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건국 이래 최고의 경제 호황기를 맞았던 풍요로운 세상.
하지만 동시에 가치관 붕괴로 정신적으로 찾아온 공허함에 따른 불안과 고통. 그리고 이를 회피하기 위해 빠져든 재즈 음악, 춤, 음주 등의 탐닉 행위.
이 모든 것이 뉴욕의 한 상류층 가정 맨퍼드 가족을 중점으로 그 시대를 대변하듯 여러 인물의 시점이 교차하며 어지러이 진행되던 이야기 『반마취 상태』.
두 번의 결혼을 한 맨퍼드 부인 폴린 그리고 전남편 사이에서의 아들 짐과 그의 아내 리타, 현재 남편 덱스터와 그 사이에서의 딸 노라의 서로 얽힌 시선 속에서 그들이 느끼던 불안과 고통이 점점 반마취 상태로 변화해 가는 과정.
그 속에서도 지나가는 시대를 대표하는 '폴린'과 현재 시대의 '리타' 그리고 앞으로의 시대 '노라'의 관계가 인상 깊다.
특히 리타의 다음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 아, 전 시어머니들이 두렵지 않아요. 예전처럼 영원한 관계는 아니잖아요. p.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