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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대통령들 - 누구나 대통령을 알지만 누구도 대통령을 모른다
강준식 지음 / 김영사 / 2017년 2월
평점 :
‘대한민국의 대통령들’, 펼쳐본 순간 무척 놀랐다.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의 느낌은 너무 딱딱하지는 않을까라는 걱정과 내용에 한 치의 치우침이라도 있으면 어쩌나하는 괜한 우려감이었다. 역사에는 역사를 기록한 사람의 주관적인 생각과 느낌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래서 기록되는 역사마다 각자의 개성을 갖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반면에 기록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편협한 이야기만 들으면 오해가 생기는 것이 아닌지, 특히나 나와 같이 정치에는 큰 관심이 없는 사람, 백지와 같은 사람이 읽어도 물처럼 흐르게 읽히는 글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나의 바람과 현실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몇 대 대통령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의 이야기로 시작되어 끝을 맺는다. 도리어 이러한 이야기를 갖고 있었나하는 내용들이 더 많았고, ‘한 사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었다. 대통령에 대해 무엇인가를 배운다면 아마 학교에서 교과서를 통해서거나 매체에서 보도되는 자료들을 통해서일 것이다. 교과서는 이미 정제되어 있는 사실만 전달하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을 알 수가 없다. 또한 매체는 (요즘은 진실한 뉴스가 없다고 하는 시기에) 객관적인 사실을 접한다고 해도,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을 입히기가 쉬워 우려하던 편협함이 생기기가 쉽다.
역대 대통령들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이 가려운 곳을 잘 긁어줄 것이다. 정치에 관심이 없더라도, 대통령은 나와는 상관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역사를 읽는다는 생각을 하면 부담 없이 누군가가 지나온 인생의 발자국을 따라가게 된다. 누구 한 사람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 역대 대통령 모두를 담은 책이라서 더욱 읽기에 부담이 없고, 하나의 역사서와 같은 느낌을 준다. 궁금하다면 더 좋겠지만 설령 전혀 궁금하지 않고 관심 없는 주제라 할지라도, 내가 존재하지 않았던 과거의 대통령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살펴보면 또 다른 느낌이 든다. 물론 내가 존재했지만 그 당시에는 대통령이란 존재는 그저 크레파스로 나중에 커서 되고 싶다고 썼던 그 시절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해도, 그 당시의 기억을 나도 모르게 소환시켜준다. 무심코 지나쳤던 시대의 배경들이 스쳐지나가기도 한다. 누군가의 역사를 읽는다고 생각하기 전에 자신이 그 시절에 함께 있었단 것을 기억해내면 조금 더 이 책과 함께 하는 보람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