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특별판)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2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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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일주일밖에 시간이 없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요?

청소년문학으로 출간되었던 <구미호 식당>이 성인 독자를 위해 내용이 보강되어 여름 특별판으로 나왔다. '당신에게 일주일밖에 시간이 없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요?'라는 질문이 독자로 하여금 책을 읽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도 끊임없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고민해보았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이렇다 할 답을 내리지 못했다. 아무래도 <구미호 식당>에 나온 두 인물처럼 죽음이 나에게 '당장' 올 거라고 생각을 못 해서 일지도 모르겠다.

어느 날 갑자기 죽은 아저씨와 도영이는 망각의 강을 건너기 전 중간계에서 서호를 만나게 된다. 아직 식지 않은 자신들의 피 한 모금을 주면 49일이라는 시간을 더 주겠다고 서호가 제안을 하고 꼭 돌아가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며 아저씨가 수락을 하면서 세상에 미련 없는 도영이도 끌어들이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과연 아저씨가 꼭 만나고 싶어 했던 사람이 누구일지, 15살 어린 나이에 죽은 도영이는 왜 세상에 미련이 없는 건지 궁금증을 일으켰다.



서호는 천 년 동안 천 명의 뜨거운 피를 마시면 절대 죽지 않는 불사조가 된다고 해 이와 같은 제안을 하는 여우였다. 그런데 서호가 줄 수 있는 건 49일이라는 시간일 뿐 죽은 사람을 살리지는 못한다. 이 말은 즉 지금의 모습과는 다른 얼굴로 집이 아닌 곳에서 생활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꼭 자신의 얼굴이 아니어도 원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장담하던 서호, 과연 그럴까?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하는 이별이 진정한 이별이 될 수 있을까?!

본래의 얼굴로 머물게는 못하지만 원하는 장소가 있으면 그곳에서 머물게는 해준다는 서호의 말에 이승에서 셰프로 일을 했던 아저씨는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역이 보이는 곳에 식당을 하나 차려달라고 한다. 그런데 식당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는 주의사항을 이승에 오고 나서야 보게 된 아저씨와 도영, 아니 나가지 않고 어떻게 원하는 사람을 만나 이별을 한단 말인가?!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궁금증을 계속 일으킨다.




그제야 가슴 한쪽이 서늘해졌다. 나는 정말 죽은 걸까? 서늘함은 곧 공포로 바뀌었다. 어서 밤이 지났으면 좋겠다. 밤은 작은 두려움도 큰 공포로 만드는 거대한 힘을 갖고 있다. 나는 박자를 맞춰 덜컹거리는 유리창 소리를 들으며 잠들려고 애썼다.

p.24

식당 밖을 나가면 엄청난 고통이 따라온다고 하는 주의사항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정말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고 밖으로 나가던 아저씨, 정말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길래 그렇게 끔찍한 고통도 참아가며 만나고 싶어 하는 걸까? 사랑하던 사람?! 너무 식상하려나?! 혼자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며 책을 읽어갈수록 나의 기대감은 점점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아저씨가 만나려고 했던 사람의 정체가 등장하면서 그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뀐다. 정말 아저씨 그러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어린 나이에 죽은 도영이, 가족이라고는 할머니, 형뿐이었는데 그 두 명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학대받는 모습은 정말 마음이 아팠다. 친구의 스쿠터를 몰래 타다 고통사고로 죽게 되는 도영이는 죽을 때조차 자신의 몸을 감싸기 보다 스쿠터가 덜 망가질 수 있도록 스쿠터를 감싸앉은 채 죽는다. 살아생전에 그렇게 구박하더니 죽고 나서 '사실은 사랑했었다.'하면 끝나는 걸까? 정말 그것만으로 용서가 되는 걸까? 본인이 보고 싶은 각도에서만 그 상황을 보고 기억한다 해도 내가 도영이의 입장이었다면 쉽게 용서는 되지 않았을 거 같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가는 건 줄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영원한 줄 알았어.

그런데 새털처럼 가볍게 휙휙 날아가는구나.

p.54





내일 해야지, 모레 해야지, 미루기만 했었다. 이제 그 시간으로 되될아갈 수 없다니. 죽었다는 사실보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 아쉬웠다. 정말 어느 날 갑자기 예고도 없이 죽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p.57

갈등이 해소되는 방식에서는 조금 아쉬웠지만 죽음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죽음이 다가왔을 때 '잘 살고 간다. 정말 후회 없는 삶이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후회를 할 것이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열심히 살아보자!'라는 마음가짐은 그때일 뿐 어느 순간 그냥저냥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가만 돌아보면 행복은 멀리 있지 않은데도 말이다. 문득 둥이들은 죽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해져 물어보았다.

"만약 살아가야 하는 시간이 일주일만 남았다고 하면 뭐 하면서 보내고 싶어?"

"엄마는?! 엄마는 뭐 할 거예요? 우리는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보내겠죠? 그런데 우리는 안 죽어요!"

그래, 산 날보다 살날이 더 많이 남은 너희들에게 '죽음'이 과연 현실적으로 와닿겠니.ㅋㅋㅋㅋ 나에게도 아직 '죽음'이 와닿지 않는데....^^; 죽음을 생각하기보다는 그저 나에게 주어진 오늘을 감사하며 후회 없이 살아가려고 노력하자! 그리고 멀리서 행복을 찾기보다 내 주위에 있는 행복에 손을 내밀어 보자! 그나마 덜 후회가 될수있게...^^




살아가며 행복과 불행, 둘 중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오로지 자신들의 몫이야. 제대로 살면 행복하지. 제대로 산다는 것은 후회하지 않는 삶이지.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처럼 마음을 열고 살면 그런 삶을 살 수 있어. 마음을 열면 나에게는 물론 모두에게 너그러워지고 여러 각도에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도 생기거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원히 살 거라고 멍청한 생각들을 하지. 그러느라 죽을 때 꼭 후회해, 후회해도 소용없는 순간에 말이야. 아아 멍청한 것들. 어때, 너희들은 멍청한 부류에 속하지 않았나?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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