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마인드풀 이팅 - 일므디

마인드풀 이팅 - 심리학자가 말하는 체중 감량의 비밀
미하엘 마흐트 지음, 임정희 옮김 / 일므디 / 2022년 8월

음식을 먹으면서 느끼는 즐거움, 또는 죄책감 등의 감정은 때로 음식과 우리를 지배하기도 한다. 우리의 감정, 다시 말해 심리가 음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우리가 음식을 먹는 것은 단순히 배가 고프기 때문만은 아니다. 기분이 나쁠 때 좋은 기분으로 변화하고 싶어서 먹을 떄도 있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폭식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는 섭식 장애로 우리에게 되돌아 오기도 한다. 배가 고프다는 것을 느끼는 것에 대한 실험이 좀 기억에 남는 부분이었다. 음식의 모양도 양도 똑같았지만 칼로리의 양을 다르게 한 음료를 한 쪽 실험군에 제공했다. 분명 겉보기에는 모든 것이 같은 음식을 먹었지만, 이내 조금 부족했던 칼로리의 음식을 먹은 실험군은 배고픔을 느끼게 된다. 이는 음식과 감정의 연관성에 대한 시작점이었다.

우리가 음식을 먹는 것 중에 부정적인 면을 들여다보자면,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과 다이어트로 인한 절제가 있겠다. 이 책에서는 다이어트를 위한 음식 절제를 좋은 방법으로 보지 않고 있다. 그로 인해 또 다른 증상을 끌어올 수 있고 기본적으로 우리의 몸은 다이어트 하기 전의 체중으로 돌아가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우리는 생각지도 못한 음식이 먹고 싶어질 떄가 있다. 갑자기 단 음식이 당긴다거나 저자의 경우는 새벽에 고기가 먹고 싶었다고 한다. 마치 단백질 영양소가 부족한 사람처럼 너무 먹고 싶은 고기를 먹고 나니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갑작스럽게 당기는 음식은 우리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지만, 정 반대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한 사례에서는 소금을 먹는 아이가 있었는데 나트륨 배출 관련 장기 손상으로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먹고자 하는 감정을 느낄 때 제대로 된 감정인지 우선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말 배가 고픈 것인지 어떤 이유로 인해 내가 지금 이 음식을 먹고 싶은지 등을 먼저 생각하라고 제시한다.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면 나에 대하 귀를 기울이라고 조언한다. 음식을 먹는 것을 즐길 수 있어야 진정한 나를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음식은 우리에게 큰 존재이며, 이를 잘 먹는 것은 우리가 가져가야 할 운명 같은 것이리라. 먹는 것으로 감정을 다스리려 하지말고 감정을 다스린 후에 먹어야 되는 것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음식을 대하는 우리가 지켜야 할 순서이다.

[서평] 잠자는 죽음을 깨워 길을 물었다 - 닐 올리버

잠자는 죽음을 깨워 길을 물었다 - 인간성의 기원을 찾아가는 역사 수업
닐 올리버 지음, 이진옥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기대 그 이상의 것을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생각했던 역사책이 아니었고 생각보다 재미있는 역사책이었다. 어디가서 이런 해석의 역사책을 읽어볼까 싶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한 편의 소설 같기도 한 이 책을 읽는 시간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제목을 보고 의아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잠자는 죽음, 길을 묻다, 이 무슨 소리인가 싶을텐데 이 책이 담고 있는 사실 그대로이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시대 이전의 사람들은 다 어디있는지 생각해 보자. 그러면 이 제목에 대한 답이 나온다. 우리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과정에 놓이기까지 그 전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는지, 어떻게 죽게되었는지를 생각해 본적이 있다면, 이 책의 재미는 배가 될 것이다. 네안데르탈인, 크로마뇽인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이 책 속에서 우리는 삶의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 현재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고민하는 것들,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한 모든 것이 그 당시에도 같거나 비슷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유물과 유적을 통해 과거를 회상한다. 그 당시의 삶을 발견하기도 하고, 추측하기도 한다. 그 안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 때가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때는 지금과는 다른 형태의 인류였지만 가족애가 있었고, 예술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다. 함꼐 모여살고자 몇 천명의 사람들이 작은 공간 속에 터를 만들어 살기도 했고, 그 안에서 많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기도 했다. 땅에 묻혀있던 그 때의 시간들을 발견하면서 저자가 찾아내는 것은 결코, 과거의 일만은 아니다. 과거의 일로서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들, 앞으로 살아가는 데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을 툭툭 던진다. 이 방향잡기라는 것이 결코 무시할 수 없을만큼 감동적이기도 하다. 적당히 역사 이야기와 우리 삶의 이야기가 적절하게 잘 버무려진 듯한 내용이 담겨져있다. 인류의 근원을 탐험해 가면서 때로는 낯설기도 하고, 떄로는 정겹기도 하지만 이 또한 다 우리 모습들 중의 하나라고 여겨지기에 이른다.

