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들의 비밀 생활
수 몽크 키드 지음, 최정화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이책을 처음 읽은 건 2000년대 중반쯤이었다.

이런 예쁘장한 표지도 이런 문체도 아니었던 기억이 나는데, 고운 그림과 고운 글로 수 몽 키드가 다시 살아났다.

그래서 그랬나 보다. <벌들의 비밀 생활>이라는 제목을 별들의 비밀 생활로 읽어 버린건 다른 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즈. 아마존 100주 연속 베스트 셀러. 600만부 판매, 전 세계 35개국 번역 출간.

거기에 다코타 패닝 주연 할리우드 영화화!

영화가 나왔나? 모르겠다. 그런데 어울린다. 릴리 오웬스와 말이다.

 

1964년,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복숭아 농장에 외롭게 살고 있는 열네 살 소녀 릴리 오웬스. 거칠고 폭력적인 아버지

티 레이 밑에서 엄마를 그리며 살아간다. 릴리가 네 살떄 세상;을 떠난 엄마의 죽음에 감춰진 진실은 매순간 그녀를

괴롭힌다. 어느 날, 릴리가 엄마처럼 사랑하는 흑인 유모 로잘린이 시내에 나갔다가 감옥에 갇히게 되고, 릴리는 로잘린을

탈혹시켜 엄마의 죽음의 비밀을 간직한 도시 티뷰론으로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검은 마리아 상표를 사용하고 분홍색 집에 살고 있는

달력자매들, 오거스트, 준, 메이를 만난다.

오거스트가 하는 일은 양봉이다. 그리고 릴리는 드디어 <벌들의 비밀 생활>을 배우면서 인생을 알기 시작한다.

1964년. 여전히 흑인이라는 이유로 탄압을 받았던 시기. 백인에게 대들었다는 이유로, 맞고 그 구타가 당연시 되던 그때.

아직 릴리에겐 흑백의 차이를 모른다.

릴리가 아는건, 바퀴벌래를 죽일수 없어 머시멜로로 밖으로 유인하는 손을 알뿐이고,

벌들의 은밀한 대화를 알아내는 귀를 알 뿐이다.

 

아픈 기억을 간직한 릴리, 그 딸을 사랑해주지 못한 아버지. 그리고 릴리가 찾아낸 새 가족.

어느 신문에 나온 문구처럼 <그녀가 찾은 새 가족은 불가사의하지만, 거기엔 사랑이 있다>

 

경이로움으로 가득 찬 가을날이다. 하지만 난 매일 매일 티 레이가 트럭을 몰고 떠나던 그 더운 8월의 오후가 생각난다.

울퉁불퉁 한 자갈기에 서서 현관을 바라보았을 때를 늘 기억하곤 한다. 그들은 거기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가 내 어머니였다. 이 세상에 나보다 어머니가 많은 여자아이는 절대 없을 거다.     -p.421

 

14세 소녀 릴리 오웬스의 성장 소설.

예쁘지도, 똑똑하지도 않지만, 사랑받기에 충분한 아이.

가족의 사랑과 가슴 떨리는 재크에 사랑까지도 온 가슴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아이, 릴리.

이 아이에 10년 후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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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람다 2010-10-26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었습니다.
 
서른만 실종된 최순자
김은정 지음 / 판테온하우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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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라...

이제 서른을 보면 참 좋을때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나이에 나는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키우느냐고 정신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서른의 공포라고 하지만, 내게 공포는 아이의 울음이었다.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모르는 초보 엄마의 공포.

그래서 서른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다시 그때가 되면 대학원을 진학했을텐데하는 아쉬움정도.

 

그런데, 작가는 말한다.

여자에게 가장 큰 공포는

사내 맛을 못 본 처녀귀신도 아니요,

임신 테스트기의 방백 '한 줄이냐 둘이냐'의 답을 구하는 순간도 아니요.

사랑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며 혈서까지 써대던 진드기 같은 놈도 변심까지의 유통기한이 불과 3년이었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대면하게 된 순간도 이난, 바로 '서른이 된다는 것'이다라고 말이다.

거기에 권고까지. 살면서 한 번쯤 '내일모레 서른이다'를 되뇌며 한 숨 쉬어봤을 사람들만 읽어야 할 책이라고.

그럼, 나는 아닌데... 그래도 읽었다. 너무나 유쾌하게 읽어버렸다.

 

할머니의 이름을 물려받은 최순자. 한창 예쁘고 예민한 18살, 고2 어느 날 그녀의 부모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다.

부모가 남겨준 것이라곤 촌스럽기 그지없는 이름과 빈 몸뚱이, 그리고 5천만 원의 빚. 집이 경매에 넘어가고, 설상가상 학교도 그만 둔

그녀는 자살을 기도한다. 그러나 모진 것이 사람 목숨이라고, 다시 살아남게 된 그녀는 이평안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11년 후. 스물아홉 살이 된 최순자. 남자로부터 배신을 받은 그녀에게 어느 날 6천만 원이라는 거금이 생긴다.

