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 1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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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1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SF소설·프랑스소설 / p.376

가끔은 생각해 본다. 지구에서 인간이 사라진다면 이 지구는 어떻게 변해갈지 그리고 과연 인간이 지구에서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

그리고 이 생각은 생각지도 못한 코로나19로 많은 것을 잃음과 동시에 그 의미와 소중함을 깨달아 갈수록 더 자주 생각하게 만들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이 세상 모든 것이 인간의 것이라고 행동해왔던 것은 아니었나?!

인간들이 시작한 전쟁으로 인해 행정과 국가 시스템이 멈추고 도시에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지하 서식지에 살던 쥐들이 지상으로 올라와 여러 가지 감염병을 사람들에게 옮겨 인구가 8분의 1로 줄어들고 황폐해진 세계.

어느덧 사람들과 동물들이 쥐들과 맞서게 된 「고양이」에서 출발했던 이야기는 「문명」을 거쳐 「행성」에 이르고, 이젠 과거 세상을 호령하던 인간은 고층 빌딩에 숨어 겨우 목숨을 부지하며 핵폭탄으로 이 위기를 벗어나고자 한다.

이 모든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이 세상은 인간의 것만이 아니라는 메시지가 강조되는데, 정말 이제는 그 착각에서 깨어나야 하지 않을까?



쥐들이 없는 세상을 찾아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뉴욕에 도착한 고양이 바스테드의 일행들이었으나 떠나왔던 곳보다 더 많은 쥐들을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땐 정말 '아, 여기서 끝이구나' 하는 절망감이 나를 덮쳐왔다.(이 몰입감 어쩔 ㅋㅋ)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고층 빌딩 꼭대기에 숨어 살고 있던 인간들을 발견하고 구사일생으로 쥐들로부터 살아남는다.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어가던 동료들 그리고 구출되던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그의 추락. 순간 내 눈을 의심했고 뒤이어 오던 그때의 상실감과 충격이란!😥 최후의 결전에서 그를 이렇게... 작가님 이러시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슬퍼하던 바스테드의 묘사는 왠지 조금 야속해 보인다. 아직 인간의 감정을 배워가는 과정이라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면 과민반응인 것일까?

그뿐만 아니라 이 힘든 시기에 힘을 모아 쥐들을 물리칠 방법을 찾아야 하는 인간들은 차별을 또 조장한다. 출신과 종교뿐 아니라 문화정 성향에 따라 나뉘고 정치를 하며 방법을 찾는다. 정말 징하다.

동물들의 대표 자격을 요구하던 바스테드의 의견을 무시하며 핵폭탄을 쏘려는 인간들,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 나가게 될까?




베르나르 베르나르 「고양이」부터 주인공이었던 바스테드는 「문명」과 「행성」에서도 주인공으로, 모든 이야기가 그의 시선에 따라 묘사되는데, 거기에서 오는 색다름이 있다. 그리고 세 이야기가 이어지지만 앞의 중요한 부분들이 「행성」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만큼 독립적으로 읽어도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지장은 없다.

그래도 시리즈는 앞의 이야기부터 차례대로 읽으면 한 권 한 권 끝날 때마다 느낄 수 있는 감정의 폭도 커짐을 느낄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시간이 된다면 「고양이」부터 읽어보시길 권한다.

극에 달했으나 아직 어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끝난 「행성」 1권이었던 만큼 어떤 해결책을 2권에서 보게 될지 궁금해진다. 무력으로 갈등을 해결하려던 인간의 모습에서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이 떠오르게 했던 이야기였다.

ps. 「행성」의 또 다른 재미, 책 속의 책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머리가 없는 닭이 18개월 산 이야기, 고양이로 오르간을 연주하던 인간, 현재까지 세포 변화를 일으켜 회춘할 수 있는 유일한 생물로 알려진 '작은보호탑해파리' 등 이번에도 신기하고 믿기지 않은 이야기가 가득했고, 도저히 믿기지 않은 이야긴 결국 검색도 하면서 실제임을 확인하기도 했다. 다음 2권에선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 인간들은 사태의 책임자를 지목하기 위해 혈안이 된다. 한쪽에서 듣도 보도 못한 장군을 신뢰해 중책을 맡긴 힐러리 클린턴을 비난하자 다른 쪽에서 장군의 무능력이 근본 원인이라며 목소리를 높인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흑인 장병의 수가 너무 많다고 지적하자 흑인들이 분개한다. p.206

▶ 대립은 날이 갈수록 격화된다. 흑인 대 백인, 원주민 대 카우보이, 기독교 대 가톨릭, 아랍계 대 유대계, 군인 대 민간인, 부자 대 빈자, 젊은 대 노인. 심지어는 동물들도 사이가 나빠져 고양이와 개가 툭하면 싸움질을 벌인다. 부족들이 점점 배타적으로 변하고 있다.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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