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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숍 스토리 - 취향의 시대, 당신이 찾는 마법 같은 공간에 관한 이야기
젠 캠벨 지음, 조동섭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예전에는 동네 책방이 전부이던 시절이 있었다. 어린 시절이라 볼 수 있는 책의 폭이 좁아서 전부라고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대형 서점은 집에서 가깝지 않았고, 한 번 나오기도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마음 먹고 나오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대형 서점은 엄청난 즐거움과 기쁨을 주었다. 꼭 책을 사보지 않아도 동네 첵빙과 달리 대형 서점에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동네 책방은 점차 사라지게 되었고, 어느 순간 예전과 같이 접근성이 쉽지 않았던 대형 서점이 가까이 들어섰다. 여기서 이야기가 끝이었다면 좋았겠지만, 대형 서점이 들어섰다고 해서 모든 것이 충족되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 심리의 문제인 것인지, 아니면 결코 대형 서점은 채울 수 없는 작은 책방만의 매력이 있는 것인지는 사실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이제 대형 서점과 동네 책방의 쓸모를 명확하게 구분해 가고 있는 중이다.
<북숍 스토리>는 동네 책방의 쓸모를 제대로 증명하는 내용이다. 요즘은 독립 서점, 작은 서점, 동네 책방 등의 여러 가지 명칭으로 우리 동네 가까이에 책방들이 생겨나고 있다. 예전과 같이 책과 문구만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러 가지 문화와 교육, 다양한 콘텐츠들이 함께 생산되고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북숍 스토리>에서 더 자세히 다루고 있다. 아시아의 사례는 중국, 일본 등지로 국한되어 있고 그마저도 풍부한 내용은 아니라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유럽과 미국 등지의 독립 서점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에는 부족한이 한 점 없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지역을 가본 적은 없지만 그 지역의 특징을 세세하게 설명하고 서점이 생겨나게 된 배경을 천천히 둘러보는 방식은, 마치 그 곳에 들렀다 나오는 느낌을 들게 한다.
<북숍 스토리>에 나오는 장소로 여행을 간다고 해도 아마 알지 못하면 결코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책방일 것이다. 대체로 여행을 가면 목적이 꼭 '책방 또는 서점'이지 않는 한, 다른 목적에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여행 책자에서는 소개하지 않는, SNS에 기록되지 않은 작은 서점들이 하나하나 꼼꼼하게 소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서점의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지는 듯한 묘사와 서점 주인의 소개와 그의 모습은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가 된다. 마치 서점을 한 바퀴 돌아 읽고 싶은 책을 고르거나 추천 받고 나오는 느낌이 든다. 책방마다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고, 여러 가지 이벤트를 진행한다. 독립 서점이 그 매력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매력 어필'을 하는 지에 대한 공부도 함께 된다. 아마도 나름의 마케팅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작은 책방, 독립 서점의 이름으로 우리 가까이에 나타나는 서점, 그리고 문화 공간. 혼자가 편해지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러한 책방이 작은 위안을 안겨주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