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 이종인 옮김 | 열린책들

세계문학 / p.131

인간은 파괴될 수는 있지만 패배하지는 않는 거야.

p.101

수없이 많이 들어 아는 책 제목 중 하나인 「노인과 바다」이지만 정작 내용은 자세히 기억 못 하는 소설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저 노인이 아주 큰 물고기를 잡으며 사투를 벌이는 과정의 이야기라고 어렴풋이 기억할 뿐, 노인에게도 산티아고라는 이름이 있었고 노인이 잡은 물고기는 말린(Marlin, 청새치)이었으며 노인에게 제자와 같은 존재 소년이 있었단 것을 기억하지 못했다.

퓰리처상과 노벨 문학상을 받은 「노인과 바다」는 헤밍웨이 저자가 실제로 쿠바의 수도 아바나 근처에서 청새치를 낚시하며 구상했던 이야기로 저자가 12년 동안 쓴 시가 산문으로 옮겨진 것이다. 늙은 어부가 거대한 물고기와 사투를 벌이다 뼈만 남은 잔해를 끌고 돌아오는, 어쩌면 약간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단순하면서도 짧은 이 이야기의 어떠한 점이 그렇게 높은 평가를, 그렇게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게 만든 것일까?

거대한 물고기와 사투를 벌이며 보인 노인의 바다와 물고기에 임하던 자세가 그리고 생생하게 묘사되는 노인이 처한 현실과 상황이 짧은 독백으로 이루어진 구성과 대조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더 처절하게 다가왔던 그 모든 것들이 결국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




돛은 여기저기 밀가루 부대로 기운 것이었는데,

그렇게 접어 놓으니 영원한 패배의 깃발처럼 보였다.

p. 8

멕시코 만류에서 조각배를 타고 혼자 낚시를 하는 노인 그리고 그의 밑에서 어부로서 수련을 하던 소년 마누엘. 노인은 84일째 고기를 단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상태였고 이로 인해 40일 동안 함께 했던 소년은 부모에 의해 다른 배를 타고 있는 상황. 하지만 어부 대 어부로 이야기하며 서로를 챙기는 둘.

운이 다한 노인을 그 누구도 가까이하지 않으려 할 때 소년만이 그의 편이 되어 매일같이 그를 돌보아준다. 노인 또한 거대한 물고기를 마주한 순간순간, 그 소년에 대한 부재를 계속 이야기하며 소년에 대한 마음을 드러낸다. 그 애가 있었더라면 물고기를 잡은 이 순간을 함께했을 것이고 쥐가 난 왼손을 풀어줬을 것이며 코일을 물로 미리 적셔 놓았을 거라고...

물고기와의 사투가 길어질수록 소년의 부재에 대해 이야기하는 노인의 마음에 나 또한 소녀의 부재를 함께 아쉬워하게 만든다.

그 애가 여기 있었더라면, 그 애가 여기 있었더라면. 81

소년이 배에 타지 않기 시작할 때부터 큰소리로 혼잣말을 시작한 노인은 낚시를 하는 과정에서 만난 물고기, 새 그리고 본인에게도 말을 건다. 바다에서 완전히 혼자이면서 완전히 혼자가 아닌 노인, 그가 이렇게 혼잣말을 하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던 둥이들은 노인이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그리고 힘든 과정을 대처하기 위해서라고 나름의 결론을 낸다.(흠.. 그런가?! 정말 어떤 의미가?!)

85일째 되던 날, 먼바다로 나간 노인은 아주 거대한 물고기를 잡게 된다. 3일 동안 계속되는 사투로 혹여나 노인이 물고기를 놓치면 어쩌나(그럴 일이 일어날 리 없음에도) 초조했고, 배 안에 실을 수 없을 정도로 큰 물고기로 인해 배에 묶어갈 땐 앞으로의 일이 예상이 되며 불안했다.

