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놓을 용기 - 관계와 문화를 바꾸는 실전 평어 모험
이성민 지음 / 민음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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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살 나이차로도 형, 아우를 따져야 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잃어 가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역시 친구나 동료다.

p.57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서로에게 언니, 형, 동생, 친구로 정의하고 호칭을 그 자리에서 정하지 않으면 안심이 되지 않는 듯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때면 꼭 등장하는 질문이다.

초면에 실례인지 알면서도 우린 왜 나이를 따지고 자기와 상대방의 위치를 정하려고 하는 걸까?

『말을 놓을 용기』 이성민 저자는 그 이유를 존댓말과 반말로 이루어진 수직적 언어 체계인 '존비어체계'에서 찾는다. 그리고 존비어체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디자인 해결책으로 예의 있는 착한 반말 '평어'를 제시한다.

그렇다면 평어란 무엇일까?



 

평어란?!

'이름 호칭 + 반말'로 이루어진 새로운 한국말로, 수평적 소통을 향한 예의 있는 착한 반말이다.

"고마워, 영희"

"천만에, 철수"

'겉 형태는 반말과 유사하지만 반말의 친밀감을 가져오면서도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유지'해 주는 '평어'는 '영희 선배님', '영희 누나', '영희야' 등 나이를 따지는 그 어떤 호칭도 붙지 않는다. 오직 그 사람의 고유 이름을 부르고, 이름이 불리는 순간 나만의 고유 명사가 되어 돌아온다.

과연 이러한 평어를 사용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말 놓을 용기 : 관계와 문화를 바꾸는 실전 평어 모험』 저자 이성민 철학자는 평어를 디자인 학교 '디학'에서 처음 사용해 본다. 그리고 그 뒤 학교, 기업, 학습 공동체 등 평어 사용 영역을 조금씩 확대해 나가며 평어의 새로운 디자인 해결책을 찾아 나선다. 저자의 평어 실전 사용기를 통해 평어의 탄생 과정뿐만 아니라 그 해답을 엿볼 수 있다.


나에게 있어 평어는 민음사 북클럽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처음 만났었고, 그 당시 낯서면서도 호기심을 끌던 세계였다. 반말인듯하면서도 예의 있는 착한 반말이라니 뭔가 오묘한 느낌에서 오는 상호 존중과 수평적 소통이랄까?!

오랫동안 이어온 수직적 언어 체계를 벗어나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여러 기업에서 직급을 뗀 호칭 사용을 시도하는 것처럼 수평적 문화를 위한 열정이 있다면 조금씩 변화해 갈 수 있을 거란 희망을 『말 놓을 용기』 책을 통해 본다.

무엇보다 평어가 '너'를 새롭게 되찾는 모험의 언어라는 점이 좋았다.

존비어체계에 균열을 가하는 새로운 문화 '평어'가 궁금하고 수평적 문화를 꿈꾸는 이라면 도움이 될 에세이 책 『말 놓는 용기 : 관계와 문화를 바꾸는 실전 평어 모험』이다.



+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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