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신장판 1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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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DUNE)

프랭크 허버트 | 황금가지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SF 소설이란다. 거기에 우리가 알고 있는 '스타워즈', '왕좌의 게임',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등 영화, 소설, 게임 여러 분야에 영향을 끼친 소설이라고도 한다. 이미 1984년에 영화화되었었고, 지난해 미니시리즈로도 제작되어 에미상까지 받았으며, 올해 할리우드 영화로도 공개된단다.

도대체 「듄」의 무엇이, 어떤 점이 그렇게 수많은 곳에 영향을 주었고,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궁금했다. 그 궁금증이 첫 출간 이후 20년 만에 재번역까지 되어 나온 듄 신장판을 만나보게 하였는데, 어머나! 1권이 세계관 구축을 해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어 조금 어렵단다. 거기에 9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만나니 막상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아 '그래픽 노블 듄'을 먼저 읽기까지 했다. 정말 만만의 준비를 하고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응?! 그런데 전혀 어렵지 않다. 한번 책을 펼치면 200페이지는 기본이었고 그 시간이 정말 순삭이었다. 평일 퇴근 후 나의 시간을 온전히 차지할 정도로 그렇게 듄 신장판 1권에 빠져 다 읽었다. 왜 독자들이 뽑은 역대 최고 SF 소설이라고 했는지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아직 읽은 책보다 읽어야 할 뒤편이 더 많이 남아있지만 그 수많은 수식어들에 절로 수긍이 가면서 영화로 만날 듄이 정말 기대가 되었다.




아라키스, 듄, 사막의 행성

듄 1권 신장판

듄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사막의 행성 '아라키스'를 배경으로 여러 우주 세력들 간의 다툼과 음모를 다룬 듄 전집은 총 6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읽은 듄 1권에서는 전체적인 세계관 형성을 중점으로 인물의 관계도와 주인공 폴이 퀴사츠 해더락이 되는 과정을 그린다.

퀴사츠 해더락이란, 베네 게세리트가 자신들이 유전자 교배를 통해 찾고자 하는 '미지의 인물'에 붙인 이름으로 이 인물은 시공을 연결할 수 있는 정신 능력을 선천적으로 타고난 남자 베네 게세리트를 말한다. 베네 게세리트는 '생각하는 기계들'과 로봇들이 파괴된 후 여학생들의 정신 훈련 및 신체 훈련을 위해 설립된 고대 학교 겸 학파로 폴의 친어머니 제시카가 베네 게세리트 출신이기도 하다.

퀴사츠 해더락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가진 폴에게 영향을 주는 '스파이스', 그 스파이스가 유일하게 채굴되는 행성 '아라키스'는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불구대천 원수인 하코넨 가문이 80년 동안 머물며 스파이스를 채취해왔던 곳이다. 노화를 막아주는 자원인 '스파이스'를 차지하기 위한 모든 분쟁을 종식하고자 패티샤 황제가 아라키스 행성의 소유권을 레토 아트레이더스 공작에게 위임하고, 새로운 터전을 잡아가는 과정 중에 하코넨의 음모로 공작이 사망하게 된다.

하코넨의 음모 속에서 살아남은 공작의 후계자 폴을 중심으로 베네 게세리트 제시카, 음유 시인이자 전사 거니 할렉, 멘타트이자 암살단 대장 투피르 하와트 등 다양한 인물들이 스파이스는 풍부하지만 다른 편의시설은 희박하고 물이 귀한 아리키스에서 살아남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또한 지옥 행성에서 양성되어졌을지 모를 사다우카만큼이나 강한 사막의 행성 듄에서 생존해 살아가는 프레멘과 스파이스가 있는 곳엔 항상 존재한다는 모래 벌레까지 흥미로운 소재가 눈을 사로잡는다.

무엇보다 자신의 몸에서 나오는 물 한 방울까지 모아 재사용하고 침을 뱉는 행위가 존경을 뜻하며(당신의 몸의 물을 선물로 주심에 감사하다는 표현), 장례절차 등 물이 귀한 곳에서 생활하며 터득한 프레멘만의 행동과 사막 행성 아라키스를 식물과 물이 가득한 행성으로 만들고자 하는 그들의 모습이 유독 기억에 오래 남았다.




곰 자바, 멘타트, 쿨 와하드 등 생소한 단어가 가득하지만 책 뒤쪽에 자리하고 있는 부록이 있기에 걱정 없다. 다만 1권의 두께를 생각하면 앞부분에서 읽다가 뒷부분으로 넘어갔다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는듯하다. 따로 작은 책자로 나왔어도 좋았듯. 그럼에도 초반 중요한 단어만 잡아간다면 뒤에 나오는 생소한 단어는 흐름상 이해하며 읽어내려가기에 수월해지니 너무 걱정할 필요도 없을듯싶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전설뿐이었고

그는 이미 전설이 되어 있었다.

p.879

폴이 보는 예지의 환영은 그가 기억하는 모습과 조금씩 다르게 현재화되어 나타난다. 이 상황을 폴은 어떻게 풀어나가게 될까? 적절한 유전자 배합과 환경 속에서 그들의 계획에 필요한 인물을 만들어지기를 기다려온 베네 게세리트, 그들이 원했던 인물이 등장했고 그 인물이 앞으로 아라키스에서 프레멘과 어떤 행보를 보일지 듄 2권 <듄의 메시아>를 읽을 생각에 설렌다. 방대한 세계관을 보이는 듄 신장판 전집, 그 끝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듄 신장판 1권, 인상 깊은 글귀

그대가 강에서 빼앗아 온 물이 마른 땅 위에 피가 되리라.

p.151

그들은 저를 ...... 무앗딥이라고 부를 거예요. '길을 가리키는 자'란 뜻이죠. 그래요....... 그들은 저를 그렇게 부를 거예요.

p.373

계획 안에 또 계획이 있고, 그 안에 또 계획이 있고, 그 안에 또 계획이 있어. 이제 우리도 누군가가 마련한 계획의 일부가 된 걸까?

p.418

"나는 야미스의 친구였다." 폴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그는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면서 억지로 큰 목소리로 말했다. "야미스는 내게…… 사람을 죽이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야미스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면 좋았을걸."

p.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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