단순한 역사책을 찾는다면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을 것이다. 단순하기보다는 정갈하게 많은 내용이 잘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역사에 대해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면 분명 흥미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어느쪽이든, 생각보다 얻는 것이 많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서평] 맛있다, 죽 - 한복선

맛있다, 죽 - 건강을 담은 한 그릇
한복선 지음 / 리스컴 / 2022년 6월

죽이라는 음식은 아플 때만 먹는 음식이 아니다. 어렸을 때는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좀 크게 아프다 싶을 때, 입맛이 없어 죽을 먹고는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서부터는 죽이라는 음식이 단순히 아플 때만 먹는 음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한 번쯤 죽을 만들어 보려는 노력을 했다면 죽 만들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쌀을 불려서 끓이는 정도가 아닌 시중에서 판매하는 죽과 같은 모양새를 만들려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재료를 넣어야 적당히 맛이 좋으며 입맛을 돌게 할 수 있을지부터가 난관인데, 이 재료를 어떻게 볶을지, 섞을지 또한 매우 어렵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들을 한 번에 해결하고 싶을 때 이 책을 읽는다면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적어도 죽을 끓일 때, 들어가는 재료의 7배의 물을 넣어야 한다는 것은 모르고 있지 않았겠는가. (이 책을 읽고서야 그 정도의 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죽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다. 우리가 흔히 아플 때 먹는 죽을 비롯하여, 다이어트를 위한 죽, 아침을 위한 죽, 영양을 챙기기 위한 죽 등 다양한 부류가 있다. 이 각각의 유형을 이 책에서는 다루고 있으며 아주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하여 죽 한 그릇을 뚝딱 만들어낸다. 여타의 요리책들도 그렇겠지만 죽이 맛있어 보이는 책은 이 책이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 중에 대부분이 재료를 먼저 볶고 불린 쌀을 넣어 죽을 끓인다. 이 재료들이 아주 다양하게 들어가는 것이 포인트인데,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호박, 고구마 등 단 맛이 나는 재료들에 먼저 눈이 가게 되었다. 마와 토마토를 섞은 마토마토죽은 이름도 귀엽지만 학습능력을 길러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되는 사람은 이 죽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이 외에도 옥돔미역죽, 매생이죽, 콩죽 등 다양한 재료들이 들어간 죽이 있다. 각 죽마다 어떤 점이 좋은지 하단에 나와 있어서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찾아 죽을 만들어보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재료를 다룰 때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에 대한 간단한 팁도 함께 실려있다. 우리가 시중에서 죽을 사먹게 될 때 곁들이는 반찬과 국물이 있다. 이 또한 빠질 수 없는 부분인데, 이 책 후반에서 이 곁들임 반찬과 국을 함께 다룬다. 어떤 반찬을 만들어서 함께 먹으면 좋을지까지 있다보니 완벽한 한상을 차려낼 수 있을 것 같다. 가끔 죽이 생각나거나 정해진 재료가 아닌 다양한 재료로 죽을 시도해 보고 싶다면 이 책이 꽤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서평] 화성 탐사선을 탄 걸리버 - 곽재식

화성 탐사선을 탄 걸리버 - 곽재식이 들려주는 고전과 과학 이야기
곽재식 지음 / 문학수첩 / 2022년 7월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을 기회가 요즘 들어 많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다. 흘러가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닌 무엇인가 남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찾던 와중,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저자는 총 13개의 이야기를 가지고 그 이야기가 만들어진 배경과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어떤 이야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증 없이 읽더라도 어느 순간 다채로운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봤던 이야기들이 이 책을 통해 쉼 없이 튀어나온다.

