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페이지가 넘는 적지 않은 분량에서 거대태평양문어 마셀러스의 이야기가 담긴 회색 페이지는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 어느 인물보다도 많은 것을 알려준다.
특히 인간에 염증이 나있던 마셀러스가 토바의 상실을 메우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건 모험을 하며 최선을 다하던 모습은 나를 무한 감동의 바다에 빠지게 만들었고, 더 나아가 복잡 미묘한 감정에 허우적거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토바와 마셀러스의 이야기에서 캐머런의 존재가 더해지며 탐정처럼 문어가 하나하나 던져주던 메시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도구도 사용할 줄 알고 퍼즐도 풀 수 있으며, 수조 유리에 남긴 지문만으로도 누가 자신의 수조를 만졌는지도, 바닷물이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를 듣고 이 감옥 바깥의 조류가 언제 썰물로 바뀌는지도 아는 영리한 문어 마셀러스.
그녀에게 바다가 깊숙이 간직한 스니커즈 밑창과 끈 단추 복제 열쇠를 모두 챙겨 전해줄 거라던 문어.
토바와 캐머런의 미완성 상태의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어떻게든 버텨내며 두 사람에게 알려 주려 했던 친구 마셀러스가 많이 그리워질 거 같다. 후속편 없나요?😭 이 아쉬움 '나의 문어 선생님'으로 달래야겠다.
그들의 특별한 우정이 궁금하시다면 출간 즉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2022 아마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셀비 반 펠트 장편소설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을 펼쳐보시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