역시나 그 불안은 물고기가 흘린 피에 몰려든 상어떼의 공격으로 일어난다. 상어로부터 물고기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 시작되었지만 그저 노인의 처절한 몸부림에 불과했고, 결국 물고기의 몸이 상어에게 뜯겨나가는 것을 봐야 했던 노인은 마치 자신이 공격당하는 느낌을 받는다. 나 또한 그런 그에게 감정이입이 되면서 함께 공격을 당한 느낌을 받았다.(어떡해ㅠㅠ)




거대한 물고기를 잡으며 힘이 부칠 땐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견딜 수 있는지 보여줄 거라며 죽을 때까지 싸울 거라고 의지를 불태우던 노인. 물고기와의 사투가 길어지며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자신과 물고기가 안되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놈을 죽여야 한다는 자신의 결단을 유지하던 노인. 상어에 의해 사라져가던 물고기의 몸을 보며 너를 잡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하던 노인.

모든 상황 속에서 자신은 어부로서 최선을 다한다고 말하던 노인이었다. 만약 내가 그처럼 힘든 상황에 놓였다면 난 과연 끝까지 그 물고기를 잡고 있었을 수 있을까?! 함께 책을 읽은 아이들 또한 자신과 노인의 다른 모습에 대해 생각해 보며 노력해서 이루고자 하는 포기하지 않는 삶을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적은 독후감 제목 '포기하지 않는 산티아고 할아버지 - 하율', '힘든 일을 하는 과정의 차이 - 하랑'을 보며 이렇게 저마다의 나름의 교훈을 얻어 가는구나 싶다.

희망을 버린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야. 희망이 없다는 건 죄악이야. 어쩌면 물고기를 죽이는 건 죄악일지도 모르지. 생계를 유지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기 위해서 그렇게 했더라도 그건 죄악일 수 있어. 그렇다면 모든 게 죄악이야. 죄악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마. 그런 걸 생각하기에는 너무 늦었어. 세상에는 돈 받고 그런 죄악을 저지르는 자들도 있어. 그런 자들이나 죄악에 대해 생각하라고 해. 물고기가 물고기로 태어난 것처럼 넌 어부로 태어났을 뿐이야.

p.103

노인과 바다, 인상 깊은 글귀

▶두 손아, 확실히 잡아당겨라. 양다리야, 굳건히 버텨라. 머리야, 나를 위해 버텨 주어라. 나를 위해 견뎌 줘. 넌 가버리는 법이 없잖아. 이번에는 저놈을 당겨서 물 위로 올릴 거야. p.90

▶물고기야, 넌 나를 죽이고 있어. 노인은 생각했다. 하지만 넌 그럴 권리가 있어. 난 너처럼 크고, 아름답고, 침착하고, 고상한 놈을 평생 본 적이 없어. 형제여, 어서 와서 나를 죽여라. 나는 누가 누구를 죽이든 신경 쓰지 않겠다. p.91

▶어떻게 보면 모든 것이 모든 것을 죽이고 있다고. 낚시는 나를 살리지만 그만큼 나를 죽이기도 해. 하지만 소년은 나를 살리지. p.104

▶이게 꿈이었더라면. 차라리 저 고기를 잡지 말았더라면. 물고기야, 정말 미안하다. 모든 게 엉망이 되어 버렸어. 물고기야, 난 그렇게 멀리 나가지 말았어야 했어. 너를 위해서나 나를 위해서나 말이야. 미안하구나, 물고기야. p.108

▶그들과 싸울 거야. 나는 죽을 때까지 싸울 거야. p.114

▶그는 자신이 이제 회복 불능일 정도로 패배했다는 것을 알았다. p.117

▶"이제 우리 같이 고기잡이를 나가요."

"아니야. 나는 운이 없는 사람이야. 더 이상 운이 없어."

"운이 뭐 그리 중요해요?" 소년이 말했다. "제가 운을 불러오면 되잖아요."

"모든 것을 준비해 둘게요. 할아버지는 손을 잘 치료해 두세요."

"난 손을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알아. 밤중에 바다에서 이상한 것을 뱉었는데 내 가슴의 뭔가가 깨어진 느낌이야."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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