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과 같은 첫 번째 이야기 '세상의 모든 책들'은 다른 지역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이모가 있음에도 동네 책방이 번창하길 바라는 마음에 딸을 데리고 다니는 테스의 이야기이다. 그저 동네 책방이 잘 유지되어 딸이 이곳을 드나들며 자라나길 바라던 그가 제일 비싸고 아름다운 책들을 누가 훔쳐 가고 있다는 직원의 말에 책 도둑을 찾아 나선다. 그 과정에서 e-book과 온라인 서점과의 관계, 그리고 책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재미난 반전이 있던 두 번째 이야기 '모든 것은 책 속에'는 사설탐정 해머에게 경찰 두 명이 찾아와 상원 의원이 찾는 물건, 뉴욕의 소위 6대 마피아로 불리는 지랄디가 사업을 하며 있었던 모든 것을 기록한 장부를 찾아 달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혹여나 자신을 위협하는 정보가 담겨 있을까 봐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며 그 장부의 행방을 찾는다. 그가 죽기 전 본인이 신임하는 사람에게 넘길 거라 했던 그 장부, 소문만 무성하고 실제로는 보지 못했던 그 장부, 항상 누가 물으면 '모든 게 다 책 속에 있다'라고 대답했던 그 장부! 정말 실제로 존재하는지 그리고 존재한다면 누구에게 주었을지 궁금해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졌다. 아니 그런데, 그 장부의 정체가 그 책일 줄이야?! 정말 늑대마녀님의 말 따라 '네가 왜 거기서 나와?!'가 절로 나왔다. ㅋㅋㅋ
관광버스를 덮친다는 첩보를 듣고 나가 있던 에번스와 디아스가 쿠치요의 '희귀 도서'에 대한 치명적인 약점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세 번째 이야기 '용인할 만한 희생', 이야기는 허구였지만 미국 서부에서 손꼽히게 기묘한 일화의 사진이 담겨 나를 놀라게 했던 네 번째 이야기 '제3제국의 프롱혼', 강제 수용소 다섯 곳을 전진하며 3년을 버텨 낸 사내가 지어낸 이야기가 진실이 되어 나타난 다섯 번째 이야기 '유령의 책', 희귀서적을 판매하는 골동품 수집가 삼촌을 책으로 살해하며 일어나는 여섯 번째 이야기 '죽음은 책갈피를 남긴다', 반전에 반전을 주며 마지막에 경악하게 만들었던 도서관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던 책을 둘러싼 채 일어나는 일곱 번째 이야기 '망자들의 기나긴 소나타', 아버지가 죽고 나서 찾아온 의문의 서점 주인 그리고 그의 사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는 마지막 이야기 '이방인을 태우다'까지 어느 것 하나 '책'과 관련되지 않은 게 없었다. 정말 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이다.
한때 e-book이 생겨났을 초창기에 종이 책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무성했을 때가 있었다. 나 또한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에 맞추어 점점 종이 책이 사라지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으니. 확실히 e-book을 활용하면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닐 필요도 없고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전자기기를 통해 다운로드해 읽을 수 있으며, 집에 책을 쌓아 놓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난 여전히 종이 책이 좋다. 책에서 주는 그 특유의 냄새가 좋고 책을 직접 한 장 한 장 넘기며 즐기는 그 촉감도 좋고 인상 깊은 문장에 포스트잇을 붙이며 읽는 그 느낌이 좋다. 그래서인지 '책'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었던 이 책 「세상의 모든 책 미스터리」를 올해 다 가기 전에 읽을 수 있어서 더없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