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내가 정말 정직한 여자예요? 난 다른 여자의 남편과 함께 이 호화롭고 불건전한 건물에서 뭘 하고 있는 거죠? 이런 창녀 같은 옷차림으로? 나는 딴 생각을 하면서 남의 가정을 깨뜨리는, 생 제르맹 데 프레의 타락한 아가씨들의 전형이 아닐까요? p.121
▶ '네 삶을 어떻게 할 건데? 네 삶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데?' 이 질문에 나는 이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다. '아무것도.' p.123
▶ 행복은 표시가 없는, 평평한 사물이다. …… 아마도 나 같은 사람들에게 행복은 일종의 부재일 뿐인 지도 모른다. 권태의 부재, 신뢰의 부재. p.126
▶나는 너에게 모든 걸 말할 수 있어. 그리고 그게 참 좋아. 프랑수아즈에게는 내가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다고, 우리에겐 멋지고 적절한 애정의 토대가 없다고 말할 수 없을 거야. 그녀와 나 사이의 애정의 토대는 무엇보다도 내 피곤함, 내 퀀태야. 어떻게 보면 견고한 토대지. 훌륭하기도 하고. 우리는 고독, 권태 같은 것들 위에 지속적이고 아름다운 결혼 관계를 건설할 수 있어. 적어도 그것들은 움직이지 않으니까. p.166
▶ 나는 그 곡의 음표 하나하나를 알고 있었고, 미모사 향기를 떠올렸다. 돈을 내면 그것들을 가질 수가 있었다. 나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p.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