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은 집을 떠난다 - 카이스트 물리학도에서 출가의 길을 택하다
도연 지음 / 판미동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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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는 모르고 있던 사실을 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주제가 되었든 간에 아무리 본인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라 할지라도 누군가의 책에서 발견하고 깨닫는 점은 적지 않다. 사람은 각각의 모습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보니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 표준화되기는 어려운 일이다. 나는 나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고, 누군가는 또 누군가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나와는 다른 기준의 누군가를 통해 "무엇"인가를 배우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그래왔다. 그런데 "누구나 한 번은 집을 떠난다"를 읽으며 생각이 달라졌다. 책을 읽으면서 무엇인가를 깨닫기도 하지만, 함께 배워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독특한 이력의 저자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해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무엇인가를 하고, 변화를 꾀하는 것이 사람이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누군가를 닮고 싶어서, 또는 누군가보다는 더 나은 모습이 되고자 계속 변화를 주려고 노력한다. 그 안에서 괴로움이 생기고 방황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방황을 지금까지 하면서도 그것이 방황인지 모르고 있었다. 이제서야 이 책을 통해 그동안의 힘들었던 시간이 나름의 방황이었단 점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방황을 끝내려면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이야기이다. 그러려면 바쁜 일상에서 이 일도, 저 일도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 내가 쉬고 있는 숨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저자가 말하는 나 자신을 그대로 느끼는 시간은 책을 읽으면서도 가능하다. 각 주제별 이야기가 끝나는 부분에는 간단하게 명상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적혀있다. 직접 명상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자신을 찾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을 찾은 다음에야 진정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은 늘 들었다. 하지만 핑계인냥 시간이 부족했고, 할일이 많아 하루가 너무나 지쳤다. 책을 읽은 후에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싶단 생각은 늘었지만, 여전히 지친 하루를 미뤄두고 집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함께 배워간다는 생각이 들었던건, 저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미 완벽한 상태가 아니라 함께 공부하고 있단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온전한 자신을 찾는 시간으로, 명상의 필요성이 더 절실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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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 줄게, 헌집 다오 - 지오스님과 함께하는 상쾌한 마음 치유
지오 지음, 전미경 그림 / 쌤앤파커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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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이라면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기억 하나 둘쯤은 있다. 어쩌면 그 이상일 수도 있다. 그럴 때마다 그 마음이 편하지 않는 고민과 괴로움을 나만이 가진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였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마음이 단 한 번도 불편하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고민을 하고, 그 고민으로 인해 괴로움의 시간을 갖는다. 이 고민과 괴로움에 대한 주제는 제각각이고, 해결하는 방법 또한 다양할 것이다. 물론 해결하지 못하고 혼자서 계속 고민과 싸우며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지오 스님은 사람들의 제각각 고민을 듣고 상담을 해주고 마음을 치유해주는 글, “새집 줄게, 헌집 다오”를 쓰셨다.

 

지오 스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지 못한 채 책을 읽고 있었다. 어딘가 “심리 상담”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툭툭 튀어나오면서, 어떤 분인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역시나, 상담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역할을 맡고 계셨다. 그래서인지 개개인의 고민과 힘듦이 직접적으로 느껴졌다. 그들의 마음이 치유되기까지 느꼈던 고통스러움과 치유된 후에 느꼈을 안정감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여러 사람의 여러 고민들을 접하고 이야기를 만나면서 비슷한 상황을 만나기도 하고 전혀 다른 상황을 듣는 기회가 되었다. 하지만 결국 정리가 되는 점은, 많은 욕심을 부리지 않고 현재의 모습에 충실하자는 것이었다.

 

이 책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 사람의 마음 치유를 보고, 나 또한 치유되는 과정을 겪게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삶은 누려야 할 것이 많고 놓지 못할 것이 너무도 많아 늘 괴로움에 시달리고는 한다. 밧줄을 놓으면 바닥에 땅이 닿을 것인데 놓지 못하던 눈이 불편하던 사람의 이야기, 이 사람의 모습이 결국 나 자신의 모습이지 않을까란 반성도 들었다. 행복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 행복하기 위해서 (개인의 기준에서는) 갖은 역경을 다 거쳐도 잡히지 않는 행복이기에, 다시 한 번 살아갈 삶을 진지하게 바라보게 하였다.

 

그래도 위안인 것은 나와 비슷한 고민과 괴로움을 겪는 사람이 지구상에 어딘가에 있고, 어쩌면 많을 수 있고, 그들과 나는 아직 마음을 치유할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마음의 치유가 필요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여러 사람들의 마음 치유 과정을 함께 공유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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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 마음속에 새기고 싶은 인생의 키워드 20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arte(아르테)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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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 작가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사실 작가와 책을 연결하여 읽지 못하는 것은 일 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정여울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한 것은 “내가 사랑한 유럽”을 통해서다. 그 당시에 유럽을 가겠다는 마음은 전혀 없었지만 유럽 또는 지금 이 곳이 아닌 장소를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했고, 읽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과 선택의 과정을 거쳐 내 손에 들어온 책이 “내가 사랑한 유럽”이었다. 한참을 들고 다니면서 그 책을 읽어 내렸던 기억이다. 유럽 여행에 대한 책이겠지라는 생각도 처음에는 있었는데, 그 책에는 여행에 대한 내용 그 이상의 것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다시 만난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은 미처 하지 못한 말 이상의 것을 담았다.

