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신장판 5 - 듄의 이단자들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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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의 이단자들

프랭크허버트 | 황금가지

SF소설 / p.808

인류는 무한해졌소.

그것이 대이동의 진정한 선물이오.

p.139

레토가 죽은 지 1500년 후의 이야기 듄 5권 「듄의 이단자들」기분 좋은 두근거림과 함께 한편의 웅장한 영화를 본 기분이 들었다.

몇 년 후도 아닌 매번 몇 천년 후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듄 시리즈로 인해 매번 새로운 등장인물들을 만난다. 그래서 초반엔 항상 그 배경을 파악하기 바쁘다. 그리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새로 등장한 수많은 인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신록이 우거졌던 행성 아라키스가 사막의 라키스로 변해가는 가운데, 전편에서 우주 다른 지역으로 떠났던 이들 ‘명예의 어머니’로 불리는 그들이 돌아오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그리고 그들의 침략으로부터 모래 벌레를 지키려는 원조 베네 게세리트의 분투가 그려진다.

모래 벌레와 소통하는 소녀 시이나의 등장으로 어느 방향으로 흐를지 모를 이야기에 긴장감이, 어린 골라로 다시 태어난 던컨으로 인해 안타까움이 들다가도, 교배자들을 통제하고 그들의 후손들을 통제하며 오직 개인의 생존이 아닌 교단 그 자체의 생존을 위한 그들의 집착에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던 이야기였다.


그는 죽고, 죽고, 또 죽었다.

그리고 그는 살았다.

p.731

볼 때마다 안쓰러운 캐릭터, 던컨 아이다호. 지나가는 말로 듄의 진정한 주인공은 던컨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계속 살아나는 그이다. 그것도 자신의 의지가 반영되지 않은 채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기 바쁜 세력들에 의해 이번엔 어린 골라로 태어난 던컨은 신중한 교배와 신중한 훈련으로 성공적인 존재들을 만들기 위한 베네 게세리트의 종마로 다루어진다.

모래 벌레와 소통하는 소녀 시이나와 결합시켜 아라키스를 복원하려 했던 베네 게세리트였지만 ‘명예의 어머니’에 의해 계획이 무산되고 매춘부로 불리는 ‘명예의 어머니’에 속한 무르벨라와 교배를 하게 된 그에게 틀레이랙스가 숨겨둔 장치가 작동하면서 예전의 기억을 찾게 된다.

결국 그렇게 그때의 사람들이 모두 죽고 건물만이 남아있는, 기억만이 남아있는 삶을 또 살아가게 된 던컨.

자신의 육체가 시체의 세포에서 자라났음을 깨달으며 자기의 죽음을 기억하면서 새로운 육체 속에서 갑자기 각성하게 되는 체험은 분명 그에게 충격적인 경험일 것이다. 그는 과연 평안을 얻을 수 있을까?

끊임없이 나오던 교배와 종마라는 단어는 읽는 이로 하여금 인간임을 부정당하는 기분마저 들게 만든다. 대모라는 단어가 대리모와 같이 느껴지기도 했으며 각인사로 교육받고 교단에서 정해주는 남자와 교배하며 아이를 수없이 낳던 그들을 보며 위대한 유전자가 무엇이기에 그렇게까지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그들이 가지면 안 되던 감정으로 ‘사랑’을 예로 들어가면서 유전자의 조합으로 위대한 존재를 만들려고 했던 교단의 모습에서 미래의 우리가 보이는 건 왜일까?




꼭 해야 하는 일을 해라, 딸아.

우리에 있는 저 벌레가 어쩌면 곧 이 우주의 유일한 벌레가 될지도 몰라.

p.791

'명예 어머니'의 공격으로 인해 라키스가 파괴되고 베네 게세리트는 단 한 마리의 벌레를 구해 참사회로 대피한다. 이제는 참사회 행성이 거대한 볼모지로 변할 차례인가?!

틀레이랙스인들이 불사의 삶을 위해 골라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지 알아내려고 했던 베네 게세리트, 그들이 교배 혈통에 대한 지배권을 다시 잃지 않으려 했던 행동들이 어쩌면 벌레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폭군의 예언의 미로 속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노력이었나? 하는 의문이 들면서 이야기가 끝이 났다.

마지막 한 마리만 남은 벌레가 언제가 영향력을 발휘해 많은 숫자로 늘어나겠지만 그때쯤이면 인류 또한 그를 뛰어넘어 나름의 길을 가고 있을 것이다. 인간 스스로 많은 일을 하며 그 어떤 힘도 우리의 미래를 완전히 지배할 수 없다고 외치는 오드레이드를 통해 저자가 말하는듯했다.

이제 마지막 권을 남겨 놓은 상태이다. 이번 권에서의 일들이 다음 권에서 어떤 영향으로 다가올지 궁금해진다.

ps. 폭군의 할아버지 레토 1세를 닮았다는 이유로 던컨이 원래 가지고 있던 기억을 복원시키기 위해 던컨의 군사 훈련자로 파견되었던 마일즈 테그. 이번 편의 주인공이나 다름없었던 인물로 정말 멋진 캐릭터였다. 그를 다음 편에서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에 그저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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