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가를 매혹한 불멸의 빛 해시태그 아트북
헤일리 에드워즈 뒤자르댕 지음, 고선일 옮김 / 미술문화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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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예술가를 매혹한 불멸의 빛

헤일리 에드워즈 뒤자르댕 지음 | 고선일 옮김 | 미술문화

미술사 / p.112

금빛은 추할 때조차 아름다움의 아우라를 선사한다. - 니콜라 부알로(17세기 프랑스 시인)-

화려함을 주는 '금'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부(권력)'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이처럼 과거 사람들은 신을 평범한 속세에서 분리하고자 금이라는 호화로운 물질과 신을 결합했고, 그런 신에게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가고자 했던 권력자들은 늘 금과 함께 하고자 장신구, 의복, 호화로운 초상 등 금을 권력의 도구로 장식한다.

「금 예술가를 매혹한 불멸의 빛」에서는 이런 금에 매혹된 예술가와 그림을 만날 수 있다.


크게 꼭 봐야 할 작품들 18개의 작품과 예상치 못한 작품들 19개의 작품으로 나누어 소개가 되는데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지만 그림과 함께 더해진 해석으로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재미 또한 있다.




특히 그림만 가득할 거 같았던 이 책 앞 부분에 금이 발전해 가는 과정과 지도로 알아보는 금, 금의 다양한 색조와 금의 모조 안료에 대한 생각지도 못한 정보를 만났을 때의 기쁨이란! 금과 연관된 신도 알아보는 깨알 재미도 있어 좋았다.




열아홉 살에 말라리아에 걸려 신체가 변형되는 아픔을 겪으며 죽어갔다는 투탕카멘이 안치된 지하 무덤에서 발견된 '투탕카멘의 장례 가면'은 네메스라 불리는 줄무늬 모자, 목걸이 우세크, 가짜 수염, 이집트 왕실을 상징하는 동물인 독수리와 코브라로 파라오의 상징을 모두 모아 표현한 작품이다.

그런데 이 가면은 본래 여자용으로 제작되었다 어린 나이에 죽은 투탕카멘에 맞춰 수정되었으리라고 주장된다. 그 근거로는 이집트에서 남자들은 귀걸이를 착용하지 않았는데 가면의 양쪽 귓불에 귀결이용 구멍 두 개가 나 있기 때문이라고. 그뿐만 아니라 가면 안쪽에 글자가 지워진 흔적도 있다고 한다. 오호~ 이게 사실이라면 이 가면의 원래 주인은 누구였을까?

금융 대부업자와 환전상이라는 업종이 크게 발달했을 거라 보이는 '환전상과 그의 아내'에선 총중량과 황금의 도시가 소개되는 듯하더니 남편이 만지작거리는 값비싼 물건들에 관심을 두고 있는 아내를 언급하며 다른 시점을 보여준다. 영적인 독서 중 정신이 딴 데 가 있는 여인, 선반에 놓인 불 꺼진 초, 원죄를 연상시키는 상징물인 사과로 보는 탐욕 같은 악덕!! 인간의 허영심과 결함들을 이야기한다는 해석을 보고 보니 또 새롭다.

금과 관련된 작품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던 구스타프 클림트의 '입맞춤' 또한 만날 수 있었는데, 클림트가 강조한 영원성을 '금'을 통해 표현한 영원한 사랑이라서일까?! 볼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리고 금자수로 장식된 황금빛의 드레스를 입은 채 도도한 얼굴로 앉아 있는 후작부인은 또 어떠한가? 정말 여성이 소유한 부의 모든 지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베르사유 궁에서 테라스 개조 공사로 만들어진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 '거울의 방'은 보자마자 와아를 연발하기 바빴다. 아니 수많은 금동 조각 장식과 반짝거리는 샹들리에 그리고 창문을 마주 보고 설치된 대형 거울 357개라니!!! 정말 프랑스가 모든 분야에서 빛나고 있음을 세계만방에 과시하고자 했던 루이 14세의 의지가 표명된 공간답다.

마지막으로 가장 충격적이었던 '황금 송아지', 병원 영안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허스트는 죽음이라는 주제에 매료되어 동물의 사체로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온전한 또는 절단된 동물 사체를 포름알데히드 용액을 채운 대형 유리 진열장에 넣어 전시하기 시작했다고...

이처럼 금은 아름답고 영원성만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허영심과 사치를 보여주기도 한다. 때로는 경제 수단으로 때로는 예술품으로 때로는 권력의 과시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금'. 앞으로는 어떤 변천사를 또 보여줄지 궁금하다.



길지 않은 분량으로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었던 금의 미술사에서 단지 아쉬웠던 건 동양 쪽은 유일하게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불사조'뿐이었다는 거!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금의 미술사'라는 책 설명이 있었기에 기대를 했는데 많이 아쉽다. 원래 그렇게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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