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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
메리 셸리 지음, 박아람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평점 :
프랑켄슈타인
메리 셸리 | 박아람 옮김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 p.341
나의 기억 속의 '프랑켄슈타인'은 어릴적 본 만화 '두치와 뿌꾸'속에 나오던 윗머리가 납작하고 머리에 나사가 있던 어벙한 구석이 있는 착한 요괴의 모습이었다. 그래서 처음에 「프랑켄슈타인」을 읽었을 때 내가 생각했던 프랑켄슈타인의 모습과 너무 달라 놀랬던 기억이 난다.
무엇보다 이야기를 들려주던 화자의 이름이 밝혀질 때의 충격은 재독임에도 불구하고 똑같이 충격적이고, 소름이 끼친다. 마차에서 뛰어 내리며 친우 앙리 클레르발이 화자를 보며 부르던 이름, "프랑켄슈타인" 이라니!
액자식 구성으로 진행되는 「프랑켄슈타인」은 월튼이 항해를 하며 누이에게 쓴 편지 양식의 이야기부터 시작되어, 중간에 만난 이방인이자 프랑켄슈타인인 화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로, 그리고 자신을 찾아온 괴물 시점의 이야기로 이어져 마지막 현재로 마무리가 된다.
자신이 지식을 탐하며 생명이 없는 물질을 이용해 움직이게 하는 생명을 탄생시켰으면서 그 외모가 흉물스러워 그가 눈을 뜨자마자 도망쳐 버렸던 프랑켄슈타인. 자신의 지나친 욕심에 저지른 실수임을 알면서도 그를 마귀로, 괴물로 몰아가면서 증오하고 복수심을 불태우던 그의 모습에 가해자의 변명으로만 들려왔다.
창조자로부터 태어나자 마자 버림받은 그는 아기와 같았고, 허기와 추위 그리고 언어 등 모든 것을 혼자서 깨우쳐야 했다. 그런 그가 창조자인 프랑켄슈타인에게 마저 혐오당하고 부정당해야 했으니, 그와 상관없던 다른 사람들은 흉측한 그를 어떻게 대했겠는가?! 온 세상이 축복으로 가득한데 오직 그만 지독한 외톨이로 지내며 비참한 삶을 살아야했고 그로인해 기쁨을 빼앗긴 채 악마로 살아갈수밖에 없었던 피조물이었다.
그런 그가 부모에게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야기하듯 이야기를 들려주며 프랑켄슈타인에게 제안을 한다. 자신과 같은 부류, 자신과 같은 결함을 가진 동반자를 만들어 달라고.
아! 창조아여, 나를 행복하게 해다오. 부디 하나라도 고마운 일을 해줘. 나를 이해하고 내게 공감해주는 존재가 하나라도 있다면 좋겠어. 부디 내 청을 거절하지 말아줘!
하지만 프랑켄슈타인은 그 제안을 수락할것처럼 행동하다, 끝내 들어주지 않는다. 그로안한 결과는 온전히 창조자였던 그의 책임이지 않았을까?
이 이야기는 메리 셸리 저자가 열아홉 살에 작성했다고 한다. 해설 편을 통해 만난 그녀의 삶. 어쩌면 옮긴이 박아람의 추측처럼 나 또한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또 다르게 다가오는 이야기였다. 그녀의 삶에서 새로운 생명의 잉태와 탄생이 언제나 죽음과 맞물려 있음을 그리고 일종의 고해였을지도 모를 이야기.
프랑켄슈타인이 불러온 참담한 결과가 과학만능주의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작가의 뼈아픈 경험한 여러 감정이 표출된 듯한 이야기로, 재독으로 인해 결말을 알고보니 태어남과 동시에 버림받은 존재였던 피조물의 고독과 울분이 더 깊이있게 다가왔던 이야기였다. 그리고 여전히 처음 책에서 봤던 문구로 프랑켄슈타인에게 물어보고 싶기도 하다.
제가 당신께 간청했습니까, 창조주여.
진흙을 빚어 저를 인간으로 만들어 달라고?
제가 당신께 애원했습니까,
저를 어둠에서 끌어내 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