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잠자는 죽음을 깨워 길을 물었다 - 닐 올리버

잠자는 죽음을 깨워 길을 물었다 - 인간성의 기원을 찾아가는 역사 수업
닐 올리버 지음, 이진옥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기대 그 이상의 것을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생각했던 역사책이 아니었고 생각보다 재미있는 역사책이었다. 어디가서 이런 해석의 역사책을 읽어볼까 싶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한 편의 소설 같기도 한 이 책을 읽는 시간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제목을 보고 의아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잠자는 죽음, 길을 묻다, 이 무슨 소리인가 싶을텐데 이 책이 담고 있는 사실 그대로이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시대 이전의 사람들은 다 어디있는지 생각해 보자. 그러면 이 제목에 대한 답이 나온다. 우리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과정에 놓이기까지 그 전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는지, 어떻게 죽게되었는지를 생각해 본적이 있다면, 이 책의 재미는 배가 될 것이다. 네안데르탈인, 크로마뇽인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이 책 속에서 우리는 삶의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 현재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고민하는 것들,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한 모든 것이 그 당시에도 같거나 비슷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유물과 유적을 통해 과거를 회상한다. 그 당시의 삶을 발견하기도 하고, 추측하기도 한다. 그 안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 때가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때는 지금과는 다른 형태의 인류였지만 가족애가 있었고, 예술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다. 함꼐 모여살고자 몇 천명의 사람들이 작은 공간 속에 터를 만들어 살기도 했고, 그 안에서 많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기도 했다. 땅에 묻혀있던 그 때의 시간들을 발견하면서 저자가 찾아내는 것은 결코, 과거의 일만은 아니다. 과거의 일로서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들, 앞으로 살아가는 데 생각해봐야 할 문제들을 툭툭 던진다. 이 방향잡기라는 것이 결코 무시할 수 없을만큼 감동적이기도 하다. 적당히 역사 이야기와 우리 삶의 이야기가 적절하게 잘 버무려진 듯한 내용이 담겨져있다. 인류의 근원을 탐험해 가면서 때로는 낯설기도 하고, 떄로는 정겹기도 하지만 이 또한 다 우리 모습들 중의 하나라고 여겨지기에 이른다.

단순한 역사책을 찾는다면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을 것이다. 단순하기보다는 정갈하게 많은 내용이 잘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역사에 대해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면 분명 흥미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어느쪽이든, 생각보다 얻는 것이 많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