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녀 - 꿈을 따라간 이들의 이야기
벨마 월리스 지음, 김남주 옮김 / 이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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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녀

벨마 월리스 | 김남주 옮김 | 이봄

영미소설 / p.248

책 표지에 적힌 '꿈을 따라간 이들의 이야기'라는 문구에 아이가 읽어봐도 좋을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나는 아이에게 먼저 책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그리고 아이가 중간까지 읽었을 때, 인친님의 리뷰를 통해 잔인한 면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스톱을 외쳐야 했다. 그런 나를 보며 아이는 묻는다. "엄마, 다구가 주인공이에요? 아니면 새소녀가 주인공이에요?"

그땐 책을 읽기 전이었기에 웃으며 '아직 안 읽어봤으니 모르지.'라며 넘겼는데, 책을 다 읽은 지금조차도 정확한 답을 해주지 못했다. 나조차도 책을 읽는 내내 '왜 제목이 '새소녀'일까?'라는 의문을 했었고, 다 읽은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는 의문과 함께 오히려 '다구'가 주인공처럼 느껴졌다.

'꿈을 따라간 이들의 이야기', 성장소설에 속하는 '새소녀'. 그들이 꿈을 따라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자 치러야 했던 것들이 너무 가혹했기에, '차라리 수긍하면서 살았더라면...' 하는 생각도 들게 할 만큼 잔혹해 마음이 아팠던 이야기였다.




서로 다른 그위친적 무리에 좀 특이한 아이 두 명, 아니 두 반항아가 있다.

사냥이나 씨름, 달리기 시합을 하는 것보다 사방을 돌아다니며 안 가본 곳을 탐사하는 것을 좋아하고, 언젠가 어르신들이 들려준 '해의 땅'을 찾아갈 꿈을 가지고 있는 잘생긴 소년 '다구'와 요리를 하고 아이를 돌보며 바느질을 하는 것보다 사냥을 하고 무기를 만들어 훈련하는 것을 좋아하는, 새들이 내는 소리를 완벽하게 흉내 낸다고 해 '새소녀'라 불리는 소녀 '주툰바'이다.

본인들이 원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두 아이는 수천 년 동안 평원에서 살아온 그위친족 그들만의 엄격한 규칙 속에서 부족의 생존을 위해 개인은 여자든 남자든 해야 하는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




사냥을 하지 않고 안 가본 곳을 탐사하기 바쁜 다구를 보고 자신들에 대한 노골적인 도발로 간주한 그들은 부모에게 비판을 쏟아낸다. "저애는 당신 아들이니 당신 책임이오.". 사냥술이 뛰어난 새소녀가 사냥을 해 고기를 가져다주며 부족의 청년들 보다 뛰어난 모습을 보여도 부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혼인을 강요받는다.

복종하지 않는 자는 처벌을 받거나 무리에서 추방될 수도 있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연대 의식이 필요한 곳으로 그 무엇보다 규칙을 따르는 것이 중요한 이곳에서 그들이 해야했던 선택, 그리고 그 선택에 따른 결과는 온전히 개인에게 주어진다.




사냥을 나왔다 적인 치콰이들에게 성인 남자 무리가 도륙되어 의도치 않게 주어진 삶을 살게 된 '다구'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싶어 무리로부터 도망쳐 나왔다 적의 손아귀에 붙잡혀 그보다 훨씬 더 잔인한 운명을 겪어야 했던 '새소녀'. 이 두 명의 삶이 상반되게 진행됨에 따라 더 가혹하게 다가왔던 새소녀의 삶.

후에 다구는 소중한 사람을 잃는 아픔을 겪지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보지 않았던가? 그러는 동안 새소녀는 자신의 영혼이 갈가리 찢히면서도 울지 않으며 강해지려고 노력해 무리로 돌아갔을 때 어떠했나? "난 원하는 대로 살고자 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나를 '미친 여자'라고 부르더군요." (p.212) 여인이이었기에 당해야했던 그 치욕이...ㅜㅜ

저자가 오래전 어머니로부터 들은 두 개의 전설을 기본으로 집필했다는 '새소녀', 깊이 뿌리내린 관습에서 벗어난, 자신들의 때를 누리기엔 너무 일찍 태어난 두 젊은이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저자의 의도가 너무 잘 드러난 이야기였다. 그리고 오히려 그들의 성장보다 그들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했음에 그에 따른 성장이었기에 유독 마음 아프게 기억된다.

ps. 스스로 삶을 결정하고 헤쳐나가는 것임은 맞으나, 그러기엔 시련이 너무 상상을 초월했던..... 그 시대였기에 그런 거겠지. ㅠㅠ



+ 북클럽 문학동네 가제본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된 주간적인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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