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와 표현 Part 1 : 언어이해 언어추론 - M/DEET for LEET 언어이해.언어추론 대비
손세훈.이정은 지음 / 형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한국에서의 언어이해와 언어 사고력, 그리고 추론능력은 그 중요성에 비해 교육프로그램과 서비스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고등고시와 로스쿨을 포함한 최근 시험들에서 이런 시험들은 이제 빠지지 않고 있지만 수험생들은 그에 대한 준비를 할 여건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어쩌면 수험생의 고민 중 가장 클 것이다.
  이런 고민거리를 나 역시 갖고 있다. 사회과학을 배웠고 언제나 과학적 탐구 방식을 최고라고 여기는 나이지만 그래도 고도의 사고력을 요구하는 언어이해와 언어추론은 수험생의 입장에선 매우 버겁기만 하다. 아마도 노력에 비해 결과가 적도록 만든 내 능력의 한계도 있겠지만 적절한 선생님과 교재를 만나지 못한 상황이 계속 전개됐지 않았을까 하는 변명도 마음 속에 있곤 한다.
  이럴 때, 내가 만난 ‘사고와 표현 1: 언어이해, 언어추론’은 무척 반가운 수험서다. 점점 어려워져만 가는 언어이해는 이제 고도의 지문해석은 물론 고도의 추리능력까지 요구한다. 이런 부분에서 잘 해야만 훌륭한 법조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수험생에겐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수준 높은 수험서를 봐야만 한다. 이 수험서엔 반드시 충분한 설명과 지도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런 요구를 이 책은 충분히 만족시키고 있다.
  이 책은 확실히 진화되고 있는 수험서의 일면을 보여준다. 지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답지인 최근의 수험서의 측면에서 보면, 이 책의 정답에 대한 설명은 다른 어떤 책보다 상세하고 체계적이다. 각 문제에 대한 유형을 밝히고 그것이 무엇을 묻는 지를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설명은 다른 책보다 훨씬 많아졌다.
  앞서의 특징 외에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지문을 체계적으로 설명해주는 구문 분석과 해설이다. 지문을 체계적으로 분석함은 물론, 각 단락간의 관계를 밝히는 내용들을 통해 지문분석을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참고지식 항목을 따로 만들어서 지문과 관련된 기본지식을 제공해줌으로써 보다 깊이 있는 지문해석을 위한 기본적 소양을 닦는데 도움을 준다. 아마도 가장 풍요로운 성찬처럼 제공된 이런 내용들은 혼자서 수험생활을 해야 하는 수험생들에게 무척 큰 도움이 될 체계를 갖고 있다.
  ‘4부: 틀리기 쉬운 어휘 어법’은 혼동되기 쉬운 우리들의 어휘들을 재치 있으면서도 꼭 필요한 것들을 담아내고 있다. 종종 불분명한 어휘들인 ‘바람과 바램’ 등은 평상시에 쓰면서도 자신 있게 쓸 수 없는 어휘들이다. ‘며칠과 몇 일’의 설명은 일상생활에서도 친숙했지만 확신하기 힘든 어휘들인데 무척 좋은 내용이 될 것이다.
  책은 그 사람의 얼굴이 된다. 또한 상대를 위한 자신의 노력이 깃든 배려가 책에선 묻어나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그런 어려운 배려를 잘 드러낸 작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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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나영은 기묘한 매력을 지녔다. 그래서인지 그녀가 출연한 영화들에서 이나영은 언제나 개성적인 캐릭터를 갖고 있었다. 도시의 화려한 빛을 발하는 여자도 아니고, 성적 매력을 발산하는 그런 여자도 아니다. 도리어 여자지만 어딘지 무뚝뚝한 남성적인 특색을 지닌 그런 연기자, 아마도 중성적인 매력을 지닌 그런 여배우다. 그것을 나만 느끼진 않을 것이다. 그런 여배우가 이번에도 역시나 하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아니 그녀 아니면 다른 여배우를 생각할 수 없는 그런 배역을 또한 열연했다.