'돈을 어떻게 사용할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그녀는 호적 세탁을 통해 11년 전, 고등학교 2학년 즉 18살로 돌아가기로 한다.

11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살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그녀는 다시 18살 시절로 돌아가고, 자신보다 11살이나 어린 아이들과 함께 학교생활을

시작한다. 유쾌하고 발랄한 10대 학창시절과 10살이나 어린 남자와의 발칙한 연예담, 그리고 깜짝 놀랄 반전이 숨어 있는 순자씨의 이야기.

 

11살을 호적으로 줄일수는 있지만, 몸을 바꿀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순자씨는 18살이 되었다.

그리고, 꿈꾸던 고교시절을 보낸다. 열아홉 젊은 선배에게 가슴도 콩닥콩닥 뛰어보고, 열여덟 어린 아그들의 친구로 말이다.

다시 10대로 돌아가면 순자씨처럼 할수 있을까?

주구장창 공부만 하라던 학교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데, 순자씨가 다니는 학교는 유쾌하다.

재미있다.  교과서에 숨기고 보던 하이틴 로맨스 처럼 달달하고, 그시절 명랑만화처럼 통쾌하다.

될법한 이야기인가? 10살이나 어린 아그가 첫사랑이라니...

그래도, 그래서 재미있다.

가질수 없는 꿈이 실현된 듯 하니 말이다.

딱 서른만 실종된 순자씨.  어찌 되었는지는 감만 잡는다.

군복을 입은 잘생긴 청년에 대한 부연도, 그녀의 친구들이 지금 하는 일만 나와있고, 순자씨와의 관계는 이야기하고 있지 않으니 말이다.


서른만 실종됐던 서른두살 최순자는 말한다.

-끝은 어디에도 없다.

설사 죽어서도 땅에 묻혀 다시 한 그루의 은행나무 속에서 피어나지 않는가.

내게 주어진 것이라면, 나는 사랑도 질투도 그리움도 실패도 망설임도 후회까지도 즐긴 준비가 되어있다.   - P.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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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지혜가 담긴 111가지 이야기
장지엔펑 지음, 정우석 옮김 / 아라크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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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런류에 글들이 좋다.

호흡이 짧아서 좋기도 하지만, 그 짧은 호흡속에 생각할게 많아서 좋다.

이 짧은것처럼 느껴지던 글속에 111가지나 되는 이야기가 숨어있었다니, 꼭 구리료헤이의 <우동한그릇>을 읽는 그런 기분이들었다.

 

111가지의 이야기들을 통해 인생의 지혜를 전달하는 자기계발서『인생의 지혜가 담긴 111가지 이야기』.

이 책은 저자가 성공한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들었거나, 또는 자신이 알고 있었던 이야기들을 담았다.

111가지 이야기들에는 우리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인물들은 물론 다소 생소한 인물들의 경험까지 생생하게 들려준다. 영국의 전 수상인 ‘처칠’, 발명왕이라고 불리는 ‘에디슨’,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자 컴퓨터 천재로 불리는 ‘빌 게이츠’ 등 익숙한 인물들의 일화부터, 중국의 IT 산업을 대표하는 ‘우스홍’,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 일본 맥도날드 지사의 명예 회장인 ‘후지타 덴’ 등과 같은 다소 생소한 인물들의 일화들까지 말이다.

 

여러종류의 자기계발서를 읽어왔고, 우와도 읽어와서 대부분의 이야기를 알겠거니 했는데, 이 책은 우와가 아닌,

실제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서 더 많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책은 4장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는데, 28개의 에피소드가 있는, 1장 배려가 불러온 기적, 28개의 2장 인생 최고의 교육,

29개의 에피소드가 실린 3장,사랑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 그리고 4장 믿음이 가진 힘은 25가지의 에피소드로 되어있다.
딱히 이내용들이 4개의 챕터에 딱딱 들어맞는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 제목들은 여러 에피소드중에서 대표성을 가진 글을 소제로

정한 것이고, 그 덕분에 호흡을 짧게 만드는 힘은 있는듯 하다.

거기에 작가는 하나의 에피소드마다 말미에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그 의견에 동조를 하라는 것인지, 자신의 생각이 그렇다는 것인지는 알수 없지만, 어떤 부분은 딱 어울리는 글을 쓴것도 있고,

어떤 곳에서는 왜 이런 글을 적었을까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글들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바쁜 생활중에 호흡이 긴 글들은 그 글만에 매력이 있긴 하지만, 잠깐의 짬을 내어 읽기에는 이런 작고 담담한 이야기들이 좋다.

하나의 이야기로 오가는 출퇴근길을 묵상할 수 있게 만드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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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 온 친구 세용그림동화 5
에런 블레이비 글.그림, 김현좌 옮김 / 세용출판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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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큰 여자아이.

머리는 산발인듯한데 모자에 꽃도 꽂았다.

