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잔에게 반해 구애를 하는 조 씨에게 결혼하기 전까지는 쉬잔과 자지 못한다며 결혼을 강요하는 어머니와 조제프. 조 씨는 투명한 존재였고, 짜릿한 돈의 약속을 엿보기 위해 거쳐 가야 하는 얼굴일 뿐이었다. p.104
그녀가 욕실로 들어가면 어김없이 조 씨가 문을 두드린다. 문 좀 열어봐요, 쉬잔. 열어 봐요. p.106
쉬잔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조 씨이지만 내 눈에는 그저 욕망으로만 보인다. 조 씨 그대로의 자신에게 쉬잔이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돈이 가진 능력을 이용했고 축음기를 선물함으로써 늘 문을 두드리는 그였고 그녀도 그에게 자신의 몸을 보여줬다. 점점 애타는 마음에 측음기보다 몇 배나 비싼 다이아몬드까지 주는 그의 마음이 정말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다이아몬드를 쉬잔이 받은 것을 보고 숨겨놓던 어머니는 보석처럼 역겨운 건 없다며 아무짝에 쓸모가 없다고 말하더니 쉬잔을 때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광경을 조제프는 지켜만 본다.
이렇게 급작스럽게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의 폭력이 행사될 때면 헉! 한다. 그리고 의문만이 가득해진다. '왜?' 조 씨와 자지 않았다고 해도 어머니가 계속 때리자 결국 쉬잔이 조 씨와 잤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머니는 거짓말하지 말라며 네가 그런 아이가 아닌 걸 안다면서 또 때린다. 왜?
쉬잔이 조 씨와 결혼만 한다면 조 씨에게서 돈을 구해 제방을 다시 쌓고 방갈로 공사를 마무리하고 자동차도 바꾸고 조제프의 이도 치료해 줄 생각이었던 어머니, 이 모든 계획이 지체되는 건 쉬잔의 책임이라 생각하는 어머니. 다이아몬드가 어머니의 내면에 억압된 감정을 건드리며 그 감정에 못 이겨 쉬잔에게 달려들었다는 설명이 있었음에도, 제방의 전후 사정을 알고 있음에도 이해는 되지 않았다.
자신의 모습이 이렇게 그려졌다면 정말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은 이야기. 조 씨로부터 측음기와 다이아몬드를 받으면서도 오빠가 누릴 즐거움을 떠올리던 쉬잔은 친오빠 이상의 감정을 가진듯하다. 후에 카르멘을 통해 어머니로부터 떠나고 싶어 했던 그녀는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청춘기에 사랑과 절망을 동시에 경험한 저자 뒤라스의 분신들이라고 할 수 있는 「태평양을 막는 제방」와 「연인」 , 이제는 일흔에 쓴 「연인」을 읽으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