가장 먼저, 길가메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관련된 영화가 개봉되기도 했는데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길가메시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풍부하게 될 것 같다. 길가메시가 영원히 죽지 않는 생명을 얻게 된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서 그에게 숨겨진 나름 슬픈(?) 이야기까지 읽어내려가다 보면 이 길가메시의 줄거리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었다.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기까지의 배경 소개가 꽤 오래 이어지는데, 그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이야기를 이해하는 90%의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가장 친숙한 이야기 소재 중의 하나는 '허균'에 대한 부분이었다. 허균은 우리에게 아주 잘 알려진 작가이자, 그의 작품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리고 이 책에서 소개되는 내용을 통해 그의 작품에 내포된 허황된 생각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알게 한다. 그는 단지 허황된 이야기만 풀어내는 작가는 아니었던 것이다. 또한 80일간의 세계 일주에 대한 부분도 등장한다. 과학기술을 소설에서나마 경험할 수 있게 하려는 한 편의 미래지향적 글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총 13가지의 이야기가 소개되지만 단 한 편의 이야기를 소개하기까지의 다양한 이야기들이 더욱 재미있게 느껴졌다. 모든 이야기가 이렇게 소개된다면 그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 것 같았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조금 더 넓고 재미있는 세계로 데려다 줄 것이다.

[서평] 내가 된다는 것 - 아닐 세스

내가 된다는 것 - 데이터, 사이보그,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의식을 탐험하다
아닐 세스 지음, 장혜인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6월

철학적 느낌이 물씬 나는 책이다. 의식, 지각,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탐험을 이어가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읽는 내내 이 책을 이해하려면 최소 한 번은 더 읽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전체를 다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부분은 아니지만 눌러가며 읽으면 참 좋은 책이라는 의미이다. 인공지능이나 사이보그에 대한 미래에 대한 나름의 걱정과 두려움에 대한 것은 마지막에서 살짝 다룬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내'가 누구인지, 존재에 대한 탐구이다. 의식이란 무엇인지에서부터 이 책의 내용은 시작된다. 인간의 의식이라는 것이 실재하는 것인지, 실재한다면 측정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온도를 통해 인간의 의식을 측정해보려는 시도가 있으며, 이는 막연한 것을 명확하게 바꾸는 것의 출발선이 된다.

이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인간의 의식에 대한 나름의 '측정도구'가 있다면 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의식을 측정하는 도구라는 것은 답이 딱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명확한 것 또한 아니라고 한다. 그 다음은 지각에 대한 이야기이다. 섬망에 대한 부분이 지각과 관련되어 등장하는데, 섬망이 일어나서 내가 내가 아니게 되는 것, 나 자신에 대한 것도 기억할 수 없고, 시공간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면 이것은 나를 지각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몹시 어려우면서도 참 슬픈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의식과 지각에 대한 이야기가 끝날 무렵 저자는 인공지능과 함께 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리가 두려워하고 있는 부분,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 기계가 사람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걱정 등에 대한 부분을 저자는 일축한다. 의식과 지능의 사이에서 의식 없이 지능이 있을 수는 있지만, 지각을 할 수 있는 기계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로인해 우리가 걱정하는 미래는 아마도 쉽게 오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의식, 지각에 대한 이 두 가지 요소가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미래에 이르기까지 가장 큰 축으로 움직이는 이 책의 내용이다. 이 두 가지를 이해한다면 이 책의 마지막 결론에 대한 공감이 더욱 커지리라 생각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한 번의 읽음 보다는 여러 차례 읽음으로써 이 책의 진면목을 느끼는 것은 필수 항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