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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 - 읽는 것만으로 역사의 흐름이 머릿속에 들어온다
김재원 지음 / 빅피시 / 202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
김재원 | 빅피시
한국사 / p.380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과거에서 배우지 못한 사람은 과거를 되풀이한다는 의미로 잘못된 과거를 잊거나 되풀이하지 말자는 의미이다.
그래서 정규 과정에서도 배우고, 수능 과목으로도 채택되었으며 취준생에게도 중요한 과목으로도 자리를 잡은 역사다. 그리고 우리나라 역사인 만큼 알고자 하는 욕구 또한 높다.
하지만 현실에서 역사란, 연도와 사건을 달달 외우게 만드는 ‘암기 과목’으로 나와는 너무나도 먼 그대이다. 다른 나라 역사도 아니고 우리나라 역사인데 왜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일까?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국사」 저자이면서 120만 유튜브 채널 ‘공부왕 찐천재’ 역사 선생님인 저자는 그 이유를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지 못해서라 말하며 단편적인 사실관계의 나열이 아닌, 오늘의 나와 맞닿은 이야기 역사를 들려준다.
예를 들어, 우리가 아는 부여는 교과서에서 한반도에 등장한 삼국의 역사 주변 어딘가에 머물렀던 존재, 가축의 이름을 붙인 귀족 세력이 있었고 ‘영고’라는 제천 행사를 치뤘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남쪽으로 내려와 나라를 세우고 심지어 ‘난 부여에서 온 사람이다’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며 고구려인과 백제인들이 ‘부여에서 왔음’을 권력의 상징으로 활용하면서 서로 ‘내 뿌리는 부여’라고 외치게 된 걸까? 한국사의 거대한 물줄기 옆 실개천 정도로 취급되던 부여인데?!
이처럼 고려가 조선이 건국된 게 부동산 때문이고 한국인의 유별난 교육열은 일제시대 때부터 시작되었다는 색다른 접근으로 ‘왜?’라는 의문을 던져주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이야기.
삼천 궁녀 이야기로 유명한 의자왕에 대한 오해 여부, 해괴하고 흥미로운 ‘돗자리 임금님’ 별명을 가지고 왕이 된 왕무, 어쩌다 미친 군주라는 오명을 입게 되었는지 당시 동아시아의 정세를 살피며 알아본 공민왕의 개혁 등 수많은 인과 관계를 풀어가며 그저 ‘과거’로 머물며 배운 한국사를 그날 깨끗이 비워내는 것이 아닌 큰 흐름의 맥락을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만들던 이야기였다.
책 제목의 ‘짧은’이란 단어에 혹해서 읽기 시작한 책. 확실히 사건 나열이 아닌 소설형식으로 진행되어 술술 읽히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역사를 잘 모르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가 의외로 아는 사건들이 제법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며 읽었다. ㅋㅋ 그리고 이젠 파편적으로 알고 있던 그 조각들이 조금은 이어지는 느낌이라고 할까?!
이젠 학교에서도 자세한 년도까지 외우는 문제를 맞추기 위한 벼락치기 암기 과목이 아닌 이렇게 큰 흐름으로 지금의 문제를 과거로부터 찾으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조금은 더 즐겁고 배움이 가득한 한국사 수업이 되었으면 좋겠다.
ps. 언제쯤이면 무작정 암기하는 수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등수로 줄 세우기 바쁜 더러운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