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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같은 곳에서
박선우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6월
평점 :
책 간략 소개
『우리는 같은 곳에서』는 여덟 편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진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담담하면서도 섬세하게 표현한 박선우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대부분 성소수자 퀴어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면서 이 사회에서 겪을 수밖에 없었던 내적 갈등과 심리적 폭력과 대립 등 소수자의 내면을 서로를 알아가며 느끼는 설렘보다 그 관계 속에서 느낀 질투, 망설임, 후회, 무력감 등 조금은 어두울 수 있는 감정을 다양하게 이야기 속에서 섬세하게 전달한다.
분명 서로가 이야기하는 대화체인데 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장부호가 없다. 그런데도 인물이 서로 이야기하는 대화가 정확하게 그려지면서 어느 부분이 서로의 대화이고 어느 부분이 혼자만의 생각인지 물 흐르듯 읽힌다. 읽을수록 신기했다
무릇 관계란 오래될수록 견고해지는 것이 아니라 무르고 허술해지기 마련이다. 영지는 어쩌면 우리도 이런 식으로 느슨해지다가 한순간에 툭 끊어져 버리고 말겠지, 별것 아닌 일을 계기로 영영 볼 수 없게 되겠지,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