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타임머신

허버트 조지웰스 지음 |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세계문학 / p.185

공간의 다른 차원들 속에서는 이리저리 돌아다닐 수 있는데, 왜 시간 속에서는 돌아다닐 수 없는 것일까?

p.18

「타임머신」은 허버트 조지웰스 저자가 1895년 자신이 살았던 시대의 계급 문제가 미래에는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하며 쓴 공상과학소설로 저자가 쓴 최초의 소설이자 시간 여행이라는 개념을 대중화시킨 최초의 작품이기도 하다. 지금은 우리에게 익숙한 '타임머신'이라는 용어도 저자가 만들었다고 한다.

'타임머신'이 존재한다면, 어디로 가보고 싶은가? 과거로? 아니면 미래로?

만약 내가 책을 읽기 전 이 질문을 받았더라면 지금보다 더 나아져 있을 미래를 그리며 그 시대로 가보고 싶다고 이야기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선뜻 그렇게 대답하기 힘들었다.

왜 미래가 되면 지식이나 기술 그 밖의 모든 것들이 지금보다 더 진보해 있을 거라 생각했을까? 왜 그 반대의 경우는 생각하지 못했는지 미래에 의문을 가져보게 만든 이야기였다.



인생은 꿈이라고 말하죠.

때로는 귀중한 꿈이라고.

p.166

과학자이자 발명가인 시간 여행자가 만찬에 모인 사람들에게 학교에서 배운 기하학은 잘못된 생각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말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실제로는 네 가지 차원이 존재하고, 그중 세 개를 우리는 공간의 세 평면이라고 부르고, 네 번째 차원은 시간이라고 부릅니다. p.15

첫 시작부터 기하학에 삼차원과 사차원까지 등장하니 '난 누구? 여긴 어디?'가 절로 나왔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응? 왜 이해가 되는 거지? 이게 무슨 일?'

어리둥절한 채 타임머신의 원리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나는 그가 만들었다는 타임머신 기계가 더 친숙하게 다가오면서 그가 그 기계로 시간 여행을 다녀온 뒤 들려주던 기묘한 이야기에도 푹 빠져들 수 있었다. 그런데 정말 그런 미래로 가게 되면 난 어떻게 해야 하지?




변화가 없고 변화할 필요도 없는 곳에는

어떤 지성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더 이상 다양한 필요성과 위험에 직면해야 하는 동물만이

지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죠.

p.147

시간 여행자가 타임머신을 타고 도착한 세계는 80만 년 후 120센티의 키를 가진 엘로이가 사는 세계로 호기심도 없고 그들보다 더 게으르고 그들보다 쉽게 지치는 사람도 없을 정도로 육체와 지성이 퇴화된 사람들이 사는 절대적인 안전에 엄청난 평온만이 남은 세계였다. 처음엔 정말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지하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사람들이 존재한다?! 오직 어둠 속에서만 살면서 빛을 무서워하며 인간다움을 잃은 채 엄청나게 힘센 동물로 진화해 엘로이를 식용까지 하는 몰록으로, 그들은 오래전 노동자 계급이었다.

가진 자들 엘로이는 지상에서 쾌적함과 안락함 그리고 아름다움을, 못 가진 자들 몰록은 지하에서 자신들의 노동조건에 끊임없이 적응하며 살아가다 비인간적으로 변해버린 세계는 내가 상상했던 어떠한 미래에도 속하지 않은 미래였기에 그 미래를 마주했을 때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너무 현실 같았기에 더 공포스러웠던 이야기.

정말 후에 타임머신을 타고 도착한 과거와 미래가 내가 상상했던 세계가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이 무섭게 현실로 다가왔다.

액자식 구성으로 이루어진 「타임머신」은 미래에서조차 존재했던 빈부격차와 계급으로 디스토피아적인 전망과 퇴화론을 보여주며 인간의 지성에 대한 꿈이 얼마나 덧없는지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지성과 체력이 사라진 엘로이가 시간 여행자에게 건네준 꽃을 통해 감사하는 마음과 서로에 대한 애정은 여전히 인간의 가슴속에 살아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의 이야기에 대한 증거를 찾으러 다시 시간 여행을 떠난 시간 여행자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가 다시 간 곳은 과거였을까? 아니면 미래였을까? 만약 미래였다면 조금은 희망이 가득한 미래도 있었을까?

먼 훗날의 미래는 예측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와 같겠지만 지금 현재에 충실히 살아가며 조금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간다면 조금은 내가 원하는 미래의 길로 들어설 수 있지 않을까? 빈부격차가 점점 더 심해져 저자가 말한 암흑 같은 미래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말 당장 내게 닥친 일처럼 심각하게 고민을 해보았던 시간이었다.

ps. 정말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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