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3주

  탐정, 어릴 때의 낭만이자 동경이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탐정소설에 탐닉했고 목말라 했죠. 탐정의 사전적 의미로는 비밀사항이나 사정을 은밀히 알아내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처음엔 국가기관을 위해 일하다가 점차 사적 영역으로까지 확대됐죠. 사실 정의나 법을 위해서라기보단 의뢰인을 위해서 사건을 조사, 추리하는 직업입니다. 그러나 이상한 마법을 가진 것처럼 탐정의 탁월한 추리능력과 무술 등으로 대중의 인기를 독차지했고, 대중이 상상하는 것 이상을 언제나 보여줘서 다양한 서사를 즐길 수 있게 함은 물론 환상적인 매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탐정은 지금까지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매력적인 인물로 등장했습니다. 마치 대를 이어 내려오면서 탐정의 매력은 더욱 신화적인 내용들까지 가세했습니다. 그런 매력 속에 있는 어린 시절에서의 탐정의 향수는 쉽게 사라지지 않나 봅니다. 특히 ‘괴도 루팡’이나 ‘셜록 홈즈’ 등의 소설 캐릭터들은 오늘에서도 강한 생명력을 지녔습니다. 왜냐하면 극장 역시 언제나 탐정영화를 계속 만들고 있으니까요. 어쩌면 이런 탐정소설들의 캐릭터들은 Genre를 불문하고 SF에서 조선시대 암행어사로 활약하는 모습을 담은 OCN 드라마인 ‘조선추리활극 정약용(2009)’으로까지 확대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올해를 마감하는 지금까지도 탐정영화가 계속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습니다. [셜록 홈즈], [C+ 탐정], 그리고 [그림자 살인]이 바로 그런 영화들입니다. 
 

셜록 홈즈 

 

  아마도 지금까지 가장 인상적인 탐정 캐릭터인 셜록 홈즈가 다시 한 번 영화로서 제작됐네요. 코난 도일이 120년 전에 만든 이 탐정 캐릭터는 이미 많은 작품들에서 선보여서 새로운 뭔가가 다시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도 그의 매력이 발휘됩니다. 여기에 SF적인 요소와 CG에 의해 더욱 화려하고 즐거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이번 셜록 홈즈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그리고 그의 영원한 친구이자 비서인 왓슨 박사엔 주드 로가 담당해서 초호화 출연진을 구성했네요. 여기에 대응하는 악당은 악당 블랙우드로 세상을 파괴하려는 목적을 이루는 전형적인 악당입니다. 여기에 미모의, 그러나 미지의 여인 아이린(레이철 맥아담스)이 복잡하고 기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무엇보다 신나는 장면이 기대되는 영화네요. 
 

C+탐정 

 

  과거의 아이돌 스타인 곽부성의 한국에서의 재기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사실 2007년 작품으로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 상 내역을 본다면, ‘27회 홍콩금상장영화제(2008) 후보남우주연상(곽부성)’, ‘편집상,’ ‘미술상(아누소른 핀요포자니),’ ‘음악상,’ ‘음향효과상,’ ‘의상디자인상,’ ‘시각효과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작품성이 매우 높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대중성을 갖고 있어서 단순한 킬링타임용으로 봐도 전혀 문제가 없는 영화로도 즐길 수 있는 영화입니다. 즉 이 영화는 액션에 추리 극을 코믹하게 썩은 작품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다른 것을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주인공 탐정인 ‘아탐’은 죽임의 위협에 빠진 ‘혜심’의 의뢰를 받는데 그에 따른 무서운 비밀과 상대하게 됩니다. 나중에 초자연적인 문제와 부딪히게도 되는데 무엇보다 액션과 코믹을 잘 보여준 곽부성의 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림자 살인 

 

  한국에선 거의 유일하다 싶을 정도로 탐정영화의 시작을 알린 영화입니다. 무엇보다 한국형 탐정 캐릭터에 목말라하던 한국 영화계에 혜성처럼 나타나서 한국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영화입니다. 이런 시점에서 2005년 ‘제 7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의 당선작이었던 <그림자 살인>을 각색해서 만든 이 영화는 출연진으로 황정민, 류덕환, 엄지원, 오달수 등 뛰어난 연기자들로 가득했습니다. 이들이 만든 영화 캐릭터는 한국형 탐정의 탄생을 연 ‘홍진호,’ 근대화 초기에 들어온 서양의학의 의학도인 ‘광수,’ 그리고 사대부가 며느리이면서도 신여성의 특색을 보여준 사대부가의 며느리이지만 신여성 여류발명가로 활동하는 ‘순덕’ 등 한국 영화에선 색다른 캐릭터들을 선보이며, 전통과 근대가 동시에 혼재했던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캐릭터의 다양성을 더욱 높이기도 했습니다. 무섭고 기이한 살인사건, 이상한 카라쿠리 인형, 그리고 지금 봐도 즐거운 서커스 등 추리영화를 추리 영화답게 만들어준 특색 있는 소재들이 넘쳤습니다. 또한 부정부패와 같은 진지한 시대적인 고민을 담기도 했습니다. 한국영화의 수준을 높인 이 영화는 다시 봐도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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