것이 아니라, 장자방이 한 고조를 쓴것이라고 이야기한것처럼, 정도전은 그렇게 천하를 군림할 제목으로

이성계를 발탁했다. 자신의 꿈을 위해서.

그러기에 그는 역성혁명을 논할수 있었을 것이고, 임금이 신성한 존재가 아니라 일개 경영자라고 주장했을것이다.

1300년대에 태어나, 왕권을 거부하고, 백성의 태평성대를 바라보던 인물.

그러기에 그의 삶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백성을 태평성대를 정치인들은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때뿐이다.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거짓이 판을 치는지 모른다.

그래서 2010년의 정도전이 더 빛을 발하는 지도 모르겠다.

대의멸친(大義滅親) 나라와 민족을 위한 일에 사사로운 정은 끊어야한다는 이 단어가 무섭도록 차갑게 돌아온다.

그 논의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갔는가?

 

정도전은 이야기한다.

나의 꿈은 왕조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위민 정치네. 백성들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신권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일세.

백성을 따르는 정치를 해야하네.

 

책 곳곳에 정도전의 사상이 나와있다.

그가 바라는 세상이. 그리고 왜 그가 그런 세상을 바라는지 말이다.

지금도 이 세상이 가능하다고는 말 할 수가 없다.

원하는 세상이지만, 자칫잘못하는 사회주의화 되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정치가를 원한다.

위정자들이 이런 맘으로 나라일을 한다면, 그가 말하는 요순의 태평성대가 도래할수도 있지 않을까?

한사람의 힘만으로는 불가능 하지만, 그를 죽음으로까지 몰고갔음에도 굽히지 않았던 그의 의지에 머리 숙여진다.

 

역사서는 우리에게 과거를 보게하고, 그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보게한다.

내가 알면서도 넘어갔던 과거사, 모르면서 안다 여겼던 과거사들을 말이다.

역사소설은 허구와 진실의 중간정도임을 알기에 인쇄되어진 글자들을 다 받아들일수는 없을지라도,

고려의 마지막와의 시대를 거쳐, 태조와 정조, 태종, 그리고 신민정치를 주장하는 세종까지 한획을 볼수 있어서 행복하다.

단편적으로 충의와 절개의 대표주자라 여기는 정몽주를 다른시각으로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니 말이다.

원에서 명으로 내려가는 시기. 그 시기의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가면서 왜 호불정책이 유교정책으로 넘어갔는지를 알수있는

지문들도 흥미롭기 이를데 없으니 말이다.

 

돌고 도는 역사가 나쁜것은 툭툭 털어내고,

새로운것으로 거듭나길.

우리 아이들의 세상은 좀더 살기좋은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이 책속에 담겨져있다.

그리고 그건, 책을 읽고 숙고하는 사람들의 몫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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