여자아이가 맞긴 맞다. 이 아이의 그림자가 재미있다.

둥근 원에 꼬리가 달렸다고 해야하나.

그런 모습의 표지를 가지고 있는 책이다. <전학 온 친구>

전학 온 친구는 언제나 아이들에게 호기심에 대상이다.

그래면서도 경계의 대상이기도 하다.

이 아이는 어떨까?

 

주인공, 선데이는 아빠의 직업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살았던 아이이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학교로 전학 가는 것에 익숙해져 있기도 하다. 선데이는 자신만의 친구가 있고, 그 친구들과 재미있게

지내는 법도 알고 있다.

선데이의 상상력은 읽는 사람도 따라가기가 힘들다. 그런데 왜 그럴까?

선데이는... 엄청난 상상력의 소유자, 새 친구들을 사귀고 여행을 즐기지만, 가족이 이제 그만 한 마을에 정착해 살았으면

하는 소원을 가지고 있는 아이.


분명 이 책은 자신감 있는 주인공 선데이의 모습을 통해 어린이들이 자기 자신의 재능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도와주는 멋진 책이다.

선데이는 취미가 많고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상관하지 않는다.

그녀는 자기 스스로이길 바라는 사람이고, 바로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래서 맘이 짠하다.

이 어린 소녀가 겪어야만 하는 외로움이 느껴져서 맘이 짠하다.

늘 같은 집에서 살거나, 괴물을 실어 나르는 트럭에서 살고싶다는 선데이.

그때 그때마다 소원이 달라지지만,

왜 이렇게 선데이의 웃는 얼굴이 맘을 짠하게 만드는지..

이래서 엄만가 보다.

울 아이들은 어떨까? 궁금해 진다.

전학온 친구한테는 꼭 먼저 다가가주라고 이야기도 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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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고정! 시끌벅적 PD삼총사가 떴다! - 방송국 편 열두 살 직업체험 시리즈
태미라 지음, 정은영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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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가 : 초등학교 5학년 / 별명 - 삐딱한 마징가

가끔은 엉뚱하고, 가끔은 정의감에 불타기도 하고, 가끔은 기발한 생각을 하지만, 거의 매일같이 사고를 치는 개구쟁이

 

장하다: 방송국 어린이 프로그램 PD / 별명 - 꽝엄마! 짱PD!

집에서 엄마노릇, 요리, 살림, 육아 모두 꽝이지만 방송국에서는 일 잘하기로 소문난 PD계의 우먼 파워 짱!

 

마봉추 :  방송 프로그램 여기저기 전전하는 AD / 별명 - 만년 AD

집에서는 큰소리 뻥뻥 치는 대장 아빠지만, 방송국에만 들어섰다하면 고참 PD인 엄마에게 찍소리도 못 내는 신입 PD

 

시끌벅적한 등장인물들만으로도 이 책이 얼마나 재미날지 알려준다.

 

‘열두 살 직업체험’ 시리즈는 열두 살 어린이들의 직업체험 이야기이다.

같은 또래 어린이의 눈을 통해 만나는 방송국이 한층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방송국 편 <채널고정! 시끌벅적 PD 삼총사가 떴다!>는 ‘마진가’라는 어린이가 PD인 부모님과 함께 방송 프로그램 하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레 기획에서 녹화, 텔레비전 방영까지 하나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얼마나 재미난지 모른다.

이름만으로도 뭘 하는 사람인지 알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의상 전문가 입히자, 분장사 화장발, 무대 디자이너 앙드레, 소품실 관리자 만물상, 아나운서 정확도와 신속해,

영상 디자이너 실감나, 카메라 감독 한예슬, 성우 변성기, 캐스팅 디렉터 오디션, 그리고 로케이션 매니저 장소만등과 같이

이름만으로도 그들이 하는이리 뭐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다크써클이 어깨까지 내려온 엄마 PD와 아빠 AD 그리고 FD일을 하게된 마진가까지.

 

이들을 따라가면서 보는 방송국 재미가 솔솔하다.

10년도 더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방송국을 갈 일이 참 많았다. 출입증을 받고 방송국을 들어갈때마다 보는 많은

연애인들은, 그보다 더 오래전 공개방송을 보러가서 어쩔줄 몰라했을당시의 어린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그 기분. 이 책은 어른들에겐 그런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아이들에게는 방송국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일을 하는가를 보여준다.

하나의 프로를 만들기 위해서 3PD뿐만 아니라, 뿡뿡이역을 하는 인형탈을 쓰는 배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일에 종사하는지 말이다.

어떤 일이든 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방송에 관한 열두살 직업체험 <방송국>편은 참 흥미롭다.

 

마진가가 보여주는 방송국은 아이들이 좋아하고 열광하는 연애인들만 있는 곳이 아니라,

그들을 더 멋지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간접적인 직업체험으로 이 책은 참 근사하다.

아이들에게 여러가지 경험을 해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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