  아마 감독의 입장에서 ‘아빠는 여자를 좋아해’라는 영화에서의 주인공을 생각할 때, 이나영이란 연기자를 제외하고 제대로 생각할 수 있었을까? 그 정도로 이 영화의 주인공은 무조건 이나영이다. 그녀의 중성적인 매력은 이 영화에 가장 적합한 것이다. 과거, 그녀의 연기력을 멋지게 보여줬던 ‘아는 여자’에서도 이나영은 평범한 여성캐릭터를 보여주지 않고 맹하면서도 헌신적인, 그렇다고 새침데기 여성이 아닌, 좀 더 친근한 친구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어쩌면 그녀의 성 정체성엔 남자가 있는 것만 같다. 하나의 몸에 두 가지 캐릭터가 존재하는 이나영, 그녀에겐 트랜스젠더가 가장 잘 어울릴 것이다.   

   감독의 구성력은 정말 뛰어났다. 상황이 전개되면서 관객들은 상황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차분하게 알게 됐고, 그다지 유쾌하지 않을 내용을 즐거운 과정 속에서 큰 무리 없이 받아들이도록 했다. 민감한 문제를 유쾌하게 풀어간 영화에서 감독의 역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것이다. 상황적 아이러니 속에서 영화는 관객을 수긍을 이끌어내도록 치밀한 계산과 기획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대사다. 대사는 정말 맛깔졌다. 짧지만 유쾌하고 의미심장한 대사가 연이어 튀어나왔으며, 선입견과 상징, 그리고 소통부족에 의해 벌어지는 다양한 오해들은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게 했고, 동시에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했다. 대사 몇 마디로 인물들의 입장과 상황, 그리고 오해의 내용들이 기막히게 표출됐다. 영화가 아닌 소설로 나와도 전혀 문제되지 않을 기막힌 대사였다.
  사회, 혹은 공동체가 사회구성원들의 어떤 면을, 그리고 어느 수준까지 받아들여야 할지 확신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이 영화는 유쾌하면서도 직설적으로 다가선다. 성전환자들을 받아들이는 것, 어려운 문제이고 한국에서 그런 사회구성원들이 계속 커밍아웃하는 이 시점에서 한국사회는 아직 그들에 대해 낯설어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영국 등이 과연 그 문제를 쉽게 받아들이고 있을지는 회의가 든다. 차라리 무관심하고 개인주의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그러나 어떻든 알고는 넘어가야 할 문제이고 이런 문제도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믿기지 않은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또한 영화에서 벌어질 상황이 전혀 근거 없거나 동화 같은 상황이라고 이야기하긴 힘들 것이다. 그래서 이런 사실도 있을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알아야만 할 것이고, 영화는 즐거운 이야기 속에서 사람들에게 보여준다. 영화는 설득을 무척 담담하게 한다. 또한 과감하게 다가서고 있다. 아들에게 지금 아버지의 성전환을 알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장면은 결국 남자에서, 여자로, 다시 남자로 변신해야만 하는 갈등을 야기한다. 지금까지 아빠는 남자였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그 때의 고통과 번민은 분명 우리들도 알아야 할 사안인 것이다.
  인간으로서 자신의 성까지 선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변하고 있다. 그런 변화에 대한 사회의 냉정한 반응에 자의적으로 살기 힘든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의도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은 이 사회는 분명 어떤 자들에겐 가혹한 정글과도 같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원하는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자유의 본질이 그냥 뜻풀이 정도로만 이 사회에서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도 든다. 자신만의 독선적인 마음으로 살 수는 없지만 자신의 선택에 대해선 타인도 평범하게 바라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단 생각엔 공감하는 편이다. 분명 이 영화는 그런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용감한 영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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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
라우라 레스트레포 지음, 유혜경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소설은 내가 본 지금까지의 소설과는 너무도 달랐다. 그래서일까? 소설 “광기(Delirio)”는 다른 책과는 달리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했고, 시작부터 끝까지 한 부분도 놓쳐서는 안 될 정도로 신경을 쓰게 했다. 라틴문학이 언제나 새로운 것을 전달해준다는 측면에서 이 책 역시 그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좀 읽기 힘든 구조였다. 시간은 순행적이지 않았고, 3대에 걸친 이야기들은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모를 정도로 시간의 배열은 퍼즐처럼 혼돈스러웠다. 또한 일반적인 소설처럼 한 개인의 서사구조도 아니었다. 여기에 역사적 사실을 담은 배경에서 다소 약한 사랑이야기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마찬가지로, 아길라르라는 캐릭터는 작가 본인의 말처럼 다소 비현실적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아마도 현실 속의 캐릭터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갈등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쉽다.
