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로켓 야타가라스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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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이도 준 저자의 「변두리 로켓」 시리즈는 드라마 원작 소설로 이번 「변두리 로켓 야타가라스」가 시리즈 마지막 이야기이다. 「변두리 로켓」 , 「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 「변두리 로켓 고스트」의 순으로 출간되었던 이 시리즈는 변두리 작은 공장 쓰쿠다제작소가 우주로켓용 밸브에서부터 시작해 심장 인공판막, 트랙터, 엔진, 트랜스미션에 이르기까지 어려운 난관을 이겨내며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중소기업의 휴먼 드라마를 이야기한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그 자리에서 끝을 보게 만드는 마력을 지닌 책 「변두리 로켓 야타가라스」 그 마지막 이야기가 시작된다.



지금까지 시마즈가 소속됐던 조직은

결국 시마즈를 하나의 톱니바퀴로만 평가했고,

소모품으로 쓰고 버렸다.

p.19

기어 고스트는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자신의 일처럼 나서서 도움을 주었던 쓰쿠다제작소에게 거래가 백지화되었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하고, 기술을 사랑하고 제조에 인생을 바친 동업자인 시마즈에게도 더 이상 함께 일할 수 없다고 통보한다. 그리고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면서 소형 엔진 업계에 확실한 지위를 구축하고 있는 다이달로스와 제휴를 맺는다.

쓰쿠다가 파트너사 기어 고스트의 배신으로 울적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데이코쿠중공업의 자이젠으로부터 무인 농업로봇 사업 제안을 받게 된다.

현재 빠른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농업인구의 70퍼센트 가까이가 65세 이상의 고령자로, 10년쯤 지나면 이들의 체력이 달려 농사에 손을 떼는 수밖에 없게 되고, 새로이 젊어질 사람이 없으면 농업은 쇠퇴할 뿐만 아니라 가진 노하우마저 잃어버리니 이 위기 상황을 어떻게든 타개하고 싶다고 말하는 자이젠, 그리고 그의 말에 동의를 표하며 함께 하기로 한 쓰쿠다. 이로써 쓰쿠다제작소의 최후 도전이 시작된다.


개발 없이는 미래도 없다.

p.90

자이젠이 쓰쿠다제작소에 요구한 건 엔진과 트랜스미션이다. 그리고 무인인 만큼 중요한 자율 주행은 쓰쿠다의 대학시절에 친하게 지냈던 친구 노기 박사에게 부탁을 하게 된다. 한쪽은 연구자의 길을 포기하고 기업을 이었고, 한쪽은 농업 분야에서 연구를 계속해 로봇공학 연구의 일인자로 대학교수가 되어 일을 하고 있었다. 연락도 끊어진 지 오래된 두 사람이 서로 모르는 사이 한 대의 엔진으로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사람 인연이란 게 참 알 수 없다.^^

항상 중소기업으로 평탄한 날이 없었던 쓰쿠다제작소가 힘 있는 데이코쿠중공업과 일을 하게 되었을 땐 조금은 일이 쉽게 풀리나 했다. 그런데 웬걸 자이젠의 아이디어는 사장의 자리를 목표로 하고 있는 야심가 마토바 이사가 가로채고, 배신자 기어 고스트를 필두로 한 변두리 공장 연합 팀에서도 무인 농업로봇 사업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는데... 쓰쿠다제작소와 데이코쿠중공업이 만든 무인 트랙터 '랜드 크로우'와 기어 고스트의 연합팀이 만든 '다윈'의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된다.



부디 쌀농사를, 농업을 구해주시오.

p.227

마토바 이사의 부조리한 일 처리를 볼 때마다 울화통이 터져 배신자였던 기어 고스트를 응원하다가도 쓰쿠다제작소와 노기 박사의 노력이 저평가될 땐 또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이 팀을 응원하기도 했다. 워낙 기술력과 사람을 소중히 하던 쓰쿠다제작소였기에 큰 걱정은 되지 않았지만 권력 앞에서 매번 가로막히는 모습이 보일 때면 정말 이 현실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 같아 더 분통이 터졌던 거 같다. 그러다 사이다가 나오면 아싸! 잘한다!를 외치기도...^^

세상의 상식과 정의라는 당연한 것들이 자신들의 사정 때문에 옆으로 밀려나고 잊혀지지. 대체 뭐가 원인일까.

p.184

항상 이익과 권력이 아닌 꿈과 기술, 그리고 사람을 아끼며 항상 도전하며 성장하는 쓰쿠다제작소의 마지막 도전이 무인 농업로봇과 만나 더 큰 빛을 발한 거 같다. 현재 농업을 대변하는 상황들이 더해져 중간중간 묵직한 울림과 울컥함이 그리고 감동이 전해져 왔던 「변두리 로켓 야타가라스」, 정말 이야기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현재에서도 무인 농업로봇이 성공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끝이 아닌듯한 마지막 이야기, 눈앞에서 그려지듯 생생했던 네 편 모두 재미있었고 정말 쓰쿠다제작소같은 직장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소망도 가져본다. 꿈을 쏘아 올린 변두리 작은 공장 쓰쿠다제작소에 20년 12월에 입사하여 21년 4월에 퇴사하게 된 나, 정말 함께할 수 있어 즐거웠다.^^

인상 깊은 글귀

변두리 로켓 야타가라스

농사는 인간이 자연의 섭리를 이용해서 벌이는 작은 활동에 지나지 않는다. 자연은 농사에 은혜를 베풀어주는 한편으로, 가끔은 인정사정없이 송곳니를 드러낸다. 그 힘 앞에 인간은 너무나 무력하다. 인간의 무력함을 아는 것은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한 지혜다.

p.204

이제 와서 살아가는 방식을 바꿀 수는 없지. 어떻게 바꾸겠니. 인생은 어차피 다 그런 법이란다. 나답지 않다고 여긴 삶이 의외로 나다운 삶일 때도 있어.

p.293

우리는 줄곧 여러 가지와 싸워왔어. 그리고 보다시피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지. 그게 중요해.

p.353

"라이선스 계약할 때 쓰쿠타 씨가 그러더라."

이타미가 말을 이었다. "당신들을 믿은 사람들을 배신하지 말라고. 지나간 일은 이제 덮어두자고. 우리 농업을 위해 함께 힘내자고. 눈물이 났어."

시마즈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게 변두리의 마음가짐이겠지."

이타미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웃음을 지으려 애썼다. "오랫동안 잊어버리고 있었어. 왜 잊어버렸을까."

p.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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