 

20대가 아닌 30대를 위한 책이라는 문구에 혹했다. 역시나 30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 조금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고, 조금은 가볍게 웃으면서 넘길 수도 있는 그런 이야기. 저자가 살아온 삶에 대한 고민이 남의 일과 같지 않았다. 20대가 아닌 30대라서 확실하게 포기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부분은 특히 말이다. 30대가 되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든다는 생각이 늘 들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그 할 수 있는 일이 어떻게 줄어들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했었는데, 저자가 포기한 것들을 읽으면서 명확해졌다. 백세 시대라서 30대는 절반을 살아온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포기해야 할 것들에 대해 내려놓는 법을 배워야 하는 시기인 것은 맞다는 생각이다.

 

글을 참 잘 쓰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읽으면서 무거움과 가벼움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재능이라는 생각이다. 30대가 살아가고 있는 인생에 대한 적절한 무게, 그리고 그 무게에 대한 공감이 느끼고 싶다면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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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 - 할 말은 하고 사는 사노 요코식 공감 에세이
사노 요코 지음, 전경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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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 요코는 역시 사노 요코이다. 사노 요코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점은 일상에서 찾아내는 진지함이다. 그녀의 관찰력이 남다른 것인가, 아니면 남다른 의미 부여가 되는 것인가란 궁금증이 들지만, 결국 그 진지함이라는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자신의 일상을 써내려가지만 그 안에는 삶의 의미, 방향, 목표 등이 전부 담겨져 있다. “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 이 책 역시 그녀만이 발견할 수 있는 ‘진지함’으로 탄탄하게 엮어졌다.

 

에세이라는 장르는 부담 없이 읽기에 참 좋다. 하지만 사노 요코의 에세이는 부담 없이 읽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의미”들이 마음을 무겁게 누를 때가 많다. 그녀가 살아왔기 때문에 알고 있는 삶, 그리고 그 의미는 내가 아직 겪지 못한 것이거나 내가 이미 겪은 것들이 있다. 공감하면서도 앞으로의 삶을 상상하며 어떻게 살면 좋을까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녀의 책이 대부분 그렇지만, 이번 책은 조금 더 부드럽고 일상적이었다.

 

그녀의 삶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내용들, 그리고 그 안에서 그려지는 누군가의 삶, 그 삶을 닮고 싶은 나. 책을 읽는 동안에는 여러 사람을 한 번에 만날 수 있으며, 만나고 나서는 묵직한 감동이 전해진다. 에세이라서 가볍고 말겠지, 일상의 내용 말고는 별 게 있겠는가라는 생각이라면, 이 책은 또 다른 의미를 가져다 줄 것이다. 일반적인 에세이가 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 어때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길을 함께 걷고 있게 만든다. 나라면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나는 그렇게는 못할 것이다 등의 또 다른 나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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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일은 재미있나?
데일 도튼 지음, 손원재 옮김 / 성안당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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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모두가 '일'에 대한 고민을 한다. 나이가 적거나 많거나, 경력이 적거나 많거나를 떠나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후회, 확신 등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 된다. 때로는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을까란 고민도 한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일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알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자네, 일은 재미있나?"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비교했다. 적절한 비유이다. 안정과 두려움을 함께 느끼고 있으니 경제적으로 표현하는 길은 스태그 필레이션, 이것이 답이다. 그렇다면 그냥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란 고민이 그 다음에 생긴다. 아니다. 이 책은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된다, 방법은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회사를 때려치고 자신이 원하는 또는 좋아하는 일을 찾아 날아가라는 말은 아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 책에서는 코카콜라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리바이스 청바지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등 우리가 "혹"할만한 이야기를 건넨다. 책의 전반적인 구성은 이른 퇴근을 하고 가족에게 한달음에 달려가 함께 보낼 저녁 시간만 상상한 사람, 그리고 그 사람에게 갑자기 닥친 비행기 결항이라는 사건에서 시작한다. 결항이라는 우연적인 사건으로 인해 그는 평소라면 만나볼 수 없는 대단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처음에 그를 알아보지 못했고, 알아보게 된 후에는 그가 하는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그런 그를 위해서 "혹"할만한 이야기를 건네는 사람이 바로 그 대단한 사람이다. 결항때문에 가족과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하게 된 그는 굉장히 예민한 상태였고, 말을 건넨 낯선 사람에게 자신의 사회 생활에 대한 회의감을 표현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이야기는 그의 사회생활에 대한 무게를 덜고, 읽는 사람이 지고 있는 삶의 무게 또한 덜어주었다.



당신이 뭔가를 해내기 위해서 이것도 움켜쥐고, 저것도 움켜쥐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바로 당신을 위한 책이 될 것이다. 앞으로의 미래를 걱정하고 현재를 고민하는 사람의 짐을 덜어주고, 조금은 마음의 위안을 주는 내용으로 꾸려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무슨 신비의 명약과 같은 효과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이렇게 고통받으며 매일매일을 걱정하지는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새로운 모든 것들은 이것저것 움켜쥔 것에서 탄생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두다 보니 자연스럽게 떠오른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두고 알아서 되겠지란 생각은 조금 위험하겠지만, 적어도 너무 움켜쥐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최소한의 위안이다. 책에서 하는 말처럼, 오늘과 다른 내일을 사는 게 목표인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이것도 지키려면 힘들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더라도 오늘과 다르게 아주 조금씩의 변화를 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지금부터라도 정해진 무엇인가를 "작게나마" 지키는 것, 이게 나의 일이 재미었지는 첫 걸음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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