  그러나 이런 단점은 이 책의 장점을 통해 쉽게 덮을 수 있는 것들이다. 무엇보다 라틴문학의 색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만 같았다. 너무 낯설었지만 새로운 시도가 눈에 보였고, 도전정신 역시 강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진부하게 된 소설의 영역에서 이런 모험작품들은 분명 큰 희망을 던져주는 것들이다.
  소설의 시작은 무척 색달랐다. 어떤 리포터 앞에서 이야기를 하듯, 주요 인물들인, 아구스티나, 아길라르, 미다스 등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구성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소설의 서사구조는 각자의 이야기에 의한 1인칭의 시각에서 구술된다. 객관적인 사실을 주관적인 시선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하고 있기에 이 소설엔 객관적인 내용을 어느 한 개인의 시선을 통해 재해석되고 자신만의 세계관을 통해 갈등으로 비쳐지고 또한 각자의 해석을 통해 갈등이 해소된다. 각자의 시선으로 상대의 행동을 해석해내는 방식은 소설을 이끌어가는 힘이 됐고, 언제나 타인에 대한 궁금증을 야기하며, 바로 다음은 무엇일까, 혹은 왜 그랬을까 등의 의문을 폭증시키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런 구성은 확실히 이 소설의 긴장미를 높인 묘한 방식이다. 아마도 이 소설의 백미가 아닐까 생각된다.
  콜롬비아, 참 슬픈 현실을 안고 있는 나라다. 국토의 반이 게릴라가 점령한 적도 있었고, 자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군을 끌어들인 나라이기도 하다. 이런 위험한 상황에서 소설은 다양한 직업군과 계층군을 이룬 인물들을 배치한다. 작가는 그런 캐릭터들을 설정하는데 있어 전형적 캐릭터만이 아닌 개성적인 캐릭터 역시 혼용하는 기막힌 인물배치를 하고 있다. 사실 광기에 젖은 여인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개성적이다. 그러나 사회적 혼란과 위선에 찬 가식을 가진 어느 잘 사는 부자 가정은 그 자체가 광기를 낳을 수 있는 매체였고 그러기에 기이한 인물을 배출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어쩌면 이 소설은 캐릭터 설정에선 마술적 사실주의를 따른 것만 같다. 현실 속에서 비현실성을 담은 이 이야기는 마치 평범 속에서 기이한 매력을 뽑아내는 것만 같았다. 
  안타까운 결말이었지만 그래도 강조된 사랑은 분명 이 소설의 강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길라르로 대표되는 착한 남자의 이미지는 분명 콜롬비아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찾기 힘든 인물일 것이다. 광기에 물든 여인을 구원한 것은 가족도 아니고 그가 사랑했던 남동생도 아니었으며, 그와 이전에 관계를 맺었던 어두운 사업을 한 미다스도 아니었다. 결국 사랑으로 감싼 아길라르란 인물이다. 그의 비현실성은 어쩌면 약점으로 이야기될 수 있지만 현 사회에서 인간의 탐욕이 범람하는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것 역시 사랑과 같은 착한 인간성인 것은 어쩔 수 없는 대안이다. 사회에 대한 배려가 예술의 목적 중 하나라면 작가 라우라 레스트레포의 선택과 그 제안은 수긍할 수 있는 내용이다. 최근 소설에서 사라지고 있는 낯선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본 것은 즐거운 기억이 될 것이다.
  작품을 따라 읽어가면서 들었던 것은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는 것이다. 라틴문학이 언제나 새로운 시도와 시각으로 많은 사람들을 놀래도록 하는 일이 빈번한 것은 그들의 문학적 토양과 함께 새로운 시도를 무서워하지 않는 작가들이 많아서일 것이다. 라우라 레스트레포 역시 그런 작가들 중 하나이리라. 다음 차기작품이 무척 기대되는 이유도 이런 것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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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유 끌로델 - Camille Clau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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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희생도 어쩔 수 없었던 재능과 그녀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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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핀 - Serap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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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인 여성 화가의 정열과 불운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담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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