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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일은 재미있나?
데일 도튼 지음, 손원재 옮김 / 성안당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모두가 '일'에 대한 고민을 한다. 나이가 적거나 많거나, 경력이 적거나 많거나를 떠나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후회, 확신 등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 된다. 때로는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을까란 고민도 한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일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알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자네, 일은 재미있나?"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비교했다. 적절한 비유이다. 안정과 두려움을 함께 느끼고 있으니 경제적으로 표현하는 길은 스태그 필레이션, 이것이 답이다. 그렇다면 그냥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란 고민이 그 다음에 생긴다. 아니다. 이 책은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된다, 방법은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회사를 때려치고 자신이 원하는 또는 좋아하는 일을 찾아 날아가라는 말은 아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 책에서는 코카콜라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지, 리바이스 청바지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등 우리가 "혹"할만한 이야기를 건넨다. 책의 전반적인 구성은 이른 퇴근을 하고 가족에게 한달음에 달려가 함께 보낼 저녁 시간만 상상한 사람, 그리고 그 사람에게 갑자기 닥친 비행기 결항이라는 사건에서 시작한다. 결항이라는 우연적인 사건으로 인해 그는 평소라면 만나볼 수 없는 대단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처음에 그를 알아보지 못했고, 알아보게 된 후에는 그가 하는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그런 그를 위해서 "혹"할만한 이야기를 건네는 사람이 바로 그 대단한 사람이다. 결항때문에 가족과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하게 된 그는 굉장히 예민한 상태였고, 말을 건넨 낯선 사람에게 자신의 사회 생활에 대한 회의감을 표현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이야기는 그의 사회생활에 대한 무게를 덜고, 읽는 사람이 지고 있는 삶의 무게 또한 덜어주었다.
당신이 뭔가를 해내기 위해서 이것도 움켜쥐고, 저것도 움켜쥐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바로 당신을 위한 책이 될 것이다. 앞으로의 미래를 걱정하고 현재를 고민하는 사람의 짐을 덜어주고, 조금은 마음의 위안을 주는 내용으로 꾸려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무슨 신비의 명약과 같은 효과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이렇게 고통받으며 매일매일을 걱정하지는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새로운 모든 것들은 이것저것 움켜쥔 것에서 탄생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두다 보니 자연스럽게 떠오른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두고 알아서 되겠지란 생각은 조금 위험하겠지만, 적어도 너무 움켜쥐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은 최소한의 위안이다. 책에서 하는 말처럼, 오늘과 다른 내일을 사는 게 목표인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이것도 지키려면 힘들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더라도 오늘과 다르게 아주 조금씩의 변화를 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지금부터라도 정해진 무엇인가를 "작게나마" 지키는 것, 이게 나의 일이 재미었지는 첫 걸음이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