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우리 인간은 역사와 문학적 픽션 사이에 끼어 있는 존재'이고, '문학적 인물은 독자에게 공동의 심리적 현실을 제공하는 일종의 방문 판매원으로서 독자 사이를 이리저리 오가며 그들에게 투명의 거울이 되어 주는 다이모니온'이라고도 한다.
다른 존재의 삶 속으로 깊숙이 파고 들어가 그들의 당위성을 이해하고, 그들의 감정을 공유하고, 그들의 운명을 체감하게 만드는 '문학', 그 문학의 읽기부터 쓰기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여섯 편의 에세이와 여섯 편의 강연록을 통해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그리고 자연의 일부분임을 알게 된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올가 토카르추크는 자신 또한 독자로서 쓰기 이전에 읽기가 먼저였음을 어릴 적 읽은 수많은 책을 인용하며 강조한다. 그 과정에서 그녀만의 서재 토마스 만의 '마의 산', 몽테뉴의 '에세' 등을 만나는 재미도 있다. 특히 신화를 인용해 설명하던 부분들이 기억에 남아 작가가 소장하고 있다는 '신화' 책을 검색까지 해보았으나, 찾지 못해 아쉬웠을 정도로 기회의 신 '카이로스'와 융합의 신 '헤르메스'로 풀어나가던 과정들이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