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여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회색 여인

엘리자베스 개스켈 | 이리나 옮김 | 휴머니스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 p.280

👩 「회색 여인」 읽으신 분?!

🙋‍♀️ 저요!

👩 갠톡 드릴게요.

「회색 여인」을 읽고 나면 어김없이 책을 함께 읽는 단체 톡 방에서 읽은 사람을 찾게 했던 첫 번째 이야기 그리고 뒤이어 울컥함에 정말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게 했던 「마녀 로이스」, 계속 두리번거리며 뒤를 돌아보게 하는 공포가 덮쳐 왔던 마지막 「늙은 보모 이야기」까지.(무서운 거 잘 못 보는 1인)

‘와~ 한 책에서 이렇게 다양한 세 편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구나.’ 감탄하며 찰스 디킨스에게 엄청난 찬사를 받았던 작가라는 이유를 알게 했던 「회색 여인」이었다.




백합 같고 장미 같은 예쁜 여인이 공포로 얼굴색을 완전히 잃어서 ‘회색 여인’이라 불렸다는 얘기가 전해 내려온대.

p.13

샤를 페로의 동화 ‘푸른 수염’을 모티프로 삼은 첫 번째 이야기 「회색 여인」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위 사람들과 그 당시 사회적 배경으로 인해 원치 않은 결혼을 하게 된 아나가 우연히 아름다운 남편 투렐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하녀와 도망치는 과정이 그려진 소설이다.

하녀와 부부 행세를 하며 투렐의 추적을 피해 도망 다니는 그녀가 남편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읽었고, 사람들이 왜 그녀를 ‘회색 여인’으로 부르는지 알게 되었을 땐 그녀가 안타까웠다. 자신이 딸의 결혼을 반대하게 된 이유를 딸에게 알려주기 위해 쓴 편지 형식으로 진행된 이 이야기는 마지막에 나오는 반대한 이유가 압권으로, 정말 제대로 동공 지진을 일으키게 했다.

이 부분 때문에 그렇게 읽은 사람들을 찾게 되었는데, 아직도 새로운 부분들이 발견된다.ㅋㅋ 복기라도 해야 하나?!ㅋㅋㅋ



세 이야기 중 가장 큰 울림을 주었던 「마녀 로이스」는 1962년 미국 뉴잉글랜드 지역의 세일럼 마을 전체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청교도 교회 내 두 집단 사이에서 일어난 갈등이 실제 마녀사냥과 마녀재판이 자행된 역사적 배경이 그대로 소설로 그려진 이야기이다.

죄가 없음에도 죄를 지은 것처럼 되어버린 상황. 자신이 하지도 않은 죄를 자백하면 살 수 있다는 설득에 자백도 했지만 참수 당해야 했던 호타 그리고 끝까지 마녀가 아니라 말하며 인디언 하녀 네이티의 공포를 안아주면서 그때서야 자신의 죽음도 받아들일 수 있었던 로이스의 마지막이 너무 아팠던 이야기.

기독교를 절대화하며 권력과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종교적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때로는 이 상황을 각자의 복수에 이용했다는 것과 믿어 왔던 가족과 지인들에게 버림받았다는 것이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후에 깊이 반성하고 뉘우친다고 맹세했다는 사람들이라지만 그런다고 루이스가 다시 살아오는 것도 아니고, 그녀를 데리러 왔던 그 역시 희망에 찬 젊은 시절로 돌아갈 수 없지 않은가?!

이야기가 끝나고 몰아치던 울컥함에 정말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ㅠㅠ




그리고 마지막 으스스한 초자연적인 분위기 속 드러나던 진실이 오싹함을 주었던 「늙은 보모 이야기」까지. 하나하나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다. 무엇보다 세 편 모두 여성이 적이었으나 구원자 또한 여성이었다는 점이 좋았고, 결혼에 대해 그리고 동성애, 종교, 신분 등 그 시대 배경까지 엿볼 수 있어 좋았던 이야기로, 깊이 있게 다시 재독해보고 싶다.

유령과 공포 이야기에 수많은 여성이 등장하는 건 어쩌면 그동안 여성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고통받고 있었음을 방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말에 앞으로는 조금 더 나은 삶이 함께 하길 바라며, 좋은 곳에서 등장하는 여성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회색 여인, 인상 깊은 글귀

▶ 내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매력을 발산해서 다들 그 사람만큼 훌륭한 사람이 없고, 내가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여자라고 말하게 했지. p.25

▶ "여자들은 내가 좀 알지. 원래 그렇게 조용한 여자들이 악마라니까. 네가 집을 비우는 새 그 여자가 우리를 찢어 죽일 비밀을 알아내서 먼저 도망 칠지도 몰라. "

"흥. 갈 테면 가라지. 어딜 가든 내가 따라갈 거니까." p.50~51

▶ 아직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어? 말해봐, 로이스! 내 귀에 ‘로이스와 결혼해’라며 밤낮없이 외치는 소리를 넌 진짜 아직 듣지 못한 거야? p.149

▶ 인디언이든 영국인이든, 종교가 있든 없든, 유다처럼 그리스도를 배반한 뒤 사탄이 돼버렸든 마녀들은 모두 지구상에서 종적을 감추게 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p.17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